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ail protected])=+= (17) 고구려 고토 회복 전
쟁 [미래역사소설] 21世紀 地球史 (17) 고구려 고토 회복 전쟁 ④
2008년 2월 10일 배달 행정청사 국방부 회의실 "지원군의 참여가 끊긴
상태에서 적색군대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채 주석궁을 중심으로
농성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녹색군대도 희생을 우려해서 선제공격에 나서
지는 않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양측 모두 오늘까지 4일째 전사자가 나오
지 않고 있습니다."
준영의 평양상황 브리핑이 이어지고 있었다. "중국군의 규모는 2개 군단
규모입니다. 이들은 압록강에서 국경 진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단 북한
의 공군이 중립을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군은 육군을 중심으로 편성되어
있으며 평양 북부의 지방부대들이 대부분 김성규의 세력권이라 그들이 압록
강을 건너 평양까지 이르는데 걸리는 시간은 한나절 정도일 것으로 예상됩니
다."
국방장관 겸 배달군 총사령관인 계운필 준장이 입을 열었다. "고맙소 정보
부장. 그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진행해야겠소?"
"일단 중국군이 강을 건너려고 하기 전에 김성규를 처리해야겠죠. 그래서 더
이상 초대받는 손님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야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중국
군의 북한 진입을 포기시키지는 못하겠지만, 시간을 벌 수 있을 겁니다."
계운필 준장이 작전회의에 참석한 장교들에게 입을 열었다. "작전은 압록
강에서 중국군의 도강을 막는다. 한 놈도 강을 건너게 해서는 안 된다. 이
작전은 정기욱 소령이 이끄는 비행단에서 맡는다."
"예, 장군님."
얼마 전 준장으로 승진한 계운필은 장군이란 호칭을 듣는 것을 가장 좋아했
다. 23세기에서 마지막 계급이 중령이었는데 1년 만에 두 계급이나 상승했으
니 초고속승진이겠지만 한 국가의 군 총사령관의 계급으로는 아직 부족한 면
이 있었다. 미국이 배달을 군사전략지라고 판단할 만큼 배달의 국민들 중
군인의 비율은 높은 편이었다. 배달이 21세기에 왔을 때 전체 인원의 60%가
군인 신분이었고, 지금은 국가조직 재배치에 따라 비중이 조금 줄었지만 5
2%가 군인이었다. 그래봐야 인원만으로 따진다면 1개 사단 병력도 안 되는
인원이었다. 군인신분으로 21세기로 넘어와 배달군의 일원이 된 사람들은
거의 다 한 두 계급씩 승진을 했다. 새로 군 조직을 짜는 과정에서 자연히
지휘관이 필요하게 되고 그에 따른 계급의 전면적인 상향조정이 있었다. 강
하경의 경우 중위로 21세기에 왔지만 현재는 중령이 되어 있었고, 가장 초고
속 승진의 기록은 병장에서 소위가 되었다가 지금은 대위가 된 세 사람의 기
갑부대 중대장들이 가지고 있었다. 유태현 대위가 그 중 하나였다.
"유태현 대위는 포병대를 이끌고 신의주에서 대기한다. 그리고 하명찬 준위
의 특전대는 내일 새벽을 기해 작전명 '대동강은 흐른다'를 시행하도록."
"알겠습니다 장군님."
2008년 2월 11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압록강유역보병을 주력으로 하는
중국군 40집단군 소속의 2개 사단이 단둥(丹東)시의 압록강유역에 주둔한
지도 1주일이 되었다. 현재 중국군은 압록강변에 40집단군 소속의 4개 사단
을 배치시켜 놓았다. 2개 사단을 단둥시에, 1개 사단을 위화도가 바로 보이
는 관뎬(寬甸)지구에, 또 1개 사단을 구련성에 배치했다. 이 4개 사단이 속
한 40집단군을 이끄는 지휘관은 원쿠치엔 중장이었다. 4개 사단이 도강하
여 북한으로 들어가면 바로 이어서 다시 39집단군의 4개 사단이 배치되었다
가 역시 도강을 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이번 작전에 2개 집단군을 동원했다
. 중국의 군대는 총 7개 군구를 나누어서 각 군구별로 2개에서 6개까지 총
28개의 합성집단군을 갖추고 있다. 합성집단군이란 1985년에 개편된 체제로
군을 육,해,공군으로 나누는 방식이 아닌 지역별로 군을 나누고 각 합성군
안에 군의 특성에 따라 공군과 해군이 모두 편제되어 있는 방식을 말한다.
