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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스트리머 퇴마사-180화 (180/227)

180화

# 방성 봉안당 (5)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ㅈㄹ

- 욕 안 먹으려고 진짜 설정 다채롭게 잡는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생각해보면 맞는 말일 수도 있는데 얼탱이는 없음ㅋㅋㅋㅋㅋ

- 개웃겨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

현재 시청자 수 10만 명 육박.

굉장히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그만큼 채팅도 제대로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시청자들은 현수의 죄책감 발언에 대해서 비난의 화살을 쏘아댔다.

하지만 일행은 몰려오는 악귀를 상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격렬한 전투를 하며 2층에 올라오자 현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바로 뒤따라온 태환과 화진, 세정 역시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손전등으로 보이는 2층 봉안당은 말 그대로 ‘쓰레기장’이었다.

차곡차곡 만들어진 유리장 안의 납골함 일부는 깨져 있었고, 또 일부는 건물 안까지 파고 들어온 넝쿨에 휘감겨 있었다.

곰팡이가 가득한 납골함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납골함을 보관하기 위한 유리장들도 대부분 깨져 있는 상태였다.

그야말로 처참하기 그지없는 망자들의 공간이었다.

*

EMF 탐지기 불빛은 터질 것처럼 강하게 발하고 있었다.

이 근처에서 귀신이든 악귀든, 그 기운이 강하게 감지된다는 의미였다.

현수의 눈으로도 곳곳에 회색 연기가 포착되었다.

다만 계단에서처럼 적극적으로 공격을 해오지는 않고 있었다.

마치 사냥감을 앞에 둔 맹수처럼 현수 일행을 살피는 것 같았다.

현수는 한 걸음씩 나아갔다.

태환과 화진, 세정도 그의 뒤를 조용히 따라갔다.

양옆으로 펼쳐져 있는 수많은 납골함들.

살아생전의 사진.

망자들이 살아 있을 때 아꼈던 물건.

썩다 못해 바스라진 꽃들.

깨진 유리장.

그 안의 깨진 납골함.

깨진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과 넝쿨들.

부유하고 있는 먼지들.

그리고 사방에 보이는 흰색, 혹은 회색의 연기들.

무서우면서도 비참하면서도 슬픈 공간이었다.

최소한 현수가 느끼기에는 그랬다.

“조심해. 악귀 감정에 흔들리지 마.”

수정이 현수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감정의 동화.’

현수가 이미 여러 번 겪어본 것이었다.

귀신이나 악귀의 힘이 강할 때, 그들의 감정이 산 사람에게 전이가 되는 현상이었다.

순간 현수는 위층으로 올라가지 말라던 관리사무실의 메모를 떠올렸다.

정신줄을 놓았다는 관리 직원도 아마 이런 귀신들의 감정에 동화 되어 미쳤을 가능성이 컸다.

현수는 정신을 집중시키며 계속 걸음을 옮겼다.

“3층으로 가는 계단은 저쪽이에요.”

태환이 반대편 복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현수가 고개를 끄덕인 후 고개를 돌렸다.

손전등을 비출 때마다 은은한 귀신의 흔적이 눈에 띄었다.

우뚝-

그때 현수가 걸음을 멈추었다.

“왜요?”

화진이 작게 물었다.

현수는 납골함이 나열된 유리장 끝을 가리켰다.

고오오오오

그곳에는 굉장히 작은 체구의 여성이 벽을 보고 쪼그려 앉아 있었다.

회색 아우라가 은은하게 피어나는 것이 악귀인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악귀는 우는 것처럼 천천히 어깨를 들썩였다.

그리고 그 모습은 심령카메라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이 되었다.

- 역시 신기햌ㅋㅋㅋㅋㅋㅋ

- 저 회색이 악귀인 거죠??

- 우와! 저거 어케 하는 거임? 그냥 카메라로는 안 보이는데 심령카메라로 보이네??

신규 유입이 많은 너튜브 특성상 항상 같은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확실히 캡틴 채널에서 보여주는 방송 화면은 늘 신기하긴 했다.

촬영 카메라로 보이지 않는 것이 심령카메라로 보이는 것.

실제 그 어떤 인터넷 생방송도 하지 못하는 연출이었다.

하아아-

일행의 입과 코에서 살짝 입김이 피어났다.

주변의 한기가 극도로 강해지고 있는 것이었다.

“무시할까요?”

화진이 물었다.

- 확인 ㄱㄱㄱㄱㄱㄱㄱ

- 확인해야져

- 확이냏주세요

- 확인해주세요.

- 1000원 파워챗 후원

- 확인해주세요.

- 이러다 사람 죽어나가는 꼴들 기억 안 나나.

