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세기 배달민족사-16화 (16/83)

skill.com)=+=                  (8) 만주에서 (8) 만주에서 ③

2008년 4월 9일 중국 지안현 통구성 준영은 광개토대왕비를 보며

그 규모에 놀라고 있었다. 높이가 6m 40cm이니 어지간한 3층 건물의 높이였

다. 비석 아래에서 비석을 올려다 보고 있으니 새삼 역사의 무게 앞에 한없

이 작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남북한 탐사단원들은 비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광개토대왕비는 중국이 세운 대규모 누각 안에 모셔져

있었고 관광객들이 사진을 직을 수는 있으나 만질 수는 없도록 누각을 둘러

철책을 쌓았다. "좋네." 준영이 중국사람들이 우리 문화재를 잘 보호하

고 있네 하며 싱긋 웃었다. 세연이 기가 막혀서 소리를 질렀다. "아니

역사를 통째로 뺏길 지경인데 농담이 나오니?" "농담 아냐, 이렇게 잘 보

호하고 있으라고 해. 나중에 돌려 받을 때 깨끗하게 받아야지 암." 사실

광개토대왕비는 2001년까지만 해도 지붕이나 보호막 없이 비바람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그것을 중국이 고구려사를 자신의 역사로 편입시키는 노

력의 일환으로 정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흔적만 남아있던 국내성의 성곽도

일부 복원이 되었다. 중국이 자신의 역사라고 주장하는 고구려의 성벽이 중

국 쪽을 보며 서 있는 것을 그들은 어떻게 설명할 건지 준영은 궁금했다.

세연 일행이 비문에 적힌 글자들을 자세히 보려고 철책을 넘는 시도를 했

다가 경비원들에게 제지를 당했다. 철책 밖에서는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 것

이었다. 글자의 크기는 손바닥만 해서 상당히 큰편이긴 했지만 오랜 세월에

무디어져 있었다. 중국은 외국인 특히 한국과 북한의 학자들이 비문을 연구

하는 것을 막고 있었다. 명분은 비석의 보호였지만 혹시나 비문 속에 또 다

른 해석을 찾아내는 것은 아닐까 우려한 이유일 것이다. 지안에서의 탐

사는 그렇게 맥없이 끝나가고 있었다. 호텔로 돌아온 일행은 이틀동안의 별

다른 소득 없이 마음 속에 분노만 쌓여갔다. 사실 처음 계획도 이번 탐사에

서 특별한 무언가를 찾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이곳의 실상과 중국정부의 음

모를 보면서 마음에 다짐을 갖는 것도 하나의 목적이었던 것이다. 북한의 대

학생들을 만나는 것도 중요한 목적이었다. 그럼에도 학생들 마음에는 뭐가

억울하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다시 한 번 분임토의와 세미나가 이어

졌다. 토의는 어제보다 훨씬 감성적으로 진행되었고, 남북한 학생들 사이에

어제보다 더 큰 동질감이 쌓여갔다. 오늘이 지나면 북한 대학생들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고 세연 일행은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어있었다. 토론은 점

차 통일에 관한 내용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북한의 한 학생이 "연방제 통일

"에 관한 주장을 했고, 남한의 학생들이 그에 반대하는 반론을 제기했다. 분

위기가 일순간 싸늘해졌다.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세연이 나섰다. "물론 통

일의 방법도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방법론적인 측면만 본다면 사실

전쟁만큼 확실하고 빠른 방법은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오랜 분단의 기간동

안 북측에서는 적화통일을, 남측에서는 북진통일을 거론한 적도 있었습니다

. 그것이 실행되지 않은 것은 이 땅에 더 이상 전쟁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많은 사람들의 의지가 있었던 결과가 아니겠습니까? 진정 양측이 통일을 원

