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만 스트리머 퇴마사-205화 (205/227)

제205화

# 모다교 : 화천 붕어섬 (1)

남자들은 현수와 태환, 세정을 출구까지 안내해 주었다.

이들에게서도 기이한 현상이 포착되었다.

강내상의 사무실에 들어올 때에는 아무런 흔적이 보이지 않던 자들이 사무실 밖으로 나가자마자 회색 아지랑이를 풍겨댄 것이었다.

하지만 현수 일행은 티를 내지 않고 조용히 뒤를 따랐다.

- 남자들 악귀임???

- 대체 무슨 일이지.

- 진짜 무슨 악귀 본부 같앜ㅋㅋㅋㅋㅋㅋ

- 악귀계의 CIA?

- 무섭겠다.

시청자들도 그 장면을 보고 긴장한 듯했다.

갑자기 뒤를 돌아 현수 일행을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는 현수도 마찬가지였다.

현수도 언제든 반격할 수 있게 온 몸의 근육을 긴장시키고 있었다.

태환도 허리에 꽂아 둔 신칼을 언제든 뽑을 수 있게 손을 얹고 있었다.

하지만 남자들은 꽤 얌전하게 출구로 안내해 주었다.

출구를 열어주자 남자들이 90도로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들어가십시오.”

“네, 네. 수고하세요.”

현수 일행이 멋쩍은 듯 인사를 받으며 건물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때, 예배 시간에 맞춰 몰려 들어오는 신도들과 마주쳤다.

화아아아아아-

강렬하게 차가운 공기가 휘몰아쳤다.

동시에 신도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들은 무척 냉정한 표정으로 현수에게 시선을 꽂았다.

캡틴 채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었다.

그들은 현수 일행이 눈치를 보든 말든 시선을 절대 떼지 않았다.

‘뭐야.’

수십 명의 신도가 지나가자 현수가 걸음을 멈춰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건물로 들어가고 있는 신도들의 뒷모습.

그리고 뒤통수로 사백안의 눈이 떠있는 것이 보였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신도들의 뒤통수에 사백안의 눈이 박혀 있는 것이었다.

동시에 방금 전엔 보이지 않았던 회색 아지랑이 역시 진하게 보였다.

‘모두 다 악귀에 쓰여 있어.’

현수가 혀를 내두르며 속으로 생각했다.

*

골목으로 들어서자 다시 차량이 보였다.

안에는 화진이 타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생방송 카메라에 화진이 담겨서는 안 됐다.

“자. 오늘 촬영도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현수는 차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카메라를 보며 말했다.

“모다교 교주 인터뷰와 본사인 모다 협동회 촬영이 있었는데요. 어떠셨나요!”

현수가 태환을 보며 물었다.

“와. 진짜 쫄렸어요. 무섭네요.”

“네. 일단 결론적으로 모다교 측에서는 이번 부산지부에서 발견된 시설 관련해서는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보다 명확히 한 것 같습니다.”

현수가 카메라를 보며 말했다.

- 이렇게 끝낸다고?????

- 몰래 잠입이라도 해라!!

- 이게 끝???

- 이렇게 끝내는 게 맞나여???

- 아쉬운데??

- 대체 뭐하자는 거임ㅋㅋㅋㅋ 진짜 모다교 실드 치러 온 거임???

시청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하지만 현수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보시다시피 여기는 아직 모다 협동회 건물 근처니까요. 빨리 복귀하고 후기방송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후기방송 때 뵙겠습니다!”

현수가 꾸벅 인사를 하며 말했다.

그러자 태환도 따라서 인사를 했다.

“끝났어요.”

세정이 카메라를 종료하며 말했다.

일행은 이어 로프로 카메라의 전원도 껐다.

방송을 완전히 종료한 것이었다.

“빨리 타고 빠집시다.”

현수가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

세정이 운전석에 올라탄 후, 현수와 태환도 자리에 앉았다.

부우우우웅-

이어 차량은 거침없이 빠르게 앞으로 튀어나갔다.

“괜찮았어요?”

타고 있던 화진이 물었다.

“진짜 쫄려 죽는 줄 알았어요.”

태환이 길게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어떤 증거를 찾았다는 거죠?”

현수가 묻자 화진이 씩 미소를 지었다.

* * *

캡틴 타워에 복귀한 후.

현수는 화진이 촬영한 영상을 쭉 살펴보았다.

“화천군 화천읍 하리?”

화진이 촬영한 영상 속 주소를 확인한 현수가 바로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았다.

