<제201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골든 콘서트.
콘서트까지 남은 기간은 이제 두 달 남짓이었다.
충분히 마일리지도 모였겠다.
‘멤버들 스킬을 올려줘야지.’
나는 현재 상태를 확인했다.
[유성훈]
[나이: 23]
[노래: S]
[춤: B+]
[외모: B+]
[예능: D+]
[스킬: 고집(A), 폭포수 같은 고음(A) - 성장 중(담당 멘토: 이종민), 관중의 환호(S), 자양강장제(C), 번역(SS), 2개의 심장(A)]
[최우주]
[나이: 21]
[노래: B]
[춤: A]
[외모: B+]
[예능: A]
[스킬: 친화력(A), 청산유수(B), 원샷을 위하여(B), 번역(SS), 2개의 심장(A)]
[안호진]
[나이: 22]
[노래: C]
[춤: S]
[외모: A+]
[예능: D]
[스킬: 남다른 춤선(C), 끈기(B), 번역(SS), 2개의 심장(A)]
[정민]
[나이: 22]
[노래: A]
[춤: A]
[외모: B+]
[예능: C+]
[스킬: 작곡(B), 마에스트로(SS), 번역(SS), 2개의 심장(A)]
일전에 올렸던 스탯의 반영은 물론이고, 신년이 지나 다들 나이가 하나씩 올라갔다.
처음 만났을 땐 고등학생이었던 우주가 벌써 스물하나라니.
‘시간 빠르네.’
2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눈 깜짝하는 세월에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마일리지를 사용해야겠지.
충분히 모였다.
일전에 스페인에 갔을 때 얻었던 51 마일리지 포인트.
성재영을 영입하고 트레블리가 데뷔하면서 얻은 35 마일리지 포인트.
연말 시상식과 콘서트에서 얻은 300 마일리지 포인트.
그리고 거기에 올해부터 매일매일 일일 퀘스트를 깨면서 하루에 1 마일리지씩 모아 챙긴 90 마일리지 포인트까지.
총 476 마일리지 포인트가 현재 내가 쓸 수 있는 포인트였다.
[(주) 남호 택배 주식 : 45억 7천만 원]
내가 쓸 수 있는 마일리지 포인트의 최소치가 180 포인트.
그다음으로 환전할 수 있는 통장은 67억이 들어간 K 화장품 브랜드 투자금이었다.
[K 화장품 브랜드 투자금 : 67억 2천만 원]
이제는 본사와 연결된 투자금까지 쓰게 됐다.
벌써 몇백억은 썼으니 당연한 일이지.
‘골든 콘서트가 끝나고 얻을 마일리지에, 이제 매일 일일 퀘스트로 얻는 마일리지 포인트까지 꾸준히 모은다면….’
세계에 나가도 꿀리지 않을 스탯을 얻을 수 있을 거다.
거기에 번역 스킬까지 활용한다면, 해외 활동에 있어 필수적인 영어까지 마스터할 수 있을 테니.
‘해외 활동에 문제 될 건 없을 거야.’
[(주) 남호 택배 주식 : 45억 7천만 원]
[K 화장품 브랜드 투자금 : 67억 2천만 원]
어마어마한 양의 포인트가 쏟아졌다.
총 11,290만 포인트.
1억이 넘는 포인트였다.
지금까지 얻었던 포인트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많은 양.
이 포인트의 대부분은 연말 콘서트에서 얻었던 녀석이었다.
거기에 1년간 성장을 결산해서 얻은 추가적인 포인트까지.
‘추가로 큰 무대에 설 일이 없어서 내버려 두긴 했지만….’
이제 곧 있을 골든 콘서트와 추가적인 앨범 활동까지 생각한다면.
포인트를 투자하기엔 지금이 적기였다.
워낙 포인트가 많기에, 포인트를 누구에게 투자할지에 대해선 고민이 길지 않았다.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
올리오스는 결국 우리 다섯이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강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역시 강점을 극대화하는 게 좋겠지.”
한 분야에 압도적인 강점을 가진 사람이, 약간 허술한 모습을 보여주는 갭의 매력도 있으니까.
[트레이닝(S)을 이용해 유성훈의 스탯을 올립니다.]
[S급 이상부턴 기존 포인트와 동일하게 소모됩니다.]
[올리겠습니까?]
‘잠깐만, 뭐라고?’
분명 트레이닝도 과거 평범함 디버프처럼 포인트가 2배 드는 걸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S급 이상부터는 기존과 똑같은 포인트가 소모된다니.
갑자기 이게 무슨.
설마.
‘모든 스탯이 A급 이상을 찍었을 때 평범함 디버프를 벗어난 것처럼, 이것도 비슷한 원리인 걸까?’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트레이닝 스킬이 S급이라는 것도 그런 이유 중 하나일 거고.
페널티가 사라진다면 올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노래: S → SS]
[2,500만 포인트를 사용합니다.]
[최초로 SS급 스탯을 보유했습니다.]
[조건을 완료했습니다.]
[트레이닝(S)이 트레이닝(SS)으로 변화합니다.]