하고 우리 민족을 믿는다면 통일은 내일 당장이라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한

번 물어봅시다. 우리 정치인들이 통일을 워하는 게 맞나요? 북측의 지도자

들은 정말 통일을 원하는 게 맞습니까? 지금 우리를 둘러싼 주변국가들 미국

,중국,일본 어느 나라도 한반도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한 지도

층들이 통일을 원하지 않으면 통일은 어렵습니다." 세연의 말에 북측 학생

들이 강하게 반발을 하기 시작했다. 남측의 썩어빠진 정치인들은 그럴지 몰

라도 우리 지도자 동지나 당은 결코 그렇지 않다며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 일부는 세연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제가 잘못 말했다면 사과하지요

. 그러나 자신이 지금 북측의 집권층이라면 어떻게 할까 한 번 생각해 보세

요. 지금 집권층으로 기득권을 가진 상태에서 그 기득권이 유지될 것인지 확

신이 없는 상태에서 통일을 추진하시겠습니까? 제가 예를 하나들지요. 19

93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흑인들의 참정권을 부여할 것인가에 대한 국민

투표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백인들만의 투표였지요. 그런데도 70%의 백인들

이 흑인들에게도 참정권을 주는 데 찬성표를 던졌고, 94년 4월 27일 남아프

리카 최초의 흑백 동시선거를 통해 5월 만델라가 300여 년의 백인 지배를 종

식시키고 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습니다. 흑인들에게 참정권

을 주게되면 인구의 87%가 흑인인 남아공화국에서 당연히 예상되는 결과였습

니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는 국제사회의 역할도 있었지만 드 클레르크 대

통령의 결단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역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득권을 가

진 자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들이 그것을 포기하지 않으

면 결국 민중들이 그것을 포기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인류의 역사는 항상 그

렇게 발전해왔습니다." 북측의 학생들은 민중혁명론을 연상시키는 마지막

부분에 대해서는 시비를 걸 수 없었지만 북측의 당과 지도부는 조국과 인민

을 위해 사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세연의 말에 강한 반발을 나타냈

다. 그러나 세연의 말은 석귀홍을 비롯한 몇몇 학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

다. 그들은 지금 세연에게 들은 말이 나중에 그들이 마주치게 될 선택의 순

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아직은 알지 못하고 있었다.

2007년 4월 10일 새벽 미국 조지아주 데카투르(애틀란타 북서쪽) 지방의

한 복숭아밭 문정현은 다른 곳과 색깔이 다른 흙들을 모아 비닐에 담

고 주변의 사진을 찍었다. 정현이 찍는 사진은 일종 분석카메라로 사진을 직

는 곳의 온도와 성분, 습도 등을 파악하게 해주는 카메라였다. 이곳은 주

변이 온통 복숭아나무로 둘러쌓인 가운데 널찍한 광장을 이루고 있었다. 복

숭아 과수원 중간중간에 이런 광장들이 간간히 있었지만 다른 곳들은 수확기

에 복숭아를 쌓아 둔 흔적이 있어 야적지라는 걸 한 눈에 알 수 있었지만 이

곳은 달랐다. 광장 한가운데 불을 지핀 흔적이나 군데군데 나무뭉치가 있어

복숭아를 쌓아 둘 수 없도록 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이곳에 도착하면서 느

낀 비릿한 향이 정현의 속을 불편하게 하고 있었다. 정현은 4일전부터

조지아주에서 첩보활동을 했다. 우선 애틀란타에 도착해서 탐문조사를 했다

. 최근 1년간 애틀란타에서 실종된 사람이 꽤 많다는 것이었고 그들 대부분

이 흑인이었다. 애틀란타 경찰서에서 이 사건은 골치아픈 사건이었는 지 경

찰서 내부지침에 이 사건에 대한 경찰들의 해결의지는 강한 것으로 보였다.

애틀란타의 경우 시민의 40%가 흑인이었으니 흑인 유권자들의 수를 생각할

때 그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사건은 계속 오리무중이었다. 정

현은 흑인 실종사건이 KKK단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노튼과 애

머슨의 농장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했다. 19세기 초에 있었던 KKK단의 의식

과 같은 행위가 벌어졌다면 그 장소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우선 위성사진

을 토대로 의심나는 곳을 둘러보다 이 수상한 야적장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 조지아주는 남북한을 합친 한반도의 약 세 배의 넓이를 가진 주였다.

