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com)=+= (13) 제 1차 태평양대첩 이번 회부
터 기존에 배달국이라고 부르던 호칭을 배달로 바꾸겠습니다. (13) 제
1차 태평양대첩 ⑩2007년 11월 2일 배달 중앙부두부두엔 때아닌
비가 오고 있었다. 마사카미는 자신이 본 일기예보가 마치 일본의 전세
판단처럼 전혀 맞지 않았다는 생각에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마사카미와 그
의 부하들은 배달의 중앙부두로 끌려와 무장해제당한 뒤, 한 명씩 잠수함에
서 나오고 있었다. 부두에는 미리 준비한 듯 비를 피할 수 있는 간이 천막
이 설치되어 있었고, 책상이 네 개 준비되어 있었고 각 책상에는 마치 공항
에서 입국 심사관같은 차림의 사람들이 포로들을 맞아 이름과 계급을 적고
있었다. 미치시오에 탑승했던 일본해군들은 전원 포로가 된 상태로 배달 군
인들의 인솔에 따라 책상 앞에 길게 줄을 섰다. 마사카미는 아직 자신이
살아있다는 게 실감이 잘 되지 않았다. 자신이 속한 잠수함대를 공격하던 사
람들은 마치 악마와도 같았다. 엄청난 수심 아래로 맨몸으로 내려와 자신들
의 잠수함에 폭탄을 설치했고, 잠수함이 폭발될 때도 있던 곳에서 폭발에 밀
려 조금 자리이동을 했을 뿐 아무런 거침없이 자신들을 공격했다. 공격소나
도 소용없었다. 마사카미는 다른 잠수함과는 달리 미치시오만 남겨서 포로로
끌고 온 이유가 궁금했다. 다른 잠수함들은 모두 폭발로 사라졌지만 미치시
오만 동력부분만 기술좋게 파괴하고는 이 곳까지 끌고온 것이다. 어쩌면 이
들은 일본해경을 공격한 잠수함이 미치시오라는 것을 아는 것이 아닌가 불안
한 마음이 들었다. 잠수함을 공격한 배달이 그 넓은 바다에서 정확하게 잠수
함들이 위치를 알고 왔던 것을 생각하니까 이들은 미치시오의 비밀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더욱 짙어졌다. "관등성명을 말해 주실까요?"
천막의 책상 앞에 앉은 여자가 유창한 일본어로 물었다. "마사카미 가쓰오
일등해좌요."
모든 것을 체념한 마사카미가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자신의 군번줄을 떼어
주었다. "아, 함장님이시군요? 1호차에 탑승하십시오"
여자가 아주 특이하게 생긴 컴퓨터에 마사카미의 이름을 입력하면서 말했다
. 그러면서 자신에게 밝은 미소를 보내는데 마치 조롱당하는 것 같아 화가
났다. 부두에는 각 국의 기자들이 배달에 처음 도착한 포로들의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나와 있었다. 포토라인이 정해져 있었고 기자들은 마사카미
의 신분이 밝혀지자 경쟁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지금 기분이 어떤
가요?" "포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신 적이 있습니까?"
기자들이 대답할 사람 기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고함치듯 질문을 던져
댔다. 마사카미는 아무 말 없이 지정된 1호차에 탑승했다. 그러는 동안
배달 군인들은 왼쪽 팔에 고정되듯 부착된 소총으로 무장한 채 포로들을 인
솔하고 있었다. 포로들은 두 대의 버스에 나누어 탑승했고, 부상병들은 따로
앰블란스처럼 보이는 박스카에 실렸다. 마사카미는 군인들의 풍모에서 강한
군기는 느껴지지 않지만 왠지 알 수 없는 위압감과 강인함이 느껴졌다.
마사카미는 알리 없지만 배달의 젊은이들은 대부분 군생활을 했던 사람들이
거나 현재 군인들이었으며 실전경험이 풍부한 역전의 용사들이었다. 치열한
전쟁을 수없이 치렀는데 그 전쟁의 반 이상이 일본과의 전쟁이었다. 23세기
에 일본과 전쟁을 하면서 전투 중에는 적개심이 불탔지만 막상 사적에서 만
나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고, 포로가 잘 생기지 않는 형태의 전쟁을 하긴
했지만 막상 포로가 생기면 서로를 불쌍하게 여겼었다. 어차피 돈 때문에
또는 강압에 의해서 전쟁을 벌이는 신세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21세기의
일본군들에게는 그런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기 어려웠다. 자신들의 목적을 위
해 자의로 전쟁을 일으켰고 특히 이들 잠수함대는 바로 자신들의 동족을 죽
였던 자들 아닌가? 김시백 통령의 특별교육이 없었다면 아마 이들은 포로들
을 훨씬 거칠게 다루었을 것이다. 포로들을 태우고 약 10분을 이동한 버스
는 입구에 "포로수용소"라고 한글/영어/한문으로 쓰여진 건물 안으로 들어갔
다. 여기서 다시 방 배치를 받고 자신들의 방에 들어간 포로들은 그 시설이
버스를 타고 오는 동안 상상했던 것보다 열악하지 않아 다행스럽게 생각했
다.