- 아닠ㅋㅋㅋㅋ 그러면 이런 방송을 하지 말아야짘ㅋㅋㅋ

시청자들의 여론은 명확했다.

확인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시청자들의 여론은 늘 모순적이었다.

그들의 요구대로 방송을 하다 사고가 나도 스트리머 탓.

요구를 들어주지 않아도 스트리머 탓.

더욱 자극적인 것을 찾으면서도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미는 것.

일방적인 공중파 방송과 달리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인터넷 방송이기에 갖는 특성이었다.

그 순간이었다.

지독한 악취가 물씬 퍼지더니 악귀가 2층 봉안당 곳곳에서 나타났다.

유리장에 쪼그려 앉아 있는 악귀가 눈 깜짝할 새에 분신술을 쓴 것 같았다.

어느 방향으로 가든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확인을 해야겠는데요.”

현수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주변을 가리켰다.

- 사방에 있네.

- 포위 됐다.

- 하기야...

- 헐

- 진짜 개무섭겠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그냥 촬영 접자욬ㅋㅋㅋ

“벽을 보고 쪼그려 앉은 악귀가 곳곳에 있어요. 어쩔 수 없으니 확인해 보도록 하죠.”

현수가 카메라를 보고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그리고는 유리장 끝, 벽을 보고 쪼그려 앉은 악귀를 향해 다가갔다.

손전등 불빛이 걸을 때마다 흔들렸다.

EMF 탐지기 불빛은 여전히 강하게 빛났다.

꿀꺽

일행 모두 긴장한 표정으로 침을 꿀꺽 삼켰다.

“저기요?”

현수가 솔트샷건을 겨누며 말을 걸었다.

그러자 쪼그려 앉아 있던 악귀가 고개를 돌렸다.

쩌저저저적-

마치 동상의 목이 돌아가듯, 머리가 부자연스럽게 180도 돌아갔다.

그리고 보인 얼굴은 사백안의 악귀 그 자체였다.

회색빛 얼굴에 붉은 눈동자.

시커먼 이빨과 보라색 입술.

따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턱에 드릴이라도 달아놓은 것처럼 아래턱이 빠르게 떨렸다.

극도로 기괴한 모습이었다.

철컥-

현수가 뒤로 한 걸음 물러나며 샷건을 겨누었다.

“꺄아아아악!”

순간 세정이 비명을 질렀다.

현수가 뒤를 돌아보았다.

양옆에 있는 납골함 유리장의 선반마다 사백안의 악귀 얼굴들이 가득 차있었다.

마치 목만 잘라 전시를 한 것 같은 풍경이었다.

파창- 와장창창창창-

이어 도미노처럼 선반의 남은 유리창들이 일제히 깨졌다.

우수수수수수

후두두둑

유리조각과 파편들이 일행에게 쏟아졌다.

현수 일행은 머리를 감싸며 자세를 낮췄다.

캬아아아아아악-

이어 목이 돌아간 사백안의 악귀가 벌떡 일어나 현수에게 덤벼들었다.

팡-

현수는 몸을 움츠린 채 방아쇠를 당겼다.

촤아아아아아-

사백안의 악귀가 뒤로 날아가며 회색 연기가 되었다.

이어 현수는 스프링텐션 수류탄을 꺼내 바닥에 던졌다.

빠각-

플라스틱 깨지는 소리와 함께 팥가루가 사방으로 확 퍼졌다.

솨아아아아아아-

동시에 선반에 가득했던 사백안 악귀의 얼굴들이 흐릿해졌다.

“3층 계단으로 달려요!”

현수가 외쳤다.

이어 일행들은 태환이 안내했던 3층 계단을 향해 달렸다.

끼기기기기긱

히이이이익

히히히히히히히히

깔깔깔깔깔-

정체모를 귀신들의 웃음소리가 뒤엉켜 들려왔다.

꽈당-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도달했을 무렵, 화진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바닥에 버려져 있던 집기에 발이 걸린 것이었다.

“꺅!”

화진이 신음과 함께 다시 일어나려 했다.

덥석

그 순간, 사백안의 악귀가 화진의 발목을 붙잡고 죽 잡아 당겼다.

“으힛!”

졸지에 화진은 엎드린 채 다시 반대로 끌려갔다.

“캠핑님!”

현수가 소리치며 방아쇠를 당겼다.

촤아아악-

사백안의 악귀가 뒤로 날아갔다.

그 모습은 촬영 카메라와 심령카메라에도 그대로 잡히고 있었다.

“괜찮아요?”

현수가 화진을 일으켜 주었다.

그 사이 태환도 달려와 그녀를 부축했다.