주의 수도는 애틀란타이고 수도인 애틀란타는 미국에서 흑인의 비율이 가장

높은데 반해 수도를 제외한 다른 지역은 흑인이 거의 없다할 정도로 기형적

인 인구구조를 가진 곳이었다. 몇몇 도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땅에서는 복

숭아를 재배하는 데 차를 타고 가면 이틀동안 꼬박 복숭아밭만을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애틀란타 외곽에는 스토운마운틴(Stone Mountain)이라는 말 그대

로 돌산이 하나 있는데 정상까지 오르는데 불과 10분정도 밖에 안 걸리는 산

이라기에는 언덕에 가까운 곳이다. 그러나 이 스토운마운틴이 조지아주의 주

립공원으로 지정된 이유는 이 산이 조지아주에 유일한 산이었기 때문이다.

정현은 돌산의 정상에서 조지아주를 둘러보면서 미국놈들은 더럽게 복 받은

놈들이라고 생각했다. 200미터도 안 되는 산에서 보는 경관이 사방팔방으로

지평선이라니. 그 3분의 1 밖에 안 되는 좁은 땅, 그것도 반 이상이 산지인

땅을 남북으로 나눠 쓰고있는 우리 민족을 생각하니, 우리 민족의 운명이

얼마나 가혹한 것이었는지 사무쳐서 눈물이 앞을 가렸다. 2007년 4

월 10일 오전 배달국 퀴유안은 아침식사를 마치고 산책을 나가기를 희망

했다. 간호사의 안내로 밖으로 나간 퀴유안은 자신이 바닷가에 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기 사람들은 한국어를 사용하지만 퀴유안이 아는 한

국과는 조금 달랐다. 녹지공간이 잘 조성되어 있었고 공기도 맑았다. 한쪽에

서는 열심히 건물이 올라가고 있었다. 아니 정말 건물이 올라가고 있었다.

퀴유안은 건설현장을 자주 보긴 했지만 눈으로 느껴질 정도로 건물이 완성되

는 모습을 본 적은 없었다. 퀴유안이 의아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데 건물 뒤

편에서 뭔가가 날아왔다. 비행기인가. 퀴유안은 다음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

했다. 긴 객차를 단 열차가 소리도 없이 날아오고 있는 것이었다. 소리를 내

긴 했다. 착륙하기 전에 길게 한 번 경적을 울린 것이다. 열차 문이 열리

자 안에서 사람들이 나온다. 어떤 아이들은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나오는 데

바퀴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주위를 지나가던 오토바이도 바퀴가 없었다.

퀴유안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다. 잠시 뒤 퀴유안은 군복을

입은 여자와 마주 앉았다. "몸은 좀 어떠세요? 전 강하경 대위입니다."

"덕분에" 퀴유안은 흉터 하나 없이 깨끗해진 자신의 배를 보고 감탄했던

걸 생각하고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사실은 미스 쑨이 잠든 사이에 수면

취조를 좀 했어요. 양해해 주시길 바래요." 퀴유안은 꿈속에서 토미의 사

진을 본 것을 떠올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미스 쑨은 자

신이 먹은 약이 폭탄이라는 걸 모르고 드셨나요?" 강하경의 물음에 퀴유안

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폭탄이라뇨? 전 소화제를 먹었을 뿐인데." "소

화제를 준 게 이 사람 맞죠?" 강하경이 토미의 사진을 내보였다. "맞아

요. 토미가 공항에 배웅 나왔을 때 소화제를 줬어요." "자 그럼 우리 토미

얘기를 한 번 해 볼까요?" 강하경이 의자에 몸을 깊숙이 파묻으며 말했다

. 아침에 토미는 룸서비스로 아주 특별한 요리를 준비했다. 바다거북

의 발바닥이라는 엄청 비싼 요리였다. 아주 맛있었다. 음식을 다 먹어 갈

무렵 갑자기 생각난 듯 토미가 이마를 쳤다. "아차 내 정신 봐라, 비행기

탈 사람한테 이걸 먹이다니, 이거 먹고 배나 비행기를 타면 속이 불편할 수

있는데." 그러곤 공항에 와서 소화제를 건넸다. "만약 속이 불편하면

이걸 먹도록 해요. 속이 괜찮으면 그냥 두고." 그런데 비행기가 이륙하자

정말 속이 불편했고 그래서 탕비실로 가서 약을 먹은 것이었다. "미스

쑨의 위장에서 스미투겔이 나왔어요 기압이 내려가면 위장 속에 알부민을

제거해서 위에 물이 차게 하죠. 계속 놓아두면 어차피 장파열로 죽게되는데

미스쑨은 거기다가 폭탄까지 삼켰어요." 강하경이 일어서며 말했다. "