2007년 11월 2일 오후 네시 배달 프레스센터오후 네시에 최종 전과발표
가 있었다. 이번에는 대변인이 아닌 국방부 장관의 발표였다. "배달 국방
부는 2007년 11월 2일 대일본해군방어전의 전과를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일본군 피해 사망 4,721명 포로 1,223명이며 포로중 부상자는 총 382명으
로 배달 내 의료시설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침몰된 전함에
서 빠져나온 조난자들을 따로 구조, 2,674명의 포로가 추가되었고, 잠수함대
소속 포로도 69명이 추가되어 총 일본군 포로는 총 3966명입니다. 이하는
일본군 함대 피해사항입니다. 일본 해군막료부에서 정확한 피해집계를 아직
하지 않고 있어 우리가 대신해 드립니다. 중앙함대 제 1호위군 소속 함대
전함 8척 중 7척 침몰 1척, 나포 나포된 전함은 기함인 시라네입니다. 제
2호위군 소속 함대 전함 8척 중 8척 침몰, 제 3호위군 소속함대 전함 8척중
5척 침몰 3척 나포 나포된 전함은 미네유키, 하루나, 시마카제입니다. 제
4호위군 소속함대 8척 중 8척 침몰.
이상 총 32척의 전함 중 28척을 침몰시켰으며, 4척은 나포했습니다. 잠수함
은 중앙함대 제1잠수함대 소속 특별편성잠수대 소속 잠수함 4척중 3척을 폭
파시켰으며, 1척은 나포했습니다. 나포된 잠수함은 미치시오입니다. 기타
대잠초계기 5기, 호크아이 1기, 호위 전투기 F-16 2기를 격추했습니다."
"표현이 좀 잘못된 것 같은데요?"
한 기자가 손을 들어 질문을 했다.
"보통 해상에서 시신을 발견하지 못하면 실종으로 처리하는데 이 발표에서는
모두 사망으로 나오는군요? 실종이라는 표현이 맞는 거죠?"
"사망이 맞습니다. 우리 해저탐사반이 모든 시체를 확인했습니다. 시체들은
대부분 침몰한 전함 속에 있지만 주변 바다에 흩어져 있는 시체도 많았습니
다. 해저탐사반은 인근 해역을 모두 뒤져 부상을 입었거나 아직 숨이 붙어
있는 사람들은 모두 구조해 의료반으로 옮겼습니다. 지금 치료를 받고 있는
데, 빠르면 오늘 저녁부터 완쾌되어 수용소로 옮겨지는 포로들이 나오게 될
것입니다."
"배달의 피해상황은 어떻습니까?"
"우리 배달은 이 번 전투를 치르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전투 중 소
모된 미사일과 포탄 등은 우리 배달 국민들 전체가 몇 년간 생활비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에 대한 손해 배상을 일본에 청구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포로들의 수도 우리 인구의 10%가 넘습니다. 이들이 먹
고 자고 생활하는 데 드는 비용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것도 일본에
청구할 생각입니다."
"전쟁 배상금을 얘기하시는 것 같은 데 금액은 얼마정도로 예상됩니까?"
"이번 일은 일본 내 일부 군부의 잘못된 판단에 의한 사소한 실수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래서 배상금을 과다하게 책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도 우리
가 소모된 군사력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배상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쟁배상
금 30억달러를 청구할 예정입니다."
배상금은 생각보다 적었다. 기자들은 30억달러를 취재수첩이나 노트북에 적
으면서 일본이 과연 이것을 지불할 것인지 궁금해졌다. 요즘 전쟁배상금을
청구하는 것을 보기가 힘들었다. 미국의 경우 전쟁으로 망가뜨린 상대국에
전쟁배상금 청구는 커녕 구호물자를 주면서 지원을 했다. 물론 그 지원은 미
래에 더 큰 이익을 배상금으로 챙기기 위한 투자의 하나였지만 배상금이라는
말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잘 안쓰이던 개념이것 같았다. 일본은 어쩌면 배
상금 지급 대신에 대규모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는 게 대부분 기자들의 예측
이었다. 포로들이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전쟁 중에 적군의 포로로 잡힌 동료
들의 안위를 걱정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아직 이 전쟁을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국방장관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우리는 포로들의 수용소 생활에 필요한 경비를 청구할 것입니다. 금액은 포
로 1인당 하루에 2,000달러입니다. 그러니 오늘부터 포로들이 일본으로 인도
될 때까지 매일 793만2,000 달러씩 체제비가 계산될 것입니다."
