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세기 배달민족사-22화 (22/83)

[email protected])=+=                  (11) 석유전쟁 (11) 석유

전쟁 ③2007년 10월 14일 배달국 북서쪽 173해리 해상 유전시추 플

랫폼"드디어 옵니다. 딱 33시간 걸렸네요. 우리를 만나러 오는 손님인

것 같습니다."

소형 위성을 통해 전해오는 신호를 모니터하던 우경민 소위가 플랫폼의 호위

를 맡고 있는 조승태 소령에게 말했다. "해경 헬기입니다. 근처에 해경 순

시선도 3척 있습니다. 육안으로는 약 24분 후에 보이겠네요. 어떻게 대응할

까요?" 수중에서 공사하던 플랫폼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지 약 30시간만에

일본은 EEZ 내에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하고 해경을 급파했다. "아직 일

본과는 EEZ협정을 맺지 않은 상태이니 일단 지켜보자구." "허 대한해협에

있던 잠수함 두 척도 이 곳으로 오는 중인가 봅니다. 하루시오급 하나 오야

시오급 하나입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한 반나절을 걸리겠네요. 30분 내에 잠

수함 이름은 물론이고 함장부터 3등해조(해상자위대에서 이등병에 해당하는

계급)까지 탑승원 모두 이름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오히려 해경헬기를 타

고 오는 경찰관 이름은 시간이 더 걸리겠는데요?"

"일단 경계태세를 갖추고 명진건설 팀에도 알리게, 조명식 부장님은 이곳 통

제실로 모시고."

"예! 알겠습니다."

배타적 경제수역(Exclusive Economic Zone)은 영해 기선(基線·출발선)으로

부터 2백해리 범위내에서 연안국(沿岸國)의 경제주권이 인정되는 수역을 말

한다. 각 주권국가는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해저의 상부수역(上部水域), 해

저 및 그 밑의 생물과 비생물의 천연자원을 탐사·개발·보존·관리하기 위

한 주권적 권리 및 해수·해류·바람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 등 수역의 경제

적 탐사와 개발을 위한 다른 활동에 관한 주권적 권리를 보장받고 인공섬,

설비 및 구축물의 설치와 이용, 해양의 과학적 조사, 해양환경의 보호와 보

전에 대하여 해양법조약에서 정한 관할권을 가지며 해양법조약에서 정한 기

타의 권리를 갖는다고 국제법에 명시하고 있다. 단지 영해와 다른 점은 직

접적 경제권 이외의 다른 권리 즉 통행권과 같이 다른 나라의 배가 교통로로

이용하는 것을 방해할 수 없으며 비행기가 상공으로 비행하는 것을 제한할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EEZ와 영해는 그 대처도 다르다. 영해를 무단으로

침범하는 경우 군사적 대응이 가능하나 EEZ의 경제권을 침해받는 경우는 국

제법상 군사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단지 경찰력으로 막아야 하는 것이다

. 이러한 부분이 영해와 다를 뿐 경제적 권리는 영해권과 같은 효력을 가지

게 된다. 따라서 다른 나라 어선이 EEZ내에서 어업행위나 해저물의 채굴을

위해서는 주권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나포되어 해당국의 법

률에 따라 처벌(대부분 포획물 압수와 추방)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어떤 나라가 일방적으로 2백 해리 EEZ를 선포한다고 해서 즉시 EEZ 내의 모

든 권리가 인정되지는 않는다. 통상 인접국의 EEZ와 겹치는 경우가 많아 이

를 관련한 분쟁이 많다. 한국도 유엔 해양법의 발효에 따라 일본, 중국 등

과의 EEZ을 둘러싼 마찰이 있었는데, 1998년 일본, 중국과 새로운 어업협정

을 맺었다. 이 때 한국은 일본에게 지나친 양보를 했다며 어민들의 집단 반

발과 시위가 이어졌었다. 특히 독도 주변의 EEZ 협정선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기형적 형태의 협정선이 생기게 되어 독도의 주권을 주장하지

못했다는 비판까지 있었다. 헬기는 거의 정확히 24분 뒤 북서쪽 상공에

나타났다. 헬기에서도 이 쪽이 보이는 지 교신을 시도했다. "좌표 E 130

도1분 N 23도19분 해상의 선박과 해상구조물 호출 중 응답 바람...여기는 일

본국 해양경찰대 16호 헬기입니다." 교신은 서툰 발음의 영어였다. "예,

좌표 내 선박, 카피했음. 여기는 배달국 건설부 소속 유진 1호입니다. 용건

을 말하시오."

