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화
<상태창>
이름 : 정대호(22살)
국적 : 대한민국(ROK)
성별 : 남
투타 : 투(우) 타(우)
레벨 : 70
힘 74/77
민첩 68/72
체력 67/72
지능 68/70
정신 66/70
순발력 67/71
컨택 70/72
내구력 65/70
디비전 시리즈를 3승0패로 일찍 끝내고 챔피언십 시리즈를 기다리면서 휴식을 취하다 보니, 전반적으로 모든 스탯이 시리즈 이전보다 더 올랐다.
이제는 굳이 조심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내구력과 체력이 향상되었다.
‘역시 한국 사람에게는 이게 최고지.’
어떻게 구한 것인지 어머니께서 보내 주신 보약을 먹고 회복에 충실하다 보니 체력과 내구력이 올랐다.
‘스탯이란 게 이 정도로 단시간에 회복될 수 있는 게 아닌데, 역시 한국산 산삼이 좋기는 좋아!’
경기 전 상태창을 확인한 대호는 저도 모르게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대호! 뭐 좋은 일 있어?”
스트레칭을 하던 브렛이 허공에 시선을 두고 웃고 있는 대호의 얼굴을 보고는 물었다.
“그러게, 뭐 좋은 것 있으면 좀 알자고.”
그 옆에서 달튼도 좋은 것이 있으면 자신들도 알려 달라고 말을 걸었다.
“응? 별거 아닌데… 알았어.”
경기장에 먼저 도착해 몸을 풀고 있던 친구들이 말을 걸자 상태창을 보며 기분이 좋아진 대호가 대답했다.
“정말로 혼자만 좋은 것을 먹고 있던 거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얼굴 가득 피로가 묻어나던 대호가 요즘은 활짝 핀 것 같아 말을 해 본 것인데, 생각지도 않은 반응에 브렛은 놀란 눈으로 되물었다.
“사실 어머니께서 보내 주신 보약을 먹고 있었거든.”
“보약? 그게 뭐야?”
달튼은 보약이란 대호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하지만 약이란 말에 브렛이 놀란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말을 하였다.
“그거 혹시 허가는 받은 거야?”
불법 약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구단의 방침을 떠올린 브렛은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폈다.
“당연하지. 받자마자 바로 MLB 사무국에 신고를 하고 검사를 받은 거라고.”
몸에 좋은 보약이라도 자칫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허가받지 못한 성분이 조금이라도 들어간다면, 도핑에 걸릴 수 있었다.
프로 선수로서 도핑은 무척이나 예민한 것으로, 특히나 오클랜드 슬랙스는 메이저리그 구단 중 이것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구단이다.
오죽했으면 2031시즌 대호가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 한 달 간 밀착 관찰 카메라까지 할 정도였겠는가.
그런 문제에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까다로운 구단으로 소문나 있었다.
브렛도 이제 주전으로 한 시즌을 보내며 빛을 보고 있는데, 도핑으로 그 빛이 바래는 것은 죽어도 원치 않았다.
“내 목표가 뭔지 알잖아?”
“아! 그렇지.”
대호의 폭표란 말에 브렛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이 싱글A 때부터 대호는 동료들에게 이야기했다.
자신의 목표는 단순한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이 아닌 별 중의 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입성이라고 말이다.
그것도 단순하게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투표인단 누구나 인정할 수 있게 만장일치로 오르겠다고 말이다.
현재 그러한 대호의 목표는 한 계단, 한 계단 차곡차곡 착실하게 오르고 있었다.
그런 처지에 대호가 굳이 불법 약물 복용으로 쌓아 놓은 탑을 무너뜨릴 이유가 없었다.
불안 요소가 해결되자 브렛는 눈을 반짝였다.
아닌 게 아니라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난 직후 대호의 컨디션은 정말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죽어 있었다.
그 때문에 감독도 대호의 요청을 받아들였었다.
그런데 디비전 시리즈에 나타난 대호의 모습은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좋아져 나타났다.
그리고 챔피언십 시리즈를 앞두고 있는 지금은 그때보다 더 좋았다.
이는 단순히 컨디션이 좋다고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보기 좋았기에 그런 질문을 했던 것이다.
* * *
어머니가 보내 준 보약 한 포씩을 먹은 두 친구의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렸다.
“와! 이거 정말 좋은데!”
브렛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윽! 난 너무 쓴 것 같아 도저히 못 먹겠어!”