뭐라고?
갑자기 성훈의 스탯을 올릴 때 비용이 줄어든 것도 그렇고.
놀라운 일들의 연속이었다.
[트레이닝(SS)]
[기존 트레이닝(S)의 페널티였던 포인트 2배 소모가 사라집니다.]
[SSS급을 찍는 데 소모되는 비용이 20% 감소합니다.]
[이 경지에 오르기까지 쏟은 당신의 노고에 대한 보답입니다.]
“…….”
갑작스러운 선물이었다.
예상치도 못한.
지금까지 얼마나 나를 쥐어짜듯 짜낸 시스템인가.
처음에는 평범함이라는 디버프로 내 포인트를 짜내더니, 그 다음에는 스킬로, 그다음에는 트레이닝으로.
오로지 짜낼 생각밖에 하지 않았던 녀석이었다.
악랄한 과금 요소로 가득했던 그 게임처럼.
그런데 이제와서 그 페널티를 없애준다고?
그게 말처럼 쉬웠다면.
왜 지금까지는 해주지 않았던 건데?
이해할 수가 없었다.
“후우.”
‘진정하자.’
하지만 이해와 활용은 다른 영역이었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이 시스템은 전적으로 내 성장을 돕기 위해서, 동시에 내가 진엔딩을 보는 것을 도와주고 있었다.
가설을 하나 세워보자.
어떠한 제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2배의 페널티나 극악의 확률을 내걸었지만 실은 내게 여러 도움을 주고 있었다.
과금도, 스킬 뽑기도, 트레이닝 시스템도.
겉보기엔 포인트를 악착같이 뺏어가는 시스템이지만, 결국 지나고 보면 내게 도움이 되었고, 이 팀에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특정 조건을 완수했을 때 해당 페널티가 사라지는 것이라면?
‘만약에 정말 그런 거라면….’
뭐라도 신호를 줬으면 좋겠는데.
[윤건하에게 1 포인트가 지급됩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내게 주어지는 1 포인트.
지금까지 내가 얻고 쓴 비용에 비해서는 턱없이 적은 숫자였다.
그러나 이번에 주어진 이 1 포인트의 의미는 이전과는 달랐다.
‘내 말에 대답한 걸로 보면 되겠지?’
시스템은 자기 나름대로 나를 도와주기 위해 육성용 시스템을 배치해뒀고, 내가 그걸 제대로 쓸 자격이 되지 않을 때에는 리스크를 부여한 거라는 걸 말이다.
그렇다는 건 역시.
내가 모든 능력치를 A급으로 올려 평범함을 넘겼던 것처럼, 멤버 중 한 명의 스탯을 어떻게든 SS급을 올려 페널티에서 벗어났다는 뜻이었다.
내가 아니라, 멤버의 스탯 말이다.
내 성장만 신경 썼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거다.
‘혼자만으로는 진엔딩을 볼 수 없다. 뭐 그런 거를 보여주려던 거냐?’
대답은 없었다.
굳이 대답할 필요가 없는 문제라고 여기는 걸지도 모르겠다.
“내가 모르는 것도 아니고.”
굳이 시스템이 이런 식으로 강조하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예전부터 깨닫고 있었다.
멤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올리오스가 없었다는 것을.
황이서, 채남영, 김예리, 말고도 작업을 위해 도와준 여러 스태프와 감독님들.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지금의 올리오스가 있는 거라는 건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게 옛날의 나와는 다른 점이지.’
과거 사업가 윤건하는 자신의 선택에 확신이 있었다.
그랬기에 타인의 의견보다는 내 의견이 맞다는 독불장군 같은 면모도 있었다.
그런 걸 고쳐주고 싶었던 건가.
모르겠다.
시스템의 의도를.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시스템은 내가 엔딩을 볼 때까지 나를 도와줄 거라는 거다.
그쯤 되면 알 수 있겠지.
어째서 내가 이 세계로 들어왔는지, 아이돌로 새롭게 생활하는지를 말이다.
‘생각은 여기까지 하자.’
결국 엔딩을 보기 위해선 골든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선 능력치 역시 확실하게 올릴 필요가 있었다.
[트레이닝(SS)을 이용해 유성훈의 스탯을 올립니다.]
[춤: B+ → A]
[250만 포인트를 사용합니다.]
[외모: B+ → A]
[250만 포인트를 사용합니다.]
[트레이닝(SS)을 이용해 정민의 스탯을 올립니다.]
[노래: A → S]
[1,000만 포인트를 사용합니다.]
[춤: A → S]
[1,000만 포인트를 사용합니다.]
[트레이닝(SS)을 이용해 최우주의 스탯을 올립니다.]
[예능: A → S]
[1,000만 포인트를 사용합니다.]
[노래: B → A+]
[1,000만 포인트를 사용합니다.]
[트레이닝(SS)을 이용해 안호진의 스탯을 올립니다.]
[외모: A+ → S]
[1,000만 포인트를 사용합니다.]
[춤: S → S+]
[1,250만 포인트를 사용합니다.]
