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1초만 소드마스터 3화
“휴-.”
호레스는 짙은 숨을 내쉬며 저녁 노을을 바라보았다.
어쩌다 이리된 것인지······.
그는 아까 전 막사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자네는 내가 살아 돌아와서 아쉽냐고 물었다.’
금빛으로 물들인 안광이 자신을 표독스럽게 바라보았다.
순간 호레스는 그 기세에 압도되어 입이 떼어지질 않았다.
‘흥, 다음에는 좀 더 재밌는 흉계를 들고 오도록. 오늘 건 좀 지루했다.’
거기다 그의 마지막 말이 비수처럼 내려와 꽂혔다.
그 말은 지금까지 넌, 내가 무슨 일을 꾸며 왔는지 다 알고 있었다는 것이냐?
“군사께서 오늘따라 한숨이 늘어나셨습니다그려.”
누군가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넬라 기사단장.”
일라이 왕국 최고의 베테랑이라 할 수 있는 넬라 제3기사단장이었다.
경력은 그 누구보다도 높으나, 직책은 제3기사단장에 멈춰 있다.
아슬란 저놈이 제 사람들로만 주변을 채웠기 때문이다.
“근데 대체 오늘 일은 어떻게 된 겁니까? 설마 저 유한을 아슬란이 일격에 무찌를 줄은······.”
“나도 놀라긴 마찬가지였소. 무슨 술수를 썼는지도 모르겠구려. 너무 순식간에 대결이 끝나버렸으니.”
수백 번을 생각해 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설마, 아슬란 가문에 숨겨진 검술 비기라도 있었던 건가?
만약 그런 것이 있었다면 저 허세 충만한 아슬란이 안 보여줬을 리 없을 텐데.
‘혹시 이때를 위해 지금까지 숨겨 왔던 것은?.’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저 아슬란이 그럴 리 없지 않은가.
하지만 오늘 일을 두고 직접 흉계라고 언급한 것을 보면······.
“정말 모르겠군.”
다른 놈도 아니고 설마 아슬란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 하는 날이 오다니.
“후- 오늘만큼은 아슬란의 목이 효수되고 일라이 왕국을 재건할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넬라가 아쉬운 듯 푸념했다.
왕국을 재건하고자 모인 사람 중 넬라도 그 한 명이다.
“기회는 언제나 있소.”
“글쎄요. 대륙 7번째 소드마스터가 아슬란 손에 죽었습니다. 과연 왕국 누가 새로운 소드마스터에게 대항하려 하겠습니까?”
틀린 말이 아니다.
대륙 10대 소드마스터라는 명예는 기사들의 꿈이지 않던가.
평소 아슬란을 좋게 보지 않고 있던 기사들도 이번 일로 그 인식을 바꿨을 것이다.
“왕국을 갉아 먹는 자가 새로운 희망이 되었다라. 참 역설적인 일이 아닙니까?”
“······기회는 또 올 것이오. 아슬란을 희망으로 생각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아슬란에 대한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넘쳐났지만, 호레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아슬란이 있는 막사를 한참 노려보고 있었다.
* * *
“누가 내 욕을 하나.”
귀가 간지러웠다.
그리고 아까부터 오한이 드는 게 누가 또 날 죽이려고 작당 모의를 하는 건 아니겠지.
“이제 어떡하지?”
일은 저질러졌다.
난 새로운 7번째 소드마스터가 되었고, 수많은 사람이 그 광경을 목격했다.
“내가 소드마스터가 됐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야.”
소드마스터가 되었다는 건 곧 이 대륙에 있는 모든 이에게 주목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앞으로 줄줄이 나한테 도전을 해올 텐데.”
이 난관을 어찌 극복해야 하나.
차라리 성장을 해서 강해질 수 있다면 그리할 것이다.
새로운 특성들을 얻으면서 강해지면 되니까.
근데 문제는,
“난이도가 극악이라 특성을 더 이상 못 얻잖아.”
즉, 성장할 방법이 없다는 뜻이었다.
거기다 스텟도 올릴 수가 없었다.
“그냥 적당히 중수를 골라서 했어야지. 깝치긴 왜 깝쳐, 이 씨발놈아.”
오늘은 내가 참 원망스러웠다.
자만하지 말고 쉬운 모드로만 선택했어도 이곳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금방 마련했을 텐데 말이다.
