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세기 배달민족사-66화 (73/83)

[email protected])=+=                  (16) 통일의 꽃 먼저 연

재가 늦은 사과부터 드려야 하겠군요. 오늘 갑자기 예상치 않은 일이 생겨

하루종일 컴퓨터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곳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설정

을 조금 바꿔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연재를 하다보니 뒷부

분을 전개하면서 쓰다보니까 앞부분과 안 맞아서 앞부분을 수정해야되는 일

이 생기는군요. 지금까지는 아무 말 없이 슬쩍 앞부분을 고쳐놨는데 ^^. 이

건 워낙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는 부분이라 공지해 드립니다. 이 소설 10회

에 나오는 부분 중 준영이 세연에게 "통일한국의 첫 번째 대통령이 될 것"이

라고 말하는 부분을 삭제합니다. 글의 전개상 세연은 첫 번째 대통령이 될

수 없겠습니다. 왜냐하면 통일이 제가 당시에 계산했던 것보다 몇 년 빨라진

데다가 나이가 20대의 대통령은 헌법상 불가능하고 또 아무리 소설이지만 대

통령의 나이로는 너무 어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러니 세

연이 배달의 첫 번째 대통령이 된다는 사실은 모두 잊어주십시오. 그리

고 지난 회 연재 분에서 배상금이 너무 적다는 의견이 각 사이트에서 모두

올라오고 있네요. 배상금이 저도 적다는 생각은 했지만 돈에 크게 욕심이 없

는 배달이 배상금은 받아도 그만 안 받아도 그만인 상황에서 설정한 거라 적

게 책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걸 읽으시는 분들은 많이 거슬리셨나 봅니다

. 일본의 경제규모나 외환보유고를 볼 때 너무 저렴하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 하지만 배상금은 일본의 경제규모나 외환보유고를 그 책정의 기준으로

잡는 것은 아닙니다. 잘사는 나라에게 싸워서 이기면 대박이고, 못사는 나라

와 싸워서 이기면 배상금을 안 받나요? (안 받기도 하는 군요...^^) 배상금

은 말 그대로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배상한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배상금을 받는 국가의 피해가 기준이 됩니다. 그렇지 않고 일본이 잘사니까

많이 받아야 되겠다는 것은 도둑놈 심보가 아니겠습니까? 또 최근의 전쟁은

배상금을 거론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최근에 있었던 전쟁 중 배상

금이 지급된 경우는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전쟁이었는데 이 때 배상

금은 영국군의 전쟁수행을 위해 사용된 비용에 사망한 영국군에게 지급할 보

상금 정도의 수준에서 결정되었습니다. 오히려 그보다는 향후에 포클랜드에

대한 권리 포기 약속 등이 주요한 정전협정의 이슈였습니다. 그리고 경제

에 대한 개념을 좀 잘 아시는 분들은 300억 달러가 일본 1년 예산의 5% 정도

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본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일본이 세계 1위의 외환보유를 자랑하고 있지만 동시에 외채도

120억 달러 넘게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셔야 됩니다. 8000억불이 넘은

외화를 가지고 있으면서 왜 120억밖에 안 되는 외채를 갚지 않고 매년 10억

불이 넘는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 지 이해하셔야 합니다. 한국이 1600억불의

외화보유(세계 5위입니다.)를 하면서도 450억불 규모의 외채를 못 갚는 것

과 같은 이치입니다. 물론 전쟁배상금이 차후에 전쟁을 못 일으키게 하기

위해서 국방예산을 편성할 수 없도록 경제를 초토화시키는 수준으로 결정되

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에게 유럽 각 국은 엄

청난 액수의 배상금을 요구합니다. 물론 이 때도 피해에 대한 배상이 공식적

배상금 결정 기준이었습니다만 각 국이 요구한 금액에는 독일로 하여금 차

후에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독일은 다

시 전쟁을 일으킵니다. 왜냐하면 배상금을 도저히 못 갚을 수준이었기 때문

입니다. 막대한 배상금 때문에 독일 국민들은 자신들에게 이긴 유럽 각 국에

대한 강한 증오심이 생겼고, 배상금을 갚는 대신 이겨서 이 번에는 배상금

을 받자는 심정이 저변에 깔렸죠. 10년 분할의 지급의 경우도 일본에 대한

배려 때문은 아닙니다. 일본에게 두고두고 패배의 기억을 상기시켜주기 위

한 배달의 의도가 담긴 부분이죠. 어쨌든 지난 회에 말씀드린 배상금의

결정에 일본의 경제력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이 부분을 가지고 꼬리말을 쓰신 분들끼리 서로 감정싸움까지 벌이시는 것

