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세기 배달민족사-82화 (56/83)

(17) 고구려 고토 회복 전쟁 [미래역사소설] 21世紀 地球史 (17) 고구

려 고토 회복 전쟁 ⑧2008년 2월 10일 신의주 마전동 403사단 주둔

지 수화기를 내려놓은 차동철 중장은 벌떡 일어나서 부관을 불렀다.

놀라서 뛰어들어온 부관에게 차동철 중장은 다급하게 외쳤다. "지금 당장

신의주 인민위원회에 연락하라우. 신의주 전 시민들을 삼미륵동 쪽으로 대

피시켜야 한다고."

"예? 무슨 말씀이신지?"

"정성구 그 간나 새끼래 완전히 미쳤구만, 중국군 막으려고 댐을 폭파시키겠

다하지 않갔어."

"예?"

부관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파랗게 질렸다.

"좌관급 이상 간부들 모두 집합시키라우."

명령을 들은 부관이 황급히 텐트에서 나갔다. 부관이 나가자 차동철은 전

화기를 들어 어딘가로 전화했다. "나야. 준비하라우."

잠시 뒤 사단내 간부들이 속속 CP텐트 안으로 모였다. 다 모인 것을 확인한

차동철이 입을 열었다. "아마 지금쯤 수풍댐이 폭파되었을기야. 이곳까지

물이 몰려오는 데 약 두시간 정도 밖에 시간이 없어. 지금 즉시 모든 장병

들은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힘을 쓰도록."

사단장의 말을 들은 간부들이 사색이 되었다. 참모장 김성도가 분노어린 목

소리로 말했다. "정성구 장군이 미친 것이 아니오? 중국군에게 길을 터 줘

도 모자랄 판에 그를 막기 위해 댐을 폭파하다니. 나중에 그 대가를 받게 될

것이요."

"말조심하게 김성도 대교! 정성구 장군은 나와 동기인데다 자네보다 한참 선

배야."

김성도가 놀라서 차동철을 쳐다봤다. 차동철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 시간 부로 우리 사단은 녹색군대의 석정후 장군과 뜻을 같이 하

겠다. 동포를 죽이기 위해 땟놈들을 끌어들이는 놈과는 조국의 미래를 같이

할 수 없다."

"사단장!"

김성도가 놀라서 외쳤다. 그 순간 일단의 병력들이 CP 텐트 안으로 달려들

어왔다. 무장한 헌병들과 사단 특전대원들이었다. "물론 짐작하겠지만 CP

밖에는 저격대 대원들이 이곳을 주시하고 있다. 내가 별도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 이곳을 나가는 간부들은 머리에 총 맞을 각오를 하는 게 좋을거야."

"차장군 정신차리시오. 이건 반역이요."

김성도가 헌병들에게 잡힌 채 외쳤다. 헌병들은 그의 팔을 뒤로 꺾어 수갑을

채웠다. 순식간에 모든 간부들이 무장해제를 당했다. "정신차려야 할 것

은 동무야. 그리고 진짜 반역자는 김성규고."

차동철의 명령에 따라 김성규 라인의 간부들은 모조리 체포되었다. "지금

즉시 신의주에 대피령을 내린다. 서둘러라."

그 때 부관이 CP에 들어오며 사단장을 불렀다. "사단장님!"

뛰어들어온 부관은 CP안에 벌어진 일들을 보고 잠시 놀랐지만 이내 말을 이

었다. "신의주 주민들은 이미 어젯밤부터 대피를 시작해서 이미 강변지역

주민들은 대피가 끝난 상태입네다."

"뭐? 어떻게 알고?"

"어젯밤에 구국의 소리에서 신의주 역과 신민동, 강변동 일대에 대규모 폭격

이 있을 것이라고 대피하라는 방송이 있었답니다."

"구국의 소리라면 녹색군대에서 하는 그 해적방송말인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녹색군대가 댐이 이미 폭파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

인가? 아니면 이미 정성구 장군이 녹색군대와 연합을 했다는 말인가?"

