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세기 배달민족사-10화 (10/83)

(6) 노튼의 명단 (6) 노튼의 명단 ② 2007년 3월 23일 오전 포

항시 포스코 본사 영업기획부 "예 방금 뭐라고 하셨죠?" "1만톤요,

열연강 5천톤 후판강 5천톤 그렇게 총 1만톤입니다." "허! 허! 참" 성

광호과장은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20대 중반의 젊은 여성을 보면서 혀를 찼

다. 성과장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고 있자 여자가 덧붙혔다. "일단

다음 달까지 각각 500톤이상 선적을 해주셨으면 좋겠고, 매달 천톤씩은 선

적이 되어야 합니다. 미리 당겨주시면 정말 고맙겠구요." 아무말 없이

듣고 있던 성과장이 결국 입을 열었다. "아니 철강 구매를 수퍼에서 콜라

하나 사는 것처럼 간단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철강 수출이 그렇게 쉬

운 게 아닙니다. 이 분야의 현황을 잘 모르시는 것 같군요?" 여자가 기분

나쁘다는 듯이 말했다. "알고 있으니까 선금을 드린다는 것 아닌가요? 그

래도 안돼요? 1년치 대금을 미리 드릴 수도 있어요." 이 말에 성과장이

깜짝 놀랐지만 겉으로는 눈 하나 깜박 않고 말했다. 성과장이야 말로 세계

각 국의 바이어를 상대하면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었다. "어떻게

그런 파격적인 조건이 가능한 지 모르겠지만, 판매물량이 40톤이 넘으면 입

찰을 받으셔야 됩니다. 그리고 3개월 이내에는 불가능하구요. 이걸 보시죠.

저희 포스코에서 생산하는 철강은 모두 입찰경쟁에 의해서 주문을 받아 계

획적인 생산관리에 들어간 지 오래 되었거든요." 성과장이 3개월씩 작성된

생산 및 공급계획표를 보여주며 말했다. 2004년의 원자재 대란이 있은

이후 포스코는 국내 원자재의 원활한 공급과 해외 수출 판매에 있어서의 재

고 관리를 위해 다소 판매자 우위의 입찰경쟁을 실시하고 있었다. 즉 포스코

의 생산능력에 따라 구매자의 제시가격이 높은 순으로 판매계획을 세워서 실

시했다. 포스코의 철강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3개월 전에 주문이 되어야 했다

. 이것은 세계 1위의 철강생산공장의 자존심이었고 품질에 대한 자부심의 결

과였다. 강하경 중위는 배달국에서 건설과 기계조립에 필요한 자재구입

을 위해 며칠째 전국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명목상 수입국은 적도 부근의 작

은 섬나라인 바누아트로 되어 있고 그 무역중개인의 자격으로 기자재와 원자

재를 구매하고 있었다. 늦어도 4월 8일까지는 부산항에 준비한 컨테이너선에

선적을 마쳐야 한다. 다른 기자재의 경우 선금 또는 선적시 지급의 조건으

로 큰 무리없이 구매가 진행되고 있었다. 각 거래처에서 명진무역 사장인 강

하경은 큰 손 바이어로서 최고의 대우를 받아왔다. 그런데 유독 포스코에서

만 지금 불편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강하경은 이런 대우를

받으면서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자랑스런 우리 기업의 모습에 기분이

뿌듯했다. 동시에 이 포스코가 20년후 미국자본의 수중에 넘어가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강하경은 앞으로 포스코를 위해 배달국이 해야 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성과장도 속으로 놀라고 있었다.

명진무역에서 바누아트 왕국의 국내 건설을 위한 기자재를 수입하고 있다는

정보는 알고 있었다. 게다가 물량이 꽤 만만치 않은데도 선금을 제시한다는

얘기를 듣고 명진무역이 섬나라의 어리숙한 왕을 잘 구슬린 모양이라고 생

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구매업무를 대행하는 회사의 대표가 이렇게 젊은

여자인 것은 무척 의외였다. 오히려 비서인 것처럼 옆에서 보좌하고 있는

남자가 더 사장 같았다. 강하경의 태도가 누그러졌다. "그럼 무슨 방

법이 없을까요? 우린 정말 철강구매가 급하거든요." "한번 고민해 봅시다

. 일단은 이번 달 입찰에 신청을 하세요. 신청은 거래은행에서 발부한 신용

장 원본 한 부를 첨부해서 이걸 작성하시고요. 그럼 석 달 후부터 필요한 물

량은 확보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도 입찰신청이 가능하거든

요." 성과장이 입찰신청서 양식을 내밀자 강중위 대신 윤근호가 받아 기입

하기 시작했다. 윤근호는 명진건설 직원인데 이번 자재구입을 위해 특별히

강중위와 동행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당장 다음 달 물량에 관한 건데...