을 보고 죄송하게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에 해당하는 꼬리말은 제가

임의로 지웠습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영명님의 꼬리말도 지웠습니다. 정말 영명하시더군요. 영명님이 올리

신 꼬리말이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너무 정확히 파악하셔서 제가 깜짝 놀랐

습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이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 글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 지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이제 소설 더러갑니다아. (허둥 9단 버전으로)

[미래역사소설] 21世紀 地球史 (16) 통일의 꽃 ②2008년 1월 6일,

평양 김일성 대학학교는 방학인데도 많은 학생들이 붐비고 있었다. 방학

중이지만 주체사상학과 경제학 등 학점을 얻을 수 있는 과목이 개설되었고,

또 소단위 학회 모임이 결성되어 정기적인 학술회의가 있었다. 게다가 방학

이 끝나면 바로 시험으로 한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도서관에도 많은 학생들

이 공부를 하고 있었다. 북한의 대학생들은 방학 때도 맘놓고 놀기가 힘든

데 그건 취업준비 때문에 방학 때도 책과 씨름을 해야하는 남한의 대학생들

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는 상황이었다. 리경호는 대학 게시판에 붙은 여러

가지 공지와 안내문들을 보고 있었다. 각 강의 별로 제시된 방학과업(일종

의 방학숙제-허걱!)과 특강의 알림, 각종 학회의 모임 공지가 있었다. 리경

호는 자본주의 연구회라는 학회에 가입되어 있었다. 대학 내 학회라는 것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모임이 아니라 학교 당국에서 정해놓은 모임이었다. 신

입생은 의무적으로 하나 이상의 학회에 가입해서 활동을 해야 했다. 리경호

는 신입생때 얼떨결에 자본주의 연구회라는 학회에 가입했는데, 주로 자본주

의 사회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공산주의의 우월성을 확인하는 것이 학회의 주

목적이었다. 그러나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변화를 모색해 가는 요즘 시점에

서 학회는 그 연구 주제와 방향에 커다란 딜레마에 빠져있는 단계였다.

게시판을 읽던 리경호는 문득 무언가가 자신의 눈을 끄는 것을 발견했다.

'1월 7일 새벽 02시 중앙방송 채널 7번을 시청하고 토론하기. 쉿-'

모든 학술모임 안내문 아래쪽에 작은 글씨로 써있는 것이었다. 프로그램명도

없었다. 그리고 쉿-이라니? 뭔가 비밀스런 느낌이 나는 한 단어가 왜인지

눈길을 끄는 것이었다. 중앙방송은 별다른 일이 없으면 밤 12시에 방송이 끝

난다. 그리고 다음날 저녁 5시까지 방송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새벽 두시에

무슨 방송이란 것일까? 리경호는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그다지 별 신경을 쓰

지 않고 학회실로 향했다. 학회에 도착한 경호는 안내문에 붙어있던 새

벽 2시의 방송이 학생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게시문에

짧게 올려진 한 줄의 문장이지만 그것이 가지는 전파력은 대단한 것이었다

. 학회에서의 분위기는 오늘밤, 정확히는 내일 새벽 중앙방송에서 무언가 방

송될 것이라는 것은 모두 의심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쉿-이라는 단어

가 가지는 힘은 대단했다. 원래 북한과 같은 통제사회에서 비공식언론의 힘

은 대단하다. 유언비어나 소문 같은 음성적인 언론이 정통 언론보다 더 신뢰

를 받으며 퍼져나가는 특징을 가지는 것이다. "방송국에 있는 선배에게

물어봤는데 모른다는데? 그런 방송이 나갈 계획이 없다는 거지."

"누가 해적 방송을 트나?"

"우리 공화국에서는 말도 안 되지 안겠어?"

"어쨋든 엄청 재미있을 거라는 소문이 파다하다믄서?"

"가장 유력한 소문은 남조선에서 만든 프로그램이라는 설이 가장 확실하다우

."

"그런데 그건 이해가 안돼. 벌써 소문이 다 퍼져서 당에서도 알고 있을 것인

데, 검열 안 된 방송이 전파를 탈 수 있겠어? 방송국에서 누가 그 시간에 몰

래 방송을 송출한다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는 말이지"

리경호는 학생들의 말을 들으면서 미지의 남조선을 잠깐 떠올렸다. 항상 남

조선은 두 가지 모습으로 다가왔다. 어렸을 때 경호가 알고 있던 남조선은

미군의 군화발 아래 인민들이 고통받고 미제 앞잡이들이 북침을 위해 칼을

갈고 있는 곳이었다. 어릴 때 경호는 학교에서 남조선의 아이들이 못 먹고

못 입고 매일 매를 맞아가며 산다는 것에 눈물을 흘리면서 조국통일을 위한

역군이 되겠다고 다짐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커가면서 점차

남조선에 대한 이야기는 자신이 알고 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 남조선을 갔다온 사람들로부터 중국에서 남

조선 사람들을 만났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해 들으면서 이제 북조선사람

들 누구도 남조선 사람들이 북조선 사람보다 못 산다는 말은 믿지 않았다.