"귀 선박들은 지금 일본국의 이이제또 구역 안에 있습니다. 일본 해양청의

허가를 득했습니까?"

"우리는 우리나라의 EE제또 구역 안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해양부의 허가를

득했습니다."

조명식 부장이 일본경찰의 말투를 흉내내며 응답했다. 군인 한명이 '우리

나라에 해양부가 있었든가?' 하며 낄낄 댔다. "외국인이 일본국 EE제또

구역에서 조업 등 경제활동을 할 경우 사전경고 없이 나포될 수 있습니다.

"

"외국인이 배달국 EE제또 또는 어느 장소에서든 배달국 국민에게 위해를 가

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사전경고 없이 격추될 수 있습니다."

이 번에는 조승태 소령이 대답했다. 건설사 직원들과 군인들이 폭소를 터트

렸다. 헬기는 더 이상의 교신 없이 상공을 몇 바퀴 돌면서 사진 촬영을 하

고는 사라졌다. 한 편 인근 바다에서 유전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순시선

에서 구로 료헤이 경시정은 막 수평선 끝에 보이기 시작하는 유전의 모습을

확인하고 있었다. 불법 어로활동과 밀항성을 감시하느라 인근 해안을 숱하

게 다녔지만 이렇게 육지에서 먼 EEZ의 끝까지 오기는 처음이었다. 방금 헬

기에서의 통신 내용을 들은 분개했던 구로 경시정은 막상 유전과 유진 1호와

2호를 보자 기가 막혔다. 플랫폼은 TV에서 간혹 보곤 하던 유전 장비와 흡

사했다. 일본 인근에도 몇군데 있긴 하지만 구로 경시정이 근무하는 해역 내

에서 실제로 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런데 플랫폼을 호위하든 떠 있는 두 척의

목선을 보고 어이가 없어졌다.

"아니 저런 옛날 배도 물에 뜨나? 돛으로 가나보지?"

"경시정님, 원칙대로 나포해서 끌고 가죠."

"아냐 일단 지켜보면서 감시하라는 것이 상부의 지시다."

분명 일본 해경의 등장을 알고 있을 텐데 유전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너무

도 여유로와 보였다. "쟤들 도대체 뭘 믿고 저러나?"

한국에서 배달공화국의 이름이 거론되고 실사단 얘기가 나올 때까지 일본은

배달국의 존재나 EEZ 내에 유전이 건설되고 있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 FIFA의 보고서가 정계 인사들에게 보고되었지만 그들은 바이달 공화국이라

는 이름이 가지는 의미를 알지 못했던 것이다. 한국의 뉴스에서 이에 대한

일이 크게 보도되자 뒤늦게 일본은 경악한 것이다. "도대체 저렇게 큰

유전장비가 건설될 때까지 해경은 뭐하고 있었나?"

일본의 보수우익단체와 시민들이 국회 앞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해경은 물론

이고 해군과 공군까지 싸잡아 비난을 듣고 있었고 각 신문과 방송매체에서는

EEZ의 경계가 뚫린 게 마치 국가안보에 심각한 구멍이 뚫린 것처럼 호들갑

을 떨었고, 우익신문의 대표격인 산케이신문은 "한일전쟁은 다께시마가 아닌

태평양에서"라는 호전적인 문구로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일본 정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아 만 하루를 회의를 하는 데 소진했다. 회

의를 진행시키는 동안 일본 정부가 유일하게 취한 행동은 해경을 급파하여

사태의 추이를 감시하도록 지시한 것 분이었다. 만약의 경우 침입자의 배후

에 한국정부가 있다면 섣부른 대응은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 일본 수상 고미즈 이치로는 어쩌면 자신의 재임기간 중에 한국과 전쟁을

