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세기 배달민족사-31화 (31/83)

[email protected])=+=                  (12) 선전포고 (12) 선전

포고 ⑧2007년 10월 23일 오전 7시 배달국 장관회의실회의실에

모인 장관들은 어제 늦게까지 이어진 술자리에도 불구하고 모두 일찍 모였

다. 꽤 많이 마시긴 했지만 숙취예방약을 미리 먹었던 터라 크게 문제가 되

지는 않았다. 한국에서 온 실사단에게도 숙취예방약이 수정과에 타서 제공되

었다. "조금 전 유전에서 근무하는 조승태 소령이 보고를 해왔습니다.

일본 해경이 통첩을 했다는군요, 인력과 장비를 48시간 안에 자신들의 EEZ

안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모두 체포하겠다고 하는군요."

김통령이 조용히 말했다. "결국 경찰인가요 일본이 대처하는 방안이 ?"

계운필 대령이 뭔가 아쉽다는 듯이 말했다. "일단 그게 일본으로서는 최선

의 방법이겠죠. 그 다음 우리가 도발하면 군을 투입하겠다는 계산일 것입니

다."

"상당히 어려운 작전이 되겠군요. 국제사회에 우리가 먼저 도발하는 모습으

로 비춰줘서는 안됩니다. 체포도 당하면 안되고 먼저 공격해서도 안됩니다.

"

"허 참, 주문도 까다로우십니다."

계운필 대령이 통령의 말에 어깨를 으쓱하며 불평을 했다. 사실 계대령과 통

령은 나이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사석에서는 형 동생 부르는 사이다. 그래서

두 사람의 대화에는 이렇듯 격의 없는 말이 오가곤 했다.

"일본 해경의 건은 미리 준비한 대로 차질 없이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김통령이 계운필 대령의 불평을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듯 말했다.

"그리고 우주정거장 이름이 정해졌다구요?"

"예, 배달국 사람들 의견을 모아본 결과 신시성(神市星)으로 정했습니다. 그

리고 신시성까지 운항할 왕복선은 오작교라고 지었습니다. 우선 다음주에 오

작교의 시험비행을 하고 그 다음 주에 신시성의 궤도체를 발사할 예정입니다

."

우주정거장 신시는 기본 기능과 자체 조립기능을 갖춘 베이스캠프 형태로 제

작되어 발사된다. 그 후 추가적인 부속시설이 제작되면 발사하여 도킹시키고

, 지상에서 제작하는 것보다 우주공간에서 건설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은 자

재를 오작교를 통해 운송하여 제작하게 될 것이다. 늦어도 6개월 후부터는

신시에 사람이 거주할 시설이 완비될 것이고, 무인으로 가능한 작업들은 그

전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사단이 머무르는 3일간 자체 보안 체계는 어떻소?"

김시백 통령의 질문에 강하경 정보부장이 대답했다. "예, 일단 과학기술의

외형공개 수준을 과학부와 협의하여 다각적으로 검토했습니다. 저희가 제출

한 보고서에 나타난 대로, 은닉과 비공개, 공개 3단계로 나누어서 대비하고

있습니다.

은익 단계의 정보는 우리가 23세기에서 왔다는 사실을 포함해서, 특급과 1급

군사기밀, 2급이상 복잡계열과 파동공학 과학기술, 1급이상 소재공학, 2급

이상 의료 및 유전공학 등과 4급이상 역사정보로서 이에 관한 정보는 아예

존재사실 자체가 은닉됩니다. 비공개부분은 3급이상 군사기밀, 과학기술

, 소재공학, 의료기술 등으로 기술을 이용한 성과는 보여주되 그 노하우와

기술의 핵심정보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역사정보를 제외한 4급이하 기술과

과학에 대해서는 공개를 원칙으로 단계적으로 기술이전을 실시합니다. 우선

적으로 의료기술에 대한 보급을 실시할 것입니다."

배달국은 23세기의 과학기술을 그 단계별로 특급에서 4급까지 분류해 놓았다

. 이는 현재 21세기사람들의 기준으로 볼 때 과학발전 단계에 따라 순차적

으로 정해졌고, 배달국이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단

계적으로 전세계 인류에게 공개될 것이다. 다만 G-72가스와 같이 인류를 위

해 개발되지 않았으면 좋았을 몇몇 기술들은 파기되었고, 군사기술 등 몇몇

부분은 영구 은닉부문으로 분류되었다. 21세기 인류에게 우선적으로 보급

될 기술은 주로 4급이하로 분류된 기술이었다. 4급이하 과학기술은 앞으로

20년 안에 개발될 예정의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부분 현

재 세계 각 국에서 개발 및 연구 단계에 있는 기술들을 중심으로 편성되어

있다. 이 정보들은 기술이전이 되면 21세기의 인류들에게 바로 적용이 가능

한 것들이었다.

