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만 스트리머 퇴마사-199화 (199/227)

제199화

# 모다교 : 부산지부 (5)

- 캡틴 초창기 때부터 봤던 사람인데 뭔가 되게 신박함 이번 방송

- 진짜 개꿀잼이다.

- 이거 경찰에 시녹해야 하는 거 아님?

- 신고 신고

- 무슨 혐의로 신고할 거임????

- 지금 신고할 근거는 없음. 무턱대고 신고하면 캡틴님 입장만 난처하니까 하지들 마셈.

- 신고들 하지 마요 지금은.

일행들이 다급하게 다시 3층으로 올라가는 화면이 송출되고 있었다.

시청자들은 정신없는 화면을 보면서도 실제 사이비 교단에 숨어들었다는 것 때문인지 꽤나 쫄깃한 긴장감을 맛보고 있었다.

세정은 수시로 채팅을 확인하며 현수를 쫓아갔다.

그리고 3층 지부장실 앞에 도착한 현수는 조심히 문을 열어보았다.

아까 두고 온 휴대용 향로도, 부적도 모두 그대로 있었다.

하지만 의자에 묶어두었던 지부장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현수 일행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지부장의 책상 쪽을 보았다.

“아니, 이 사람 어디 간 거죠?”

“김주상 어디 갔어요?”

태환과 화진이 번갈아 두리번거렸다.

그를 묶었던 끈과 몸에 붙였던 부적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 어디 감???????????????????????

- 와 없어지는 게 더 쫄리네

- 진짜 어디 간거?

- 저기가 3층이고 지금 캡틴은 2층까지만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 거 아님? 어디로 간 거임?

- ㅅㅂ 어디 감

- ??????? 나만 이해 안 되나

현수는 머리를 거칠게 긁적였다.

“지부장이 여길 나갔으면, 우리가 이 건물에 있다는 것도 금방 알려질 거 아니에요?”

세정이 물었다.

현수는 턱을 매만지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체할 시간이 더 없겠어요. 빨리 움직입시다.”

현수는 책상 위에 있던 지부장의 명패를 들었다.

그리고는 앞장서서 밖으로 향했다.

그 사이 세정은 휴대용 향로를 다시 챙겼다.

안에 넣어둔 쑥이 다 타 이제 연기가 나지 않고 있었다.

“갑시다.”

화진과 태환, 세정도 현수의 뒤를 따라 다시 계단으로 이동했다.

1층 출입구가 보이는 2층 난간에 선 현수는 들고 온 명패를 던져버렸다.

까아아앙-

강화 유리로 된 지부장 김주상의 명패가 1층 출입구를 지키던 남자들 앞에 떨어졌다.

요란한 소리가 나자 남자들은 인상을 쓰며 명패를 확인했다.

“지부장님 명패?”

그들은 명패에 쓰인 이름을 확인하자마자 피 냄새 맡은 상어처럼 계단으로 뛰어 올라갔다.

현수 일행은 기둥 뒤로 몸을 숨겼다.

“지부장님이 위험하다!”

“지금 지부장님실로!”

그들이 성큼성큼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지금이에요!”

현수의 수신호에 맞춰 일행들 모두 계단 아래로 뛰어 내려갔다.

카메라는 거칠게 흔들렸다.

- 대체 무슨 상황인지

- 무슨 상황임???

- 나뉘고 있어요

- 지금 팀 나누기로 했어요

- 캠핑하고 태환은 밖으로 나가고 매니저랑 캡틴은 지하 예배당 가기로

- 그냥 보면 됨

다다다다다다

터벅 터벅 터벅

타다다다다

발자국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1층에 도착하자 화진과 태환은 바로 출입문 쪽으로 향했다.

세정과 현수는 바로 카메라를 보고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일단 팀을 나누기로 했습니다. 지금 방송 중인 영상 설명란에 각 개인 로프로 카메라 URL을 올려놨으니까 저쪽 상황이 궁금하신 분은 URL 확인해주시고 여기 메인 방송은 지하 예배당 쪽으로 이동하겠습니다.”

현수가 빠르게 설명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주변에 누가 없는지 연신 두리번거리며 이야기를 했다.

거친 숨과 떨어지는 땀.

불안한 시선.

말 그대로 ‘날것’의 느낌이었다.

