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세기 배달민족사-40화 (40/83)

) 제 1차 태평양대첩 (13) 제1차 태평양대첩 ⑧파동궁은 2150년대

한국의 기술로 만들어진 무기였다. 화살은 옵티칼메탈로 만든다. 옵티칼

메탈 소재는 빛과 비슷한 성질을 가진 신소재이다. 즉 유리나 투명한 플라스

틱 등은 그냥 통과하는 빛의 성질과 비슷한 성질을 가지는데 옵티칼메탈은

만들 당시의 설정에 따라 물체를 통과하거나 또는 통과하지 못하는 대상을

선택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군사적으로는 파동궁의 화살과 빛살검의 소재

로 쓰이고 의료용 수술칼 등의 용도로 쓰인다. 빛살검의 경우 인체의 뼈와

같은 경도와 밀도를 가진 물체만을 인식한다. 즉 인간의 뼈만을 베어낸다.

벽 저쪽에 숨어있는 적을 베는 데도 유용해 주로 비밀리에 적진에 침투할

때 사용된다. 오래 전 KKK단의 간부들을 처형할 때 쓰인 무기가 바로 빛살검

이다. (17회 참고) 빗살검으로 사람을 베면 근육이나 장기는 다치지 않고 뼈

만 잘려진다. 또 옵티칼메탈은 의료용 수술칼로도 아주 다양하게 이용되는

데 몸 속의 다른 장기나 혈관을 건드리지 않고 특정 부위를 수술할 때 유용

하게 쓰인다. 옵티칼메탈은 아무런 색깔이 없이 조금 밝은 빛을 띄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수술 등에 이용하는 칼에는 일부러

푸른색을 첨가하기도 한다.

이 소재가 빛살이라는 이름의 화살로 만들어지면 그 사용용도가 아주 다양해

진다. 소재에 정보를 입력하기 위해서 일정한 길이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총

알로는 잘 만들지 않는다.

빛살궁은 근거리의 적의 전차나 차량 등 지상의 적과 해상의 적을 상대할 때

이용되기도 한다. 초기에 만들어진 인체살상용 빛살은 인체의 근육에만 손

상을 주도록 만들어 적의 전차나 기갑장비에 타고 있는 적들을 살상하고 적

의 장비를 손상 없이 탈취하기 위해 많이 사용되었으나 나중에는 대부분의

기갑장비가 무인조종되는 것이 많아 이러한 용도는 거의 폐기된 상태였다.

또한 근거리에서 빛살궁을 발사할 경우 조준과 발사하는 동안 궁수가 무방비

상태라는 단점도 있었다. 빛살궁이 근거리용으로 제작된데 비해 파동궁

은 대공미사일의 용도로 쓰인다. 석궁처럼 생긴 발사관에 빛살을 장착하고

망원렌즈를 가진 무선조준관을 장착한 안경을 끼면 눈동자의 움직임에 따라

목표가 자동 조준된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기면 발사되는 데 조준에서 발사

까지 인간의 힘을 빌려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가 통제하는 자동 발사에 비하

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장비이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목표물은 자동

조준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수동으로 강제 조준할 수는 있지만 명

중률이 떨어진다. 그러나 일단 조준된 화살은 발사된 후에 결코 목표를 놓치

지 않는다. 화살은 자체 폭발력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파동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목표물을 향해 가는 도중 만나는 장애물은 손상을 주지 않고 그냥 뚫

고 지나간다. 일단 목표물에 명중한 화살은 파동에너지의 증폭이 폭발적으로

일어나 목표물은 파괴된다. 파동궁은 엄폐나 은폐 중인 목표물을 맞추

기는 쉽지 않고 땅위나 바다 위의 적함을 공격하는 경우 파동의 진동이 지반

과 바닷물을 매개로 전달되어 예측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

에 대부분 주로 대공공격에 사용한다. 이것을 막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한데

날아오는 빛살을 향해 전파나 음파로 구성된 방해전파를 발사하면 화살이

박히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파동에너지에 의한 폭발은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복잡한 매카니즘을 알 리 없는 다카노 사령관은 활로 비행기