.." 강하경 사장이 눈을 빛내면서 바짝 다가 앉았다. "부산에 가시면 선

물거래소가 있습니다. 그러면 3개월 전에 선물로 구입해 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이번 달에 철강 가격이 오를 것을 대비해서 미리 투자를 하는

게 일반적이거든요. 근데 아마 약 20%정도 비싸게 구매하셔야 할 겁니다."

강사장이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예" 강중위는 선물

거래소가 뭔지 잘 모른다. 전투만 하던 내가 무슨 팔자에도 없는 사장노릇인

가, 나중에 보좌관인 준영에게 물어봐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성과

장이 웃으며 말을 했다. 성과장도 이 좌충우돌하는 젊은 여성에게 호감이

생겼다. 남태평양 오지에 수출해 보겠다는 마음도 갸륵했다. 그래서 도움을

주기로 했다. "잠시만 기다려보세요." 성과장은 어딘가에 전화를 했

다. 한참을 통화하던 성과장이 강사장에게 말했다. "갑자기 생각나서 한

번 전화를 해봤는데 일이 잘 됐군요. 부산에서 아파트 건설을 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쪽 물량이 아마 여유가 있지 않나 해서 말을 했더니 가능하다는

군요. 800톤입니다." "와, 잘됐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강사장이 어

린애처럼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옆에 있던 윤부장이라는 사람도 벌떡 일어

나 목례를 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뭘요, 수출전선에 계신 분들인데

제가 도움이 돼서 다행입니다." 두사람은 성과장과 악수를 했다. "혹

시 결혼하셨어요?" 강하경이 눈을 빛내며 물었다. "예, 결혼했습니다.

왜요?" "아쉽네요, 아직 결혼을 안 하셨다면 한 번 같이 자고 싶은데."

그 말에 성과장이 갑자기 사래가 들어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강중위

가 준영의 전화를 받은 것은 포스코에서 나와 자동차에 탔을 때였다. 준영

은 다급하게 만나자고 했고 강중위는 텔레포트로 여의도 명진무역 사옥으로

이동하기로 하고 단말기가 있는 부산 기장으로 바쁘게 차를 몰았다.

2007년 3월 24일 배달국 집행위원회 회의실 "확인해 본 결과 명

단에 있는 11명이 모두 2007년과 2008년에 모두 사망했습니다. 가장 일찍 사

망한 한세연의 경우 2007년 4월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고, 필리핀의 토니 바

호니가 지하철공사사고로 2008년 4월에 사망할 때까지 한 달에 한 명씩 사망

했습니다. 문제는 사망 형태인데 이 도표를 보시죠. 엘리베이터 추락사고로

죽은 케빈 로우를 제외한 모든 사망자가 혼자 죽지 않았다는 겁니다. 모두

최소 22명에서 최고 527명까지 사망자가 나온 소위 대형참사의 희생자였습

니다. " 준영이 여기까지 말하고 도표를 스크린 시키기 시작했다. 한

세연 여 21세 한국인 대학생 2007. 4. 7 비행기 공중폭발사고 사망자 192

명 제임스 호프만 남 31세 미국인 무직 2007. 5. 16. 뉴욕 빈민가 아

파트 붕괴사고 사망자 89명 스카트 러셀 2007. 6. 3 남 48세 자메이카

야당 국회의원 2007. 6. 3 국회의원 사무실 옆 도로 도시가스 폭발로 인근

건물 포함 204명 사망 최민우 남 29세 한국인 카이스트 연구원 2007.