“관광지인데?”

그곳은 화천에서도 유명한, ‘붕어섬’이라는 관광지였다.

화천강 사이에 있는 작은 섬으로 축구장과 공원 등, 다른 시설이 존재할 곳은 없어 보였다.

“이상하죠? 모다교 건물 어디선가 적출된 장기가 그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게.”

화진이 현수의 뒤에 와 함께 모니터를 보며 말했다.

“화진 님도 이 주소 검색해 보셨나요?”

“그럼요. 차에서 기다리는 동안 바로 해봤었죠.”

“이거. 여기가 본 게임이겠네요.”

현수가 턱을 매만졌다.

그때 세정이 커피를 한 잔 들고 들어오며 말했다.

“결론적으로 모다교 부산지부 건물에서 보았던 그 시설은 장기매매를 위한 시설이 맞고, 각 지부에서 나오는 신도들의 장기를 그곳에 집결시킨다는 거네요.”

“저 서류를 보면 그렇죠?”

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를 촬영해야겠네요.”

태환이 거들었다.

“화진 님이 촬영한 건 어떡할까요? 공개해요?”

세정이 물었다.

“아뇨. 일단은 우리가 쥐고 있고, 나중에 경찰 쪽에 증거자료로 제출하죠. 모든 일이 끝난 후에 후기방송 할 때 그때 공개합시다. 경찰이 허락하면요.”

“미리 하는 게 조회 수를 더 끌 수 있지 않을까요?”

태환이 물었다.

“그렇긴 한데 저걸 공개하면 그쪽에서 불법 침입으로 우릴 걸 수도 있고 또 저 붕어섬 시설을 다 없애놓을 수도 있잖아. 이건 비밀로 해두는 게 좋을 것 같아.”

현수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지금 채널 여론이 안 좋아요. 사이비 교단 옹호해주는 영상 찍냐고.”

세정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현수는 방금 전 방송의 시청자 통계 화면을 확인해 보았다.

순간 최대 시청자 수는 70만 명.

평균 30만 명의 시청자 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상당히 높은 숫자였다.

여기에 구독자도 440만 명 정도로 상승해 있었다.

이번 모다교 촬영이 확실히 성장에 도움이 된 것이었다.

하지만 비추천 수는 지난 그 어떤 영상들 보다도 높았다.

모다교 신자들이 비추천을 누르는 것도 있겠지만, 시청자들 입장에서 자신들이 바라던 사이다 장면이 나오지 않았던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다.

“그냥 다음 촬영지가 여기, 화천 붕어섬이라고 공개를 할까요?”

태환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러자 현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일단 비밀을 유지하자.”

현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화진과 태환, 세정을 번갈아 보았다.

“일단 공지로 다음 주에도 퇴마 방송이 진행될 거라고 띄우고, 장소는 기밀이라고 해주세요. 그리고 게스트를 모집합시다.”

“게스트요?”

“네. 이번에는 그 어떤 때보다 와일드할 수도 있으니까 피지컬이 좀 되는 분들로 초대해 보죠. 모다교 촬영인 건 수락하기 전까진 비밀로 하시고.”

현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 *

평소와 똑같이 방송 스케줄을 진행하면서 토요일에 진행할 붕어섬 촬영 준비를 해나갔다.

먼저 현수는 화진과 함께 캠핑 촬영을 강원도 쪽으로 나갔다.

일부러 동선에 붕어섬이 잡히도록 세팅한 것이었다.

수소문 끝에, 붕어섬에 지하시설이 있고, 그곳에 정체모를 사람들이 드나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마을 주민 중에는 교주 강내수를 목격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동시에 게스트 섭외도 완료가 되었다.

아수라 솔루션에서 함께 했던 근육질의 신도알과 특수부대 장교 출신으로 너튜브에서 군사 관련 콘텐츠를 진행하는 ‘화력중위’가 수락했다.

특히 화력중위는 여러 비밀 임무를 수행했던 이력을 홍보하며 특공무술과 총기 스킬을 선보이기도 한 만큼 강한 전투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신도알과 같은 부대 출신이라고 하는데, 귀신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캐스팅에 응했다고 전해졌다.

다만 둘의 캐스팅 소식도 다음 촬영 장소와 마찬가지로 시청자들에게는 비밀로 했다.

이렇게 한참 준비를 해나가는 사이, 경찰과 언론에서는 계속해서 모다교를 파헤치고 있었다.