차동철은 의문이 들었지만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좋아. 어쨌든 짐을 들

었군. 그럼 전 병력은 지금부터 신속하게 삼미륵동 방향으로 철수한다. 가능

한 장비를 최대한 살린다. 한시간이면 충분하겠지."

2008년 2월 10일 배달국 비상대책회의 "일단 중국군의 개입은 막은 상태

입니다."

"어찌 된 건가? 수풍댐은? 우리 작전이었나?"

정학재 외교부장관이 준영에게 물었다. "아닙니다. 이건 순전히 정성구 사

단장의 계획이었습니다. 우리는 좀더 빨리 무너지도록 조금 도왔을 뿐입니다

. 원래 역사대로라면 308사단에서 설치한 폭탄이 터지기는 했지만 폭발력이

약해 댐이 무너진 건 중국군의 주력부대가 거의 다 통과한 뒤였습니다. 그

래서 중국군도 못 막고 신의주는 신의주대로 많은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입

었던 사건이죠."

"수몰 피해는 어떻소?"

김시백 통령이 물었다. "인명피해는 7명입니다. 대피령을 무시하고 있던

사람도 있고, 끝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킨 근무자도 있습니다. 물이 약 3미터

높이로 차 올랐기 때문에 대피하지 않은 사람들도 거의 옥상이나 고층으로

대피했기 때문에 인명피해는 별로 없습니다. 시내 건물 옥상에 삼삼오오 모

여서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그다지 위험한 상태는

아닙니다. 재산피해는....재산피해는 막대합니다. 곳곳에 무너진 가옥이 있

고 침수된 공장으로 엄청난 재산피해가 예상됩니다. 그나마 지금이 겨울철이

고 그동안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물이 많이 줄어 있어서 이 정도로 끝나는 것

같습니다. 피해가 심각하긴 하지만 항상 그랬듯이 우리 민족은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반면에 중국군의 피해는 막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댐을 건너던 803사단은 물론이고 그 아래쪽의 위화도와 단둥에

배치되었던 40집단군 병력 반 이상을 잃었습니다. 40집단군은 더 이상 작전

수행이 어려울 것입니다."

"이제 중국과의 전면전이 남았나?"

"아마도 그렇게 될 것이겠지요. 중국과의 전쟁은 역사에 없었던 일이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정보부에서 중국 군부의 움직임을 모니터

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신속하게 작전계획을 제출하겠습니다."

2008년 2월 11일 평양 주석궁 국방위원장실김성규는 국방위원장실에서

혼자 앉아 있었다. 엄청난 외로움이 밀려왔다. 모든 상황은 최악이었다.

김성규가 이끄는 적색군대는 주석궁을 중심으로 거의 고립된 상태였다. 외부

로부터 어떤 지원군도 오지 않았다. 김성규가 믿고 있던 중국군은 압록강도

건너지 못하고 패퇴했다는 충격적인 소식만 들었을 뿐이다. 지금까지 중

립을 지키던 지방부대장들이 일시에 적군으로 돌변했다. 녹색군대가 압록강

에서 중국군을 막아낸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408사단의 정성구 중장이 댐

을 폭파시킨 후 공식적으로 녹색군대를 지지하고 나서자 그동안 중립을 지키

던 각 부대장이 너나할 것 없이 석정후 장군을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게다

가 김성규가 중국군을 끌어들이려 했다는 것은 군에 몸담고 있던 많은 인민

군들뿐만 아니라 많은 인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김성규가 이끄는 적색

군대의 병사들 중에서도 탈영병이 속출했다. 어제까지 적색군대에 있던 병사

가 날이 밝으면 녹색군대에 가서 주석궁 쪽의 병력 배치상황이나 취약점들을

죄다 불어버리곤 했다. 탈영병들은 하나같이 식량 부족으로 인한 배고픔은

견딜 수 있지만 평양시민들이 적색군대에게 돌을 던지는 것을 견딜 수 없었

다고 말하곤 했다. 평양에서는 대규모의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고 있었다.