개성에 남조선과 함작으로 만든 공장이 서고 그곳에 일하는 사람들이 인민들

중 고소득을 올리는 부유층으로 등장하자 아예 당에서조차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어졌다. 대신 시장경제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

시되고 있는 시점이었다. 그것도 불온단체가 아니라 당에서 나오고 있는 것

이다. 자연히 경호의 머리 속에서는 막연한 풍요와 자유로운 이미지의 남

조선과 통일을 해서 구출해야 하는 동포들이 사는 땅인 남조선이 혼재되어

있었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을 이야기할 때 할 때의 남조선과 공산주의 혁

명론을 공부하거나 조국통일을 생각할 때의 남조선은 마치 서로 다른 곳인

것처럼 느껴졌다. 리경호는 오늘 도서관에서 늦게까지 공부하려던 생각을

접고 일찍 집으로 가기로 했다. 새벽에 TV를 보려면 좀 쉬는 게 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2008년 1월 7일 새벽 1시 40분 중앙방송 주조종실

방송국에는 거의 전 직원이 퇴근도 하지 못하고 대기 중이었다. 며칠 전

부터 잠시 후 두시에 특별방송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소문에는 오

늘 방송에서 고위급 간부의 비리도 폭로되고 그간 당에서 인민의 이름을 빌

어 당원들의 사리사욕을 채운 정책들이 고발될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다. 김

정일 지도자 동지의 문란한 사생활이 폭로된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래서 방

송국에는 그러한 소문이 어디에서 유포되었는지 밝혀내고 만약 모종의 검열

사고, 즉 검열을 거치지 않은 불온 방송물이 방송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방송국에 당 간부와 공안들이 총출동한 상태였다.

김인기 문화선전부장은 평상시 화면에서 보이던 그 인자하고 편안한 이미지

의 얼굴을 싹 지우고 잔뜩 독기를 품고 방송국 직원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주조종실은 조금 전 자정에 방송을 끝마치고 불이 다 꺼진 싸인오프 상태였

다. 중앙방송사 안에는 총 4개의 부조종실이 있었다. 부조종실은 방송의 녹

화와 생방송을 진행하는 스튜디오가 딸려있고 자막기와 화면효과 등 기타장

치가 달린 곳으로 방송을 제작하는 곳이고, 주조종실은 각 부조와 연결하여

생방송을 중계하거나 녹화한 테이프를 보관했다가 방송시간에 맞춰 송출하

는 곳이다. 즉 주조종실은 방송국에서 송출되는 화면과 음향의 마지막 출구

였다. 여기서 나가는 화면이 바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간혹 생방

송을 진행하는 부조(종실)의 스튜디오나 VCR 데크에서 나오는 화면이 송출되

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결국 주조종실을 거치지 않고 바로 송출될 수 없다

. 부조는 송출시스템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 주조에 모여서 일

종의 보초를 서고 있는 것이었다. "내일 아침에 보위국 직원들을 풀어서

유언비어를 유포한 놈들을 모조리 잡아들여야 할 것이야."

김인기가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말했다. 직원 몇 명이 김인기와 눈이 마주치

자 움찔했다. 재수 없이 잘 못 걸리면 끝장나는 수가 있었다. 이런 경우 보

위국에 잡혀가면 실제로 그런 일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

다. 일단 보위국은 용의자들을 잡아서 신속하게 자백 받고 처벌해서 정국의

안정을 꾀할 것이다. 이런 경우 일단 용의 선상에 오르면 그것으로 끝이었

다. 그 다음은 얼마나 고문을 오래 버티느냐 하는 것인데 별로 승산 없는 싸

움이었다. 이윽고 정각 2시가 되었다. 부조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도 부조종실의 콘솔을 향해 접근하는 바람도 없었고, 송출하는

방송신호를 보여주는 모니터도 그냥 그대로였다. PGM과 PST도 정파(停波)를

알리는 칼라바가 화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그 때였다. 김인기의 핸드폰이

울리는 바람에 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 김인기가 전화를 받았다.

"니 지금 뭐 하는 새끼래?"

전화 속의 목소리는 다짜고짜 고함부터 질렀다.

"그거이 무신 말씀이십니까?"

"아니 동무는 지금 TV를 안보고 있단 말이오? 당이 발칵 뒤집어졌단 말이다

."

"예? 그럴 리가?"

"아니 방송국에 있는 놈이 모르면 어떤 놈이 알갔어?"