하지만 굉장히 빠른 속도로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심지어 장기매매 혐의 역시도 현금, 혹은 실제 장기, 판매자나 구매자 정보가 전혀 확인되지 않아 실질적인 혐의점을 찾기 어려웠다.

그저 김주상 지부장이 자신의 잘못이라며 자살을 한 것으로 마무리가 되어가는 모양이었다.

모르긴 몰라도 경찰과 언론 쪽에 모다교 신자가 있는 건 분명해 보였다.

그리고 대망의 토요일.

신도알과 화력중위가 캡틴타워에 방문했다.

현수는 이들과 함께 바로 화천으로 이동했다.

이동 중, 현수는 둘에게 대략적인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신도알은 현수와 촬영을 해보았기 때문에 실제 촬영 현장과 컨셉에 대한 이해가 빨랐다.

하지만 화력중위는 설명을 들으면서도 그리 믿지 않는 뉘앙스였다.

그럴 때마다 신도알이 거들어 주며 믿도록 도움을 주었다.

“아무튼 이런 상황인데요. 여러분이 필요한 이유는 신도들 중 악귀 들린 사람들이 있을 텐데, 이 사람들을 제압할 일이 있을 것 같아서입니다.”

현수가 진지하게 둘을 보며 말했다.

“퇴마는 제가 할 테니 그 사람들을 제압해주세요.”

덧붙인 말에 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야 뭐. 걱정 마시고.”

화력중위가 으스대며 대답했다.

* * *

잠시 뒤, 차량이 작은 섬에 도착했다.

붕어섬에 당도한 것이었다.

“다 왔어요.”

세정이 시동을 끄며 말했다.

저녁 8시.

해가 져서 무척 어두워졌다.

사방에 있는 강물과 주변을 둘러싼 산들.

밤이 되자 금방이라도 섬을 뒤덮을 것처럼 무섭게 그림자가 졌다.

사아아아아아

차에서 내린 현수는 주변에 온갖 귀신들이 들끓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왜 이렇게 추워.”

화력중위는 겉옷을 꺼내 입으며 주변을 보았다.

“주변에 귀신이 들끓고 있어요.”

태환도 곳곳에 피어나고 있는 회색, 흰색 아지랑이를 보며 말했다.

“밤 강바람이라 추운 건 아니고요?”

화력중위는 피식 웃으며 지퍼를 목까지 끌어올렸다.

현수는 그런 화력중위가 내심 걱정이 되었다.

물론 신도알 피셜, 그의 전투 능력은 상당하다고는 하는데 실제 귀신을 상대해본 것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수라 솔루션에서 잘 해준 신도알이니, 그도 상황에 닥치면 잘 해주리라는 믿음을 가져 보았다.

“방송 켜죠.”

현수가 말했다.

세정이 카메라를 세팅하는 사이 화력중위와 신도알의 매니저가 둘의 메이크업을 체크해 주었다.

“매니저 두 분은 차에서 대기해주세요. 사람이 많으면 되레 눈에 띌 수 있으니까요.”

현수의 말에 매니저들은 알겠다는 손짓을 해보였다.

“준비 됐어요.”

세정이 OK사인을 해보였다.

그러자 신도알과 화력중위, 태환, 화진 모두 카메라 앞에 섰다.

“자. 들어갈게요. 셋, 둘, 하나. 큐!”

바로 방송이 켜졌다.

- 안녕하세요!!

- 오? 신도알하고 화력중위다!!!!

- 신도알하고 화력중위!!!!

- 둘 나온다는 공지 없었는데??

- 헐 ㅈㄴ 서프라이즈.

- 오늘 뭔 촬영이기에 촬영 장소도 게스트도 다 비밀이었던 거임?

시청자들도 몹시 흥분한 듯했다.

그 사이, 신도알과 화력중위의 매니저는 자기 채널 커뮤니티 탭에 현수 방송에 출연했다는 소식을 올렸다.

자기 구독자들에게 바로 알려주는 것이었다.

덕분에 시청자 수는 굉장히 빠르게 올라갔다.

“안녕하세요. 캡틴 퇴마입니다. 오늘 저희 고스트 크루와 함께 할 게스트 두 분! 먼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전에도 함께 했던 신도알님! 그리고 알파메일의 상징이죠! 화력중위님 모시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현수가 박수를 치며 인사를 했다.

그러자 둘이 능숙하게 화답했다.

“오늘 퇴마 촬영에 함께 하시게 되었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어어- 긴장이 되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특수부대 출신으로서 귀신도 때려잡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화력중위와 신도알이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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