를 떨어뜨리는 상황을 목격하자 거의 패닉상태에 빠졌다. 전쟁에 질 때 지더

라도 지금의 상황은 도저히 수긍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한편, 조금

전 배달국과 일본해군이 막 교전을 시작할 그 때 마사카미의 선봉으로 배달

국의 영해로 진입한 제1잠수함대는 갑자기 난감한 상태에 빠졌다. 전진하던

미치시오가 갑자기 무언가에 부딪혀 강한 충격을 입은 것이다. 완전히 거칠

것이 없던 제1잠수함대는 잠수도 하지 않은채 해상으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

었다. 완전히 무방비상태에서 강한 충돌을 일으킨 잠수함은 앞 선체가 조금

찌그러지기까지 했고, 내무에 탑승한 병사들이 여기저기 부딪히면서 부상자

가 속출했다. "뭐야? 어디에 부딪힌거야?" 넘어졌던 마사카미가 통증을

참으며 일어나 질문을 던졌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모두 강한 충격에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잠망경을 올린 마사카미가 바다 위

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는 동안 마사카미의 뒤를 따르던 오키

시오가 빠른 속도로 전진하다 갑자기 멈췄다. 오키시오 역시 강한 충격을 받

았고 오키시오 주변의 파도가 오키시오와 함께 울렁거리고 있었다. 그 때 마

사카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다에 선을 그은 듯 파도의 움직임이 전혀 다른

두 종류의 해수면이었다. 잠수함대가 있는 바다의 파도는 잠수함이 만드

는 궤적에 의해 큰 울렁거림이 있었지만 배달국 해안 쪽의 바다는 이상하리

만큼 잔잔했다. "바다 위에 뭔가가 있다."

마사카미가 소리쳤다. 그 때 함대에서 발사한 토마호크가 배달국을 향해 날

아오는 것이 보였다. 공격이 생각보다 일찍 시작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동안

토마호크가 배달국의 해안으로 강하게 날아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아니 그

렇게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토마호크들이 일제히 공중폭발을 일으켰다. 폭발

로 인한 불꽃이 쉴드를 감싸안은 모습을 지켜보며 마사카미는 배달국을 덮고

있는 투명한 막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폭발로 인한 불길이 보호막을

향해 뿜어지는 와중 눈에 보이지 않던 보호막의 곡선을 선명하게 보여준 것

이다. 제2, 제3의 토마호크 공격이 있었지만 모두 보호막을 뚫지는 못했다

. "전 함대 잠수!"

어느새 잠수함대의 지휘권은 오키시오함에 넘어가 있었다. 잠수함대들은 모

두 해치를 닫고 수심 70m의 깊이로 잠수를 시작했다.

물 속은 11월이긴 해도 따뜻했다. 아니 어쩌면 강하경 대위와 대원들이 입고

있는 잠수복이 확실한 보온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었다. 배달국

해안에서 바다에 뛰어든 강하경 대위가 대원 4명과 함께 수심 30m의 깊이로

바다 속을 헤엄쳐 일본군 잠수함대의 아래 쪽까지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20분 정도였다. 특전대 대원들은 가벼운 타이즈를 입고 잠수복을 입었는데

, 강하경만은 비키니 위에 잠수복을 입고 있어 투명한 잠수복 속으로 비키니

를 입은 늘씬한 몸매만이 보이고 있을 뿐이었다. 30이 넘은 나이에도 탄탄하

고 매력적인 몸매를 가진 강하경이 몸매를 드러내고 싶어서 비키니 차림을

고집했는데, 대원들 중 아무도 말리지 못했다. 아니 말리고 싶은 생각이 없

었을 것이다. 특전대원들은 모두 등에 배낭을 매고 있었는데, 강하경의 비

키니와 배낭은 무척 어울리지 않은 이질감을 보이고 있었다. 제1잠수함대는

쉴드에 막혀 더 이상 전진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마도 쉴드와 충돌한 충

격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것이리라. 세 명의 특전대원들이 각자가 맡은

잠수함의 선저를 향해 쏜살같이 헤엄쳐갔다. 강하경과 또 한명의 대원은 미

치시오의 선저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잠시 뒤 제1잠수함대에 중앙함대

지원 명령이 떨어졌다. "갑자기 지원요청이라니?"

