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요리요?”
“응, 좋아한다면서. 한번 해보자. 이왕 온 김에 후배가 해주는 음식도 먹어보고 싶은데.”
머뭇거리던 정민이 나를 보았다.
“해봐.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걸지도 몰라.”
“그럴…까.”
정민의 요리는 우리들 사이에서 인기 만점이었다.
식단을 관리해서 닭가슴살과 샐러드밖에 먹지 못할 때도 그나마 버텼던 게 정민의 요리 실력 덕분이었다.
평범하게 식단을 차릴 때도 엄청났다.
특히 제육볶음은 먹는 내내 감탄이 나왔던 기억이 있다.
“혹시 조리 도구는 어디에 있나요?”
“싱크대 위에 찬장 있지? 거기에 있어. 가끔 라면 끓여 먹는 거나 고기 굽는 것밖에 안 해서 도구가 그리 많지 않을 텐데.”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를 살피는 정민의 얼굴이 사뭇 진지해졌다.
“재료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이 정도면 충분할 거 같아요.”
“뭐 하려고?”
“돼지고기가 조금 있는데, 이걸로 제육볶음을 해보려고요..”
“즉석밥도 있어. 필요하면 써.”
“감사합니다.”
냉장고에서 조금 남은 고기랑 김치를 꺼낸 정민은 찬장을 뒤져 간장과 고추장 등 조미료를 꺼냈다.
능숙하게 간장과 고추장, 설탕 등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 정민이 고기를 적당한 크기로 잘랐다.
돼지고기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낸 그는 양념장에 고기를 버무렸다.
능숙한 손놀림이었다.
얼마 없는 재료를 손질한 정민은 열을 올린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념을 묻힌 고기를 올렸다.
치이이익!
기름과 고기가 구워지는 소리가 났다.
지글지글.
프라이팬을 손에 들고 슬슬 고기를 볶던 정민이 손목 스냅을 줬다.
화륵!
기름에 불이 붙었고, 환상적인 불쇼가 이어졌다.
“이야, 저런 것도 할 줄 알아?”
모두가 감탄하는 정민의 요리쇼.
프라이팬을 바라보는 정민의 눈빛은 작곡할 때만큼이나 진중했다.
딱 하나 다른 게 있다면.
‘웃고 있네.’
볶아지는 고기를 보는 정민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었다.
결과를 내야 한다는 중압감에 짓눌렸던 모습은 전혀 없었다.
예전에도 느꼈지만, 정민은 요리에 누구보다 진심이었다.
아마 작곡보다 더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화르륵!
띵.
즉석밥이 완성되자마자 넓은 접시에 밥을 올려 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제육볶음을 올렸다.
“참깨가 없어서 플레이팅은 하지 못했어요.”
제육덮밥을 가지고 온 정민이 쑥스럽다는 듯이 머리를 긁었다.
카이와 한진성은 눈을 끔뻑거리며 정민과 완성된 요리를 보았다.
“한 숟가락씩 드셔보세요.”
“어, 그래.”
카이도 당황한 모습이었다.
각자 한 숟갈 먹자마자 표정이 밝아졌다.
특히 숟가락을 든 채로 머뭇거리던 진성은 카이의 표정이 환해지는 걸 보자 간신히 한 숟가락을 떴는데, 표정 변화가 예술이었다.
“이야. 진짜 맛있는데? 이게 스무 살의 손맛이라고?”
“나 잠깐 엄마가 보였어. 완전 집밥이야.”
“나가서 먹어도 이런 맛 안 날 텐데. 제육볶음에서 불맛이 난다.”
“와.”
몬스터즈의 두 멤버가 연신 감탄하며 제육덮밥을 먹었다.
“이야, 끝내준다.”
카이가 감탄하며 엄지를 올렸다.
우리에겐 늘 보는 익숙한 모습이었다.
그래. 나도 처음에 정민이가 해준 요리를 먹었을 때 저런 표정이었지.
“감사합니다. 하하하.”
“취미로 할법한 실력이 아닌데? 왜 요리를 좋아하는지 알겠다. 자기 실력에 자부심이 있구나.”
그릇을 전부 비운 카이가 배를 두드리며 말했다.
양이 부족했는지 그릇을 싹싹 비웠다.
양념도 남지 않아서, 제육덮밥을 담은 그릇이 맞나 싶었다.
나는 정민을 보았다.