산발적인 교전이 몇 번 있었지만 그 때 마다 적색군대는 패배했다. 김성

규는 테이블 위에 권총을 올려놓았다.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자신은 권력을

위해 쫓아다녔지만 권력은 자신에게 와주지 않았다. 오히려 평상시 권력에

관심이 없던 석정후에게 미소를 짖고 있었다. 아이러니였다. 모든 계획은

완벽했다. 김성규가 실패한 이유가 있다면 인민들을 우습게 본 것뿐이었다

. 김성규는 조용히 총을 자신의 관자놀이에 가져다대었다. 그가 방아쇠를 당

기기 위해 망설인 시간은 전혀 없었다. 2008년 2월 12일 배달 중앙

의료원준영은 오랜만에 귀홍의 병실을 찾았다. 병실의 문이 열리자 귀홍

의 손을 꼭 쥔 채 귀홍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는 태훈의 모습이 보였다. 귀홍

은 아직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의료진의 분석에 따르면 최소한 10개월에

서 길면 15개월 정도는 혼수상태로 있을 것이었다. "어, 태훈이 있었구나

."

태훈은 들어온 사람이 준영이란 걸 알고 아무 말 없이 귀홍에게 눈을 가져갔

다. 태훈은 준영이 귀홍을 위험 속에 방치하고 오히려 그를 이용하려고 했다

는 것 때문에 준영에게 분노했는데 아직 그 화가 안 풀린 상태였다. 아니 어

쩌면 그 앙금은 영원히 계속될 지도 모른다. 준영도 태훈을 만나자 불편해졌

다. "무슨 책을 읽어 주는 중이야?"

준영이 조심스레 말을 건냈다. 태훈이 대답이 없다. 머쓱해진 준영이 잠

시 서 있다가 다시 말했다. "북한의 상황과 아버지 소식을 갖고 왔는데,

너도 잘 알고 있을테니 대신 얘기해 줘."

준영은 잠시 귀홍의 얼굴을 살펴봤다. 얼굴의 반 이상을 겔퍼(붕대와 같은

용도로 사용하는 의료품)에 쌓인 채 조용히 누워있었다. 표정은 편안해 보였

다. "그럼 나중에 다시 올게."

준영이 병실을 막 나오는데 태훈이 말했다.

"어린 왕자야."

"응? 뭐라고?"

"내가 귀홍에게 읽어주고 있는 책. 귀홍이 듣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요즘 책

을 많이 읽어주는 편이야. 주로 동화책을 많이 읽어주고 있어. 북한에 살면

서 읽은 적이 없는 팩들이야. 덕분에 나도 많이 읽는 편이고."

준영이 엷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귀홍이한테나 너에게나 좋은 시간이

될거야."

"준영이 형!"

"응?"

"나중에 귀홍이 깨면 어떻게 되는 거지? 귀홍이를 아버지와 만나게 해줄 거

야?"

준영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귀홍은 치료가 끝난 후 배달 밖으로는 나가지

않도록 계획이 세워진 상태였다. "귀홍은 죽은 사람이야. 이미 역사 속의

인물이 되었어."

"결국 나머지 생은 배달에서 숨어서 살아야 하겠네?"

준영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적어도 북한사람들에게 귀홍이 살아있다는 것

이 알려지는 건 피하는 게 좋았다. "형! 나중에 귀홍이 깨면 귀홍이랑 나

동남아나 남태평양의 조용한 섬에서 모든 걸 잊고 살고 싶어. 그렇게 해 줄

수 있을까? 그 전까지는 나 열심히 할게." 준영이 잠시 생각했다. 귀홍은

깨어나더라도 스스로가 누군지 기억하지 못할 확률이 높았다. 뇌에도 상당

한 손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손상된 얼굴 때문에 성형수술도 불가피

한 상황이었다. "그래, 그래라, 내가 약속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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