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세기 배달민족사-81화 (55/83)

[email protected])=+=                  (17) 고구려 고토 회복 전

쟁 [미래역사소설] 21世紀 地球史 (17) 고구려 고토 회복 전쟁 ⑦

중국군 대부분이 전쟁의 경험이 없는 군인들이어서 전쟁터에서 들리는 이른

바 빗발치는 총소리는 처음 듣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총소리는 영화에서 듣거나 사격훈련 때 듣던 총소리와는 규모가 다른 것이

었다. 마치 콩 볶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몇 분 동안 계속되는 것이었다. 그

리고는 일시에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리고는 정적에 빠졌다. 아직 다리에 있

는 중국군들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알지 못할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

어떻게 된 건가?"

원쿠치엔이 망원경은 자신이 들고 있으면서 오히려 옆의 부관에게 질문을 했

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원쿠치엔은 다리 북쪽의 단둥 쪽 둔덕에 서서

망원경으로 남쪽의 상황을 살펴보고 있었다. 멀긴하지만 다리 남쪽의 상

황은 비교적 잘 보였다. 거의 2개 대대병력이 다리를 건너 조선으로 들어갔

는데 서서 걸어다니는 병사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 전혀 움직이는 물

체를 찾을 수가 없었다. 곳곳에 피를 흘리고 쓰러진 시체들뿐이었다.

"헬기! 헬기를 다시 띄운다. 정밀하게 정찰해서 바로 알려줄 수 있도록 해라

. 그리고 포병부대는 발포 준비가 끝나는 대로 발포하도록! 다리 바로 건너

편 남쪽 지역을 완전히 갈아엎는다. 아무리 잘 숨어있어도 피할 수 없도록

완전히 초토화시킨다. 보병들은 포격 지역에서 벗어나도록."

다시 한 번 포가 날았다. 세 열로 정렬한 1개 여단병력의 자주포와 곡사포들

의 포술 장면은 한 마디로 가관이었다. 포들이 비교적 근거리인 강 남쪽의

수풀과 둔덕 사이사이로 떨어지며 압록강 일대는 일대 불바다가 되었다. 그

위로 여러 대의 전투헬기가 날아다니며 적들의 모습을 찾고 있었다. "뭔

가 발견한 게 있으며 보고하도록"

"아무것도 없다. 아군들의 시체뿐이다."

중국 포병의 포들은 이미 죽은 중국군들의 시체를 다시 한번 공중으로 치솟

았다 떨어지게 할 뿐이었다. 포격은 20분 이상 계속되었다. 그럼에도 적

들의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육상에 적이 숨어있다면 아무리 튼튼한 참호

라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인데 녹색군대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

상한 일이군. 참호라도 발견되어야 할 것 아닌가?"

헬기의 보고를 받고 원쿠치엔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다시 전진한다."

원쿠치엔은 적들이 남쪽으로 후퇴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도강의 재개를 지

시했다. 그 시간 구련성에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던 803사단은 막 첸즈

밍의 882 사단에서 보낸 기계화연대가 합류하고 있었다. 882사단의 기계화연

대는 Type90 전차 수가 총 10대 정도에 불과해 엄밀히 말하자면 기계화부대

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Type90 전차 외에 C-36 산악형 경장갑을 40대

갖추고 있었다. 주로 경전차 개념을 도입하여 산악의 좁은 길을 비교적 신

속하게 돌파할 수 있도록 개조된 장비였다. 803사단은 수풍댐을 통과하

여 한반도로 진입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중립노선을 보이고 있는 408사

단이 만약 길을 막는다면 맞서 싸운다는 원칙을 세웠다. 하지만 803사단장은

408사단이 중립노선을 지키고 있다면 중국군을 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

하고 있었다. 중국군을 막는 것 자체가 이미 중립을 포기한 것이기 때문이었

다. 확률은 반반이었지만 하류 쪽에 녹색군대가 길을 막고 있는 시점에서 이

곳이라고 녹색군대의 세력이 기다리고 있지 않다고 자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

었고, 408사단이 계속 중립을 유지하고 있을 지도 알 수 없는 일이라서 803

사단은 언제든지 전투를 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수풍댐은 강

양쪽으로 깍아지른 절벽이 있는 협곡을 가로질러 건설되어 있었다. 낙차가

크고 그 폭은 1km 정도로 좁아 댐을 설치하기에 아주 이상적인 곳이었다.

그러나 양쪽으로 수풀이 우거져 시야가 좁아 작전을 펴치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수풍댐으로 진입하기 전에 408사단은 척후명과 정찰헬기를 띄우

고 강 건너의 상황을 점검했다. 남쪽으로 정찰을 나간 헬기는 강을 건넌 지

얼마 되지 않아 남쪽에서 쏘아 올린 위협사격에 놀라서 되돌아 왔다.

