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만 스트리머 퇴마사-50화 (50/227)

제50화

# 미드나잇 게임 (3)

참가자들은 모두 현수와 같은 팀이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아무래도 공포 콘텐츠 스트리머다 보니 자신들의 영상각을 재기 더 좋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나랑 가시죠. 캡틴님.”

말자가 근육을 꿈틀거리며 다가왔다.

하지만 현수는 그와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되레 문제만 일으킬 것 같기 때문이었다.

그 사이 몇몇 스트리머들은 저마다 조를 만들고 있었다.

“캡틴님. 같이 가요.”

그때 조용히 있던 하날하날이 다가왔다.

그녀라면 현수와 직접 방송을 해본 적도 있을뿐더러, 김창수 과장이 콘텐츠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같이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좋습니다. 이렇게 팀을 짜서 각 동에 나눠 들어가는 게 촬영에 좋을 것 같아요.”

현수가 스트리머들을 보며 말했다.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를 보았다.

그렇게 나눠진 조.

와정과 피아노우가 가동.

말자와 과대, 눈갱이 나동.

방고리와 너도캠핑, 쁘이로그가 다동.

현수, 하날하날이 라동.

나름대로 성비까지 고려가 된 팀이었다.

구르릉- 쿠르르릉-

천둥소리가 더욱 요란해졌다.

“비가 오기 전에 이동합시다.”

말자가 과대, 눈갱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며 말했다.

“다들 돈 받아갑시다.”

방고리도 다른 스트리머들에게 주먹을 쥐어 보이며 나갔다.

“우리도 가죠.”

현수와 하날하날도 와정, 피아노우에게 인사를 한 뒤 라동으로 향했다.

- 어디가 재밌으려나????

- 난 그냥 캡틴님 거 계속 볼 거.

- 말자가 웃기게 할 거 같긴 한데.

- 와정도 재밌음ㅋㅋㅋㅋㅋ

- 오늘만큼은 합법적인 타 스트리머 언급.

- 어쩔 수 없짘ㅋㅋㅋㅋ

- 10000원 파워챗.

- 캡틴님 영상 인급동에 올라갔어요.

- ㅊㅋㅊㅋㅊㅋ

현수의 시청자 수는 현재 25000명.

굉장히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다른 스트리머들의 생방송 시청자들이 계속 번갈아가며 유입이 되는 것이었다.

물론 그만큼 현수 시청자 중 다른 스트리머에게 건너가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현수는 크게 개의치 않고 하날하날과 이야기를 나누며 방송을 이어갔다.

둘의 뒤로 세정과 서현아 매니저가 뒤따르며 촬영을 했다.

끼익

라동 중앙 현관문을 지나자 온갖 쓰레기들과 공사장 집기들이 널려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이곳 역시 몇몇 사람들이 왔다갔는지 쓰레기들이 굴러다니기도 했다.

“하룻밤 버티는 게 어려울까요?”

하날하날이 물었다.

“그러게요. 도대체 어떤 공포 기믹들을 숨겨뒀기에 그런 조건을 건 건지.”

현수는 김창수 과장이 어떤 장치들을 구비해 두었을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뭐, 이러든 저러든 저희는 저희대로, 늘 하던 대로 촬영하면 될 것 같아요.”

현수가 주머니에서 EMF 탐지기와 구형 스마트폰을 꺼내며 말했다.

“그렇죠.”

하날하날도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보시면 심령카메라 앱하고 레이니 앱이 설치가 되어 있거든요. 이거 들고 계세요.”

현수는 핸드폰을 건네주며 말했다.

그렇게 나름의 분업 체제가 구성이 되었다.

현수가 EMF 탐지기와 솔트샷건을, 그리고 하날하날이 심령카메라와 레이니 앱으로 방송을 하는 것이었다.

“여러분. 이 심령카메라 앱 화면은 그냥 일반적인 카메라 앱하고 똑같아요.”

하날하날은 앱 화면을 카메라에 비춰주며 말했다.

- 저게 뭐 잡기는 하나?

- 다운 받아보고 싶다.

- 하날남편되꾸야 님께서 100,000원을 기부해 주셨어요!

- 오늘도 후원.