선배들의 격렬한 반응을 마주한 정민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박장대소하고 싶지만, 꾹 참는 얼굴이었다.
작곡이 주는 스트레스를 잊은 듯한 모습에 카이가 씨익 웃었다.
‘확실히 베테랑이네.’
같은 길을 걷는 후배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거다.
아무렇지 않게 노래와 다른 이야기로 정민이 가진 근원적인 고민에 접근한 것도.
물론 이 자리에서 요리를 시킬 생각은 없었을 거다.
카이 역시 의견만 제시해 주고, 앞으로의 길은 정민이 알아서 해결하길 원했겠지.
요리를 하게 된 건, 내가 푸시해서 자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카이는 다소 당황한 모습이었다.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던 모양이었다.
물론 그 덕분에 이렇게 정민이 한순간에 자신감을 찾은 거지만 말이다.
카이가 의도한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였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면 곤란했다.
그저 요리 칭찬을 받아 자신감을 찾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었다면, 벌써 퀘스트가 깨졌다는 메시지가 왔겠지.
‘부족해.’
직접 배움을 받을 기회가 필요했다.
“정민아.”
“응?”
“우리 노래 완성한 거 있잖아. 이번 기회에 들려드리는 게 어때?”
“아, 그러고 싶긴 한데…. 괜찮을까요, 선배님?”
정민의 말을 들은 한진성이 카이에게 말을 꺼냈다.
“정민이가 작곡한 ‘New Taste’ 듣고 좋아했잖아. 한번 들어 봐. 괜찮지 않겠어?”
‘한진성 나이스 토스.’
정민의 부탁에 한진성의 말이 더해지니, 도망칠 구석이 없었다.
듣고 싶지 않다면 거절하겠지만, 애초에 떡잎을 보려고 사무실까지 부른 거잖아.
한진성까지 거들자 카이가 나를 보았다.
나를 보는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다.
“왜 진성이가 널 좋아하는지 알겠다. 능구렁이 같은 자식.”
내가 자기를 이용했다는 생각이 든 걸까.
미안하진 않다. 어차피 카이도 장래가 유망한 후배를 보기 위해 온 거니까.
상황을 더 좋게 만들어주면 서로가 좋은 거 아니야?
카이, 정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네가 필요해.
작곡은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유능한 사업가는 본인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모른 체하지 않는다.
내가 하기 어려운 일이라면, 더 전문적인 다른 사람과 협력하거나 분배해 최대한의 효율을 내는 것이 진정한 사업가의 자세였다.
그 유능한 직원이 카이가 된 케이스다.
언제부터였냐고?
카이가 마에스트로라는 스킬을 가졌을 때부터.
그때부터 나는 카이가 이 자리를 떠나기 전에 정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밀어붙일 생각이었다.
그저 가볍게 민 것뿐이다.
카이 본인도 정민에게 흥미를 느낀 거 같아 보였으니 말이다.
‘이제 시작이야.’
아직 노래는 만지지도 않았다.
카이, 나는 너를 믿는다.
정확히는 내가 키운 너를 믿는 거야.
모든 약점이 다 보완된 완벽한 카이를.
나를 향했던 카이의 눈이 다시 정민에게 향했다.
그렇다면 카이가 할 다음 말은.
“자, 그럼 정민이 노래를 좀 들어볼까?”
“네?”
“네가 어떻게 작업하는지 보고 싶은데.”
“아, 그래도 되나요?”
“물론이지.”
카이가 성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잠시 고민하던 정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보여 드릴게요.”
“오케이! 그럼 작업실로 들어가자. 너희도 볼래?”
카이가 나와 진성을 보며 물었다.
“네. 궁금하네요. 어떻게 작업하는지.”
“혼자서 궁상맞게 있을 수는 없으니까.”
우리는 카이를 따라 그의 작업실로 들어갔다.
“와.”
수많은 악기가 가득했다.
녹음기기에 그걸 작업할 수 있게끔 보조하는 모니터 세 개와 키보드까지.
그야말로 온갖 장비의 집합체였다.
저 장비를 다 합치면 가격만 가볍게 억대일 텐데.
장비들 앞에 선 정민이는 그나마 익숙한 장비를 매만졌다.
“예전에 작업했던 걸 보여 드릴까요?”
“아니. 그럴 필요 없어. 지금 떠오르는 대로 작업해 봐. 옆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야. 오늘은 감상 모드거든.”