이러한 기술의 이전은 일부는 배달국의 명의로 기술이전이 될 것이고 일부는

한국 내에 회사를 세워 그 회사를 통해 공급되도록 방침을 세워놓고 있었다

. "강민우 대통령에게 우리가 타임머신을 타고 왔다는 것을 알렸는데 그

에 따른 보안 문제는 없습니까?"

나명진 경제부장관이 물었다. "예 강민우 대통령에게 진실을 알린 것은 향

후 한국과 여러 가지 협조사안에 발생할 때 강민우 대통령의 보다 적극적인

협조를 얻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강민우 대통령이 이 사실에 대한 비밀을

보장할 것을 약속했고 우리가 알고 있는 대통령의 역사적 업적이나 성격으로

볼 때 보안유지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배달국이 미래에서 왔다는 것을 알게된 21세기 사람은 강민우 대통령까지 총

32명이다.

배달국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선생님 28명과 흑인지도자가 될 제임스 호프만

과 컴퓨터 천재 케빈 로우, 중국인 스튜어디스 출신의 퀴유안이 그들이었다

. 이들은 모두 배달국의 보안 위험성 테스트를 거쳤는데 이 중 21명은 부적

격 판단이 나와 배달국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조치되었다. 특히 퀴유안의 경

우 배달국을 벗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이 번에 방문한 실사단과의 접촉도 금

지되었다. 만약 보안사고가 난다면 망각광선을 사용해야 할 상황이 될 것이

다.

2007년 10월 23일 오전 10시 배달국 유전 1공구 시추현장실사단의 현장

답사는 예정대로 10시에 중앙항구에서 출발되었다. 오늘 아침 일본 해경의

경고가 실사단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긴 했지만 시한이 정해진 만큼 오

히려 내일까지는 안전하게 실사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HBC(한

국방송)의 강기자도 매우 바쁜 아침시간을 보냈다. 일본 경찰의 경고가 알려

진 배달국 사람들의 반응과 대응을 취재해서 한국으로 보냈는데, 배달국 사

람들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며 일본 해경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 강기자는 배달국 사람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담담하자 억지로 편집

해서 "일본 경찰의 경고 이 후 이곳 배달국은 긴장된 가운데 그에 대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습니다."라고 만들어 한국으로 보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

면 비록 뉴스지만 너무 재미가 없는 보도가 될 것 같아서였다.

실사단은 유진1호에 탑승을 하였고 유진2호가 호위를 담당했다. "이 배가

바로 특사단이 타고 한국에 왔던 그 배인가 본데?"

"그래 배는 정말 멋지다."

김민호는 고전적인 미가 잔뜩 묻어나는 유진1호의 외형을 보면서 기분 좋게

한마디했다. 유진1호의 아름다운 모습은 실사단의 딱딱한 업무와는 달리 마

치 유람을 가는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다만 국회의원인 맹택수 의

원이 배가 너무 작다는 둥 멀미나겠다는 둥 불평을 늘어놓고 있었다. 하지만

맹의원은 어제 한국을 출발할 때부터 줄곧 배달국을 무시하는 태도를 고수

하며 끊임없이 불평을 늘어놓고 있었기 때문에 이제는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의원님 배에 타시면 갑판 위에서는 담배를 태우셔도 됩니다. 하

지만 시추현장에 도착하시면 화재 위험이 있으니 참아주십시오."

듣자하니 맹의원은 담배를 피우는 바람에 부과된 과태료가 벌써 2000환을 넘

었다고 한다. 배에 타자 여기저기 지금까지 참았던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보였다. "민호야 넌 담배 안 피워?"

그러고 보니 민호는 지금까지 한 개비의 담배도 피우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담배 생각이 전혀 안 난 것이다. "야아, 금연주사

가 효과가 있나보다, 전혀 담배 생각이 안 나는데? 금단증상도 없고."

실제로 금연주사를 맞은 사람들은 민호처럼 담배를 완전히 끊은 상태로 지내

고 있었다. 민호는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걸 보자 자신도 무심코 한

개비를 꺼내 물었다. 그러나 한 모금 빨자마자 기침을 하며 불을 꺼 버렸다

. "에 퉤퉤, 담배 맛이 왜 이래?"

꼭 처음 담배를 피웠을 때처럼 담배는 매우 독했다. 민호는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금연주사를 한 번 맞아보라고 권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실사단을 태운 유진1호와 유진 2호가 배달국의 중앙항구를 출발했다.