더 이상 새로운 건 없나요? 만약 생각나는 게 있으면 말해주세요. 참 그리고

당분간 이 섬에서 내보내 드릴 수 없어요. 이 섬도 나름대로 지내긴 좋으니

까 정 붙이며 살길 바래요." 강하경이 방긋 웃고 방에서 나갔다. 그때서

야 퀴유안은 여기가 어딘 지 아직 듣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같은

날 지안 공항청사 프레드 존슨은 부서진 화장실 잔해를 둘러보며 왜 C

IA에서 이 사건을 조사하는 지 의문스러워 하고 있었다. 프레드는 홍콩에서

근무하고 있는 인터폴 경찰로 원 소속은 FBI다. 인터폴은 수사할 사건에 따

라 임시로 수사팀이 짜여지는 것이 원칙이나 최근의 마약관련의 사건이 잦아

파견 형식으로 나온 프레드는 말만 파견이지 거의 홍콩에서 1년 넘게 근무

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밤 미국의 FBI 국장이 전화를 했다. 그것도

직접 전화를 했다. 중국이 이 사건을 인터폴에 수사의뢰 했다며 수사지시를

한 것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경찰 한 명을 보낸다며 같이 공조하도록 지시

한 것이다.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하면서 프레드와 동행하기로 한 형사가 F

BI가 아니라 사실은 CIA니까 적당히 옆에서 구경이나 하라는 것이었다. 프

레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중국이 이 사건을 인터폴에 요청한 것도 이

상했고 미국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CIA요원을 보내는 것도 이상했다. 중국은

인터폴을 요청했지만 결과적으로 CIA를 불러들인 셈인데 그것도 이상한 일

이었다. 어쨌든 오늘 아침에 북경에 도착한 CIA요원 공식적으로는 FBI경찰인

해프먼을 만나 같이 지안으로 향한 게 오늘 아침이었다. 사실 중국 내에

서 인터폴의 조사는 제한적 일수 밖에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이 사건에 대해

서는 중국 정부가 선선히 협조를 했다. 물론 실무를 맡은 일선 중국관리들은

여전히 삐딱했지만 중국당국에서 최대한 협조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항이라

그들도 어쩔 수 없었다. 이 폭파 사건에 양국에서 왜 이리 관심을 많이

갖는 지 프레드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프레드는 자신

이 모르는 어떤 비밀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해프먼은 그것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열심히 화장실 잔해만 뒤졌다. 해프만

은 화장실 벽에 붙어 있는 살점을 조금 떼어 병에다가 담기까지 했다. 해프

만은 자신이 화장실을 살펴볼 테니 프레드에게는 죽은 스튜어디스의 동료나

만나보라고 했다. 프레드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 것은 퀴유안의 동료들을

심문하는 과정에서였다. 승무원들이 처음에 뭔가를 숨기는 것 같아 계속 다

그쳤더니 비행 중 잠이 들었다는 것이다. 처음에 한두 명이 그런가 보다 했

는데 대부분의 승무원들이 같은 진술을 하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미스

량을 만났을 때 프레드는 아예 첫 질문부터 이에 관해 물었다. "당신도

잠이 들었습니까?" 미스 량이 깜짝 놀라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은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날은 이상하게 졸렸다. 그거랑 퀴유안

