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세기 배달민족사-12화 (12/83)

m)=+=                  (7) 역사의 주역 (7) 역사의 주역 ①

2007년 4월 2일 미국 뉴욕마사회 사무실 "저희 회사는 국립과학수사

연구소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하고 귀하가 요청하신 배당금의 지급을 승인하

기로 했습니다." 조나단 해머튼은 사무적으로 이렇게 말했지만 맞은편에

앉은 사내의 얼굴이 밝아지는 것을 보자 어떨결에 어색하게 같이 웃어주었다

. "고인이 남긴 140만달러의 주인을 찾아 드릴 수 있어서 아주 기쁘게 생

각합니다." "아주 감사합니다. 저희 집안 사람들이 함께 고인의 유지에 따

라 이 돈을 사용할 것입니다." "예, 행운이 함께 하길 빕니다. 미스터 노

튼" 노튼이라고 불리운 사내는 조나단이 내민 손과 악수를 하고 또 다른

손으로 건네는 서류를 받아 아래의 수령증 란에 길버트 노튼이라고 서명했

다. 두 달전 경마장에서 죽은 신원미상의 사내가 손에 들고 있던 마권은 14

0만달러의 복승식 배당을 받게된 것이었다. 그러나 경찰에서도 신원을 알 수

가 없어 마권은 뉴욕마사회로 임시 예치되었다. 그런데 사흘 뒤 아틀란타에

사는 길버트 노튼과 그 친족들이 시신의 인도와 배당금의 지급을 요청했다

. 회사는 친족이라는 증거가 없다면 그 요청을 일단 거절했는데, 노튼가(家

) 사람들이 자신들의 혈액을 거둬 유전자 확인 의뢰를 하고 소송을 냈다. 아

직 소송은 진행중이었지만 과학수사연구소의 결과가 나오자 회사는 소송으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느니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재판이 장기화되

다가 패배하면 손해가 커질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었다. 서명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던 조나단이 깜박 잊은게 있다는 듯이 말했다. "참 이건 과학수사

연구소 연구원 가브리엘 슈먼박사의 명함인데요. 노튼씨가 오면 꼭 한 번 연

락을 달라고 하더군요. 유전자 감식을 한 분 중에 누군가 심각한 질병이 있

다고 정밀검사가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다음날 길버트는 슈먼 박사와 자

리를 함께 했다. 슈먼은 깡마른 얼굴로 왜소한 편이었다. 길버트가 전화를

하자 슈먼은 만나서 얘기를 하자고 했고, 슈먼은 길버트를 만나기 위해 워싱

턴에서 뉴욕까지 비행기를 탔다. "그런데, 그 돌아가신 그 분과 정확하

게 관계가 어떻게 되시죠?" 슈만은 누군가의 심각한 질병 얘기는 꺼내지도

않고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제 사촌뻘 됩니다. 오랫동안 외국에 나갔

다가 최근에 돌아왔죠. 애틀란타에서 두 달 전에 만났던 게 20년 만에 만난

겁니다." 길버트가 경계심을 잔뜩 품은 채로 말했다. 길버트도 심각한 질

병에 대해서는 묻지 않고 있었다. 슈만이 말했다. "사실은 노튼씨가

제출한 집안 분들의 유전자와 돌아가신 프랭크 노튼이란 분의 유전자 사이에

재미있는 결과가 나와서요. 결과상으로 모든 분들이 분명히 친족이라는 결

과가 나왔는데요." 길버트의 눈이 날카롭게 조나단을 쏘아보고 있었다.

"그런데 프랭크라는 분과 길버트 노튼씨 두 분 사이에서는 직계관계에서

잘 나오는 동질적 배열이 발견되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요?"