“네.”
요리 때와는 다르게 다소 긴장한 정민이 장비를 매만지며 코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딴-. 따단-.
하나하나 손가락을 움직여가며 반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나의 음이었던 소리가 하나둘 모여 코드가 되고, 그 코드가 하나씩 모이며 멜로디가 되었다.
전자 기기로 드럼 소리를 베이스로 박자를 맞추고, 베이스를 그 위에 더하며 기타와 신시사이저로 멜로디를 더했다.
30분 정도 되는 그 시간 동안 정민은 작업에 집중했고, 우리는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봤다.
아무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저 지켜볼 뿐.
처음에는 시선에 부담을 느끼던 정민은 노래를 만들기 시작하자, 주위의 시선에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던 카이가 씨익 웃었다.
‘역시.’
그는 해결법을 알고 있던 거다.
그저 정민이 스스로 해결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
정민의 얼굴이 점점 밝아지는 걸 본 나는 한진성에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고마워요, 선배님.”
“뭐가?”
“카이 선배님 불러주신 거요. 저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했거든요.”
“아, 부르는 건 어렵지 않았어. 정민이 이름 얘기하니까 바로 오겠다고 하더라.”
“그래요?”
“이미 정민이를 알고 있더라. ‘New Taste’를 좋게 들었나 봐. 같은 소속사에 작곡하는 친구가 마음에 드는 노래를 뽑아내서 그런가. 예전부터 만나고 싶었던 모양이더라.”
“아하.”
그래서 아까 한진성이 굳이 그 얘기를.
그저 립서비스라고만 생각했었다.
카이도 진심이었구나.
“그 후배가 고민이 있는 거 같다고 말하니까 음악 작업도 뒤로 미루고 너희를 불러 달라더라.”
“그렇군요.”
어쩌면 내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도 시간이 충분히 해결해줬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우리에게 그리 많은 시간이 있는 게 아니라서.’
아니, 정확히는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다.
[메인 퀘스트: 제한 시간 내 TOP10에 성공하세요.]
[성공 시: ???]
[실패 시: 캐릭터 삭제]
[실패까지: 36일 8시간 23분]
이제 한 달하고도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시간.
저 시간 안에 10위 안에 들지 못한다면, 내 목숨은 끝이다.
‘앨범 준비하고, 복귀 시기를 계산하면.’
일주일.
앨범을 내고 일주일 안에 TOP10 안에 들어야만 했다.
‘시간이 많지 않아.’
내가 이 자리에서 정민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정말 급하거든.
그러는 와중에 정민이 작곡하는 멜로디는 점점 완성에 가까워졌다.
정민의 손에서 완성되는 멜로디는 분명 우리에게 들려줬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앨범에 올릴 거라는 부담감이 사라져서 그럴까.
아니면 대선배들이 자신의 요리를 맛있게 먹어준 덕일까.
중압감에서 벗어난 정민이 만든 노래는 분명 듣기 좋았다.
가벼웠다.
듣는 내내 어깨가 들썩거릴 정도로.
멜로디를 이어가는 정민의 입꼬리가 더 없이 위로 올라갔다.
광대가 위로 올라갔고, 작업하는 내내 자연스럽게 웃었다.
노래가 다르다는 걸 본인이 제일 크게 느꼈을 거다.
30분도 안 돼서 1절이 완성되었다.
완성하는 동안 카이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옆에 같이 앉아 눈을 감고 완성되는 멜로디를 들었다.
어깨를 흔들거리며 고개를 까딱거렸다.
흔히 힙합 예능에서 자주 나올법한 리액션을 보여줬다.
리액션도 카이답다고 해야 할까.
1절을 완성한 정민이 손을 뗐다.
“보통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해요.”
정민의 말에 카이는 정민이 작업한 결과물을 보고 있었다.
“역시 감각이 있네. 다시 들어보자.”
재생 버튼을 누르자, 비트가 흘러나왔다.
“머니 코드를 제대로 쓰고 있네. 2-5-1 코드로 초반부를 깔아주면서 부드럽게 이어주고.”
카이의 시선은 모니터에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1절만 듣는 게 너무 아까운데? 혹시 내일도 여기 와서 작업할 생각 없어? 끝까지 완성되는 거 듣고 싶은데.”
“지금 나온 것도 허락받고 나온 거라서요. 저희가 이제 활동 시기가 얼마 안 남아서.”