마사카미는 갑자기 머리가 혼란스러워 졌다. 30척이 넘는 일본함대가 4척에

불과한 잠수함대의 지원을 요청할 일이 뭐가 있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

고 또 저 보호막은 무엇이란 말인가? SF영화에나 나오는 것 아닌가? 그

순간 철컹하는 소리가 들렸다. "금속성입니다. 함장님"

"어디서 난 소리지?"

"나다시오에서 난 소리인데 좀 이상합니다. 일상적인 소음이 아닙니다."

"물어봐."

마사카미가 통신병에게 말했다.

"여기는 미치시오, 나다시오 응답바람. 조금 전 나다시오에서 소음이 발생했

는데 무슨 소리인가?"

"우리도 모르겠다. 음원을 찾는 중이다."

나다시오에서 짧게 응답이 왔다. 나다시오는 소리의 원인을 찾느라 분주한

중이었다. 잠수함에 무언가가 와서 부딪히는 소리였다. 나다시오에서는 잠수

함에 타고 있던 모든 사람이 그 소리를 들었다. 철컹하는 소리가 잠수함 내

부에 울렸기 때문에 그 소리는 실제보다 더 크게 들렸을 것이다.

잠수함은 소리에 무척 민감하다. 잠수함은 서로 소리로 적을 발견하고 소리

를 최대한 죽여 자신을 숨긴다. 요즘은 해저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영

상소나가 많이 사용되지만 영상소나는 탐색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소

리는 가장 빠르게 적의 등장을 알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작은 소음이

라도 일상적인 소음이 아닌 것은 그에 대처해야 한다. 그 순간 같은 소리

가 한 번 더 울렸다. "오키시오입니다."

소나병이 헤드폰을 낀 채 말했다. 제1잠수함대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소

리에 집중하고 있었다. 영상소나가 가동되고 있었다. 잠수함 주변의 바다

속에서 사람의 몸으로 보이는 5개의 형상이 보였다. 잠수함대는 경악했다.

"저 놈들이 어디에서 온 거야?"

주변에 배나 잠수함은 발견되지 않았다. 적어도 오라이언이 사라진 4분전만

해도 주변 바다는 단 한 척의 적함이나 잠수함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저들은 어디에서 왔다는 것인가? 마사카미는 저조도(低照度)텔레비전을 통

해 밖을 살펴보았다. 꽤 깊은 바다였지만 물이 맑아 비교적 바닷 속이 잘 보

이고 있었다. 마사카미는 보다 잘 보이게 하기 위해 카메라의 일루미넌스 스

위치를 한껏 올렸다. 모니터 속에 오키시오와 후유시오가 보였다. 오키시오

옆에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 마사카미는 경악했다. 아무리 봐도 잠수장비가

없는 것이다. 수심이 70m가 넘는 이 곳에 잠수장비를 갖추지도 않은 적이

어떻게 침투했을까? 그리고 어디에서 침투한 것이란 말인가? 또 하나의 그림

자가 후유시오에 다가가 무언가를 붙이는 것이 보였다. 철컹! 세번째 소리가

들렸다. "후유시오입니다."

그 때 갑자기 모니터 앞을 누군가 막아섰다. 비키니를 입은 여자였다. 모니

터 속에서 여자는 마사카미를 향해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어 보이더니 모니

터에서 사라졌다. 잠시 뒤 미치시오의 내부는 철컹 하는 커다란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사카미와 승무원들은 공포에 빠졌다. 다시 모니터에 여자가 나

타났다. 손가락이 펴진 손을 카메라를 향해 보이더니 하나씩 구부리기 시작

했다. 그게 카운터다운이란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여자의 손가락이 모두 구부려지자 강한 폭발음과 함께 나다시오가 폭발했다

. 폭발의 충격이 바닷물을 통해 미치시오에게도 밀려왔다. 폭발의 충격으로

바닷물에 밀려갔던 여자가 다시 모니터 앞에 나타나서 카운트다운을 했다.

오키시오와 후유시오가 그런 식으로 차례차례 사라졌다. 마사카미는 곧이

어 자신들의 차례라는 것을 알았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여자가 카운트

다운을 시작했다. 조만간 제독이 되겠다던 야침찬 꿈이 사라지고 있었다. 그

뿐이 아니었다. 이제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가족들, 아이들의 눈

망울이 눈앞에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여자가 마지막 손가락을 접는 게 보였

다. 마사카미는 저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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