"강 건너에 3개 대대병력으로 보이는 부대가 확인되었습니다. 야전 텐트까지

설치하고 준둔중인 것 같습니다. 조선인민군 408사단으로 추정됩니다."

호따오민 사단장은 잠시 생각하더니 무선 통신의 연결을 지시했다. "여기

는 중국군 제 40집단군 소속 803사단이다. 우리는 조선 내 소요사태의 진압

을 지원하기 위해 평양으로 가고자 한다. 길을 안내하기 바란다."

상대편에서 응답이 왔다. "여기는 조선인민군 제 408사단이다. 우리는 중

국군의 영토 진입에 대한 어떤 명령도 받은 바 없다. 평양에 소요사태가 있

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우리 공화국의 문제이며 우리가 알아서 해결할 것

이니 중국군은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바란다."

"우리는 국방위원장 대행을 맞고 있는 김성규 장군의 정식 요청에 따라 출동

하는 길이다. 국방위원회의 명령을 거부할 것인가?"

"408사단은 김성규 장군이나 석정후 장군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다. 다만 우

리 사단에 주어진 임무에 따라 국경을 수비할 뿐이다.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명령서 때문에 국경을 내어줄 수는 없다. 돌아가기 바란다."

"우리는 맡은 바 임무대로 평양으로 들어갈 것이다. 양측간에 불필요한 희생

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한 번 말한다. 5분 후 우리는 국경을 통과

할 것이며 우리를 막으면 우리는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국경을 통과할 것이다

. "마음대로 해라. 우리도 불필요한 희생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한 번 말한다. 만약 억지로 압록강을 건넌다면 모조리 물고기밥이 될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호따이민이 고개를 돌려 참모장에게 물었다. "408사단장이 누군가?"

참모장이 작전상황판을 흘깃 훔쳐보고 대답했다. "정성구 중장입니다."

"어떤 사람인가?"

"예?"

"어떤 성향의 인간인가 묻는 것일세. 중립을 표명하면서 10분의 1도 안 되는

병력으로 우리를 막겠다고 나서는 게 미친 인간이 아닌가 묻고 있는 걸세.

"

"그런 자료는 확보된 것이 없습니다만 어쩌면 사단장님 말대로 미친놈일지도

모르겠군요."

참모장이 씩 웃으면서 말하다 사단장의 굳은 얼굴을 보고 얼른 웃음을 숨겼

다. "이 때문에 여기서 시간을 상당히 지체하게 될 것 같군. 성가신 일이

야." 호따오민은 참모장을 잠시 노려보더니 명령을 내렸다. "일단 포부

터 발사한다."

구련성에서 삭주 방면으로 포탄이 날았다. 인민군 408부대는 순식간에 많은

사상자를 내고 큰 피해를 입은 게 분명했다. 인민군 측에서도 포탄이 날았

지만 포탄의 수는 중국군의 10분의 1 수준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민군이

쏜 포탄은 중국군 보병과 차량들이 밀집해 있는 곳에 정확하게 떨어졌다.

"인민군 포대는 135-89-39입니다."

"인민군이 남서방향으로 후퇴중입니다. 좌표는 135-87-36입니다."

다시 남쪽으로 날아간 헬기가 후퇴하고 있는 인민군 408사단의 주력병력이

위치한 좌표를 알려왔다. 포가 포신 방향을 수정하고 다시 포탄을 날렸다.

"명중! 인민군 포대 2문 격파. 추가 포격 필요!"

그 순간 인민군 쪽에서 쏜 포탄이 중국군의 자주포대에 떨어졌다. "자주포

4문 전투불능!"

"계속 발사하라."

집중적인 포격에 인민군의 포대는 전멸했다. 더 이상 남쪽으로부터는 포탄이

날아오지 않았다. "적이 후퇴중인 좌표를 다시 한 번 확인바람."

헬기에다 대고 포병대대장이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그 순간 어디에선가 날

아온 로켓포에 헬기 하나 둘 공중폭발하기 시작했다. "제기랄 유도탄이다

. 저놈들이 언제 유도탄까지 가지고 있었지?"

압록강 유역의 인민군 부대는 그 장비가 열악한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중

국과의 국경을 지키는 인민군 사단이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추고 있을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유도탄에 헬기들을 모두 잃자 호따오민은

경악했다. 갑작스런 헬기의 폭발에 놀란 것은 중국군뿐만이 아니었다.

사단의 후퇴를 지시하고 있던 정성구 중장도 어디선가 날아온 로켓포에 헬

기가 폭파하자 의아했다. "어떻게 된 기야?"

생각할 수 있는 결론은 하나였다. 이 인근까지 녹색군대가 도달해서 어디선

가 중국군을 공격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었다. 녹색군대는 평양 호위부대

가 포함되어 있으니 훨씬 좋은 장비를 갖추었다고 해도 그렇게 놀랄 일은 아

니다. "전 병력 포병부대가 있던 곳으로 이동한다."