하필이면 고수도 아니고 극악 모드라니.
에라이 멍청한 새끼.
그렇게 한창 셀프 디스를 하고 있을 때즈음.
“위대하신 대기사단장님. 군사 회의를 위해 모두 막사에 모여 있습니다.”
[에단]
무력: 56
지력: 55
내 호위기사 에단.
근데 아슬란은 이 하찮은 호위기사보다 무력과 지력이 낮다.
하아-
한숨이 절로 나오는구나.
주인공급은 아니더라도 스텟이 빵빵한 놈을 캐릭터로 선택했더라면-.
‘진짜 캐릭터 삭제 마렵다.’
내 시선을 느낀 것인지 에단은 더욱 고개를 숙였다.
“위대하신 대기사단장님. 혹시 속하가 무슨 잘못을······.”
“아무것도 아니다.”
위대하신 대기사단장님, 이라는 호칭이 거슬렸지만, 날 그렇게 부르지 말라는 명령이 입 밖으로 튀어 나가지 않았다.
‘허세하고는.’
분명 저것도 아슬란이 억지로 기사들에게 시킨 것일 터.
나는 움직이기 싫은 몸을 이끌고 작전 회의를 위해 막사로 이동했다.
“오셨습니까.”
“그래.”
병적인 허세와 심취가 발동하여 이번에도 나는 위풍당당하고 과장된 발걸음으로 상석에 앉았다.
펄럭~
······망토를 멋들어지게 펄럭이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
“흠흠. 그럼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나는 회의를 이끌어 가고 있는 호레스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저 영감이 또 날 죽이려고 무슨 흉계를 꾸미려 할 텐데.
‘내가 살려면 역시······.’
죽여야겠지.
안 그럼 내가 죽을 테니.
누군가를 죽여야 내가 살 수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지만,
‘정신 똑바로 차리자. 여긴 현실이 아니야. 게임··· 게임이란 말이다.’
그러므로 나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로서 생각해야만 한다.
연민 같은 감정은 버리고 오로지 게임에서 생존하고 클리어할 생각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니 냉정하게 생각하자.
내가 살려면 호레스는 죽어야 한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떻게 죽이느냐인데.’
당장 끌어내서 저 노망난 노친네의 목을 베어라!!
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저놈이 날 죽이려 흉계를 만들었다! 그 죄를 엄히 물어 산채로 태워 죽여라!!
증거가 없으니 이럴 수도 없고.
그냥 저놈 행동 하나하나가 거슬린다. 죽여라!
이렇게 할 수도 없다.
‘호레스는 왕국 내에서 존경받는 인물이니까.’
더군다나 아무리 망나니라도 명분 없이 무작정 사람을 죽일 순 없다.
호레스를 이유 없이 죽인다면 내 곁에 있는 자들 모두 앞으로 내게 충성을 바치지 않을 것이며, 호레스와 작당했던 놈들이 여기서 날 죽이려 들 수도 있다.
즉, 내게는-
‘명분이 필요하다.’
그러나 왕국 내에서 대기사단장이 갖는 영향력.
이번에 새로 얻은 소드마스터의 호칭까지.
내게 그다지 큰 명분은 필요하지 않다.
꼭 호레스가 죽을죄를 지었다는 걸 밝힐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죽을 자리에 보내면 된다는 거지.’
그것이 아주 깔끔한 방법이었다.
이 게임은 명분을 중요시한다.
플레이어가 마구잡이로 휘하에 있는 부하들을 죽이는 일이 없도록 만들어 놓은 현실적인 장치였다.
그래서 월급만 쪽쪽 빨아 먹고 하는 일 없는 놈을 죽이고 싶을 땐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는 전쟁터에 보내 제거를 해 버리는 것이 전략 중 하나였다.
“······그리하여 기사단을 움직여 적의 후방을 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줄 압니다. 하오니-”
상념에서 벗어난 나는 호레스의 말을 끊고 입을 열었다.
“잠깐.”
“······?”
“그러니까 지금 기세가 약해진 할라즈 왕국 병사들을 공격하자는 건가?”
이 몸이 가진 특성 때문인지 상대를 군림하듯 말하는 게 전혀 어색하지가 않았다.
“예. 저들은 대기사단장인 유한을 잃었습니다. 지금쯤 혼란으로 가득 차 철수 준비를 하고 있을 겁니다. 그때 뒤를 노린다면 필시 승리할 겁니다.”
