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세기 배달민족사-55화 (59/83)

많이 읽어주시고 조언바랍니다. (15) 제 2차 태평양대첩 ⑥20

07년 12월 18일 오후 5시 40분 독도 남동쪽 12해리 지점"여기는 대한민

국 해군입니다. 귀 일본군함들은 지금 대한민국 영해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2007년 12월 현재 일본선박들의 무해통항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

다는 것을 고지하는 바이며 영해를 침범할 시에는 즉각 공격을 감행할 것입

니다. 다시 한 번 통보합니다." 대한민국 해군의 통지는 아무런 감정이 느

껴지지 않는 무미건조한 어조로 전달되고 있었다. 무해통항권이란 것은 선박

이 다른 나라의 영해를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것을 전제로 사전에 통

보나 승인을 받을 필요이 영해를 통과하여 운항할 구 있는 권리를 말한다.

우리 해양법 5조1항에서는 모든 외국선박에 대해 한국영해를 무해 통선(通船

)이 가능토록 규정하고 있다. 외국 군함이나 비상업용 선박도 3일전 사전통

보를 하면 허용토록 하고 있는데 다만 국가안전보장상의 필요에 따라 영해

내 타국 선박의 무해통항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킬 수 있는 예외조항도 있다.

정부는 1973년 이후 북한에 대해서만큼은 '정전(停戰)상태'임을 들어 무해

통항권을 인정치 않아 왔다. 그러던 것이 지난 11월 일본의 배달에 대한 선

전포고 이후 한일 간의 모든 협정을 파기하면서 무해통항권도 인정하지 않게

된 것이다. 무해통항권은 선박에 대해서만 인정하는 것으로 항공기의 경

우는 달랐다. 선박이야 영해를 침범하더라도 영토에 이르는 동안 어느 정도

시간도 걸리고 또 영해를 침범하는 모든 선박들을 일일이 감시하는 것도 용

이한 일이 아니자만 항공기의 경우 영해를 무단 침입하다가는 미사일부터 안

맞으면 다행이다. 항공기에 대한 무해통항권을 인정하다가는 영공을 침범한

적기가 무해통항기인지 적기인지 판별할 시간도 안주고 폭격이라도 하면 큰

일인 것이다. 따라서 항공기에 대해서는 아주 엄격하게 영공권을 행사하는

것이 국제관례였다. 실제로 2003년에는 인천발 홍콩행 국내 항공기가 영공통

과허가 없이 중국영공을 통과하려다가 되돌아온 일도 있었다. 조류독감으로

항공편이 4개월 간 중단되었다가 재개된 첫 비행에서 항공사의 실수로 영공

통과신청을 하지 않고 기존의 노선대로 운항하다가 자칫 큰일날 뻔한 것이다

. "한국놈들 언제부터 일본어를 안 쓴 거야?"

노리부시 이츠카오 일본 마이즈루함대 사령관이 일반 통신으로 전해오는 한

국말에 기분 나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과 일본의

근해에서 양국의 선박이 만날 때는 특별히 정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어로 통

용해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한국선박들이 일체의 일본어를 사용하지 않

고 있었다. 때때로 충돌이 생기는 경우에도 한국선박들은 일본어를 알아들으

면서도 자신이 필요한 말만 듣고 나머지는 못들은 척 했다. 그리고 한국말로

자신이 할 말만 하고는 알아서 해라는 식이었다. 처음에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선박들의 불이익도 많았다. 갑자기 내려진 무해통항권 제외 조치로

수많은 일본 선박들이 한국영해에 들어가지 못하고 되돌아가거나 한국 해경

에 나포되는 상황이 곳곳에서 연출되었다. 할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한

국어를 할 줄 아는 선원을 탑승시키게 된 일본선박들의 불편도 불편이지만,

은근히 가지고 있던 해양강국으로서의 자부심도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런

얘기를 신문지상에서만 접하던 노리부시 사령관은 막상 들은 대로 한국어로

만 통보되는 한국해군의 통신문에 갑자기 기분이 상한 것이다. "저놈들이

뭐라고 하는 거야?"

"영해에 들어오면 쏘겠답니다."

통역관이 한국어를 간단하게 요약해서 번역했다. 굳이 번역하지 않아도 그런

내용일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번역한 말을 들으니 노리부시는 더욱 기분이

나빴다. 생각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한 판 붙어보고 싶었지만 상부의 명령을

받고 나온 터라 섣불리 영해를 진격을 하지 않고 있었다. 노리부시는 시계

를 쳐다보았다. 오후 3시를 조금 지나고 있었다. "두고 보자."