7. 16 실험실 화재 22명 사망 오오다 유미꼬 여 13세 일본인 초등학생

2007. 8. 15 정신착란 재일한국인의 총기난동으로 2개 학급 교사2명 학생

43명 사망 케빈 로우 남 24세 미국인 컴퓨터 프로그램머 2007. 9. 9

엘리베이터 추락사고, 유일하게 단독 사망 마틴 오잘라 남 4세 핀란드

인 2007. 10. 24 부모와 함께 베트남 여행도중 선박침몰사고 사망자 105명

올리비에 메르헴 여 33세 여 프랑스인 이라크 종군기자 2007. 11. 2

반군 지도자 인터뷰 도중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 사망자 85명 차성진 남

8세 한국인 초등학생 2007. 12. 24 경부고속철도 탈선사고 사망자 527명

새무엘 킴 37세 한국계 미국인 하원의원 2008. 1. 9 재미한국인 방송

국 생방송중 폭발사고 사망자 27명 석정후 38세 인민군 소장 제105사단

장 2008. 2. 16 군사 쿠데타 주동, 평양 호위부대와 전투 중 사망 양측 전

사자 388명 야니 로메오 17세 베네주엘라 2008. 3 25 여객기 고등학교

에 추락, 탑승객 및 고교생 425명 사망 토니 바호니 26세 필리핀 건설

노동자 2008. 4. 15 마닐라 지하철 공사현장 붕괴 52명 사망 "엄청나

군" 계운필 대령이 두 손을 깍지낀 채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강하경 중

위가 그렇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 뒤를 이어갔다. "이걸 보고 노튼

이 누군가에게 전달한 명단이 바로 살생부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제가 이

내용을 검색하기 시작할 때는 어려움이 많았는데 나중에는 거꾸로 대형참사

를 먼저 찾아서 사망자 명단을 뒤지니 원하는 명단이 모두 있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의문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이 명단의 사람들은 왜 살생부에

올라갔는지, 그리고 왜 이런 대형참사를 선택했는지, 그리고 아직까지 알

수 없는 것은 명단이 누구에게 전달되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아마 노튼과 이

집단은 정보를 전달받기 전에 이미 괘 자세한 부분까지 서로 이야기가 있었

을 것이고 그 집단에서 노튼이 미래에서 왔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

고 판단됩니다." 사람들의 얼굴에 의혹이 가득 떠올랐다. 준영이 가방

에서 새로운 CM을 꺼내 노트북에 넣었다. 바로 노튼이 가지고 있던 것이다.

"저희는 처음에 이 명단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다지 열

심히 찾아보지도 않았죠. 그런데 아주 우연히, 이 사람들이 1-2년 안에 모두

죽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노튼이 자신의 23세기에서 가져

온 CM을 뒤져보게 된 것입니다. 원래 정보과에서 옛 23세기 역사와 우리의

역사를 비교 검색하는 작업을 하고 중이었지만 연도순으로 하다보니, 자연히

이 명단에 대한 중요성은 놓치고 있었습니다. " 준영은 다시 도표를 스크

린 시켰다. 사람들이 도표를 보면서 한숨과 감탄의 소리를 뱉었다. "여러

분이 보시는 것처럼 이들의 역사적 위치는 아주 중요합니다. 노벨상 수상자

만 7명, 국가원수도 4명이나 됩니다. 다만 이들이 힘이 발휘하기 전에 노튼

이나 그의 동조자가 이들을 모두 제거했기 때문에 바뀌어진 역사 속에 살아

온 우리는 이 사실을 모른 것 뿐이죠. 노튼은 이렇게 역사를 바꾼 겁니다."

사람들이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 비로소 배달국민들의 시간이동이

가지는 무게를 느낀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이해가 안되는 것이 있는데.

" 임운학 박사가 입을 열었다. "왜 저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이는 방법을

동원한 것일까" "저도 그게 이해가 안돼서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가 케빈 로우의 사망사고에서 힌트를 얻었죠. 그는 거의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이 없었습니다. 쇼핑도 인터넷으로 하고 돈도 인터넷으로 벌었죠. 그의 외

출은 일주일에 한 번 파출부가 와서 청소를 하는 한시간 동안 로비에서 시간

을 보내다 올라오는 게 전부였습니다. 케빈 로우가 살고 있는 곳은 맨하탄의

꽤 고급 아파트였습니다. 게다가 아파트의 거주민들 대부분이 부유한 백인

들이죠." 사람들이 입에서 아하 하는 감탄사가 나왔다. 대형사고의 희생

자에 백인은 없거나 아주 미미했다. 곧이어 감탄사 대신에 분노의 탄식이

새어 나왔다. "그렇군 저 놈들은 황인종과 흑인종을 닥치는 대로 죽이고

있구만." 계운필 대령이 분개한 듯 말했다. 이 말에 강하경 중위가

말을 받았다. "그렇다 해도 좀 제 정신이 아닌 집단인 것 같아요. 한 달에

한 번씩 마치 게임을 하듯이 사고를 일으키는 것 같네요." 계속 침묵을

지키던 김박사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이제 전쟁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

고 생각합니다. 배달국의 존재는 계속 비밀로 유지하되 저들과의 보이지 않

는 전쟁을 선포하겠습니다. 아직 우리는 그들이 누군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들도 우리의 존재를 모를 것입니다. 일단 우리가 좀 유리하지 않겠습니까?