벌여야 할 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750억 배럴의 석유라면 남의 것이

라도 뺏고 싶은 데 일본 땅 안에 있는 것을 뺏길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자

한국과의 전쟁은 기정사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2007년 10월 16일 뉴

질랜드 오클랜드항유진 4호와 유진 5호가 오클랜드의 와이테마타항이 가

까워지자 수상비행을 마치고 파도에 몸을 맡겼다. 속도도 2노트 정도로 줄였

다. 중세풍의 유진 1호와 2호가 오클랜드 항만청에 입항신고를 내고 기다리

는 사이 지나가는 배에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아마 항으로 들어오는 유람선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유진호에서도 배달국 사람들이 환호하며 손

을 흔들며 화답했다. 피파 가입을 통해 배달국이 국제사회로 진출한 이후

대규모 첫 나들이였다. 내일 저녁이면 오클랜드의 노스 하버 스타디움에서

배달공화국의 역사적인 첫 A매치를 갖게 되는 것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서 펼쳐질 2010년 월드컵의 오세아니아주 예선전 첫 경기였다. 배달공화국은

뉴질랜드, 사모아와 함께 B조에 배정되었다. 12개팀이 1장의 본선티켓을 가

지고 4개조로 나뉘어 조별예선을 치룬 후에 각조 1위를 한 4개팀이 다시 홈

&어웨이 방식의 풀리그 전을 펼쳐 최종 1팀을 가리게 된다. 물론 지금까지

전문가들의 예상은 별 무리 없이 호주가 2연속 월드컵 진출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2002년 월드컵까지는 OFC에 배당된 본선티켓은 0.5장으

로 OFC에서 통과한 1팀이 남미예선에서 5위한 팀과 최종 예선전을 벌이게 되

는 방식이었는데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OFC에 1장에 배당됨으로서 이곳 O

FC 회원국들끼리 예선전을 벌여 1위를 하면 본선진출이 되어, 2006년 월드컵

예선에서 호주는 1974년 서독월드컵에 본선 진출한 이후 32 년만에 다시 독

일에서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꿈을 이루었다. 유진 1호에는 김용학

감독이 이끄는 배달국 첫 번째 국가대표 팀이 뉴질랜드와의 예선전을 위해

배에 타고 있고 양쪽 배에 나누어 응원단들이 함께 배달국의 첫나들이를 즐

기고 있었다. 배달국의 국제사회 진출을 위한 정부 부서 개편을 통해 새로이

신설된 외무부장관에 정학재 정외과 교수가 임명되어 뉴질랜드와의 외교사

업을 위해 동행하고 있었다. 준영이 차관의 자격으로 정학재 교수를 수행하

고 있었다. "교수님은 아직 반대 의견이신가요? 교수님"

준영이 선상 난간에 몸을 기댄 체 정교수에게 말했다. "이건 스포츠맨쉽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반대가 많으셨자나요?"

정교수가 씩 웃으며 말했다. "투표할 때는 반대표를 던졌지만 국민들이 원

하자나?"

"국민 핑계되지 마세요, 하여튼 정치하는 사람들은 걸핏하면 국민의 뜻이라

고 둘러대는 군요."

준영의 말에 정교수가 큰소리로 웃었다. "하하하, 준영군 너무 그렇게 몰

아새우지 좀 말게, 나도 정치 시작한 건 한 달도 안 됐네. 그리고 자넨 처음

부터 찬성했잖아?"

"예, 우리 국민들도 오랜만에 신나는 일이 좀 있어야지요."