이게 무슨 벼락같은 소린가 싶어 김인기가 당황했다. "당장 방송 끄라우.

"

"알갔습니다."

김인기가 전화를 끊고 편성국장을 찾았다. "아니 지금 방송중이 화면이 무

엇이요?"

"저겁니다."

편성국장이 PGM이라고 적힌 화면을 가르켰다.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다

른 TV 없어? 지금 여기서 나가는 방송말고, 전파로 잡히는 방송말이야."

"저기 있습니다."

한 직원이 부조종실 한쪽 구석에 있는 조그마한 방송 수상기를 가리켰다.

"켜봐"

TV를 켜자 화면에는 평양의 외곽에 있는 암시장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곳은

북한 주민들이 외국에서 들여온 수입품들이 거래되는 곳이었다. 북한 돈 뿐

만 아니라 중국 위안화와 달러, 심지어는 한국 돈까지 지급수단이 되는 곳

으로 외국에서 비밀리에 들여온 물건들이 값비싸게 거래되는 곳이었다. 200

6년부터 평양에 자생적으로 비밀리에 섰다가 사라지고 하는 은밀한 시장으로

이곳에서 물건을 산 중간상인들이 다시 당 간부나 좀 여유 있는 사람들에게

방문판매를 하고 중간 마진을 챙기기도 한다. 거래가 한창인데 공안 수명이

나타났다. 그런데 공안들은 단속할 생각은 안하고 상인들과 인사를 하고 있

었다. 공안과 상인이 사람들에 가려 잠깐 안보였는데 공안들은 다시 시장에

서 벗어나고 있었다. 손에 무언가가 담긴 종이가방을 하나씩 든 채였다.

"저런 반동놈의 간나 새끼들이!"

김인기가 화면을 보고 있다가 언뜻 정신을 차렸다. "새끼들아! 이게 어디

서 송출되는지 빨리 밝히라우."

김인기는 말은 그렇게 하면서 자신도 눈을 화면에서 떼지 못하고 있었다. 또

어떤 화면이 나오는 지 궁금해서였다. "이건 '조국은 변화하고 있다'같습

니다."

"뭐이야?"

"예, 지난 해 남조선 학생이 공화국에 와서 만들어 방송한 프로그램입니다.

"

"아니 작년에 방송한 프로그램에 이런 내용이 있단 말야?"

"아닙니다. 제가 알기엔 그 부분은 편집되어서 잘려 나간 걸로 알고 있습니

다. 프로그램 제목도 지금은 바뀌어 있습니다. 대동강의 눈물 1부로 되어 있

는 것 같습니다. 그 때 검열을 했던 동무가 리순천 동무인데, 가만?"

편성국장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다른 직원에게 물었다.

"리순천 동무는 왜 안보이요?"

"예? 그러고 보니 아까 저녁때부터 못 본 것 같습니다."

편성국장의 말을 듣고 있던 김인기가 말했다. "빨리 찾으시오. 참 그리고

여기서 내보내지도 않은 화면이 방송되는 이유는 뭐요? 그게 불가능하다고

하지 않았소? 그런데 방송이 나오는 건 무슨 조화요?"

"그게 저도 잘....."

편성국장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때 다른 직원이 말을 했다. 기술부 직원

이었다. "혹시 연주소에서 송출하는 것은 아닐까요?"

"연주소! 그걸 왜 생각 못했지. 연주소에 전화 걸어봐"

편성국장이 아차 하는 표정으로 다급하게 지시했다.

그걸 보고 있던 김인기가 편성국장에게 날카로운 눈으로 물었다.

"연주소가 뭐요?"

"예, 중계탑을 말하는 겁니다. 여기서 방송전파를 내보내면 중계탑이 있는

연주소로 가서 연주소에서 중계탑을 통해 전국에 있는 중계탑으로 송출합니

다. 그러면 중계탑에서 각 인민들 가정에 있는 수상기에 신호를 보내서 방송

이 됩니다. 연주소에는 방송국이 정전일 때를 대비해서 안내방송을 낼 수 있

는 테이프와 재생녹화기(VCR)가 있습니다."

"그걸 왜 이제야 말하는 거요?"

"설마 연주소를 이용할 거라는 생각은 .... 그곳이 워낙 높고 험한 곳이라.

.."

"국장님! 연주소에서 전화를 안 받습니다."

연주소에 전화를 걸던 직원이 소리쳤다.

"당신! 징계 받을 각오를 하시오."

김인기가 편성국장에게 으르렁거렸다. "뭣 들 해? 당장 연주소로 출동해!

"

그렇게 명령하고 나서 김인기는 다시 TV를 향해 눈을 돌렸다. ---오늘

(6/30) 중에 한 편 더 올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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