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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태평양대첩 ⑭2007년 12월 19일 0시, 일본방위청 전시합동막료
회의"배달에 대한 폭격은 배달의 강한 저항으로 폭격기와 전투기의 손실
이 많았습니다만 배달섬 일대를 초토화시킬 만큼 시가지의 건물 대부분을 파
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현재 해군의 추가 폭격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상
군의 투입을 위해 상륙함과 수송기가 배달을 향해 가고 있는 중입니다."
전쟁 수행을 위해 구성된 합동막료부의 작전참모 시마다 다께시 공장보가 브
리핑을 하고 있었다.
고미즈 수상과 방위청 장관 노부다까 이따로를 비롯해 각군의 막료장이 모두
자리했다. 수상은 배달의 폭격이 성공했다는 말에도 얼굴이 굳은 채로 말이
없었다. 생각보다 아군 피해가 많았던 것이다. 인구 1억이 넘는 일본이 만
분의 1도 되지 않는 작은 섬나라를 공격하는 데 입은 피해로는 너무 컸다.
물론 배달의 뒤에 한국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또 다른 평가가 되겠
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폭격을 가하는 쪽에서 입은 피해로 본다면 전쟁역사상
최대규모가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폭격전투기 조종사들의 말에
따르면 군부대나 군사시설로 보이는 시설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보고를 들었
소. 그리고 결정적으로 거북선의 모습이나 거북선이 있을 만한 선거도 발견
하지 못했다는 데 폭격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은 좀 과장된 평가가 아니겠소?
" 노부다까 장관이 지적하자 시마다 공장보의 표정이 굳어졌다. 공군 출신
으로 합동막료부에 파견된 시마다 공장보는 조금 전까지 침을 튀기며 공군의
활약을 강조했던 것인데, 장관의 지적에 허가 찔린 것이다. "어차피 배달
은 군사시설이 한국에서 지원된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시설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공군은 배달의 공항과 항구 일대, 대공미사일기지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따라서 이 시간 이후로 배달이 공군과 해군을 원
활하게 운용하는 데 막대한 차질을 빚을 것입니다. 그것만해도 상당한 성과
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항공막료장 오오다 야마세키가 공군의 입장을 대변하며 장관의 말에 대답했
다. "그 공항에 배달의 전투기가 있었소? 아님 항구에 정박된 거북선이라
도 보셨소? 아무래도 나는 이 번 폭격의 효과가 과연 얼마나 큰 지에 의문이
듭니다. 공군은 배달의 대공미사일 기지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소."
장관의 지적은 멈출 줄 몰랐다. 특정 세력에 소속됨이 없이 항상 주변과의
원만한 관계로 방위청 장관의 자리에 있었지만 실질적인 장악력이 떨어져 있
던 방위청장관이 강한 어조로 발언하자 사람들이 놀라면서도 아무 말을 하지
못했다. 두 번의 전쟁을 거치면서 방위청 장관의 입지가 오히려 올라갔다.
일반적으로 승전보가 계속되면 현직군인의 입김이 강해지는 것과는 달리 군
이 패배를 계속하면서 군부의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대신 방위청장관의 영향
력이 강해지는 것이었다. 장관이 질책하듯 말하자 육상막료장 하네 노리
모토가 말했다. "일단 육군이 상륙해서 청소를 시작하면 구체적인 전과가
나올 것입니다. 어쨌든 그 정도 폭격이면 배달 내의 전투력은 거의 소진되
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수상이 굳은 표정을 풀지 않은 채 말했다. "다께시마 쪽
상황은 어떻습니까?"
수상이 묻자 고바야시 해장이 갑자기 곤혹스런 표정이 되었다. "치열한 공
방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수상이 탁자를 탁 소리나게 내리쳤다. "치열한 공방전이라니요. 지금 그게
말이 됩니까? 전력 차이가 얼마나 나는데 지금 공방전이라니요."