보름 전 배달국에서는 월드컵 예선전을 앞두고 국민투표가 있었다. 국민투표

라고 투표소에 가서 기표하고 투표함에 넣는 복잡한 방식이 아니라 네트워크

에 질문을 띄어놓으면 정해진 시간 내에 자신의 고유 아이디로 찬성과 반대

를 클릭하는 형식의 투표지만 투표방식이 간단해 배달국에서는 국가의 정책

을 자주 투표로 결정했다. 지난 번 국민투표 내용은 월드컵 참가와 또 향후

치르게 될 국제경기 등에서 23세기의 스포츠 과학을 이용할 것인가 하는 내

용이었다. 정교수 같이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스포츠맨쉽과 동등한 조건에서

의 경쟁을 주장하는 입장이었지만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애초에 동등한 경쟁

을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준영의 경우는

그 입장이 분명해서 스포츠를 통한 외교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또

금지약물이나 부정장비를 사용하는 것도 아닌 속성훈련 프로그램이라면 부

정한 방법도 아니라는 것이 준영의 주장이었다. 22세기로 접어들면서 세

계 스포츠는 상당히 타락한 면이 많았다. 미국에서 처음 부작용이 없으면서

도핑에서 나타나지 않는 약물을 선수들에게 주입하면서 스포츠는 몰락했다

. 미국은 올림픽의 기존 기록을 죄다 갈아치우면서 금메달을 싹쓸이해 버렸

다. 그 뒤 그 약물의 사용이 금지되었지만 부작용이 없다는 이유로 약물의

건전성 주장이 계속 제기되었고, IOC는 미국이 그 약물을 모든 국가에게 공

정하게 보급한다는 조건으로 약물을 허용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스포츠는

그 의미가 퇴색되고 말았다. 더 이상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도 아니었고

, 피와 땀의 결정체도 아니었다. 스포츠를 통한 스타들도 의미가 없었다. 그

후 스포츠에 흥미를 잃어버린 시청자들을 잡지 위해 TV방송사들은 전쟁을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면서 배달국에서는 약물과

파워슈즈의 사용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세계 스포츠발전에 결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스포츠에 대한 흥미가 반감될 것이라는 사람들

의 반대로 채택되지 않았고, 다만 속성훈련프로그램의 사용이 채택된 것이다

. 즉 훈련을 하는 효과를 증대시키는 프로그램으로 미국의 약물사용 직전 한

국에서 개발되었지만 미국의 약물 등장으로 22세기에는 빛을 보지 못한 발명

품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각종 체력훈련과 기술훈련 모두 그 기간을 놀라울

정도로 단축시켜준다. 예를 들면 농구공을 던져 골대에 넣는 연습을 하면

여러 번의 시도와 반복훈련으로 온몸의 근육이 공을 던지는 각도와 힘, 요령

을 적응하게 되는데 이 프로그램은 두뇌 뿐만 아니라 근육에 직접 그 '기억

'을 입력한다. 하루 정도의 훈련이면 기존의 두세달 훈련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지난 한 달 동안 국가대표들은 이 훈련을 받았고,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이들의 실력은 일취월장할 것이다. 월드

컵 예선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 원칙인데 배달국은 자국 내에 스타디움이

없다는 이유로 홈경기를 모두 반납하는 바람에 모든 경기를 상대국에서 치

르게 되었다. 그로 인해 배달국은 내일 뉴질랜드와의 경기를 공식적으로는

홈경기로 치르게 되었다.

2007년 10월 15일 아침 6시 도라산역세연은 디지털 캠코더로 기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찍고 있었다. 여기 있는 대부분의 사람

들은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남한사람들과 북쪽의 가족들을 만나기 위한 이산

가족들이다. 경의선 열차가 개통되고 개성공단이 조성되어 개성에서 근무하

는 사람들이 주말을 남한에서 보내고 출근을 위해 경의선 열차를 타고, 4박

5일간의 이산가족방문단의 여행일정에 따라 북한으로 출발하는 사람들이 열

차를 이용했다. 2006년에 군사분계선 내 선로연결 작업이 완료됨에 따라 이

곳 도라산 역에서 개성까지 월요일 아침 6시 30분 출발, 금요일 저녁 6시 3

0분 출발 등 1주일에 두 번 열차가 왕복한다. 개성공단의 근무자들의 주말통

근과 이산가족방문을 위한 운행이 주목적이었다. 서울역에서 기차를 탄 세연

은 도라산역에 도착하여 방북허가서 등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고 개성까지의

열차표를 받았다. 도라산-개성 구간은 유일하게 무료구간이다. 다만 개성에

서 도라산으로 올 때는 조선철도공사에서 발매하는 기차표를 북한돈이나 달

러로 구매해야 했다. 도라산에 가면 세연은 다른 이산가족방문단과 함께 다

시 평양행 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개선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자