화아아아아아

사방에서 사백안이 번쩍였다.

악귀들이 더욱 격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현수와 세정은 화진과 태환이 유리문 밖으로 나간 것을 두 눈으로 본 뒤 바로 지하로 달려 내려갔다.

*

타닥 타닥

화진과 태환은 달려 나와 주차해 둔 곳까지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달각

둘은 운전석과 조수석에 올라타자마자 바로 문을 잠근 뒤 방송에 들어가 보았다.

현수와 세정의 상황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괜찮겠죠?”

태환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계속 잘 지켜보죠.”

화진은 그 무엇도 확신할 수 없었다.

그녀는 방송에 집중했다.

[허억 허억 허억]

방송에서는 현수와 세정의 숨소리가 거칠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화면도 무척 캄캄한 상태였다.

다시 현수의 상황.

지하로 내려온 현수와 세정은 이상한 분위기에 일단 몸을 숨겼다.

위층과 달리 온 복도에 불이 꺼져 있는 것이었다.

“주여보님에 대한 찬양을- 우리는 바랍니다- 오오- 사랑사랑 주여보님 사랑합니다-”

복도 안 쪽에서 집단 찬송가 소리가 들려왔다.

현수와 세정은 어두운 복도의 기둥 뒤에 몸을 숨긴 뒤 상황을 살폈다.

3층으로 올라갔던 남자들이 지하로까지 쫓아오지는 않는 듯했다.

“저 안 쪽이 지하 대예배당인 것 같습니다.”

현수가 기둥 뒤로 고개를 빼꼼 내밀며 말했다.

복도 끝에는 나무로 된 커다란 문이 보였다.

집단 찬송가 소리는 그 안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현수가 있는 곳부터 그곳까지, 양옆에 교리실들이 쭉 나열되어 있었다.

장미반

해바라기반

찔레반

목련반

.

.

.

교리실 앞에는 유치원처럼 꽃 이름이 적혀 있었다.

디자인으로 봐선 어린 아이들도 여기서 교리를 받는 듯했다.

“인테리어만 봐선 평범한 성당이나 교회 같기도 한데, 찬송가 내용은 역시 이상하네요. 주여보님을 사랑한다면서 다들 박수를 치고 있습니다.”

현수가 속삭였다.

자가닥 자가닥 자가닥

그 순간이었다.

마치 두꺼운 손톱으로 화강암 바닥을 두드리는 듯한 괴상한 소리가 들렸다.

현수와 세정이 서로를 보며 입을 다물고 한쪽 눈만 조심스레 내밀어 보았다.

그러자 굉장히 기괴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까 보았던 악귀 들린 지부장 김주상이 네 발로 천장에 매달린 채 대예배당 앞 복도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무척 이상했다.

천장에 매달려 있는 것 자체도 이상하지만, 얼굴과 배, 가슴이 바닥을 향하고 팔다리가 뒤로 꺾인 채 매달려 있는 모습이었다.

한 마디로 몸의 앞면이 바닥을 향한 채 천장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었다.

- 저거 뭐임????

- 악귀 들린 김주상

- 지부장 악귀 들렸었음.

회색 연기에 휩싸여 있는 지부장의 모습은 마치 괴물처럼 보였다.

하얀색 정장에 붉은 넥타이가 축 늘어져 있는 모습.

흡사 하얀 몸체에 붉은 혓바닥이 길게 내려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쉬잇.”

현수가 조용히 하라는 입모양을 하며 몸을 움츠렸다.

자가닥 자가닥 자가닥

김주상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현수 일행을 찾는 것처럼 보였다.

그때 현수는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분명 지부장 김주상은 악귀에 쓰인 상태였다.

그것도 허태훈 만큼이나 강력한 귀신인 듯했다.

그리고 이 건물 곳곳에 악귀의 흔적들이 가득했다.

사백안이 수시로 나타나는 걸로 봐선 수십 명의 악귀들이 포진해 있었다.

그렇다면 이 악귀들이 현수 일행의 위치를 김주상에게 귀띔해줄 법도 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김주상은 아무런 정보가 없는 듯, 현수 일행을 찾고 있었다.

즉, 이 건물에 있는 악귀들은 현수 일행을 지켜보고 있지만 김주상을 도와주고 있지는 않은 것이었다.