수상이 벼르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고바야시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기다렸
다는 듯이 고함을 지른 것이다. 수상은 고바야시에게 평상시 가지고 있던 불
만까지 실어서 질책하고 있는 중이었다. 벌써 전체 일본해군의 반 가까운 전
투함을 잃었고, 전사자도 엄청났다. 게다가 일본 해군력의 상징이랄 수 있는
토요토미와 대부분의 이지스함를 잃은 상태에서 과연 일본이 최강의 해군력
을 가진 나라라는 자부심을 할 수 있는 지 의문스러운 것이었다. 고미즈 수
상은 처음에 해군의 실패를 은연중에 기뻐했었다. 그것을 빌미로 향후에 해
군 내에서의 세력 판도를 바꿔볼 계산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전투함
이 급격히 소실된 지금 고미즈는 진심으로 해군을 걱정하고 있었다. "이
제 한국군과의 교전은 공군과 육군에게 맡기고 해군은 해상봉쇄에 주력할 때
가 되었소.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다께시마를 탈환하는 게 급선무요
. 어떤 희생이 따르더라도 다께시마를 일본해군의 통제 하에 두어야 할 것이
요."
방위청 장관 노부다까가 말했다. 노부다까는 이번 전쟁을 치르면서 일본 군
부나 정계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며 입지를 굳히고 있는 중이었다. 일본
입장에서 독도의 탈환은 동해에서 벌이는 해전의 가장 중요한 전술 목표였
다. 독도는 한국과 일본과의 전쟁에서 하나의 상징이 되는 것이다. 상대적으
로 육군력이 취약한 일본이 한반도 내에 지상군을 상륙시키는 것은 현실적으
로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일본이 한국과의 전쟁에서 주 전술로 사용하는
것이 해상봉쇄 후 공습폭격인데 독도를 장악할 수 없다면 해상봉쇄라는 것
은 그 빛을 잃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으로서는 울릉도에 있는 한
국공군의 이륙기지를 접수하게 된다면 한반도 폭격과 향후 전황에 큰 거점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따라서 일본에서 이야기하는 다께시마 탈환은 독도의
점령을 넘어서 울릉도의 탈취를 내심 의미하고 있었다. "전체적인 전황
으로 볼 때 예상보다 훨씬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일단 주요 목적은 달성이
되리라고 봅니다. 다께시마로 전진하는 함대가 고전을 하고 있지만 결국 다
께시마를 탈환할 것이고 배달 정벌도 성공할 것 같습니다. 이제 해군은 해상
봉쇄작전에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대기하고 있는 사세보와 이키 지방함대
에게 봉쇄작전에 돌입할 것을 명령합니다."
노부다까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헌법상의 군 통수권자인 수상도 있었고
, 해군의 작전권을 가진 해군막료장도 자리에 있었지만 노부다까의 명령은
언제부터인가 권위를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합동막료회의가 진행되고 있
는 그 시간 전황은 결코 그들이 생각하는 대로 흘러가주지 않았다.
2007년 12월 19일 새벽 0시 20분 동해상공마사토모 공좌는 자신의 F-1
5J에서 불안하게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레이더에서는 멀리 있는 동료 전
투기의 인식코드만이 보여지고 있었다. 적기는 레이더에 나타난 적이 없었다
. 한국이 언제부터 스텔스를 보유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스텔스라고 레
이더에 무조건 안 잡히는 것은 아니다. 일정 속도 이하나 관측점이 많아지면
레이더에 잡히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배달의 F-16은 전혀 레이더에 잡히
지 않는다는 것이다. 육안으로 본 적기는 F-16이었는데도 스텔스 기능을 가
지고 있으니 미칠 노릇이었다. 일본은 한국전투기와 조우해서 교전을 시작
한 지 5분만에 20대가 넘는 전투기를 순식간에 격추 당했다. 한국전투기는
공중에서 어떻게 기동을 하는 지 어느새 소리도 없이 뒤쪽에서 나타났다. 그
리고는 순식간에 시야에서 벗어났다. 속도는 약 2.0정도인 것 같았지만 예상
치 못한 장소에서 갑자기 순간 가속을 해서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이었다. 그
리곤 어느새 뒤쪽에서 나타났다. 조기경보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군
의 VF-16은 경보망에 나타났다 사라졌다 했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외형이 K
F-16과는 아무런 차이가 보이지 않는 비행기가 스텔스기능을 갖추고 있으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일본의 경보망에서도 관측이 되지 않는 KF-16과의 공
중전은 이미 수적 우세를 잃고 있었다. 어느새 자신들의 편대는 남쪽으로
상당히 많이 내려와 있었다.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적기들을 쫓다가 또 쫓
기다가 대마도가 아래로 보이는 곳까지 내려와 있었다. 더 이상 함대들도 보
이지 않았다. 레이더를 보니 주변에 약 10여대의 F-15J가 탐색되었다.