"유전자 배열로 볼 때 두 분은 아버지와 아들 또는 할아버지와 손자 아니면

조상과 후손 사이가 아닐까 의심이 되는 배열이 나온 겁니다. 그런데 두 분

은 거의 나이가 비슷하니 직계는 아닌 것 같고, 그리고 사실 이런 일은 친족

간에 자주는 아니지만 간혹 나오는 일이라 별일은 아닙니다." 길버트는 가

만히 듣고 있었다. "아 예, 그런가요?" 길버트가 속으로 안도하며 말했

다. "그런데 말입니다. 노튼씨, 그런 동질적 배열이 노튼씨 말고도 또 다

른 유전자에서도 발견되었습니다. 에이미 노튼양의 유전자에서도 그런 현상

이 나왔다고 하더군요. 두 사람이나 이런 우연이 나오는 것은 아주 특이한

일이라 좀 더 정밀하게 검사하고 싶다고 해서요, 노튼씨 일가 중 또 다른 유

사성이 나온다면 유전학적 연구가치가 있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좀더 심도

깊은 검사를 해볼까해서 그 허락을 받으려고 합니다만. 다만 구성원 여러분

의 명단은 가명으로 하고 신상에 대해서도 제 혼자만 알고 있겠습니다. 비밀

을 보장해 드리겠습니다." 에이미는 길버트의 아내였다. 그런데 노튼은

혈액샘플 명단에 Mrs.가 아닌 Miss라고 표기를 했었다. 노튼은 그나마 다행

이지만 아내의 혈액을 보낸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고 있었다. 어차피 위험부

담은 있었던 일이었다. 140만달러라면 그럼 위험은 감수할 만 일이었다.

사흘 뒤 슈만박사는 퇴근길에 강도가 쏜 총에 맞았다. 4월 3일

21:00 배달국 국장급회의 "그래서 앞으로 쉴드 충전은 자연적 기상

이 비나 태풍 등 악천후를 이용하여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쉴드 에너지가 완

전히 방전되지 않더라도 미리 계획을 세워서 실시하겠습니다. 일단 향후 10

년간의 기상상태는 서준영 보좌관에게 자료를 받아서 충전일을 결정하겠습니

다." 계운필 국방국장은 지난 주에 섬에 접근한 일본의 어선에 대한 사건

처리 보고를 하고 있었다. "그래도 레인보우호만 벌써 두 번째 접근입니

다. 혹시 뭔가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그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선장과 선원들이 섬에 다가오면서 무척 당황스러워 했습니다." "그래도 앞

으로 2-3년간은 우리의 위치를 숨겨야 합니다." "이 기회에 섬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어떨까요? 남태평양 군도나 필리핀 군도 등 어차피 무인

도가 많은 곳으로 가면 특별히 이 섬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없을 것 같은데

요." 정영혜 보건국장이 조심스럽게 대안을 말했지만 아무도 호응하지 않

았다. "그까지 가는데 이 섬의 속도로는 몇 달이 걸릴 겁니다. 가는 동안

포착되고 말 가능성이 높지요." 애초에 섬을 만들 때 보다 나은 위치를

선정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23세기에는 부자

들을 중심으로 휴양을 위한 섬을 만드는 게 일종의 유행이었는데, 공해상에

서만 가능하고 선박의 주 이용항로를 피하도록 되어 있었고, 또 더 좋은 위

치는 이미 다른 사람들이 선점해서 지어둔 섬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이

섬의 위치는 당시로는 최선의 장소였다. "그 건에 대해서는 그 정도로

정리해두고 노튼의 명단에 오른 사람들의 소개작전은 차질이 없습니까?"

"예 안 그래도 그 일로 건의가 있습니다." 강하경 중위가 일어나면서 말

했다. "호프만씨, 케빈 로우씨 일단 이렇게 두 명이 배달국으로 입국했습

니다. 다른 사람들은 아직 소재 파악을 못하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섬으로

데려오지 못했는데, 서준영 보좌관은 사람들을 데려 오는 것을 반대하고 있

습니다." 준영은 명단에 있는 사람들의 소개작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다가 무척 화를 내었다. 지금 그들을 세상과 격리시키는 것은 그

들의 생명은 보장되겠지만 그들이 앞으로 이루어야 할 업적이 완성되기 위해

서는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이 준영의 의견이었다. 사람들 대부분이 지금 살

고 있는 곳에서 교육을 받고 세상경험을 하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정해진 업적을 남길 수 있는 인물이 될 것이라는 결론이었다. 강하경의

말을 들은 김박사는 깍지를 낀 손으로 턱을 받치고 한참을 생각했다.