중앙항구는 초승달처럼 생긴 배달선의 만(灣) 가운데 육지로 둘러싸여 있었

다. 유진1호와 2호는 그 바다를 유유히 흐르듯 나아가고 있었다.

"이 바다는 수심이 수 미터에 수십 미터까지 별로 깊지 않지만 이 만을 벗어

나면 수심은 수 킬로미터를 넘습니다."

승무원 중 하나가 설명했다. 이윽고 배가 만을 벗어나자 안내방송이 나왔

다. "지금부터 고속항해를 할 예정이니 승객 여러분은 객실 안으로 들어가

시기 바랍니다."

사람들이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객실 안으로 들어가자 배는 마치 들려지는

듯 덜컹 움직이더니 순식간에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배의 속도는 엄청났

다. "위그선이네?"

강기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위그(WIG)선은 물위에 떠서 날아서 가

는 배를 말한다. 위그선은 날개가 해수면에 가까울수록 공기가 비행체를 떠

받치는 양력이 늘어나는 해면효과를 이용하여 나르는 방식을 이용하는데 보

통 수면에서 선체에 달린 날개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높이만 뜨면 충분하다

. 2007년 현재 한국은 목포와 제주 부산과 제주 사이를 다니는 위그선이 실

용화되어 있었는데, 속도는 목포에서 제주까지 약 1시간에 주파할 수 있는

시속 200km정도의 속도였다. 그러나 위그선의 경우 배의 경랑화가 요구되기

때문에 유진호와 같이 거의 1,000톤 정도의 큰 배가 위그선이라는 사실은

배를 조금 아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위그선이 아닌 쾌속

여객선의 경우는 거의 45노트 정도가 최고속도이고 군함의 경우는 35노트 정

도가 최고속도로 알려져 있었다. 물론 각 국의 군사기술은 군함의 속도를 올

리기 위해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군함의 경우 무장을 해야하

는 특성 때문에 그 속도는 아직 30노트 정도에 머물고 있었다. 그러나 유

진호는 상당히 무거운 톤수를 가진 위그선이면서도 날개에 해당하는 부분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속도는 거의 120노트 정도인 것 같았다. 사실 유진호의

속도는 210노트까지 가능하나 이 때의 속도는 120노트정도로 조정한 것이었

다. 1노트가 1시간에 1해리(1.852km)를 가는 속도이니 120노트만 해도 시속

200km/h가 넘는 속도였다. 사람들은 배의 속도가 빠른 것에 적지 않게 놀랐

다. 넓은 바다 위라 사람들이 느끼는 속도감은 상대적으로 적었고, 배의 승

선감이 좋아 실제로 느끼는 속도감은 많이 떨어졌지만 배를 조금 아는 사람

들은 배의 속도에 경악하고 있었다. 배는 항구를 출발한 지 1시간 30분

만에 유전에 도착했다. 실사단 사람들은 유진호를 타고 오면서 유진호의 속

도뿐만 아니라 승선감과 고급스럽고 편안한 내부시설에 놀랐다. 배를 타면

당연히 느껴지는 파도의 울렁거림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된 승선감은

타는 사람들 모두 감탄할 정도였다. "야아, 배달국에 올 때도 이걸 타

고 올걸 그랬어."

"갈 때는 이거 태워달라고 그럴까?"

누군가가 맹택수 의원이 들으라는 듯 큰소리로 유진호를 칭찬했다. 유전

시추플랫폼에 도착하자 실사단의 실무진들이 준비한 장비를 설치하고 유전

의 테스트 작업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이 번 테스트는 원유매장량의 측정과

품질, 성능을 측정하기 위한 테스트였다. 한국석유공사 연구팀과 한국 내

최대 정유회사인 선우정유 기술팀으로 구성된 테스트팀이 시추플랫폼에 설

치된 대형 버너에 불을 붙이는 순간 '쉬익'하는 소리와 함께 순간 10m 높이

의 불기둥이 치솟았고 이를 지켜본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그로부터 실사단은 각자 전공분야에 따라 유전의 각종 실험과 측정에 들어갔

고, 그 외 사람들은 배달국 사람들의 안내에 따라 시설의 견학과 설명을 듣

고 플랫폼 위에 설치된 휴게실에서 배달국측이 미리 준비해 온 도시락을 먹

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계속 일본의 순시선 네 척이 육안으로 보일 만큼

가까운 곳에서 플랫폼을 감시하고 있었다. 내일(수)은 글은 없는 날입니

다. 지송.....모레 뵙겠습니다.  =+=+=+=+=+=+=+=+=+=+=+=+=+=+=

+=+=+=+=+=+=+=+NovelExtra([email protected])=+=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