노리부시는 전방에 도열한 채 서 있는 한국군함들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4

0척의 일본함대를 마중 나온 한국함대들은 17척에 불과했다. 그것도 순양함

하나 없이 구축함 5척에 참수리급 고속정 12척이 모두였다. 한국도 1990년

대 들어서 일명 KDX(한국현구축함)사업을 통해 구축함 부분에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일본이 투입하는 돈과 한국이 투입한 돈은 이미 단위수가

달랐다. 한국 해군은 아직 변변한 이지스함 1척 없는 상태 아닌가?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이 정도 한국해군의 전단은 순식간에 박살 낼 수도 있었다.

물론 조심할 부분도 있었다. 저 바다 속에서는 장보고급 잠수함 여러 척과

2004년 진수된 장문휴급 잠수함이 한 척 또는 두 척이 숨죽이고 포진해 있을

터여서 그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다. 일본은 저번 배달과의 해전에서

중앙함대에 소속된 대잠초계기 중 5기를 잃었다. 그래서 마이즈루함대 소속

의 초계기 중 4기를 배달과의 해전에 대비하여 중앙함대에 파견된 상태이며

2기만이 동해에 배치된 것이다. 초계기가 2기라는 것은 4대일 때에 비해서

그만큼 초계 범위가 좁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P-3C 초계기 오라이언은 초

계임무를 수행하면서 비행할 수 있는 한도시간이 6시간정도인데 그 전에 부

대로 복귀해서 연료를 보충하고 정비를 마치고 다시 재배치되는 방식으로 2

기의 초계기가 맞교대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2기의 초계기

의 임무수행은 사실상 1기라고 해야 옳았다. 게다가 오라이언이 잠수함을

초계하기 위해서는 소노부이를 바다에 투척해야 하는데 이곳은 언제 울릉도

나리분지에서 쏘아 올린 대공미사일이 초계기를 노릴지 알 수 없는 곳이라

영해를 넘어서 소노 부이를 투척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초계기는 일본

함대의 뒤쪽에서 어느 정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현재 일본함대를 사정거리 내에 두고 있는 잠수함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뒤쪽으로 얼마나 배치되어 있는 지 알 수 없었다. 만약 교전이 시작되면

금방 전장으로 투입해 어뢰를 쏘아댈지 모르는 것이었다. 일본함대가 있

는 곳은 독도를 기점으로 한 영해가 끝나는 곳에서 불과 1해리도 되지 않은

곳이었다. 한국함대들은 수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영해를 가르는 선이 마

치 바로 앞 발치에 실제로 내려 보이기라도 하는 듯 서서 선만 넘기만 해 보

란 듯 버티고 있었다. 장애물이 없는 바다에서 한국군함들은 바로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졌다. 여기서 교전이 벌어진다면 서로 회피를 위한 여유가

없어 양측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지점이이기도 했다. "2단계 작전로

들어간다. 실시."

노리부시가 결심한 듯 외쳤다.

같은 시각 동해함대사령부 소속 제 5함대군을 이끌고 있는 김문수 제독은 문

무대왕함에 타고 전방에 보이는 일본 함대를 노려보고 있었다. 1986년부터

시작된 1차 KDX계획의 결과로 건조된 한국형 구축함(KDX)은 3000t급 전투전

대 주력 전투함인 광개토대왕급으로 광개토대왕함, 을지문덕함, 양만춘함,

왕건함, 강감찬함 등 98년 이후로 평균 1년에 1척씩 건조되어 현재 8척이 있

는데 동해함대에 그 중 반에 해당하는 4척이 배치되어 있었다. 광개토대왕급

의 자체 개발로 이전까지 그 수명 이상 사용해 오던 미국식 프리킷 구축함들

은 모두 퇴역시켰다. 광개토대왕급은 함 자체 대공방어능력을 확보하고 있

으며, 방어용 단거리 함대공 유도탄 SEA SPARROW를 탑재하고 헬기(Super Ly

nx 1기)탑재를 하도록 한 것이 특징으로 한국에서 건조된 최초의 구축함으로

모두 대우조선에서 건조되었다. 그러나 광개토대왕급의 구축함이 순수한

국기술로 설계, 건조를 했다는 의미를 제외한다면 사실 경량 구축함이라 일

본의 구축함과의 대전에서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려웠다. 그 이후 2차 KDX