이랑 무슨 관계가 있는가요 하면서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허 갑자기 X-

파일 같군. 프레드는 그렇게 생각하며 조종사를 만나 비행중 이상한 일은

없었는 지 물었다. 조종자는 특별한 일은 없었다며 말을 꺼냈다. "아

한 번 공항이랑 교신이 끊어진 적이 한번 있었죠. 한 5분정도? 그 외에는 별

다른 일은 없었습니다." 관제탑의 확인 결과 교신이 끊어진 적이 있었다

. 일기 불순 등으로 간혹 있는 일이긴 했다. 그러나 그 날은 날씨가 좋았다

. 프레드는 교신이 끊겨진 시간부터 승객들과 승무원들이 동시에 잠들기 시

작했다는 놀라운 우연을 발견하고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이건 정말 X-파

일이네' 프레드는 블랙박스를 열람하기로 결심했다. 밝은 주황색의 박스

로 되어있는 블랙박스가 기록실로 옮겨졌다. 이를 도와주던 중국의 공안들은

왜 화장실 폭파사건에 블랙박스까지 보자고 하는 건지 불만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프레드는 그를 무시하고 기록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나 프레드

는 이쪽 데이터는 문외한이라 중국 항공기술자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 일단 음성기록장치는 별다른 게 없었다. 음성기록은 30분만 기록되므로 3

0분 이전의 기록은 들을 수 없고 30분간의 기록은 승무원들의 증언에 따라

다들 잠든 게 맞는지 조종실의 내용 외에는 녹음 된 내용조차 극히 적었고

별다른 내용이 없었다. "아니 왜 30분밖에 녹음이 안 되는 겁니까?" 프

레드가 따지듯 묻자 중국기술자가 별일이라는 듯이 대답했다. "어차피 사

고가 났을 때 일어난 일을 아는 게 목적이니까, 만약의 경우 사고 전 30분이

면 충분하죠. 누가 30분전 데이터를 보자고 할 줄 알았나요?" 대신 다른

항공기록 데이터는 25시간동안 기록이 되고 있었다. 항공기의 운항은 큰 이

상이 없었다. 프레드가 실망하고 있을 때 중국인 기술자가 말했다. "이거

이상한데?" "뭐죠?" "아뇨 너무 완벽해서요, 보시죠 여기부터 여기까지

비행기는 날개 한 번 안 움직이고 요동 한 번 없이 깔끔하게 날았습니다."

"무슨 뜻이죠?" "이런 일은 날씨가 아주 좋아서 아주 경쾌한 비행일 때

가능한 건데, 이런 비행만 할 수 있다면 아주 실력 있는 조종사죠. 그런데

이 비행기 성능이 그리 좋은 게 아니거든요, 워낙 낡은 거라" 프레드는

더 이상 얘기를 듣고 있지 않았다. 프레드는 중국인이 가리킨 그래프의 시간

을 보고 있었다. 승무원들이 잠들기 시작한 바로 그 시간이었다. 이튿날

아침 프레드는 중국공안의 인터폴 수사요청이 취소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 벌써 해프먼은 미국으로 떠난 후였다. 해프만은 중국이 수사요청을 취소할

것을 어떻게 미리 알았을까? --------------------------------

----------------------------------------- 내용 중에 스토운마운틴에서

정현이 느낀 바는 1994년에 제가 그 볼품없는 돌산에 올랐을 때 느꼈던 점

입니다. 정말 하루종일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글을 쓰고 처음으로

딴지가 올라왔습니다. 망각광선에 대한 것인데 이 망각광선의 모티브는 맨

인블랙에서 따온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갑자기 강한 빛에 노출된 사람은

일시적 건망증과 기억장애 현상이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다만

그 망각되는 내용과 양에 대해서는 인위적으로 조작이 불가능하지만 여기서

는 망각광선의 주파수에 따라 뇌파에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작동되어 특정

기억의 소멸이 가능하도록 설정했습니다. 너무 남발하면 재미없겠죠. 주의하

겠습니다. 얘기가 조금 복잡해지는 건 사실이네요. 앞으로 더 펼쳐져야 하는

데 큰일입니다. 하여간 열심히 쓰겠습니다. 화이팅!!  =+=+=+=

+=+=+=+=+=+=+=+=+=+=+=+=+=+=+=+=+=+=+NovelExtra([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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