보다 현대전에 적응하기 합리적으로 제병협동이 가능한 형태를 만든 것이다
.
원쿠치엔 중장이 이끄는 40집단군은 선양군구 소속으로 평소 랴오닝성 진저
우에 본부를 두고 있는 산악형 합성집단군으로 기계화사단이나 기갑사단의
비중은 다소 적은 편이었다. 대신 포병과 방공여단, 공병연대가 다른 집단군
에 비해 다소 많고 대부분의 병력이 보병으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인데 이번
한반도 진입은 4개 보병사단이 주력을 담당했다. 한반도 북부가 산악지역인
데다 상대해야 하는 녹색군대의 전력을 가늠한 바로는 기계화부대의 출동이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다. 각 사단은 40집단군의 포병여단
의 4개 대대가 각 대대별로 1개 사단씩 화력지원을 위해 동행하는 정도였다
. 일단 한반도 북부에 배치된 후라면 선양군구의 공군이 한반도 북부를 모두
통제권하에 둘 것이기 때문에 무리하게 기계화사단의 기동을 추진하지는 않
았다. 시위로 시작한 반군의 진압을 위해서는 병력이 지나치게 많은 것이
지만 중국은 북한에 대해 다른 의도가 있었다. 중국군은 이번 출전에서 평안
북도와 자강도, 함경남북도 그리고 가능하면 평양북부의 평안남도 일부분까
지 중국 영토에 복속시켜야 할 임무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한 영토 확장이
모두 여의치 않더라도 최소한 함경북도와 평안북도만이라도 차지해야 했다.
물론 이러한 비밀의 임무는 사단의 전략부장(한국군의 작전참모)급 이상의
지휘부에서만 알고 있는 내용이긴 했다. 이번 출동이 있기 전 북경에
올라간 원쿠치엔 중장은 총참모장 리쉬광에게 직접 작전지시를 전달받았다.
"원쿠치엔 장군. 랴오닝에서 근무한 지 얼마나 되었소?"
"예. 각하! 7년째입니다."
라오닝은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곳으로 주요 군구이긴 했지만, 중국에
서 볼 때는 외곽지역이었다. 특히 지금까지 중국은 북한과 특별한 군사적 긴
장 상태가 있은 적이 없기 때문에 군인으로서는 요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곳
은 아니었다.
"오래되었군. 장군이 맡은 이번 작전은 중국의 미래를 위해 아주 중요한 작
전이요."
"예?"
원쿠치엔은 갑자기 중국의 미래를 거론하는 총참모장을 보며 의아한 표정으
로 반문했다. 안 그래도 북한의 내전을 지원하라는, 어찌 보면 하잘 것 없는
명령을 받고 출동하게 되어 속이 상한 터였다. "장군은 공식적으로는 내
전 상태인 북한군의 김성규 장군을 돕는 것이지만 장군에게는 중국을 위해
수행하여야 할 또 다른 임무가 있소."
이 말에 원쿠치엔은 저도 모르게 긴장해서 총참모장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말씀하십시오. 각하."
"이걸 보시겠소?"
리쉬광은 원쿠치엔에게 신문의 한 면을 펼쳐 보였다. 그 신문에는 고구려
의 유산과 문화를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는 기획기사가 실려 있었다.
"이건....?"
중국 내의 각종 언론들은 벌써 몇 일전부터 고구려 관련 특집기사를 게재하
고 있었다. 고구려가 중국의 역사의 중요한 축이었음을 강조하고 고구려의
옛 자취와 영토들을 짚어보고 유적들을 소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었고, 중
국의 CCTV는 지안의 국내성 유적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방송하고 있었다.
