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진효원이 우리의 반응을 즐기는 듯 씨익 웃었다.
“생각해 둔 가사가 있긴 하지만, 만약에 올리오스가 원하는 가사가 있다면 그쪽으로 바꿔도 좋아요.”
그녀는 여유로웠다.
거절당할 리 없을 거라는 확신을 가진 말투.
“오늘 후배님들이랑 이야기하면서 느꼈어요. 아, 단순히 재능에 취한 애들이 아니라 무대에 오르는 것에 진심인 애들이구나. 매일매일 성실하게 연습해 온 사람들이 아니고선 보여줄 수 없는 무대를 보여줬으니까요.”
우리를 전부 한 번씩 살핀 진효원이 다리를 꼰 채로 말을 이었다.
“거기에 내 노래와 어울릴 거라고 생각한 음색과 매력을 마침 갖고 있었고요.”
그녀는 나와 성훈을 보고 있었다.
다른 멤버들에게도 시선을 나누고 있었지만, 분명 나와 성훈에게 더 먼저 눈빛을 보냈다.
“원한다면 샘플을 먼저 들어도 좋아요.”
대답을 기다린다는 듯 눈썹을 찡긋거렸다.
나는 황이서 프로듀서를 보았다.
“선택은 너희가 하는 거야. 내가 왈가왈부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아무리 이제 막 데뷔한 아이돌이라지만, 너희도 미래엔 아티스트가 될 수 있는 애들이니까.”
다음으로 멤버들을 돌아봤다.
“다들 어떻게 생각해?”
물어볼 필요도 없는 일이었나.
다들 눈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었다.
진효원 선배님과 공동 작업이라니. 피처링이라니.
한 명을 빼곤 다들 비슷한 말을 되뇌고 있었다.
아무래도 다들 충격적인 소식에 넋이 나간 게 아닐까 싶었다.
우주만이 아까 진효원에게 받았던 지적을 머리에 저장하려는 듯 중얼거리고 있었다.
표정이 그리 좋지 않지만, 나와 시선을 마주친 뒤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같이 작업을 해보신 것도 아닌데, 괜찮겠습니까?”
내 질문에 진효원은 남은 커피를 전부 들이켰다.
“작업을 안 했다니요. 방금 같이 했잖아요. 올리오스가 어떻게 ‘Angel’과 ‘New Taste’를 만들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불렀는지, 무슨 생각으로 춤을 췄는지 다 공유했잖아요. 그거면 충분해요.”
말을 마친 진효원은 손을 내밀었다.
“가능하면, 바로 대답 듣고 싶어요. 지금 나 후배님들한테 바로 대답 듣고 싶어서 자존심 내려놓고 여기까지 온 거거든.”
대답은 하나였다.
“감사합니다.”
나는 진효원을 향해 묵례를 하고는 두 손으로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
“잘 부탁드립니다.”
“나도 잘 부탁해요.”
그제야 다들 허겁지겁 달려와 진효원과 악수를 나눴다.
“잘 부탁드립니다! 선배님!”
모두와 인사를 마친 그녀가 웃으며 황이서 프로듀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럼 자세한 일정 공유해 주세요. 저희도 일정 공유해 드릴게요.”
“물론이죠. 효원 씨.”
황 프로의 얼굴에 그늘을 졌던 근심 걱정이 싹 사라졌다.
얼굴이 밝다.
“그리고 우리 올리오스 후배들, 내가 한참 누나니 말 편하게 해도 되지?”
“네! 물론입니다!”
“그럼, 조만간 연락할게. 활동 잘하고…. 참, 이건 내 SNS. 팔로잉 해주면 맞팔할게.”
“앗! 바로 할게요.”
“저, 저도!”
“선배님, 저도!”
묵묵한 성훈은 누구보다 먼저 달려들었다.
아, 형의 위엄은 저 멀리 사라졌도다.
“활동하느라 바쁜 후배들을 오래 잡아뒀네요. 그럼 조만간 작업 시작하게 되면 부를게요.”
SNS가 없는 나를 제외하고 모두와 맞팔을 한 진효원은 작업을 위해 사무실을 떠났다.
그녀가 떠나고 얼마 안 있어.
“뜨아아아!!! 대박이다아!!!!”
황이서가 두 팔을 쫙 벌리며 일어났다.
환희로 가득 찼다.
* * *
진효원과 공동 작업이라는 호재가 떴지만, 그렇다고 우리 스케줄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하아, 진짜 깜짝 놀랐다. 연락도 없이 찾아올 줄이야.”
황이서가 머리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이제 데뷔를 했으니 여기저기 다닐 거다. 다음 주에 심야 라디오 인터뷰 일정도 픽스했고, 지역 행사에도 최대한 많이 다녀야지. 관련 기사도 여기저기 때릴 예정이야. 우리 먼저 찍은 화보도 올릴 거고….”