자신의 전방에 거의 같은 속도로 날고 있던 무라카와가 아무런 예고나 전조
없이 순식간에 금백색 섬광에 휘말리더니 조각난 채로 하늘에서 공중제비를
돌기 시작했다. 무라카와의 비행기는 부셔진 채 속도를 잃는 바람에 마사모
토의 전투기의 옆을 스쳐 뒤로 휙 하고 지나갔다. 마사모토는 급하게 기체를
회전시켰다. 그러는 와중에서도 무라카와의 전투기에서 계속 조각들이 떨어
져 나왔다. 마사모토는 반격해 주고 싶었다. 상대방에게 되쏘아주고 싶었
다. 하지만 주변 하늘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마사모토는 이대로 허무
하게 공중에서 사라져버리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적기는 자신이 보지 못
하는 사각 어디에선가 자신을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마사모토는 이와이
를 불렀다. 자신의 뒤에서 비행하는 동료였다. "이와이, 놈들은 어디 있는
가? 뭔가가 보이는 게 있는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와이의 목소리도 당혹스런 기색이 역력했다. 마사모토는 절망했다. 넓
고 텅 빈 하늘이다. 그냥 계속 날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이라도 기수를
돌려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대일본혼을 지닌 군인이 그럴 수는
없었다. 비행복은 땀으로 젖었는데 오히려 몸에서는 소름이 느껴졌다. 일
본공군의 전투기는 몇 대가 남았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러나 아직 한국의
전투기를 격추시켰다는 보고는 하나도 들은 바가 없었다. 마사모토의
편대는 다시 독도 방향으로 기수를 돌렸다. 마하 2가 넘는 최고속도로 나르
면서 마사모토는 마치 누구에겐가 쫓기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적기가 나
타난 것은 후방이 아니라 전방이었다. 놀라운 속도로 일본 전투기와 마주보
고 날아오던 한국전투기가 공중에서 갑자기 정지했다. 속도를 늦추는 데 실
패한 마사모토 편대 일행은 공중에 거의 떠있다 시피한 한국전투기를 지나쳤
다. 마사모토는 급하게 날개를 꺾으며 고도를 낮추면서 방향을 틀었다. 그러
나 마사모토의 눈에 들어온 장면은 이와이의 전투기가 공중 폭발하는 장면이
었다. 이와이를 격추시킨 KF-16 - 마사모토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은
또 날개를 오른쪽으로 꺾으며 시야에서 멀어졌다. 마사모토는 한국전투기가
사라진 방향으로 날개를 꺾어 전속력으로 쫓아갔다. 한참을 쫓아가니 전
방에서 유유히 나르고 있는 KF-16 한 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적기는
금방 마사모토의 존재를 확인했는지 공중으로 치솟으며 재주넘듯 마사모토
의 머리 위로 날아 사라져버렸다. 한국전투기는 일본의 위치를 다 알고 있는
데 일본에서는 도저히 알 수 없다니 마사모토는 뭔가 억울하고 속은 듯한 느
낌이 들었다. 전투기를 다시 공중기동하며 마사모토는 순간 자신이 해상
위가 아니라 육지의 상공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와이의 격추로 흥분
한 바람에 한국의 영토 위까지 날아온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든지 방공포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레이더에 지상에서 발사된 미사일의
궤적이 잡혔다. 항상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적기를 상대하다가 레이더에 선
명하게 보여지는 적의 미사일은 오히려 반가울 정도였다. 마사모토는 정확하
게 자신을 노리고 날아오는 유도탄을 피하기는 늦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미 속도를 많이 늦추고 있는 상태라 지금부터 가속을 해도 미사일을 피하기
는 어려울 터였다. 마사카미는 그동안 가상훈련 속에서만 수없이 했던 비상
탈출 스위치를 힘껏 눌렀다. 공중으로 한껏 치솟아올랐다가 다시 땅으로 떨
어지는 마사카미의 눈에 자신과 동고동락했던 애기가 명중되어 불꽃으로 변
하는 모습이 들어왔다. 오늘 좀 짧네요. 손들고 반성합니다. ioi대
신 다음 회에 좀 많이 쓸께요......요즘 바빠서..(비겁한 변명입니다...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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