"고구려는 우리 중국의 자랑스런 역사임을 말하는 기사요."
아주 단호하게 말하는 총참모장의 말에 원쿠치엔은 어쩐지 어색한 느낌이 들
었다. 고구려를 중국의 역사라고 하는 것은 중국 사람인 자신이 생각해도 쉽
게 동의할 수는 없었다. 리쉬광은 원쿠치엔이 뭐라 말할 틈을 주지 않고 자
신의 말을 이었다. "이번 기회에 우리 중국의 고구려의 옛 영토인 한반도
북부를 되찾아와야 할 것이요."
"예?"
원쿠치엔은 아무 말도 못하고 입을 벌리고 있었다. 총참모장의 말에 의하면
자신은 지금 중국의 영토를 넓히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셈이다. 군인으
로서 국가의 영토 화장에 기여한 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 아닌가?
그 동안 중국이 고구려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끌어들인 데는 이러한 목표
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원쿠치엔 중장은 당연히 쏟아질 국제적인 비난
여론을 감내하고 한반도 북부를 굳이 복속시켜야 하는 지 의문이 들었다. 그
곳이 왜 중국에게 중요한 지 정확하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한반부 북부라고
해봐야 중국의 국토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면적이었다. 그 곳에 중국에는
없는 특별한 지하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중국이 그것을 욕심낼 이유는
없었다. 한반도의 지하자원이라고 해봐야 전체 중국과 비교한다면 정말 새
발의 피가 아닌가? "장군이 무엇을 생각하는 지 알고 있소."
윈쿠치엔을 보고 리쉬광이 말했다. "한반도 북부를 중국이 가지게 되면 중
국에게 무슨 득이 있는 지 궁금한 것 아니오?"
"맞습니다. 각하."
원쿠치엔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잘 들으시오. 장군. 사실 옛날 고구려의
영토는 중요한 것이 아니오. 지금 우리가 그곳을 차지할 의도와 그럴 힘이
있는가하는 것이오. 중국은 그 둘을 모두 가지고 있소. 그리고 장군은 한반
도 북부 전체가 여의치 않아 물러나더라도 반드시 이곳은 차지해야 하오."
총참모장은 지휘봉을 지도 위에 놓고 둥글게 원을 그리며 한 지역을 가리켰
다. 총참모장이 가리킨 곳은 함경북도였다. 그러더니 지휘봉을 들어 한 곳을
눌렀다. "우리 중국이 원하는 곳은 여기요."
그 말을 듣자 원쿠치엔도 비로소 조국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 총참모장이 지휘봉으로 짚은 곳은 바로 청진이었다. 중국은 동해를 원
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국은 새로운 바다를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국
이 한반도 북부를 차지하게 되면 동해로 바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한반도의 바다만 열린다면 중국은 지금까지 멀기만 했던 북극해로의
진출도 한결 가깝게 바라볼 수 있어 세계경영을 위한 한 단계 도약이 가능
해질 것이었다. 또한 중국의 해군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이다. 만약 중
국이 일본이나 한국과 전쟁을 하는 상황이 생긴다 하더라도 한반도에서 바다
가 열려 있다면 동북아의 제해권 장악에도 보다 나은 위치를 점할 수 있는
것이었다. 또한 현재 중국이 가지지 못한 고위도의 바다는 한대 어류에 대한
어업이 가능해지는 등 경제적인 가치도 엄청난 것이었다. 비로소 원쿠치엔
은 이번 작전의 중요성과 자신이 얼마나 막중한 임무를 띄고 있는지 알게 되
었다. 압록강에서 해가 뜨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강 건너 북조선의
땅에서 떠오르는 것이지만 강폭이 넓은 압록강 하류가 떠오르는 태양 빛으로
붉게 물들고 있었다. 병사들은 평소보다 조금 이른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 뒤로 건물들이 늘어선 단둥시가지를 배경으로 야전식사를 하는 병사들의
모습은 왠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도 들었다. 식사가 끝나면 도강을