였고, 이산가족방문단은 거의 다 다이 드신 분들이라 젊은 여자로서는 세연

이 유일했다.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세연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었다

. 세연은 교내 신문사에 사표를 냈다. 원래 월급을 받고 하는 일은 아니

었지만, 교내문제와 정치환경에 휘둘려지는 편집국과 주간으로 있는 안교수

의 간섭이 심해진 이유도 있었지만 오래 전부터 해보고 싶던 일을 본격적으

로 시작하면서 양쪽으로 시간을 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보다 가장 큰

이유는 북한에 취재 허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세연은 중국에 갔다 온 이후

에도 계속 석귀향과 메일을 교환했는데, 세연은 메일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기여하고 싶다는 개인적

인 희망을 얘기하곤 했었다. 그런데 북한에서 몇 가지 사항만 지켜준다면 취

재를 허용하겠다는 연락이 온 것이다. 세연이 북한에 따로 허가 요청을 낸

것도 아니고 세연이 어느 방송사에 소속된 것도 아니어서 세연은 무척 놀랐

다. 석귀향의 아버지가 북한 내에 그렇게 영향력이 있는 사람인 줄 세연은

몰랐던 것이다. 다큐멘터리의 제작은 북한에서 세연을 지목해서 프로그램 제

작참여를 요청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데 프로그램의 제목은 "남조선 대학생

의 눈에 비친 북조선의 생활"이었다. 프로그램은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의 사

전검열 후 방송을 하는 형식으로 제작되도록 되었다. 세연은 통일부와

외무부에서 의외로 쉽게 방북허가가 나오는 것을 보고 남북한 모두 많이 달

라졌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세연은 이번 방북에서 조선중앙방송 관계자와

보다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하고 다시 한국으로 와 준비를 끝마친 후 겨울방

학이 시작하면 1년 동안 휴학계를 내고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할 계획이었

다. 대합실에서는 사람들이 TV를 통해 흘러나오는 뉴스를 보고 저마다

한 마디씩 떠들고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산유국이 되었단 말여?"

"그게 아니라 배달공화국이 산유국이라고 하잖아"

"배달국이 우리나라 아닌가?"

"갑자기 어디에서 떨어 졌는지는 몰라도 새로 생긴 나라라고 하던데?"

사람들은 며칠 전부터 TV 뉴스를 통해 보도되고 있는 배달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궁금증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국내 에너지 위기가 대두되고 있

는 시점에서 엄청난 매장량의 석유를 보유한 국가의 탄생과 국가의 이름이

주는 의미는 매우 큰 것이었다. 학계에서는 배달국이 조선시대 실존했다고

알려진 홍길동과 활빈당이 건너가 세운 나라라는 유력한 학설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다만 이웃나라들의 논평은 다양했다. 중국과 미국이 공식

적인 논평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경우 배달국의 건국에 한국정부의

음모가 개입되어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었다.

세연은 자신이 배달국의 국민이라고 했던 준영의 말을 잊지 않고 있었다.

세연은 비로소 '우리나라'에 간다며 간 준영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것 같

았다. 갑자기 준영이 보고싶어 졌다. 정각 6시 30분 기차가 도라산역을

출발해 북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출발한 지 5분이 채 안되어 기차는 멈췄

다. 듣자하니 군사분계선 통과를 위한 검문이란다. 도라산에서 기차를 타기

전 모든 절차를 마쳤다고 생각한 세연이 의아해 하고 있는데 검문을 하는

군인이 세연이 탄 차량에 들어왔다. 유엔군 복장을 한 미군과 한국군이 2인

1조로 검문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간단하게 차량을 둘러보며 지나가다

세연을 보더니 멈춰 섰다. "개성엔 무슨 일로 가십니까?"

