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ail protected])=+= (17) 고구려 고토 회복 전
쟁 [미래역사소설] 21世紀 地球史 (17) 고구려 고토 회복 전쟁 ②
2008년 2월 9일 평양특별시 외곽 상원군 인민군 제 11기계화보병사단 주둔
지리형도 중장은 어째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이 예하 연대장과 참모들을 무서운 눈으로 쏘아보고 있었다. 상원군은 평
양의 남서쪽 외곽의 농장 지대이다. 주로 감자와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넓
은 초지이다. 겨울이라 농사를 중단한 밭에는 기갑부대의 차량과 자주포가
자리잡고 있었다. 기계화사단의 장비답게 밭에 1열로 도열해 있으니 그 자태
가 웅장했다. 그러나 자주포와 전차는 스스로의 무게에 의해 밭에 궤도가 빠
져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다. 4일전 11사단은 평양으로의 진입을 앞두고
이곳 상원 농장의 밭에 장비들을 모두 도열해두고 밤을 보냈다. 그러나 밤
사이 비가 내리더니 자주포와 탱크가 있던 자리가 모두 진창이 되어 버려 장
비를 움직이지 못하는 실정이 되었다. 일반 보병과 지휘관들의 짚차가 제대
로 움직이기 힘들 정도이니 50톤 가까이 되는 전차와 자주포가 움직이는 것
은 불가능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날이 보다 추워지면 땅이 굳으리라고 예상
하고 기다린 게 벌써 사흘이나 되었다. 날은 더 추워졌지만 땅은 전혀 딱딱
해지지 않았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구마이. 이런 일로 발목이 잡히다니
. 평양이 바로 저 너머인데."
리형도는 화가 나서 책상을 쳤다. "어째서, 이런 땅에다 진지를 구축했냐
말이야. 이보라우 작전참모!"
"예!"
"어찌된 것인지 말 좀 해보라우"
"예, 지금 원인을 분석하고 있긴 한데 도저히 이해가 안됩니다. 이 곳은 해
마다 훈련시에 자주포 이동 진지로 이용하고 있는 곳입니다. 한 여름에도 이
렇게 진창이 되지는 않는 곳입니다."
"그건 나도 알아."
리형도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해마다 훈련할 때마다 자주포와 전차들을 집
결시켜 진지를 구축하던 곳 아닌가? 그래서 밭을 파헤치는 바람에 이곳에서
농사를 하는 인민들에게 해마다 원성을 얻는 곳이다. 비가 좀 왔다고 진창
이 되는 곳은 결코 아니었다. 리형도 중장은 입이 바짝바짝 마르는 사흘
을 보냈다. 하루라도 빨리 평양에 입성해서 김성규와 합류해야 했다. 그래서
공을 세워야 주요 요직의 자리를 얻거나 향후 정국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바쁜 마음에 인근에서 마른 흙을 퍼다가 붓고
나무를 깔아 보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루종일 겨우 몇 십 미터를 움
직일 수 있었을 뿐이었다. "사단장님 김성규 사령관 동지입니다."
부관이 리형도에게 다가와서 전화가 와 있음을 알렸다. 리형도 중장은 전
화를 받으면서 갑갑한 마음이 들었다. 평양에 왜 빨리 들어오지 않느냐고 따
지는 전화일 것이다. "예, 사령관 동무. 리형돕니다."
김성규는 주석궁과 평양 일대를 장악하고 스스로 혁명군 사령관으로 자칭했
다. "동무, 뭐 하는 기요? 아직 진창에 빠져 있소?"
"예, 사령관 동지. 차량들이 꼼짝달싹 안 합니다. 저도 미치겠시오."
"동무! 나랑 뜻을 같이 하기 싫다면 싫다고 솔직히 말하시오. 내래 리형도
동무의 도움 없이도 저 반동들을 모두 물리칠 수 있으니께."
"그게 아입니다. 동무. 정말입니다. 여기 와보시면 알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반동들하고 싸우기도 병력이 부족한데 거길 누굴 보낸다 말이요? 그리
고 그리로 갈려면 지금 반동들이 장악하고 있는 남쪽을 지나가야 하는데 어
떻게 간단 말이요? 혹시 반동들하고 같이 있는 것은 아니오?"