계획에 따라 4,000t급 전투전대 지휘통제함인 이순신급 구축함이 진수되면서

그나마 경쟁력 있는 구축함이 선보이게 되었는데, 일본의 구축함에 비해 결

코 뒤쳐지지 않는 구축함이긴 했지만 수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이순신

함이 2002년 진수식을 가진 후 2003년에 해군에 인도되었고, 2004년에 문무

대왕함이, 2005년에 대조영함이 해군에 인도되어 2007년 현재 한국이 보유하

고 있는 이순신급은 모두 3척에 불과했다. 2006년 이후 지금까지는 한국형

이지스함의 건조계획으로 인해 구축함의 건조가 중단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한국형 이지스함은 2011년이

나 되어야 구경할 수 있을 터였다. 이래저래 한국 해군 전력의 증강계획은

상당시간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었지만 한국을 둘러싼 강대국들이 전력증강을

하지 않고 놀 리가 만무하니 그 격차를 좁히는 것은 요원하다 할 수 있었다

. 김문수 준장이 이끄는 동해함대 제 1함대군은 이순신급 문무대왕함 1

척에 광개토대왕급 4척과 고속정 12척이었다. 수적인 열세에도 김문수 준장

은 왠지 모를 자신감으로 차 있었다. "사령관님 일본측에서 배 한 척이

영해로 진입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그런데 뭐?"

"비무장선박인 것 같습니다."

"뭐야? 그게 무슨 소리야?"

"이걸 한 번 보십시오."

관측병이 전방을 향하고 있는 망원카메라에 연결된 모니터를 사령관쪽으로

돌리면서 말했다. 사령관이 모니터를 향해 시선을 돌리자 화면에 잡히는 조

그마한 선박이 보였다.

"한글입니다."

배의 선두 부분에 가로질러 걸린 플랜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좀 더 확대해봐!"

화면을 확대하니 플랜카드에 적힌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것을 보고 김문

수 준장은 놀란 듯이 옆을 돌아보고 아까부터 옆에서 말없이 서있는 군인복

장의 사내에게 말했다. "조소령 말 대로군요. 놀라운 예측입니다."

"제 예측이 아니라 우리 배달 정보부의 예측입니다."

옆에 서있던 배달군 복장의 사내가 대답했다. 그는 바로 배달군 소속 해군소

령 조승태였다. "이제 곧 저 친구들이 과격양상을 보일 차례입니다."

한국은 다께시마에서 떠나라. 한국은 다께시마를 일본에게 돌려달라.

일본 군함들 사이를 헤집고 나온 선박의 앞 부분에는 이런 내용의 플랜카드

가 걸려 있었다. 그리고 그 플랜카드 밑으로 일본청년구국연합회라는 소속이

한자로 적혀 있었다. "지금 저들이 스스로 민간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

까? 아무리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해도 정말 너무하네요."

한국군 작전참모를 맡고 있는 구인규 소령이 말했다. "눈 가리고 아웅이죠

. 이제 저들을 나포하거나 공격하면 자국민 보호라는 명목으로 일본함대들이

영해를 침범하게 될 것입니다."

일본군의 작전은 한치의 어긋남 없이 정보부장 서준영의 예상을 그대로 따르

고 있었다. 정보부의 첩보대로라면 저 배에 타고 있는 자들도 일본군에서 급

조한 격렬 애국자들일 것이다. 일본청년구국연합회는 만든 지 1주일밖에 안

된 단체일 것이고 저들 중 대부분은 군에서 제대한 지 3일이 채 되지 않았을

것이며 일본구국연합회라는 단체의 장으로 있는 자는 야쿠자일 것이었다.

"자식들이....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김문수 준장은 정말로 화가 난 듯 했다. 조승태 소령에게 이러한 시나리오를

이미 듣긴 했지만 그대로 현실로 나타나자 분통이 터졌다. "당장 나포해

."

"예!"

"아! 아냐, 일단 헬기로 경고방송부터 해. 그래도 절차는 지켜야지."

무해통항권이 없더라도 영해 침범 거리가 0.5해리 이내인 경우에는 경고방송

이나 무선으로 일단 영해 밖으로 유도하는 것이 관례였다. 물론 단단히 마음

먹고 온 놈들이 방송을 듣고 돌아갈 리는 전혀 없지만 일단 절차를 밟기로

했다. "전 함대 전투 준비"

헬기가 소형어선을 향해 이륙하자 김문수 제독은 전 함대에 전투대형을 명령

했다. 함대 내에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있었다. "어떤 군함이든지 선을 넘

는 놈이 있으면 바로 발사할 수 있도록 모든 하픈과 어뢰를 준비해놓는다.

실시!"

김문수 제독의 명령은 복명 복창되면서 전파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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