시작할 터였다. 그러나 식사를 하는 중군군 병사들의 모습에서는 출동을 앞
둔 병사들의 결연한 모습이나 비장함은 보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신의
주에 있는 조선인민군 403사단은 이미 중국군의 진입을 허가한 상태였다. 김
성규가 장악한 부대의 하나였다. 압록강의 상류쪽에 배치된 다른 부대도 마
찬가지였다. 이미 강을 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원쿠치엔이
이끄는 부대는 평양까지 바로 진격해서 포 몇 번 쏴주고 김성규가 북조선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될 것이다. 그리고 내전이 끝나면 함경
도로 가서 주둔을 할 예정이었다. 고구려의 영토를 반환 받아야 하기 때문이
었다. 이 부분도 아마 중국 당국과 김성규 사이에서 어떤 암묵적인 거래
가 있었을 것이다. 김성규가 중국의 지원을 바로 요청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
로만 해결해보려고 한 것도 그런 이유였을 것이다. 압록강변의 산책을 마
치고 야전 CP로 돌아오는 원쿠치엔은 출동준비를 위해 분주한 병사들의 모습
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모습에선 아무런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 사실은 원쿠치엔 중장의 마음도 그랬다.
단둥교는 신의주를 오가는 상인들이 항상 이용하는 곳이다. 신의주로 가는
다리는 군사작전을 위해 어제 자정부터 국경이 봉쇄되었다. 오전 7시, 단둥
교 외곽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도로는 군병력을 실은 차량들이 길게 늘어섰다
. "인민군 부대에 연락을 취하도록!"
"예! 장군님."
통신장교의 대답이 이어졌다. 다리에 설치된 철책문이 열렸다. 수색중대의
병력을 실은 차량이 가장 먼저 다리로 진입했다. 단둥교는 차량이 지날 수
있는 2차선의 도로와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인도가 놓여 있는 제법 큰 다
리였다. 이전에 있던 도보중심형의 작은 다리는 재작년 단둥교가 완공된 이
후 철거되었다. "장군님!"
통신장교가 원쿠치엔에게 달려왔다.
"조선인민군 측에서 도강을 불허한답니다."
"뭐야?"
"단둥교의 신의주 국경수비대에서 즉시 차량을 돌려 중국으로 되돌아 갈 것
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이들은 자신들이 녹색군대라고 합니다." "뭐? 아니 언제 신의주에 녹색군
대가 들어왔다는 거야? 어제 저녁만 해도 국경수비대는 인민군 403부대 소속
이었잖나?"
"그렇습니다. 신의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평양 남부에 대치하고 있던 녹색군대가 벌써 이곳으로 와서 그것도 국경수
비대를 장악했을 리는 없습니다. 아마 신의주에 있는 부대가 스스로 녹색군
대에 합류한 모양입니다."
전략부장이 옆에서 말했다. 지휘부에서 새로운 명령이 하달하지 않은 상태
라 병력을 실은 차량은 계속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선두는 이미 다리의 중
간부분을 넘어서고 있었다. "전 병력을 전투태세로 전환시켜 신중하게 도
강하도록!"
빠르게 명령이 하달되었다. "포병은 어디 위치하고 있나?"
"각 포가 보병중대 사이사이에 나뉘어 배치되어 있습니다."
중량이 많이 나가는 자주포가 연이어 도강할 때 다리에 하중을 줄 우려가 있
어 각 포 사이의 간격을 넓혀 놓았다. "자주포는 도강을 미루고 지원 포격
할 수 있도록 진형을 갖추도록. 그리고 공중지원이 필요할지 모르니 항공여
단에 연락해서 대기시켜 놓도록."
빠르게 명령을 지시한 원쿠치엔은 자신의 온 몸이 어느새 긴장감으로 활처럼
당겨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 "오히려 잘된 일이야
. 처음부터 맥없이 걸어 들어가는 것은 마음에 안 들었거든."
* 연재 주기가 많이 늦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는 있었지만 변명은 않겠습니
다. 죄송합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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