미군이 영어로 물었다. 세연은 다 알아들으면서도 못들은 척 창 밖만 보고

있었다. 그러자 옆의 한국군이 한국말로 물었다. "아가씨, 방북허가서 있습

니까?"

그 제서야 세연은 방북허가서를 군인에게 내밀었다. 말이 유엔군이지 사실상

미군이랄 수밖에 없는 유엔군이 남북한을 오가는 사람들을 검문하면서 미군

의 영향력을 계속 발휘하겠다는 것인데 실질적으로는 이렇게 형식적인 검문

에 지나지 않았고 간혹 세연처럼 젊은 여자에게 수작이나 걸곤 했던 것이다

. "흠 대단하군요, 조선중앙방송사의 초청이라..."

세연의 방북허가서를 보며 두 사람이 서로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자

세연은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다. 그러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갑자기 일어난 세연이 미군의 턱을 사정없이 날려버렸다. 지난 8개월 간 준

영에게 틈틈이 배운 호신술이었는데 속성훈련 프로그램으로 훈련받은 사실을

세연은 모르고 있었다. 미군은 엄청난 충격을 받고 통로를 따라 한참 밀려

가서 넘어졌다. 자신의 힘에 세연도 스스로 놀라고 있는데, 미군이 겨우 일

어나 세연에게 총을 겨누고 결국 세연은 기차에서 내려야 했다. 유엔군 두

사람이 세연의 미모를 두고 야한 농담을 한 것을 세연이 듣고 발끈해서 생

긴 일인데 이 일로 세연은 유엔군의 조사를 받게 되었다. 말이 유엔군이지

미군이 거의 전부인 유엔군은 처음에 세연이 영어를 못하는 척 한 것에서부

터 심상치 않은 세연의 무술실력까지 의문으로 제기했고 방북목적에 다른 저

의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궁을 받았다. 세연은 인권협의회에 제소하고 유

엔군 헌병대에 고발하겠다고 항의했다. 얼떨결에 세연을 기차에서 내리게 한

미군은 고소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세연을 풀어주려고 했으나, 세연은

그에 응하지 않았다. 한국 땅에서 여전히 오만한 모습을 보이는 미군을 보

고 세연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세연이 협상에 응하

지 않자 미군은 간첩혐의로 조사가 필요하다며 강제로 유엔군부대 내에 세연

을 억류시키기에 이르렀다. 세연이 처한 상황은 즉각 배달국에 알려졌다.

2007년 10월 15일 저녁 8시 청와대

-[강짱님]이 입장하셨습니다.

[섬지기] 어서오십시오 대통령님

[강짱] 안녕하십니까 통령님

[섬지기] 실사단은 확정되었습니까?

[강짱] 예 겨우 확정이 되었습니다.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섬지기] 왜 그렇습니까?

[강짱] 재정경제부에 명단을 작성하라고 지시했더니 산업자원부에서

자기들이 명단을 짜야한다고 주장하질않나, 처음에 대학교수와

연구원들 중심으로 구성하려던 명단인데 수입을 담당할 정유회사에서

인원이 선발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가 국회의원들도 자신이

가야겠다고 주장하고 언론에서도 동행 취재를 신청하고 있어서 어

려움이 많았습니다. 이래저래 조율해서 겨우 100명을 정했습니다.

[섬지기] 허 100명요? 저희가 준비를 많이 해야겠군요. 우리나라에 대한 관

심이 그렇게 높은 지 몰랐군요.

[강짱] 게다가 배달공화국의 건국배경에 대한 의문도 많아서 더욱 그렇습니다.

사실은 저도 무척 궁금한 사항이구요.

[섬지기] 언젠간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지만 저희는 200년 전부터 이 섬에

정착해서 살고 있습니다. 세상하고는 동떨어져 살다가 최근에 국제사회에

진출하기로 결심을 하게되었지요. 우리나라에 오시면 200년 전부터 저희가

살아온 터전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강짱] 그런데 걱정되는 점이 있습니다.

[섬지기] 압니다. 일본 때문에 그렇죠?