‘어마어마하게 드네.’
멤버들의 스탯을 올려주는 데 들어간 총비용은 무려 9,250만 포인트.
2배 페널티가 사라지자, 예상보다 포인트가 많이 남은 탓에 강점을 극대화하는 건 물론 약점까지 보완해줄 수 있게 되었다.
그 탓에 디버프가 사라졌음에도 포인트가 어마어마하게 빠져나갔다.
남은 포인트는 이전에 쓰고 남은 것을 포함해 2,078 만.
남은 건 전부 내게 쓸 생각이었다.
스킬을 추가하는 게 더 효과적이지만.
[이름: 윤건하]
[나이: 22]
[스킬: 과금(EX), 대기만성(S),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칼각(S), 빛나는 스타덤(SS), 호소력 짙은 목소리(B), 트레이닝(S), 네 사진 속에 저장(A), 번역(SS), 2개의 심장(A)]
[노래: 61 (A)]
[춤: 62 (A)]
[외모: 81 (SS)]
[예능: 60 (A)]
[가용 포인트: 2,078만 포인트]
[가용 오픈 마일리지: 0포인트]
이미 내 스킬은 무려 9개.
하나를 더 올리면 MAX 수치까지 올라가서 추가하기 위해선 기존의 스킬을 삭제해야만 했다.
그러니.
‘노래와 춤을 전부 S까지 올린다.’
[A급 노래 스탯 ‘9’를 구매합니다. 사용 비용 900만 P.]
[노래가 A급에서 S급으로 상승합니다.]
[노래 스탯이 61 → 70으로 증가했습니다.]
[A급 춤 스탯 ‘8’을 구매합니다. 사용 비용 800만 P.]
[춤이 A급에서 S급으로 상승합니다.]
[춤 스탯이 62 → 70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남은 포인트는 378만.
‘남은 건 다음 기회에 사용하자고.’
당장은 스탯 향상의 효과가 나오지 않을 거다.
그러나 한 달 뒤, 그리고 골든 콘서트가 열리는 두 달 뒤라면 충분히 눈에 보일 정도로 차이가 생길 테지.
작년 1년의 결산으로 얻은 이 포인트가 그때 제 역할을 드러낼 거다.
새로운 발돋움.
또 다른 성장.
세계로의 진출.
그래미 수상.
그리고….
‘진엔딩.’
나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핸드폰을 보았다.
내 스탯을 상세하게 적은 이 핸드폰의 글자들을 하나하나 탐독하며 다짐했다.
결코 실패하지 않겠다고.
지금까지 성공했던 것처럼 최선을 다해 성공하겠다고.
‘할 수 있어.’
당연히 할 수 있을 거야.
속으로 다짐하며 나는 주먹을 말아쥐었다.
* * *
시간이 흘렀다.
솔직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바쁘게 지냈다.
앨범 활동을 하지 않는 기간이긴 하지만, 예능에도 나가고, 국내 여러 행사에 초대도 받았다.
올리오스가 와서 빛내줬으면 좋겠다는 자리에 얼마나 갔는지 모르겠다.
우리 중에서 제일 바쁜 건 사실 우주였다.
예능 쪽에 얼마나 많이 러브콜을 받는지.
시즌제로 운영하는 우주 카페를 시작으로, GH에서 시작한 우주의 화장 너튜브 프로그램이 큰 호평을 받으며 생각보다 오랫동안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거기다가 개인적으로 여러 예능에서 출연 요청이 들어오면서, TV 예능 3개에 고정으로 출연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다.
우주가 우리 중에 가장 인지도가 높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예능에서 명짤도 양산해내는 바람에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 얼굴이 올라갔다.
정민이는 진효원과 함께 두 번째 콜라보를 진행했다.
그가 작곡하는 노래를 진효원이 불러주기로 되어 있었다.
정민을 가르쳤던 그녀마저도 인정하는 실력가가 된 셈이었다.
성훈은 <명곡 배틀>에 자주 출연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줘, 휴식기임에도 종종 TV에 나왔다.
그 외에도 여러 가수 경연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나와 호진이는 예능 쪽에서는 그리 돋보이지는 않았지만, 호진이는 얼마 전 다른 아이돌이 시작한 댄스 챌린지에서 가장 높은 조회수를 얻는 등, 나름대로 활동을 했다.
나?
“건하야, 이번 대본 진짜 괜찮아. 한번 출연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니까? 그냥 카메오라서 그리 많이 나오지도 않을 거고, 많아야 5컷 정도밖에 안 나오는 역할이니까 한번 해보자.”
여전히 내게 대본을 건네는 구희성의 부탁에 못 이겨.
“알겠습니다.”
지금 성황리에 1, 2화 방영을 마친 드라마 <미친개 김 부장>이라는 드라마의 7화 카메오로 출연하게 되었다.
“아, 건하야! 여기!”
촬영장에 도착하자, 구희성이 웃으며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안녕하십니까!”
우렁차게 인사하며 촬영장에 들어갔다.
첫인상이 좋아야 해.
첫인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