이제 구체적인 전술을 세워 봅시다." 2007년 3월 26일 월 서울 K

대 세연은 고구려 탐사단의 단장으로 한참 마지막 준비에 바빴다. 신

청자는 많지 않았다. 북한의 대학생들의 일정을 고려하다보니 예상치 않게

학기 중에 답사를 실시하게 되었고. 게다가 답사에서 돌아오면 바로 중간고

사 기간이 다가 오는데다가 답사 비용도 만만치는 않다. 그러니 요즘 대학생

들이 학점에 반영도 안되는 이런 행사에 흥미를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

각을 했다. 어쨌든 오늘 오후 5시가 되면 신청접수를 마감해야 한다. 여권

과 비자 항공권을 점검하고 예비모임도 가지고, 북한학생들과 만났을 때 유

의할 점에 대한 간단한 교육이라도 하려면 열흘 정도로는 시간이 빠듯하다.

그때 편집실 문을 열고 서준영이 들어오고 있었다. 어제와는 달리 곧장

세연에게 뚜벅뚜벅 다가와서는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또

무슨 일이야?" 세연은 준영이 자신에게 걸어오는 동안 준영에게 반말을

사용하기로 결심을 하고 있었다. 준영이 흠칫하더니 싱긋이 웃으며 말했

다. "선배가 반말을 하니까 왠지 친근하게 느껴지는군요. 누나라고 불러도

될까요?" "안돼요." 준영의 말에 세연은 저도 모르게 존대를 하고 말았

다. "그냥 말 놓으세요, 선.배.님." "그래 88년생 후배가 반말을 듣는

건 당연하지. 게다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싸가지 없는 후배인데 말야

. 안 그래? 부산아저씨" "아 그 말은 이미 저에 대한 뒷조사를 했으니까

까불지 말라는 말?" "비슷하다고 해 두지" "야아, 선배가 저한테 그렇게

관심이 많은 줄 몰랐네요. 제 뒷조사까지 하다니." "바쁘니까 용건만 말

하지? 지난 주의 논쟁을 계속할까?" "아뇨 오늘은 이 일로 왔습니다."

세연은 준영이 내민 서류를 보고 흠칫했다. 유적 탐사 신청서였다. '나

참 기가 막혀' 세연은 속으로 작업도 이 정도면 초특급 작업이라고 생각했

다. "이게 뭐 하러 가는 탐사단인지는 알고 신청한 거예요? MT처럼 놀러

가는 걸로 생각하면 큰 코 다쳐요." "그 정도는 저도 압니다. 호태왕의 발

자취를 살펴볼 좋은 기회란 거요." 세연은 말없이 준영을 보더이 말했다.

"좋아요, 가서 후회하지 마세요." "후회라뇨? 세연선배랑 같이 가는데

." 세연이 픽 웃었다. 세연은 한 명이라도 더 참가하면 그만큼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준영이 사학과인데 다가 공부도 꽤 잘한다고

들었으니 제법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 "한선배!" 세연이 참가자 명

단에 준영의 이름을 기입하는데 갑자기 준영이 세연을 불렀다. 그런데 세연

에게 그 목소리는 지금까지 준영의 다소 장난스런 목소리와는 달리 무척 진

중하고 다정하게 들렸다. "응?" 세연은 준영에게 존대와 반말을 섞어

사용하고 있었다. "선배 장래희망이 뭐예요?" "뭐? 장래희망?" 이게

갑자기 왜 뚱딴지같은 질문이야? 라고 말하려다 세연은 준영을 보고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질문내용에 비해 너무 진지한 표정이었다. "신방과에

다니니까 PD가 꿈이라고 할 수 있지, 갑자기 싱겁게 그건 왜 물어?" "선

배는 PD가 될 거예요." 세연이 웃음을 터트렸다. "푸하하! 그래 고맙다

." "그리고 제가 관상을 좀 보는데요....." 말하는 내용은 장난스러워야

하는데 준영의 표정은 너무 진지했다. "선배는 자신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왜냐하면 선배는 나중에....." 준영은 마른침을 한 번 삼키고는

뒷말을 이었다. "선배는 나중에 통일한국의 대통령이 될 겁니다."

세연이 표정이 잠간 묘해지더니 킥킥 웃으며 말했다. "야 그거 썰렁해. 재

미없어. 그냥 내가 맘에 들면 밥이나 한 끼 사달라고 그래라. 응?" 준영

은 세연이 웃는 모습을 보면 속으로 생각했다. '한세연, 그때까지 내가

너를 지켜 줄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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