할 게 참 많았다.
아이돌, 너무 바쁜 거 아니냐.
벌써 홍보팀이 뿌린 기사들이 나오고 있었다.
-올리오스, 천사와 악마의 대비로 충격 데뷔.
-GH엔터 대형 신인, 뮤직에어에 첫 도전!
-올리오스 호진, 이것이 안무다.
-성훈의 짜릿한 보컬, ‘가창력 폭발’
전체적인 그룹 기사와 각각 멤버 사진들이 담긴 포토 기사.
여러 케미를 의식한 듯, 멤버들마다 두셋씩 묶어서 사진을 찍은 포토 기사도 있었다.
“홍보팀도 열심히 일하고 있네요.”
“기사 말고도 물밑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황이서가 가볍게 웃었다.
사업을 할 때도 느꼈지만, 뭐든 무언가 하나가 돌아가기 위해선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노력이 필요했다.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고, 모두가 행복하게 먹고 사는 것은 많은 직원의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아이돌도 마찬가지였다.
무대 위에서 아이돌이 빛나기 위해서는 뒤에서 일하는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한 것.
홍보팀, 무대 의상팀, 매니저, 기획, 거기에 스태프들까지.
그러니 그만큼 더 노력해야 하는 거다.
저 사람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나 아직도 안 믿겨. 건하 형, 내 볼 좀 꼬집…. 아야!”
우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볼을 꼬집었다.
고등학생의 말랑말랑한 볼이 쭈욱 늘어났다.
“아프네. 현실 맞나 봐.”
얼얼한 볼을 움켜쥐던 우주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다른 멤버들도 비슷한 상태였다.
마치 꿈에 빠진 듯 묘하게 나사가 빠진 몽롱한 얼굴로 들떠 있었다.
아직도 진효원과 공동 작업을 한다는 것에 넋이 나간 채였다.
이런 상황에선 항상 중심을 갖고 믿음직스럽게 중재하던 성훈마저도 비슷한 표정이었다.
얘들, 맛 갔네.
방금 전에 진효원이 왔다 갔으니, 설렐 만하지.
그것도 그냥 간 게 아니라, 우리 노래에 대해 피드백도 해주고, 가능성을 봐줬으니.
같이 작업을 하자며 약속까지 잡고 간 그녀의 존재감 때문에 모두의 어깨 위에 날개가 달린 듯 분위기가 붕 떴다.
그런데 말이야.
“언제까지 웃고 있을 거야?”
나는 아직도 진효원과 공동 작업에 넋이 나간 멤버들에게 말했다.
“어?”
“그게 무슨 말이야. 건하야?”
“건하 형, 왜 그래? 무섭게….”
설레하고, 즐거워하는 거 좋다.
그런데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우리 어제 막 데뷔했다.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니고 정신 똑바로 차려도 모자랄 판에 좋은 소식 하나에 너무 태만하게 늘어져 있다.
심지어 지금은 황이서 프로듀서가 앞으로 우리의 스케줄을 읊어주는 시간이었다.
적어도 우리가 숙소에서 늘어져 있었다면, 이런 얘기를 안 했을 거다.
“지금 뭐 하는 거야? 대선배님이랑 같이 작업한다는 얘기 들어서 좋은 건 알겠는데, 우리 할 일은 똑바로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우리 방금 진 선배님한테 지적받은 거 한두 개 아니야. 나도 그렇고, 성훈형도 그렇고 다 똑같아. 좋은 말을 해주긴 하셨는데, 한참 부족하다는 말도 계속 잊지 않고 해주셨어.”
얼굴은 웃고 있지만, 내 목소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
모두가 당황한 얼굴로 나를 보았다.
“그게 왜라고 생각해?”
“…….”
“아까 말씀하셨잖아. 재능에 취하지 않고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같이 작업하고 싶었다고.”
입을 여는 애들이 없다.
“그런데 벌써 이러기야?”
가장 먼저 성훈의 눈에 총기가 돌아왔다.
“아.”
그는 뒤늦게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미, 미안해.”
“잠깐 정신을 놓은 거 같아.”
“…미안.”
뒤늦게 정신을 차린 다른 멤버들이 고개를 숙였다.
“건하가 이미 말했으니까 나도 거기에 대해서 더 말하진 않을게. 그때부터는 잔소리니까.”
가만히 이 모습을 지켜보던 황 프로가 쓴웃음을 지었다.
“아직 우리 곡들 차트인도 못 했다는 거 명심해. 푸시 받아도 못 뜬 아이돌이 수두룩하다.”
“네!”
“설레는 건 차트인 하고 해. 그렇지 않아도 남자 아이돌이 초반에 분위기 잡고 성적 잡아야 하는 거, 너희들 모르는 거 아니잖아.”