리형도는 미칠 것 같았다. 전차가 진창에 빠져서 못 간다는 말은 스스로가
생각해도 수긍이 안가는 이유였다. 그렇다고 몇 안 되는 보병들을 도보로 보
낼 수는 없는 일이었다. 평양 남쪽은 석정후 장군이 지휘하는 녹색군대의 점
령지였다. 리형도와 11사단은 이곳에서 발이 묶인 채 오히려 녹색군대의 기
습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더 이상 변명은 마시오. 변명은 나중
에 직접 얼굴을 보고 듣겠소. 그 때도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지 두고 보겠소
."
화가 난 김성규가 거칠게 전화를 내려놓는 소리가 들렸다. 김성규의 화난
목소리를 듣자 리형도도 화가 났다. 언제부터 김성규가 자신에게 이렇게 대
했는 가 말인가? 군관학교도 리형도가 1년 선배였다. 사전에 이 일에 대해
의논할 때만 해도 선배님이라고 하면서 깍듯이 대하는 놈이 갑자기 기고만장
한 꼴을 보니 울화가 치밀었다. 차라리 석정후에게 붙어버릴까 생각이 들기
도 했다. 어찌 보면 그쪽이 훨씬 명분이 있었다. 자신의 기계화사단이 석정
후에게 붙는다면 주도권을 오히려 가져올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멀리 평양 시내에서 간간이 총성소리가 들려왔다. 같은 시각, 평양 주
석궁 혁명군 작전 회의 김성규는 전화기를 부셔져라 내려놓고는 씩씩대
고 있었다. "이놈들!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하나같이 이런 핑계를 대고
있군!"
김성규가 씩씩대자 강기욱이 걱정스런 눈으로 김성규를 보았다. 이곳 작전회
의실은 이번 쿠데타에 김성규와 함께 합류한 332사단장 강기욱과 인근 순천
에 있다가 달려온 12기갑여단장 장진국, 507사단장 려상태가 함께 있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곳은 이미 12개 지방부대의 지휘관이 함께 자리하고 있
어야 하지만 총 3개사단과 1개 여단만이 합류한 상태였다. "이렇게 되면
우리들만 가지고 반동들을 물리쳐야한가 보오."
려상태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 기회주의자들 같으니 전세가 어떻
게 돌아가는 지 두고 보겠다는 심사인 것 같소. 평양 근처까지 와서는 어느
편이 유리한지 보다가 유리한 쪽에 줄을 서겠다는 얄팍한 계산이오."
김성규가 분노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그건 좀 말이 안됩니다. 지
방부대들이 모두 동참한다면 반동들을 물리치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습네까
?"
12개 부대가 연합작전을 한다면 2개 부대와 민간인으로 편성된 녹색군대들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뭔가 수상한 조짐이 있는 건 분명하오. 이들
이 대는 핑계란 게 말도 안되는 소리들이요. 11기계화사단의 경우 진창에 전
차와 자주포가 꼼짝 못하고 있다고 하는 데 5기갑여단과 29기계화사단도 그
렇게 말하고 있소. 모두 중장비를 갖춘 부대요. 더 말이 안 되는 건 398사단
과 393부대요요. 이 두 부대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병력 대부분이 설사
병에 걸려서 기동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거요. 웃기지도 않는 이유를 대면서
그걸 믿으라니? 지금 식중독이 걸리는 계절도 아니지 않소? 게다가 이 두
부대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오고 있었단 말이요."