그건 그 귀신들과 김주상이 협력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했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상황이 복잡할 수도 있겠는걸.’

현수는 다시 눈만 빼꼼 내밀어 복도를 보았다.

김주상은 연신 주변을 돌더니 ‘장미반’ 안으로 들어갔다.

덜컹 덜컹- 꾸우우웅-

장미반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 거기서 언제까지 있음??

- 움직여요

- 안 움직임???

시청자들은 계속해서 긴박한 화면이 등장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수와 세정은 기둥 뒤에 몸을 숨긴 채 지부장 김주상이 떠나기를 마냥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꾸우웅- 덜컹 덜컹

이번에는 조금 전에 난 소리와 반대로 소리가 들려오더니 다시 김주상이 나타났다.

그는 ‘자가닥’거리며 다시 계단 위로 올라갔다.

복도에는 다시 침묵이 찾아왔다.

“방금 장미반 교리실 안에서 난 소리 조금 이상하지 않았어요?”

현수가 카메라를 보며 물었다.

- 맞아 이상했음.

- 안에 뭐 큰 문이 있는 거 같던데.

- 들어가서랑 나올 때랑 소리가 달랐어.

- 반대로 났음.

시청자들도 현수와 같은 생각인 듯했다.

현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예배당에 들어가게 되면 우리가 걸릴 가능성이 크니까 장미반부터 한 번 가보겠습니다.”

바깥에 주차된 차량들로 봤을 땐 예배당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었다.

거기부터 들어갔다가는 바로 촬영이 종료될 수 있으니 수상한 곳부터 둘러보자는 계산이었다.

현수와 세정은 까치발을 들고 조심조심 장미반 앞으로 이동했다.

사아아아아아

곳곳에 드러난 사백안의 눈동자가 현수를 따라 움직였다.

끼익

장미반 문을 열자 책상과 칠판이 보였다.

그런데 바닥에 뭔가 이상한 손잡이가 올라와 있었다.

현수는 손전등으로 손잡이를 비추며 카메라에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다가가 손잡이를 당기자 둔탁한 소리가 났다.

덜컹 덜컹-

이어서 위로 들어 올리자 ‘꾸우웅’하는 소리가 났다.

지부장 김주상이 이 교리실 안에 들어왔을 때 났던 바로 그 소리였다.

다행히 누군가 들은 사람은 없는지 조용했다.

현수와 세정은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안으로 내려갔다.

차가운 한기가 안에서부터 확 휘몰아쳐 올라왔다.

현수는 앞장서서 내려가 보았다.

안에는 회색 콘크리트로 투박하게 인테리어 되어 있었다.

아래는 위층들과 아예 또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벽에 붙은 간이 게시판에는 무언가 메모된 종이들이 지저분하게 걸려 있었고 곳곳에 냉동 박스가 널려 있었다.

차가운 한기와 함께 느껴지는 비린내.

현수는 이것이 피 냄새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문이 없는 방 안에는 수술대와 선반, 의료용 싱크대, 찬장들이 있었다.

익숙한 풍경이었다.

위즈소카 수용소에서 보았던 실험실 같은 느낌이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곳은 인체실험을 한 곳이 아니라 불법 장기매매를 위해 구성된 곳이라는 점이었다.

그건 선반 위에 있던 서류철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의 이름과 함께 어느 장기를 어디에 팔 것인지 적혀 있었다.

“정확한 경위는 알 수 없지만 이곳에서 장기매매가 이루어진 듯합니다. 신도들의 장기를 판 것 같아요.”

현수가 손전등으로 서류를 비춰보며 말했다.

- 와 진짜 어마어마한 카르텔이네.

- 모다교가 장기매매를 위한 집단이었다는 거야?

- 모다교에서 실종된 사람들은 그럼-!

현수가 미간을 찌푸렸다.

화아아아아아

다시 한번 드러나는 사방의 사백안들.

여기 있는 악귀들은 이곳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영혼일 수 있었다.

이곳에서 장기를 뺏기고 사망해 그 복수심에 불타 악귀가 될 수도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분명 악귀들이 현수를 보고 있음에도 지부장 김주상이 현수를 찾아 헤매고 있는 이유도 설명이 되었다.

이들의 복수 대상은 바로 지부장 김주상이기 때문이었다.

현수를 아군으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였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