황 프로가 드물게 목소리를 가라앉혔다.
겉보기엔 험악한 깡패처럼 생긴 그가 목소리까지 낮추자, 분위기가 한순간에 누아르로 변했다.
“1주다. 1주일 안에 차트인 못 하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건 사실상 불가능이야.”
“알겠습니다!”
군기가 바짝 든 애들이 목이 터져라 외쳤다.
“그렇다고 그렇게 목까지 쓰면서 소리치지 말고. 너희 아이돌이다. 목 관리 잘해야 돼.”
애들이 정신 차린 걸 확인한 황 프로의 표정이 다소 밝아졌다.
황이서의 표정이 달라진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다시 가벼워졌다.
진짜 얼굴이 깡패라니까.
“하아, 원래는 너희 이 소식으로 깜짝 놀라게 하려고 했는데, 효원 씨한테 선수 뺏기고 분위기도 이래 버리고. 에잉.”
황이서가 혀를 찼다.
“무슨 일 있습니까?”
성훈의 질문에 황이서가 파일을 하나 꺼냈다.
“케이블에서 방영하는 <주중 아이돌> 알지? 거기에도 출연할 거야.”
“예?”
“원래 픽스된 걸그룹이 있는데, 걔들이 이번에 불화 뉴스에 스태프랑 매니저한테 폭언이랑 폭행한 게 터지기 직전이라네. 그래서 스케줄 전부 빵꾸냈어. 그래서 급하게 일정 되는지 물어 보더라고.”
“아….”
“내 이런 반응 나올 줄 알았다. 에잉, 아까 진효원 씨 앞에서 걍 터트릴걸. 크흐.”
황이서가 땀을 훔치는 몸짓을 했다.
“꽂아준다고 고생한 프로듀서님한테는 감사하단 말 안 하냐?”
“앗, 감사합니다! 프로듀서님!”
“에긍, 엎드려 절 받기지.”
담배를 꺼내 입에 물던 황이서가 우리를 힐끗 보더니 다시금 담뱃갑에 집어넣었다.
“아무튼 내일 녹화니까 스케줄 확인하고, 오늘 저녁에 행사 있으니까 다들 준비해라.”
“네! 알겠습니다.”
“그럼 가 봐.”
“넵!”
다시 초심으로 돌아온 모습들이 보기 좋았다.
* * *
<주중 아이돌>의 촬영장.
“너무 긴장하지 마요. 우리가 잘 케어해 줄 테니까요.”
주중 아이돌 MC인 개그맨 이창모 씨가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우리를 다독였다.
“일, 이, 삼, All we once! 안녕하세요. 올리오스입니다!”
개그맨 이창모의 등장에 우리는 모두 허리 숙여 인사했다.
음악 방송에서 다져진 인사 때문일까.
이제는 허리 숙이는 게 익숙해졌다.
“아, 뭐 됐어요. 저한테 굳이 이렇게 인사하지 않아도 돼요. 저도 아이돌은 아니지만, 신인 때 진짜 인사 많이 하고 다녔거든요.”
이창모가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격려했다.
굳이 딱딱한 인사는 하지 말라는 그의 말에 우리는 다소 안도했다.
그렇지 않아도 들어오는 내내 스태프들한테 하나하나 인사한다고 허리가 아팠거든.
<주중 아이돌>은 신인 아이돌들의 등용문이자, 정확히는 아이돌을 위한 예능이었다.
개그맨 출신 MC인 이창모와 가수 출신의 MC 빌리지. 이 두 사람이 아이돌과 함께 진행하는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으로, 꽤나 유서와 전통이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이제는 아이돌들이 꼭 거쳐야 하는 필수 프로그램.
본래는 우리가 촬영하는 건 다음 주라고 들었다.
워낙 많은 아이돌이 출연하기에, 자리 잡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곳이었거든.
그런데 계획과 달리 일주일 앞당겨져서 촬영에 들어갔다.
‘원래 오늘 촬영이 있던 팀이 일정을 취소했다지.’
나름 인지도가 높은 걸그룹이 출연한다고 했던 거 같은데, 팀 내 불화 뉴스에 스태프와 매니저들에게 행한 폭언과 폭행이이 드러나는 바람에 모든 스케줄을 취소해 버렸다 들었다.
“평소에 잘하면 그럴 일이 터지지도 않을 텐데.”
이창모가 한탄하듯 중얼거렸다.
“이런 애들 많아요. 조금 떴다고 자만하고 건방져지고 다른 사람들 업신여기는 애들. 그거 조심해야 돼요. 이 바닥이 은근히 좁거든요.”
서글서글한 미소와는 다르게 목소리는 진중했다.
“올리오스도 조심해요. 이 바닥 좁아서 괜히 안 좋은 말 하거나, 일 만들면 나중에 부메랑으로 돌아와요.”