"더 이상한 건 아예 연락이 안되는 부대들이 많다는 겁네다. 분명히 주둔지
에서 출동한 것은 아는 데 오는 도중 어디로 사라졌는 지 행방불명인 부대가
3부대나 됩니다. 김성규는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애초에 연합을 약속
한 부대들이 배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도
안 되는 핑계로 합류를 미루고 있는 데다 연락마저 끊어버릴 이유가 없지 않
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성규로서도 석정후를 상대해야 한다는 것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석정후는 이미 그 능력을 충분히 인정받고 있는 뛰
어난 지휘관이었고 지방부대 뿐만 아니라 군에서는 이미 그의 능력을 잘 알
고 있었다. 지난 몇 년간 있었던 모의 전투 훈련에서 석정후는 항상 최고의
전적을 기록했던 것이다. 김성규는 석정후가 자신에게 동참은 하지 않더라
도 이렇게 까지 적극적으로 반발해올 것이라고는 미리 예측하지 못했다. 지
방부대 지휘관들은 어쩌면 상대가 석정후라는 이유로 막판에 다시 눈치를 보
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김성규는 보다 강하게 밀어붙여 석정후가 단지
훈련용 지휘관이라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지방부대
들도 더 이상 저울질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해군과
공군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었다. 북한의 경우 공군과 해군은 육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하고 육군의 작전에 종속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찌감치 전세를 관망하면서 내부적으로 조직의 결속을 다지고 있었
다. "우리들만이라도 반동들을 깨부숩시다. 그러면 다른 부대들도 생각
을 다시 할 것이요."
강기욱이 그 큰 덩치에 걸 맞는 크기의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말했다.
"그렇소. 그 때 가서 늦게 도착한 책임을 물을 것이요. 여기 계신 분들은 앞
으로 나와 같이 중요한 일들을 하게 될 것이요."
김성규가 다시 한 번 후일의 대가를 약속했다. 김성규는 최근 들어 자주 약
속을 자주하고 있었다. 이미 려상태에게 인민무력부장 자리를 약속했다. 유
난히 대가를 강조하는 것은 그 자신이 그만큼 자신이 없어졌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하지만 석정후를 그렇게 만만하게 볼 수는 없소. 그는 뛰어난
야전지휘관이요."
"그래도 병력이나 장비는 우리가 앞서고 있소."
"석정후의 딸이 반동들의 주모자였다니, 진작에 그를 제거했어야 했어."
석귀홍의 죽음으로 녹색군대의 단결력은 공고해 졌다. 녹색군대가 점령하
고 있는 평양 남쪽 거리에는 그녀의 정신을 기리는 집회가 계속 열리고 있었
고, 라디오에는 그녀가 생전에 남겼던 말들이 계속 방송되었다. 석귀홍은 김
일성을 우상화했던 것처럼 또 하나의 신격화된 조재가 되어 있었다. 총을 여
러 번 맞고도 다시 일어났다는 목격자들의 말도 더해졌다. 시가전 도중 시체
가 사라진 것도 신비감을 더했다. 평양에 도착한 세연은 귀홍이 살아있다
는 것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귀홍은 북한주민 뿐 아
니라 남한국민들에게도 통일을 위해 자신의 몸을 산화한 영웅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냥 그대로 두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었다. 자식을 잃은 슬픔에
빠진 석정후에게도 그 일을 숨기는 것이 가슴아프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세연은 이틀 전부터 방송을 통해 얼굴을 나타냈다. 한세연은 석
귀홍의 죽음을 애도하고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밝혔다. 그것에 고무된 녹
색군대의 사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고, 적색군대에서 이탈해서 녹
색군대로 투항하는 자들이 늘어가고 있었다. 한세연이 평양에서 반동들
을 획책하고 있다는 이유로 김성규는 남한 정부에 항의를 했지만 남한정부에
서는 냉정한 답변만이 돌아왔다. 김성규가 북한를 대표하는 정부라고 인정할
수 없다는 대답이었다. 동시에 통일과 남북경제협력의 파트너로서도 김성규
를 인정할 수 없다는 통보만을 받았다. 이에 평양외곽의 우리자동차 공장과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남한 인력을 억류시키겠다는 위협을 했지만 남한 정부
는 끄덕도 하지 않았다. 이미 우리자동차 지역은 석정후 장군의 영향권에 속
한 곳이었고, 개성공단의 경우 배달에 의해 자체 방어력을 갖추고 있었다.
결국 김성규는 자신이 우방이라고 믿고 있는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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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워 그런 지 컨디션도 안 좋고 회사 일도 바빠 글이 잘 안 써지네요
. 특히 업무시간에 소설 쓰고 있자니 눈치도 보이고....
분량도 그렇고 횟수도 그렇고 제가 스스로 마음에 안드네요.
죄송합니다. 좀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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