아주 올바른 계책이었다.
혼비백산하여 도망치는 적의 뒤를 공격하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 중의 기본.
하지만,
“우린 철수한다.”
난 그럴 생각 없다.
“······예?”
“귀가 먹었나? 철수한다고 했다.”
호레스는 제 귀를 의심하는 듯 재차 물었다.
“처, 철수 말입니까?”
“그래. 난 등을 보이며 도망치는 놈들을 굳이 공격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대기사단장님. 이건 전쟁입니다! 할라즈 왕국의 기세가 땅에 떨어졌을 때 지금 짓밟아 놓아야 두 번 다시 우리 일라이 왕국에 도전하지 못할 겁니다.”
“흥. 난 겁쟁이들과 시시한 싸움은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왜 내가 왕국에 처박혀 가만히 있었던 건지 아나?”
“······?”
병적인 허세가 내 혓바닥에 찰싹 달라붙어 버렸다.
“그동안 내 피를 끓게 하는 싸움이 없어서였다.”
물론, 내가 호레스 저 영감 때문에 일부러 허세를 피우는 것도 있지만, 한번 허세가 터지면 주체할 수가 없었다.
“이번에 친히 나선 건 유한 때문이었지. 감히 놈이 나를 도발했기에, 소드마스터라는 허울뿐인 명성으로 감히 유세를 떨었기에 그 목을 쳐버린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호레스가 몸을 잘게 떨었다.
“너희들에게 묻겠다.”
나는 매섭게 눈을 치켜뜨며 막사에 모인 기사들을 둘러 보았다.
“만일 적장이 나를 죽인다면 너희들은 그대로 도망칠 건가?”
그들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기사의 긍지를 버리고, 명예를 버리고, 적들에게서 등을 돌릴 것이냐고 물었다.”
“······.”
이번에도 그들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이 없었다.
“만약 그런 생각이라면 모두 검과 투구를 버리고 떠나라. 겁쟁이는 우리 위대한 일라이 왕국의 기사가 될 자격이 없으니까.”
“······!?”
“다시 한번 묻겠다. 너희들도 저 겁쟁이들처럼 너희들의 지휘관을 죽인 원수를 두고 도망칠 것이냐?”
그제서야 그들에게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닙니다!”
“복수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겁니다!”
그 들뜬 분위기에 허세력이 더욱 타오른 것인지, 몸이 저절로 벌떡 일어났다.
“그래. 이것이 바로 기사의 정신이다. 적에게 등을 보이지 않는 것! 하지만 저 겁쟁이들은 자신들의 대기사단장이 죽었는데도 복수심은커녕 자기의 안위만 챙겼다.”
난 잠시 말을 멈추고 다시 한번 기사들을 둘러보았다.
그들의 눈빛에 불꽃이 튀는 것만 같았다.
“너희들은 자랑스러운 일라이 왕국의 기사들이며 명예로운 자들이다. 그 신성한 검에 겁쟁이들의 피를 묻히는 치욕을 안길 순 없지.”
“대기사단장님······.”
기사들의 눈동자가 달라졌다.
그들은 크게 감격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슬란의 특성 중 하나인 ‘사기 증진’.
그것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었다.
난 천천히 자리에 앉으며 멍하니 서 있는 호레스에게 말했다.
“그런 내가 왜 흥미도 가지 않는 싸움을 해야 하지? 기사답지도 않은 놈들의 꽁무니를 쫓아서?”
“하, 하지만 이렇게 보낸다면 저놈들은 필시 또 우리를 공격할 것입니다.”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오라지.”
나는 음흉하게 입꼬리를 씰룩였다.
병적인 허세 덕에 악당처럼 웃는 게 생각보다 자연스러웠다.
“놈들에게 끝없는 살육이 무엇인지 내 친히 보여 줄 테니. 그때는 오늘처럼 시시하지 않았으면 좋겠군.”
나는 미친놈처럼 웃어대다 이내 표정을 굳혔다.
“호레스. 네게 묻겠다.”
“예.”
“아직도 의견에 변함이 없나?”
“······예.”
“그렇게 피가 끓는다면야 어쩔 수 없지. 우리 왕국 최고의 군사인데.”
걸려들었다, 요놈.
“100명을 주마.”
“예?”