서준영 보좌관의 반대라는 말은 이미 배달국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었

다. 준영의 정보력이 가지는 권위와 정확한 상황판단과 역사인식은 이미 배

달국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이정표처럼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준영은

23세기에서 군에 근무할 당시 정보의 효용을 전투력으로 극대화시킨 작전으

로 군 내부에서는 유명인사였고, 대규모 시간이동 계획을 수립함에 있어서

한 점 오차 없이 노튼사와 정부의 움직임을 예측하여 처음에 김박사가 계산

한 인력의 열배 가까운 사람들을 탈출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한참을

생각하던 김박사가 말을 꺼냈다.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요. 그렇지만

그들을 그냥 위험에 방치할 수는 없잖소. 일단 첫 번째 희생자인 한세연의

제거작전이 우리에 의해서 좌절되어 이후의 계획을 수정한다면 그 다음은

어떤 방식으로 공격을 해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그때 준영이

회의실로 들어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급하게 들어온 정보가 있어서요

."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논의에 대해 설명을 들은 준영이 자신의 의견을 이

야기하기 시작했다. "저는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데 반대 입장입니다. 거기

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지금 명단의 사람들은 견디어 내야 할

시련이 많습니다. 마틴 오잘라 같은 인물은 이제 겨우 4살입니다. 그 아이

가 지금 섬에 들어와서 자란다면 이 섬에서 자라는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가

없이 자라게 됩니다. 마틴이 인종과 종교의 벽을 넘어서 온 인류의 평화를

이어주는 사상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 부모와 같이 여행한 아시아

와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이 절대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그들을

대피시키는 것은 테러를 피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역사를 바꾸게 될 것입

니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오히려 그들을 노리는 집단의 정체를 밝혀

내는 겁니다. 드리고 두 번 째 이유는 그들의 첫 번째 시도가 실패하여 한

세연을 제거하지 못하더라도 그 이후의 계획에 대한 수정은 없을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어째서 그럴 수 있지?" "박사님들은 복잡계이론을 아시잖

습니까?" 복잡계이론(Complex System Theory)은 이 세상의 모든 질서가 몇

개의 이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상호관계로 얽혀 있다는 이론으

로 20세기에 카오스 이론으로 그 기반이론이 등장했다가 21세기 초에 일본의

과학자 이노우에 마사요시가 그 존재를 주장했다. 준영이 복잡계이론을 이

야기하자 김시백과 최석록 등 과학자들은 이 이론에 대해 이해를 하고 있는

듯 했다. "그게 이 경우에도 적용이 될 수 있을까?" "완벽하게 적용이

됩니다." 준영이 자신있게 말했다. "만약 그들이 이 명단의 사람들을

제거하려고 하고 또 인종적인 편견이 그들의 작전에 내재되어 있는 한, 그리

고 우리가 살아온 시대를 보건데 전쟁이나 전투를 하나의 게임으로 생각하는

인간들이라면 이 계획표에서 한 치도 벗어날 수 없을 겁니다. 만약 우리가

그들을 방해하여 그들이 우리의 존재를 눈치챈다하더라도 그들이 원래 정한

계획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결국 고민하다가 우리가 알고 있는 방

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것은 복잡계 이론에서 도출되는 필연적 결과입니다

." "복잡계 이론이 도대체 뭔데 그럽니까?" 계운필 중령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말을 했다. "그건 제가 설명드리죠." 최석록 박사

가 말을 했다. "좀 쉬운 예를 든다면 담배연기를 한 번 생각해봅시다. 담

배연기는 내뿜는 사람의 입김의 힘, 주변 온도, 바람 등 복잡한 여건에 따라

아주 다양하게 모습을 그립니다. 우리가 담배연기에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연기를 어디로 내뿜을까, 얼마큼 세게 내뿜을까, 또는 도우넛처럼 만들어볼

까 하는 수준이지만 일단 내뿜어진 담배연기는 주변의 많은 요소들의 영향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 번 내뿜은 담배연기와 똑같은 모습의 담

배연기를 다시 만들 수 있을까요?" "그건 불가능하지 않소?" "그게 편견

이란 거죠,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설마?" "만약 담배연기를 아까와 똑

같은 방향으로 똑같은 힘으로 내뿜고 주변 공기의 흐름과 온도 등 모든 주변

여건을 완벽하게 똑같이 해주면 똑같은 모습의 담배연기가 만들어집니다."