“알겠습니다!”
주의해야지.
카메라가 꺼진 곳에서도 최대한 자중하는 것이 미디어에 노출되는 사람의 기본 자세였다.
“다들 준비도 덜 됐을 텐데 괜찮겠어요?”
“예, 괜찮습니다.”
“너무 긴장하지 마요. 내가 리드할 테니까 그것만 잘 따라와 주면 돼요. 실수해도 우리가 다 커버해줄 거고, 정 안 되면 편집하면 되니까.”
“감사합니다!”
우주가 모두를 대표해 꾸벅 인사했다.
“다들 비주얼이 좋네. 팀 이름이 올리오스라고 했죠?”
“예, 맞습니다! 아까 인사말에도 있었는데 All we once라고, 모두 우리를 한 번 주목하라는 의미로 만들었습니다! 참, 팀명 아이디어는 건하 형이 해줬어요.”
“약간 TMI긴 했는데, 좋아요. 이따가 멘트로 넣어줘요. 한 번 쓸 수 있을 수 있으니까.”
“넵!”
TV에서 나온 거랑 이미지가 많이 다르네.
촬영장으로 오기 전에 몇 번이고 <주중 아이돌>을 돌려봤다.
혹시 내가 알아둬야 할 게 있을까 살피기 위한 모니터링이었다.
약간은 함부로 대하고, 거기에 아이돌들은 리액션으로 받아치고, 가끔은 당하는 포지션도 해주면서 다른 프로그램에선 쉽게 보여주지 못할 모습을 내보이게끔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특화되어 있었다.
거기의 중심엔 항상 이창모가 있었다.
꽤 성질이 예민할 줄 알았는데, 막상 카메라가 꺼진 뒤편에서의 모습은 부드럽고 다정한 선배였다.
“참, 현장이 많이 소란스러우니까, 너무 돌아다니지 말고요. FD가 호출할 때까지는 대기실에서 기다려줘요.”
“알겠습니다.”
“각자 준비한 개인기 같은 건 있죠?”
“예, 있습니다!”
우주가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래요? 내가 대본을 아직 못 봐서. 하하하. 기대하고 있을게요. 무슨 개인기를 하려나.”
“저희가 준비한 게….”
“이건 이따가 녹화하면서 듣죠. 여기서 들으면 김빠지니까.”
“아, 넵!”
“기대하고 있을게요.”
우리 손에 들린 대본.
오늘 촬영에서 나올 내용이 전부 빼곡하게 적힌 대본이었다.
이창모의 질문과 우리의 대답들이 전부다.
촬영 날짜가 픽스되자마자, 황이서 프로듀서와 함께 작가들과 미팅을 가졌었다. 뭘 할지, 뭘 할 수 있는지, 어떤 건 NG인지 등을 사전 미팅으로 이야기 나눴었다.
작가님들이 그걸 정리한 대본을 대기실에서 나눠줬다.
생각보다 디테일하진 않았다.
간단한 질문들의 큰 줄기와 우리가 할 게임들.
‘이걸로 두 시간 이상 촬영을 한다는 거지?’
본래는 전날 보내주곤 하는데, 이번 촬영 자체가 워낙 급하게 이뤄졌기 때문에 급박하게 이뤄진다고 했다.
그래서 대기실에서도 계속 대본을 숙지하고 있었다.
‘빡빡해.’
고작 삼십 분 방송되는 예능을 위해 두 시간이 넘는 녹화를 진행한다는 것이 꽤 놀랐다.
예전에 들었던 적이 있어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경험하니 신기한 기분이었다.
“대본대로 하지 않을 때도 있긴 한데, 그런 것도 너무 신경 쓰지 마요. 시청자들은 자연스러운 반응을 원할 테니까요.”
“감사합니다!”
이창모는 예상 녹화 시간, 우리가 노래 홍보를 할 때 신경 써야 할 것들과 녹화 중에 명심해야 할 것들, 주의사항 등을 알려주고는 쿨하게 퇴장했다.
TV에서 보이는 면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후우, 떨린다.”
음방 때보다도 더 긴장한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음방은 연습했던 노래를 부르고 내려가면 그만이지만, 예능은 돌발 상황이 너무 많았다.
그나마 예능 촬영은 생방이 아니라 다행이지.
생방이었으면 우리 중 한 명은 분명 기절했다.
“근데 이창모 님 되게 매너 좋다. TV에서 봤을 때는 잘 몰랐는데.”
“역시 다른 아이돌들한테 인기 많은 이유가 있는 거 같아.”
팀 내에서 가장 수다스러운 우주와 정민이 대본을 읽으면서도 수다를 나눴다.
“그런데 건하 형은 뭐 준비했어?”
“개인기?”
“응.”
“보여줄까?”
필살 개인기가 하나 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