“호레스 네가 직접 가서 놈들을 도륙내고 오너라.”
“······?”
“왜 그런 얼굴이지? 본인 입으로 직접 그러지 않았나. 도망치는 적의 뒤를 노린다면 필시 승리할 거라고.”
호레스는 그게 진심이냐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다.
“네 말에 책임을 지도록. 아! 물론, 병사가 너무 적으면 상대가 깔볼 수도 있으니, 깃발을 많이 챙겨 가서 최대한 군사 숫자가 많아 보이게 하거라. 야심한 밤에 공격하면 놈들이 속아 넘어갈지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호레스의 어깨를 두드렸다.
“혹시 싫은가?”
“그, 그것이···.”
“싫으면 싫다고 말하거라. 없던 일로 해주겠다.”
“······.”
호레스는 잠시 내 눈을 올려다보다 이윽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겠습니다.”
“역시 자네라면 그렇게 대답할 줄 알았어. 일라이 왕국 최고의 군사이니까. 안 그런가?”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호레스가 거절이라도 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아무리 상대가 도망치려고 하는 놈들이라고 해도 고작 병사 100명으로 뒤를 공격한다면 필시 전멸을 당하는 쪽은 호레스일 터.
‘그러게 날 죽이려 들지 말았어야지.’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니.
호레스가 왕국에 도움이 되는 인재라는 건 알지만, 날 죽이려 든다면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도 써먹을 수 없지 않은가.
* * *
한편 할라즈 왕국의 막사는,
“우린 반드시 복수할 것이다! 일라이 왕국을 잿더미로 만들어 돌아가신 유한 대기사단장님의 명예를 드높이리라!”
“와아아-!”
호레스의 예상과는 달리 혼돈에 빠져 있을 거라 생각했던 할라즈 왕국 기사들은 온통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
유한의 시체를 버리고 꼴사납게 도망친 그들이었지만, 그가 죽고 나서 새로운 대기사단장이 된 아론이 혼란스러운 기사들의 사기를 수습한 것이었다.
그의 특성인 ‘혼란 통제’와 ‘분노’가 동시에 발현된 결과물이었다.
“놈들은 필시 방심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뒤를 쫓아 후방을 공격하려 들겠지.”
“예. 그것이 전략의 기본이지 않습니까.”
“그래. 난 놈들의 방심을 이용하겠다. 어차피 전면전으로는 상대가 되지 않을 터이니.”
“현명한 판단이십니다. 대기사단장께서 떨어진 군사들의 사기를 올려놓긴 하셨으나, 상대는 유한 님을 꺾은 아슬란입니다.”
인정하긴 싫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왕국에서 모두의 존경을 받던 유한이 일격에 죽는 그 참상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일라이 왕국을 죽어 가게 만드는 최고의 망나니라 불리던 아슬란이,
문무에 전혀 재능이 없다던 그 아슬란이 유한을 쓰러뜨렸다.
이건 대륙을 충격에 빠뜨릴 엄청난 사건이었다.
“아슬란 그놈이 운이 좋았던 것이지요.”
운이 좋았다?
전혀 그렇지 않다.
그 일격은 아론도 생전 처음 보는 파괴적인 검술이었다.
기사라면, 칼과 창을 든 사내라면 누구든 배워 보고 싶은 교과서적인 자세와 힘.
그것은 결코 운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수천 번 수만 번 피를 토하고 뼈를 깎는 훈련을 통해 아슬란은 자신만의 검술을 만들어낸 것이 틀림없다.
“놈들이 우릴 속였어.”
대체 일라이 왕국은 얼마 전부터 이런 준비를 해왔던 것일까.
이 모든 게 아슬란의 계책이었나?
스스로의 평가를 극한으로 낮춰 모든 왕국이 일라이 왕국을 우습게 보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할라즈 왕국은 아슬란의 힘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유한을 앞에 내세웠다가 큰 피해를 입은 것이었다.
“전면전은 안 된다.”
유한을 꺾을 정도의 무력이라면 전면전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유한을 일격에 죽여 버린 그 압도적인 힘으로 아슬란이 선봉에 나설 경우, 군사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슬란이 아닌, 일라이 왕국의 심장을 공격하면 될 일.”
분노에 떨고 있는 주먹을 꽉 쥔 아론의 손에서 피가 흘렀다.
“반드시 이 수모를 갚아 주마, 아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