"그러니까 그게 불가능하지않소?" "어렵다뿐이지 이론상으로는 가능합

니다. 말 그대로 그렇게 만들기가 너무 복잡해서 어렵다는 것이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골프를 칠 때 홀인원을 하는 것도 어려운 것이지 불

가능한 것은 아니죠? 거꾸로 말하면 백번을 치면 백번 모두 홀인원시키는 방

법은 이론적으로 존재한다는 겁니다. 다만 실현이 어렵다는 것이죠." "그

래서 이 경우 복잡계가 실현되는 것이죠." 준영이 다시 말을 받았다. "

복잡한 여러 가지 주변여건이 똑같은 반복, 시간의 반복과 역사의 반복이죠

. 우리가 보고 있는 아침노을의 모습이나 내리는 비의양 모두 우주의 시간으

로 볼 때는 200년 전 또 400년 전과 똑같은 반복이고 복잡계의 완성이죠.

결국 그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사를 되풀이하게 될 것입니다." 준

영이 계속 말을 이었다. "방금 뉴욕 경마장을 감시하고 있던 정보과 직원

의 연락이 왔습니다. 어제 노튼의 배당금을 타간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길버

트 노튼이라고 프랭크 노튼의 조상입니다. 현재 KKK단을 이끌고 있는 미국

남부의 세 가문 중 하나입니다. 노튼이 과거로 와서 이들과 어떤 접촉이 있

었다는 증거입니다. 저희는 이미 이들에 대한 감시체제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만 이들이 인터넷을 거의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해킹 등의 방법이 쓸모

가 없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구성원을 파악하기가 어렵고 현재 활동을 예측

하기도 어렵습니다. 가장 확실하고 정확한 대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지도부

즉 역사적으로 검증된 세 가문의 사람들을 제거하는 것이 되겠지요. 그러나

이것은 일부입니다. KKK단의 구성원 모두를 알고 있지는 못합니다. 이들을

제거하면 또 다른 사람들이 지도부로 등장할 것은 거의 확실합니다. 그 이

후에는 우리가 그들의 행적을 잡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또한 그 뒤를

조종하고 있는 배후가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준영의 말을 듣고 있

던 김시백 박사가 말했다. "서보좌관의 말에 일리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우리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시온파에게 그 설계도가 넘어 갔을 경우입니다

. 역사적으로 보면 노튼과 시온파는 연합했습니다. 노튼이 23세기까지도 전

면에 나서 모든 일을 맡긴 했지만 그 배후에 시온파의 지원이 있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습니다. 사실 KKK단은 극렬한 테러집단 이상의 힘이 없습

니다. 설계도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실제로 제작하거나 적용시킬 능

력도 힘도 없습니다. 하지만 시온파라면 다릅니다. 그들은 이미 전세계적으

로 그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대통령도 그 지배력 하에 놓여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들 손에 설계도가 넘어간다면 미국 내 군수공장에서

3년 아니 빠르면 2년이면 완성품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면 세계는 지금

보다 더 많은 전쟁의 혼란 속에 빠져들 것입니다." 그 이후에 장시간의

토론과 의견이 오갔고 새벽녘이 되자 김박사가 회의의 결론을 내렸다. "

우리는 이미 미래에 할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물어 프랭크 노튼에게 사형선고

를 하고 그 집행을 했습니다. 앞으로 두 주간 KKK단의 범죄행적과 현재의 위

험도에 대한 첩보를 실시하겠습니다. 그 이후에 KKK단의 구성원들에 대한 재

판을 실시합니다. 시온파에 대한 대처는 이렇게 합니다. 시온파들은 그 지

도부가 드러나지 않은 채 몇백년 동안 전 세계적인 분쟁을 조장하고 있습니

다. 우리의 준비가 어느 정도 갖춰졌다고 판단되면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분

쟁에 적극 개입토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두더쥐 굴에서 기어나오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시온파와의 전쟁은 미국과 그 동맹국과의 전쟁이 될 가능