기자들은 어쩌면 포로들의 체제비가 배상금에 육박할 정도의 금액이 나올 지
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이면 2억3천700만 달러, 1년이면 28억 달
러 정도의 규모였다. 보통 포로송환은 종전이나 휴전협정이 모두 끝난 뒤 시
작하는데 이 전쟁은 예상외로 오래갈 지도 모른다. 배달이 충분한 방어태세
를 갖추고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이 전쟁은 꽤나 오래 갈 것 같다는 예
측이 가능해진 것이다. 2007년 11월 2일 오후다섯시 전시비상합동막료
회의고바야시는 얼굴을 들지 못하고 있었다. 해군 주도로 이루어진 이번
전쟁은 시작한 지 불과 2시간만에 첫 번째 전투가 끝났는데, 해군 막료부에
서는 아직 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굳이 전황을
요약한다면 "전멸"이었다. 살아 돌아온 구축함이 전무했고, 비행기도 행방
이 묘연했다. 원래 계획은 오늘 새벽 동이 트기 전에 배달을 회생불가능
할 정도 두들겨주고 아침에 자고 일어난 일본 국민들에게 승전의 소식을 전
하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해군이 출동했다는 사실조차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 일본 해전의 패배소식과 군인들의 전사소식이 가족들에게 알려질 때의 파
장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언제까지 숨길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이
미 일본 내의 언론들은 자국 방위청의 공식발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외신을
인용해 전투결과를 보도하고 있었다. 일본 언론은 전투결과에 대해 수긍도
부정도 하지 않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일본 방위청을 비난하고 있었다
. 육군막료장과 공군막료장도 뭐라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개인적으
로는 고바야시가 얄미운 상대이긴 해도 이것은 일본의 패배였다. 결국 수상
이 말문을 열었다. "이제 앞으로의 일을 논의해야 되지 않겠소."
수상도 목소리가 착 가라앉아 마치 병자가 힘겨운 숨을 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육해공군이 서로 협력해서 대규모로 배달을 초토화시켜야 합니
다."
육군막료장 하네 노리모토가 말했다. "초토화시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
만, 문제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첫 번째로 우리가 해야할 일은 이 번 전투에
서 발생했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의 원인을 먼저 밝혀야 하오. 그것 없이 두
번째 출병을 감행한다면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오."
이 번 전투는 정말 이해가 안가는 구석이 많았다. 첫째로 초계기를 격추시킨
적 미사일의 정체를 도무지 알 수 없다는 것이고, 토마호크를 요격한 배달
의 미사일도 그 정체를 밝히지 못했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배달의 전함으
로 등장한 거북선의 충격이었다. 배달은 거북선 한 척과 유진호 네 척으로
이지스함이 포함된 30 척이 넘는 일본의 막강 함대를 제압했다. "그 거북
선의 성능이나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하기 전에 다시 전투를 벌이는 것은 위
험한 일이요."
수상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거북선의 방어시스템이요. 일본 구축함들이 발사한
하픈은 모두 요격 당했소. 그러나 전함 1척에 탑재할 수 있는 요격미사일이
라고 해봐야 그 수량에 한계가 있을 것이요. 그걸 먼저 알아야 합니다. 우리
는 거북선의 약점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거북선이 어디서 만들
어졌는지 개발자가 누구인지 밝혀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요."
수상의 말을 듣고 있던 공군막료장이 입을 열었다. "아마 거북선은 한국에
서 개발해서 만들었을 겁니다. 우리는 이것을 시급히 알아내야 합니다. 한국
의 군사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잠수함은 전력 상으
로 우리를 앞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을 정도인데, 거북선까지 우리 구축함
의 성능을 능가한다면 이것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수상각하"
지금까지 아무 말도 없이 듣기만 하던 고바야시 해군막료장이 입을 열었다.
평소에 쓰지 않는 각하라는 호칭까지 사용하자 수상이 속으로 조금 놀랄 정
도였다.
"말씀하세요."
"각하, 패장은 말이 없다고 했지만 우리 해군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십시오
. 거북선에 대해서는 영상기록팀이 죽기 전까지 찍어서 전송한 영상이 있습
니다. 그것을 가지고 정밀분석하고 한국군사과학기술연구소에 잠입해 있는
우리 측 사람을 통해 관련 정보를 모으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일본 해군
의 전 군사력을 모아 배달을 점령하겠습니다. 그를 위해 중동에 나가있는 토
요토미를 불러올 생각입니다."
고바야시가 토요토미를 거론하자 다들 놀랐다. 그리고는 각자 생각에 잠겼다
. 토요토미라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항공모함과 대규모의 구
축함대와 잠수함대, 거기에 공군의 지원이 있다면,,,,,
수상이 결론을 내렸다.
"좋습니다. 토요토미의 귀국을 미국 측과 논의하겠습니다. 대신 이 번에는
해군의 단독 작전은 허락할 수 없습니다. 공군과 연합작전을 펼치도록 하시
고 육군은 전에 저에게 보고했던 그 특수부대를 참여시키도록 하시오."
하네 막료장이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당분간 재 출전 계
획에 대해서는 언론이나 외부에 발설되지 않도록 주의하시오. 지금 여론이
상당히 안 좋습니다. 준비가 완료될 때까지 조용히 있다가 모든 준비가 끝나
면 질풍노도와 같이 속전속결로 진행해야 합니다."
여기까지 말한 수상은 잠시 말을 멈추고 막료장들을 쭉 둘러봤다. 그리고 말
을 이었다.
"합동참모는 고바야시 막료장이 한 번 더 맡으시오. 이 번에는 실수가 없어
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각하!"
고바야시 막료장이 진심으로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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