[강짱] 예 잘못하면 국제분쟁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고 심한 경우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섬지기] 전쟁이 일어날 경우 대통령님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강짱]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가지고는 쉽게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군요.

[섬지기] 개인적인 입장이라면요?

[강짱] 세계는 지금 석유를 가지느냐 못 가지느냐로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필요하면 전쟁도 불사해야겠지요. 문제는 배달국과 일본

의 전쟁에 제 3자인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섬지기] 그럼 대한민국과 배달공화국의 상호군사동맹을 체결하는 건 어떨까요?

[강짱] ㅠ.ㅠ

[섬지기] ^^ 압니다. 농담이었습니다. 군사조약을 맺기 위해서는 미국의 양해가 필요하시죠?

[강짱] 우리나라의 그런 현실이 가슴아픕니다. 그러나 만약 배달공화국이 일

본의 침략을 받게 되는 상황이 오면 대한민국은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섬지기] 마음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배달공화국은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려 1천명이 넘는 병력을 가지고 있습

니다.^^ 과학기술도 세계 1위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까불면 저희가

혼내주죠.

대통령은 채팅을 하면서 배달국의 이 놀라운 자신감이 과연 어디서 나오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인구 1만명도 되지 않는 작은 섬나라에서 최근 자위대

라는 이름을 버리고 일본군으로 다시 태어난 일본의 강력한 군사력을 어떻게

이긴다는 건지 대통령은 김시백 통령의 농담이 좀 지나치다고만 생각했다.

대통령은 김통령의 농담이 재미있게 들리지 않았다. 어쩌면 정치적인

복안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결정적인 순간에 배달공화국은 일본과 협

상을 할 것이고 석유개발권에 대해 일본에게 어느 정도를 양보하게 될 것이

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과연 배달공화국이 김통령의 말대로 200년 이

상 독자적인 국가를 형성하고 있었는지의 사실여부와 만약의 사태에 있어서

의 대한민국의 의지 표명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즉 국제사회에서의 명

분 확보와 일본의 실력행사를 저지하겠다는 군사적인 의사표명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채팅을 하다 말고 말이 없자 김통령의 글이 올라

왔다.

[섬지기] 대통령님은 제 말이 농담으로 들리시나 봅니다.

[강짱] 아닙니다 그런 뜻은

[섬지기] 만약 유전을 일본에게 넘겨줘도 일본은 그 석유를 가지지 못합니다.

그 석유는 지구상에서 배달공화국만이 가질 수 있습니다.

[강짱] 무슨 뜻이죠?

[섬지기] 유전이 있는 바다는 수심이 6km입니다. 그런 해저에 있는 석유를

찾아서 끌어올릴 만한 기술을 가진 나라는 제가 알기엔 우리 배달공화국 말

고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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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해야 할 오타가 좀 있네요....기다리실 것 같아 일단 올리고 나중에 오

타를 수정하겠습니다. 그리고 죄송한 말씀, 제가 총선까지는 좀 바쁩니

다. 총선 때 한 참 바쁜 직업을 가지고 있는 탓에 .....

그래서 다음 글은 총선 끝나고 금요일에 올리겠습니다. 글도 새로운 국

면을 맞이하는 시점이라 전체적인 중간 점검도 필요한 때가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줄거리에 대한 설계를 깔끔하게 정리해서 곧 찾아뵙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사실 현대전에 필요한 군사력 부분의 기초지식이 좀 약합니다

. 한국, 일본, 중국, 미국, 이스라엘 등등의 전투기, 군함, 모함, 잠수함

등의 재원 성능 보유대수에 대한 정보를 가진 분이 계시면 제 메일 ran670

[email protected]으로 좀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보유대수나 성능 등은

3년 후로 대충 계산하여 업그레이드 시킬 예정입니다만 기초 지식이 부족하

네요) 그리고 꼭 투표하세요. 한국 정치 욕하기 전에 한국정치를 위해

뭘 했나 생각해 보는 시간 되시길...

=+=+=+=+=+=+=+=+=+=+=+=+=+=+=+=+=+=+=+=+=+=+NovelExtra(n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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