성이 많습니다. 그를 위해 최대한 빨리 모든 준비를 끝내도록 각자 최선을

다합시다. 목표는 1년 6개월입니다." 그 다음은 각 분야에 대한 구체적

인 지시가 이어졌다. 우선적으로 정보과 소속의 정예부대원을 첩보원으로

선발하여 애틀란타로 보내고 그에 따른 제반 지원부서를 정보과 산하에 만

들기로 했다. 또한 김박사는 최박사에게 23세기에서 가져온 소형위성을 쏘아

올릴 준비를 서두르도록 당부했다. 그러자 강하경 중위가 기다렸다는 듯

이 일어서며 말했다. "지금 정보과 일이 너무 과중합니다. 정보수집과 첩

보에 특전임무까지 인원이 너무 부족합니다. 거기에 자재구입 일은 경제국

일인데 그것까지 맡고 있는 실정이구요. 그래서 인원과 예산의 충원을 바랍

니다." 강하경 중위가 예산과 인원 충원을 요구하고 나서자 김박사가 매

우 의외라는 듯 말했다. "정보과의 노고는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데 사실 정보과의 그 많은 지원자들을 다 탈락시킨 게 장과장인 걸로 기억하

는데요?" "그...그건 실력이나 열정이 다소 부족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 강하경이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그랬다. 사실 초기의 부서 신청시

가장 많은 지원자들이 몰린 곳이 바로 정보과였다. 다른 것 보다도 21세기

의 세상을 만나보고 싶다는 것이 대부분의 지원자들의 속마음이었고 강하경

은 단지 그런 이유로 지원한 사람들을 엄격한 자격시험으로 모조리 불합격시

켰다. 강하경을 보며 빙긋이 웃고 있던 나명진 국장이 말했다. "그리고

자재구입은 앞으로 우리 명진건설 팀에 업무를 이관하세요. 저희가 그 일을

맡겠습니다." "아 그건 제가 계속해도 되는데......." "설마 성광호 과

장 때문은 아니죠?" 나명진의 말에 사람들이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포스

코에 있는 성광호 과장이 결혼을 했었지만 상처하고 지금은 독신이란 게 알

려지면서 강하경이 공개적으로 그를 가지고 싶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사실 23세기의 연애관은 지나치게 자유로운 면이 있었다. 21세기만 하더라

도 남자들의 자유로운 성생활은 사회적으로 묵인되기도 했었으나 여자들의

경우는 사회통념상 그렇게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러나 점차 여성들의 권리

가 신장되면서 23세기에는 그런 관념이 없어졌다. 누구나 자유롭게 연애를

하고 여자에게 순결을 강요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만 결혼을 했거나

연애중인 남녀가 다른 사람에게 눈을 돌리는 일은 오히려 21세기 때보다 더

지탄받는 일이 되었다. 상대를 구속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도 구속되어야 한

다는 것이 새로운 책임론으로 등장했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으로 부작용

도 나타났다. 사랑이나 상대에 대한 호감도 필요없이 섹스를 하고 헤어지고

또 다른 파트너를 찾는 이른바 하루밤족이 등장한 것이다. 이들은 결혼도

하지 않고 연애도 하지 않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양산했다. 국가에서는 결

혼과 출산에 막대한 장려금을 지원했지만 출산율 감소와 연이은 전쟁으로 인

한 인구감소는 엄청난 문제였다. 이것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

계적인 흐름이었다. 이에 노튼사의 주도로 의무출산법을 제정했고, 34세에

이를 때까지 자녀가 없는 남녀는 의무적으로 병원에서 시험관 아기의 출산을

위한 정자와 난자를 기증해야 했다. 이렇게 태어난 아기는 자신의 부모가

누군지 모른 채 주로 국가가 세운 고아원에서 키워졌다. 불행하게도 이렇게

태어난 아기는 날 때부터 노튼사에 부채를 안게 되었고 평생을 빚을 갚기

위해 살아야 했다. ----------------------------------------------

--------------------------------- 복잡계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고 싶

은 분은 요시나가 요시마사의 저서 [과학이야기] 복잡계란 무엇인가 이

노우에 마사요시의 저서 [현대물리학] 카오스와 복잡계의 과학 두 권의 책

이 입문서로 좀 쉽구요, 그 외 복잡계 응용에 관한 책이 찾아보면 많이 나

와있습니다만 대부분 어렵습니다.  =+=+=+=+=+=+=+=+=+=+=+=+=+=

+=+=+=+=+=+=+=+=+NovelExtra([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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