은박으로 잘 포장된 보약을 먹은 브렛은 더 먹고 싶은 것인지 입맛을 다시며 눈을 반짝이고 있는 것에 반해, 달튼은 쓰디쓴 한약을 먹은 서양인 특유의 인상을 썼다.
달튼이 한 모금을 마시고 버리려고 하는 모습을 본 대호가 소리쳤다.
“그거 한 봉에 600달러야!”
다급하게 소리친 대호의 목소리에 브렛과 달튼이 깜짝 놀랐다.
“뭐!”
“뭐? 600달러?”
자신이 방금 먹은 약 한 봉지의 가격이 600달러라는 말에 브렛은 물론이고, 그것을 한 모금만 마시고 도저히 못 마시겠다고 버리려던 달튼도 깜짝 놀랐다.
“아니 대체 뭘로 만들었기에 이거 한 봉지에 600달러나 하는 거야?”
브렛은 너무도 비싼 가격에 깜짝 놀라 물었다.
그리고 그건 달튼도 궁금한 것인지 눈을 반짝이며 대호를 쳐다보았다.
“너희 한국 인삼이 좋은 것은 알고 있지?”
대호는 운동선수라면 기록 향상을 위해 많은 정보를 듣고 있고, 또 여러 경로를 통해 보양식을 구해 먹고 있음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일단 대중적으로 알려진 한국산 인삼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물론 알고 있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인정하는 건강식 중 하나잖아.”
메이저리거라 그런지 대답을 하는 달튼의 말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이란 말이 나왔다.
“맞아! 그런데 산삼은 바로 이 인삼의 원형이라 할 수 있어.”
대호는 인삼이 어떻게 사람의 손에서 재배가 되기 시작했는지에 대해 설명을 하고, 한국산 인삼이 어째서 가장 유명한지에 대해서도 알려 주었다.
흥미로운 이야기에 설명을 듣는 달튼과 브렛의 눈동자가 반짝이고 있었다.
“그러니까… 대호 네 말은 이걸 만들기 위해서 70년이나 되는 그 산삼이란 것을 찜통에 넣고, 각종 몸에 좋은 약재를 넣어 진액을 낸 것이란 말이지?”
“응, 맞아.”
“아!”
모든 설명을 들은 달튼은 낮게 탄성을 지르고는 자신의 손에 들린 아직 먹다 남은 보약을 보았다.
“달튼, 그거 안 먹을 거면 나 줘!”
같이 설명을 들었던 브렛이 얼른 달튼에게 남은 보약을 달라고 하였다.
하지만 그 말을 듣자마자 달튼은 조금 전 비명까지 질러 가며 입에서 떼었던 약봉지를 그대로 자신의 입에 가져가 한 번에 털어 넣었다.
“아니…….”
달튼이 남긴 보약을 노리던 브렛은 느닷없는 달튼의 행동에 비명과도 같은 소리를 질렀다.
“으, 쓰긴 하지만 그렇게나 좋은 것이라니 다 먹어야지.”
아무리 좋은 말을 들었어도 입에 쓴 것은 쓴 것이었다.
하지만 약에 들어간 재료에 대해 들었고, 이렇게 좋은 거라면 친한 친구라도 넘겨줄 수는 없었다.
그것도 이 몇 모금 안 되는 봉지 하나에 600달러나 하는 약인데 말이다.
아무리 메이저리거가 돈을 많이 번다고 하지만, 자신은 이제 겨우 연봉 100만 달러에 불과한 메이저리그 1년 차 뉴비일 뿐이다.
앞으로 2년 더 지나야 연봉 교섭권이 주어진다.
즉, 아직은 대호가 준 보약을 입에 맞지 않는다고 버릴 정도로 부자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설명을 들어서 그런지 몸에서 화끈하게 불덩이가 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후,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몸이 뜨거워지는 것 같네.’
실제 보약의 효과인지, 아니면 몇십 년이나 되는 귀한 약재를 섞어 진액을 낸 보약이란 설명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몸이 안에서부터 뜨거워지는 듯하며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꼬맹이들, 여기서 뭐하냐?”
언제 다가왔는지 주장인 홈런 브레드가 다가와 물었다.
팀의 막내들이 한데 모여 있는 것이 궁금해 접근한 것이다.
“어? 주장 왔어요?”
대호는 이미 그가 다가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챔피언십 시리즈 1차전이 치러지기 전이라 혹시나 브렛과 달튼이 긴장을 할까 봐 그것을 풀어 주기 위해 접근한 것이다.