정성구는 전 병력에게 이동을 지시했다. 어차피 후퇴한다고 36km의 중국군

자주포 사정거리를 바로 벗어나지는 못하기 때문에 정성구는 오히려 조금 전

에 중국군의 공격으로 초토화가 된 포병부대가 있던 곳을 선택했다. 중국군

이 표적을 이동한다면 가장 안전한 곳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군의

포격은 한시간 가까이 계속되었다. 헬기를 잃고 장님이 된 중국군의 포탄은

강 남쪽유역 전역을 골고루 공격했지만 이미 한 번 초토화가 된 곳에 있는

408부대는 더 이상 포를 맞지 않고 있었다. 이윽고 포성이 끝난 후 중

국군은 댐을 건너기 시작했다. 호따오민은 혹시 모르는 공격과 대비해 측후

병과 수색대원들을 먼저 댐을 건너게 하고 있었다. 그 뒤를 따라 1개 보병대

대가 차량을 이용해 댐을 통과했다.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중국군들은 인민

군이 408 사단이 상당한 피해를 입고 후퇴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여러

부대가 댐을 건너갔다. 약 1km 가까운 댐을 건너는데는 보병탑승 차량의 경

우 1분이 채 걸리지 않았고 기갑차량의 경우 3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 그러나 댐을 건너 차량들은 평안북도의 험한 산길을 만나 급격히 그 속도

가 줄었다. 겨우 차 한 대가 빠져나갈 만한 둑길 위에 차량과 자주포들이

정체되기 시작했다. CP용으로 마련한 간이 천막에서 참모들과 몇가지

사항을 점검하고 밖으로 나온 호따이민의 눈에 둑길을 한 줄로 늘어서서 지

나가고 있는 자주포의 대열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뒤로 경장갑과 주력 보병

의 차량이 뒤를 따르고 있었다. 말 그대로 803사단의 주력부대들을 추려놓

은 열병식 같았다. "장하군, 우리 부대의 자랑거리들이다."

호따이민은 두 다리를 굳게 펴고 양손을 허리에 올린 채 당당하게 서서 병력

을 지켜봤다. 옆에 있던 참모장 웃으며 아부의 말을 했다. "그렇습니다

. 사단장님 우리의 주력이 모두 모여있군요. 헤헤"

"....?"

참모장의 말을 들은 호따이민이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뭐라고?"

"예, 우리 병사들이 자랑스럽습니다."

"그 것 말고 그전에 뭐라고 했나?"

"예, 우리의 주력부대가 모두 모여 있다고....."

"이런 미친, 누가 병력 이동의 순서를 짰나? 지금 댐 위에서 주력이 모두 노

출된 상태로 있지 않나? 이건 내가 지시한 부대 배치와 전혀 다르지 않는가

?"

"예, 그러고 보니......"

"전 병력, 댐으로의 진입 중지!"

그러나 호따이민의 명령이 떨어지자 댐 위에서 이동중인 차량들은 오히려 멈

춰 서게 되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조용한 산 속에서 뭔가 산 속의

소리와는 어울리지 않는 둔탁한 음이 울렸다. "맙소사!"

호따이민이 경악했다. 뒤이어 몇 번의 폭발음과 함께 높이가 54미터나 되는

수풍댐의 둑이 길게 줄이 가듯 갈라지는 모습이 보였다. 댐의 파편과 함께

자주포와 차량들이 거센 물살에 떠밀려 수십 길 아래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있었다. "이런 미친놈, 댐에 폭탄을 설치하다니."

호따이민은 눈 앞에 펼쳐지는 장면을 믿을 수가 없었다. 둑을 무너뜨린 수마

(水魔)는 일시에 계곡을 물로 가득 채웠다가 무서운 기세로 하류를 향해 치

달았다. 협곡의 양쪽에 있던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며 휩쓸려갔다. 500미

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던 408사단의 공병부대 이학수 상위와 부대원들은 댐

이 의외로 쉽게 폭파되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이야! 어려울 줄 알았는데

제대로 폭파되어 주네"

"이거이 사단장님 명령이긴 하지만 이래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신의주가 물바다가 될 것인데."

"그래도 저 중국놈들을 우리 땅에 들여놓을 수는 없는 것이 아니갔어? 저놈

들 물고기밥이 되는 걸 보니 속이 다 시원하다."

이학수 상위와 부대원들은 중국군들을 쓸어버린 통쾌함 반, 물바다가 될 신

의주에 대한 걱정 반으로 다소 복잡한 심경으로 압록강이 용트림하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오랜 시간 잔잔히 흐르던 압록강이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한

번 흐르는 순간이었다.  =+=+=+=+=+=+=+=+=+=+=+=+=+=+=+=

+=+=+=+=+=+=+NovelExtra([email protected])=+=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