“계속 달려요!”

현수 일행은 다시 3층 계단을 향해 달렸다.

*

3층으로 올라오자 요란하게 나던 모든 소리가 일제히 멈췄다.

현수 일행은 숨을 몰아쉬며 서로의 상태를 살폈다.

하필, 화진이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넘어지면서 무릎에 크게 상처가 난 것이었다.

“괜찮아요.”

화진이 붕대를 감으며 괜찮다고 했지만 피가 제법 많이 나고 있었다.

“이렇게 요란하다니. 여기 악귀들 뭐예요?”

세정이 물었다.

“자신들을 버려둔 후손들에 대한 불만이나 분노일 수 있죠. 어쨌든 한이 강한 건 분명해 보이고요.”

현수가 숨을 고르며 대답했다.

“여기 남아 있던 모든 귀신들이 악귀가 된 거죠? 사백안을 본 거 같은데.”

태환이 눈을 크게 뜨는 손짓을 하며 물었다.

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백안의 악귀는 공격성, 흉폭성을 드러내는 악귀들로 분류를 하고 있거든. 아마 옛날엔 평범한 귀신이었겠지만 여기 오래 버려져 있으면서 그렇게 변했겠지.”

“이런 귀신들한테 영혼이 붙잡혀 있으면- 어후.”

태환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현수는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태환을 보았다.

하날하날은 현수 일행을 왜 이곳으로 유인했는가.

지금까지 상황만으로 봤을 땐 단순히 복수를 위한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뭔가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혹시 방성 봉안당의 영혼들이 이곳, 아크로스 봉안당의 악귀들에게 영혼이 구속 되었나- 라고 생각해 봤지만 악귀를 제외한 다른 영가들의 기운은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현수는 잠시 정비를 하는 동료들을 보며 여러 생각에 잠겼다.

이곳에 악귀들이 있을 이유는 분명했다.

그럼 방성 봉안당의 다른 영혼들은 없고 하날하날만 이곳 창문에서 보인 이유는 뭘까.

이번에도 설마 또 악귀의 형체에 속은 것인가.

현수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됐어요. 움직이죠.”

화진이 무릎의 붕대와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일어났다.

현수는 움직이자는 수신호를 보낸 뒤 3층 수색을 시작했다.

*

3층에서도 2층에서 본 것과 같은 악귀들의 형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 빈도수는 확실히 적었다.

2층보다 납골함의 수가 현저히 적기 때문인 듯했다.

“시신이 안 오고 재정난을 겪었다더니. 2층만 차고 3층은 많이 안 찼던 모양이네요.”

화진이 절뚝거리며 현수의 뒤를 쫓아왔다.

현수는 그런 그녀가 걱정되었지만 일단은 티를 내지 않았다.

“어? 저거 뭐죠?”

그때 태환이 3층 선반 한쪽을 가리켰다.

그곳에서 일행들은 깜짝 놀랄 물건을 발견했다.

바로 하날하날의 사진이었다.

그 주변에는 하날하날이 생전에 팔았던 굿즈와 휴짓조각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상태로 봐선 여기 있는 흔적들은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었다.

“이게 지금 뭐래요?”

화진이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현수는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이것 때문에 하날하날 님이 우리를 여기로 부른 거군요.”

현수가 고개를 돌렸다.

천장과 난간, 다른 선반 할 것 없이 귀신과 악귀의 흔적들이 발현되고 있었다.

“대체 이건-”

태환이 미간을 찌푸렸다.

- 어떤 변태새끼가 저런 거임?

- 와 ㅅㅂ 진짜 세상엔 ㅁㅊ놈이 많구낰ㅋㅋㅋ

- 하날하날 사진 갖고 저기서 뭐 한 거임????

시청자들도 대략 눈치를 챈 듯 했다.

“여길 찾아낸 것도 신기하지만 여기서 이상한 짓을 할 생각을 하는 게 더 신기한데요.”

현수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덜그럭-

순간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현수와 일행들은 일제히 소리가 나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손전등 불빛과 일렬로 나열된 납골함 선반 사이로 무언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현수 일행은 각자 무기를 겨누며 천천히 다가갔다.

저벅 저벅 저벅

조심히 걸었지만 바닥의 먼지와 집기들 때문에 발걸음 소리가 크게 메아리쳤다.

절걱

또 한 번 소리가 들렸다.

현수 일행이 바로 선반 사이로 파고 들어가며 무기를 겨누었다.

“으악!”

하지만 악귀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산 사람이 양팔을 번쩍 들고 서있었다.

150kg은 되어 보이는 뚱뚱한 몸에 더벅머리를 한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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