“주장, 마침 잘 되었네요. 이거 하나 드세요.”
대호는 자신의 라커에서 조금 전 브렛과 달튼에게 주었던 약봉지를 하나 꺼내 그에게 내밀었다.
“이게 뭐냐?”
처음 보는 것이라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러자 브렛에게서 먼저 말이 들려왔다.
“주장, 그거 무척이나 좋은 거예요. 어서 마셔요.”
“맞아요. 아주 귀한 약재로 엑기스를 낸 것이래요.”
브렛에 이어 달튼도 흥분한 표정으로 브레드를 재촉했다.
두 사람이 흥분해 떠드는 모습에 홈런 브레드는 고개를 잠시 갸웃거리다 마지못해 입구를 터 마셨다.
“음!”
산삼이 들어간 보약을 한 포 마신 홈런 브레드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음, 좋은데!”
오래 전 친한 친구로부터 보약이라며 선물을 받아 먹어 본 적이 있던 한약이란 것과 맛이 똑같았다.
냄새가 좀 고약하긴 했지만, 운동선수이다 보니 다양한 보양식을 먹고 있었기에 굳이 꺼려지진 않았다.
그리고 효과도 봤었기에 한약이라고 해도 거부감이 없었다.
“이거 정말 좋은데? 전에 먹어 본 것보다 더 좋은 것 같아!”
주장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먹는 모습에 달튼이 놀라 물었다.
“주장, 이거 먹어 본 적 있어요?”
“응. 예전 친구가 한국에서 야구를 할 때, 프로들이 많이 먹는 보약이라면서 보내 준 적이 있어서 먹어 봤거든.”
홈런 브레드의 말에 달튼은 깜짝 놀랐다.
조금 전 대호에게서 한 봉지에 600달러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홈런 브레드의 친구가 선물로 보내 줘 먹어 봤다는 말에 놀란 것이다.
“이렇게 비싼 걸 사먹고 또 주장에게 선물로 주었다고요?”
“응? 비싸? 이게?”
다 먹은 빈 봉지를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보는 주장의 모습에 달튼이 조금 전 대호에게 들었던 가격을 이야기하였다.
“이거 한 봉지에 600달러라던데, 그런걸…….”
“뭐!”
자신의 손에 들린 빈 봉지에 들어 있던 보약의 가격이 600달러라는 말에 홈런 브레드는 깜짝 놀랐다.
“아니 이게 하나에 600달러라고? 내가 먹던 것은 그렇게 비싼 것이 아닌데…….”
너무 놀라 작게 중얼거리는 주장의 말에 대호가 끼어들어 설명을 해주었다.
괜히 가만히 있다가는 오해가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야야! 조금 전에 내가 설명해 줬잖아, 들어간 약재 가격이 비싼 것이라고.”
“아! 맞아 그랬지.”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비싼 약재라니?”
홈런 브레드는 대호의 부연 설명에도 아직 궁금한 것이 가시지 않아 다시 한번 물어보았다.
그런 주장의 질문에 대호는 조금 전 친구들에게 들려주었던 이야기를 그대로 말해 주었다.
그리고 그 설명이 끝나자 홈런 브레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천연 재료, 그것도 몇십 년이나 자연에서 자란 것이라 그렇게 비싼 것이구나.”
오래 전 친구에게 들었던 설명이 떠올랐다.
한국이 의료 분야도 뛰어나지만, 이런 전통 의료 분야도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이 말이다.
“이렇게 좋은 것을 먹었으니 오늘 경기도 잘 되겠군.”
조금 전 먹었던 보약의 기운이 몸에 도는 것인지, 몸이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감기처럼 몸에 이상이 있어 열이 나는 것과는 그 느낌이 달랐다.
몸에서 열이 난다는 것은 같았지만, 지금 이것은 왠지 몸이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또한 눈앞을 가리던 안개가 아침 햇살에 사라지는 것처럼, 맑아지면서 뭔가 집중력이 올라가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대호는 이렇게 흥분하는 주장의 모습에 마음 같아서는 오늘 경기에 선발로 출전하는 모든 동료들에게 약봉지를 주고 싶은 마음도 잠시 들었지만, 그러한 마음을 참기로 했다.
어머니께서 어렵게 구한 재료로 자신을 위해 보내 준 것인데, 그렇게 소비하기에는 뭔가 아까웠고 또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4회차는 명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