“그래? 그럼 내가 엔터 작업실에 가면 되는 거 아니야?”
“어, 그렇…죠?”
카이도 GH 엔터 소속이니까.
본인의 작업실이 생긴 이후로는 오지 않았다지만, 언제든 와도 상관없었다.
“그럼 오랜만에 회사 작업실을 쓰겠네.”
음료수를 마신 카이가 물었다.
“그런데 노래 진짜 좋은데. 어떤 게 고민이었던 거야?”
“싱글 앨범으로 냈던 ‘New Taste’가 예상보다 성적이 좋아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노래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아아, 그거 알지. 대단한 거야. 데뷔 앨범에 자기 노래를 올릴 수 있다는 거. 그게 성적도 좋으면 더 그렇지. 팬덤이 제대로 만들어지기도 전인데. 근데 말이야.”
카이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내가 보기엔 걱정 안 해도 될 거 같아.”
“…….”
“부담감을 내려놓고 작업했을 때 이런 결과물을 내는 걸 보면 감각이 없는 건 아니야. 한순간 재능이 꽃피운 결과물도 아니고.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갖는 건 좋은데, 너무 무리하지 마.”
“감사합니다.”
정민의 얼굴이 한결 편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퀘스트가 깨졌다는 메시지가 뜨지 않았다.
핸드폰은 조용했다.
성공도 실패도 언급하지 않았다.
‘노래가 나와야 한다는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에 온 건 정답이었던 거 같다.
누구보다 전문가가 여기 떡하니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저, 선배님.”
“응?”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한데, 작업은 혼자 하고 싶어요.”
“왜?”
“실은 ‘New Taste’가 건하한테 도움을 많이 받아서 나온 노래거든요. 저 혼자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확인해 보고 싶어요.”
“왜 꼭 혼자 해야 하는데?”
“예?”
“지금 올리오스도 정민이 너 혼자 하는 거 아니잖아. 같은 팀인데 같이 하는 게 어때서.”
“그게….”
“아이돌은 혼자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는 거 정도는 알잖아. 매니저, 프로듀서, 스타일리스트에 PD, 조연출 그리고 팬들까지.”
카이가 정민의 어깨를 두드렸다.
“너무 혼자 부담하려고 하지 마. 그건 5집 낸 선배님들도 잘 못 하셔.”
혼자 부담하지 말라는 조언.
나도 성훈이도 한 번씩 건넸던 조언이었다.
그러나 한 번 정상을 찍었던, 작곡이라는 같은 길을 걷는 선배가 하는 말은 그 무게가 달랐다.
“그러니까 내일 사무실로 구경 갈게.”
말을 마친 카이가 다시 한번 웃었다.
이제는 내 손을 떠난 문제였다.
정민이 카이의 도움을 받으며 좋은 결과를 내주길 바랄 뿐.
연습실로 돌아가기 위해 두현을 기다리던 중에 정민이 내게 말했다.
“고마워.”
“뭐가.”
“나를 위해서 몬스터즈 선배님들 불러준 거잖아.”
“그렇긴 한데, 카이 선배가 온 건 너 때문이라고 했어.”
“나?”
“그래. 네 이름을 듣자마자 바로 왔다더라.”
정민이 입을 닫았다.
생각에 잠긴 그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티를 내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는 듯했다.
억지로 요리와 작곡까지 시킨 보람이 있었다.
* * *
“건하야, 대체 뭘 어떻게 한 거냐?”
“예?”
“정민이가 완전히 달라졌던데?”
“아, 그거요. 진성 선배랑 카이 선배가 도와줬어요.”
“뭐? 아니, 내가 부탁할 때는 시간 없어서 안 된다고 하더니만.”
어쩐지 카이가 엔터 사무실로 자주 오더라니.
라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황이서가 수염이 삐죽삐죽 난 턱을 긁었다.
“이놈들 언젠가 프로듀서의 무서움을 보여줘야지.”
농담일 뿐, 황이서가 그러지 않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권위적인 사람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때였다.
“건하야! 프로듀서님!”
정민이 작업실에서 웃으며 나왔다.
“노래 나왔어요!”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번 노래가 어느 때보다 더 잘 나왔다는 걸.
아이처럼 해맑게 빛나는 정민의 표정과.
우우웅!
주머니에서 울리는 핸드폰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