“어머. 후원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리액션이 어렵다는 점 참고 부탁드릴게요.”

하날하날이 자기 방송의 채팅창을 보며 말했다.

“우리 스수님들. 공포체험인 만큼 소리를 지를 수 있으니까 볼륨을 조금 줄여두시면 좋을 것도 같아요.”

그녀는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멘트를 했다.

그 사이 현수는 좌우로 고개를 돌려보았다.

복도 끝에서 끝까지 쭉 뻗은 것이 제법 큰 건물이라는 걸 느끼게 해주었다.

사아아아

그때 차가운 공기가 현수의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갔다.

어디선가 영혼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여름인데 여기 안은 꽤 춥네요.”

하날하날도 차가운 공기를 느꼈는지 말했다.

“귀신의 기운이에요.”

그때 현수가 말했다.

그러자 세정과 현아 모두 현수에게 카메라를 집중시켰다.

“귀신의 기운이요?”

“귀신의 한이 강할 때는 공기가 차가워져요. 오싹한 느낌이라고 하죠? 등골이 서늘하다고 하고.”

현수의 설명에 하날하날이 카메라에 대고 눈을 크게 떠보였다.

저벅 저벅

현수가 앞장서서 왼쪽 복도로 쭉 걸어 들어갔다.

“라미로브에서 준비해 둔 기믹일 수 있겠네요.”

하지만 하날하날은 현수의 말을 믿지 않는 듯 말했다.

쿠구구궁-

그때 천둥번개가 요란스럽게 치더니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쏴아아아아-

온 복도에 빗소리가 울렸다.

그 순간이었다.

- 1000원 파워챗.

- 말자 중도 포기함.

- 현수의 생방송에 파워챗이 올라왔다.

“캡틴님. 그 헬스 스트리머 ‘말자’님이 포기하셨대요.”

채팅을 확인한 세정이 말했다.

“에?”

복도 끝으로 걸어가던 현수와 하날하날이 놀라 카메라를 보았다.

“이제 방송 시작한 지 30분도 안 됐는데?”

하날하날도 놀란 모양이었다.

* * *

라동 건물 끝 방에 도착한 현수는 하얀 연기 같은 귀신의 흔적을 포착했고, 하날하날 역시 심령카메라로 이 모습을 담아냈다.

그녀는 직접 써본 심령카메라의 효과에 무척 놀라는 눈치였다.

하지만 귀신이 형체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사아아아

이내 하얀 연기는 벽에 스미듯 사라졌다.

귀신이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이었다.

“라미로브에서 저런 걸 준비하진 않았겠죠.”

현수가 귀신이 사라진 벽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우. 소름끼쳐요.”

하날하날은 심령카메라 화면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말자님이 어떻게 중도 포기 하셨는지 확인 되나요?”

현수는 방에 귀신이 없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한 후 세정에게 말했다.

“한 번 확인해보죠.”

세정과 현수, 하날하날과 현아가 삼삼오오 모여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그러고는 말자의 생방송 화면을 보았다.

[X발. 이런 X 같은 콘텐츠! 전 그래서 나갈 겁니다.]

말자는 카메라에 대고 험한 욕을 하며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미 중도 포기 선언을 하고 차량으로 이동 중인 모양이었다.

“무슨 일이 있던 거죠?”

하날하날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말자님이 누구랑 같이 갔죠?”

현수가 세정을 보며 물었다.

“과대님이랑 눈갱님이요.”

“그 두 분 방송 화면 확인 가능해요?”

현수의 요청에 세정이 과대의 채널로 들어가 생방송을 확인해 보았다.

[방금 전에 천장에서 벽돌이 떨어져서 말자님 머리에 맞을 뻔했어요. 봤을 때 라미로브 측에서 설치한 기믹인 것 같은데 이건 좀 선을 넘는 것 아닌가 싶네요. 사람이 다칠 수도 있는 건데.]

과대는 카메라를 보며 볼멘소리를 하듯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눈갱이 화가 난 표정으로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김창수 과장님!]

그녀는 항의를 하러 전화를 건 것이었다.

[방송 보셨죠? 말자님 포기한 거. 사람이 다칠 뻔했어요! 저거 너무 위험한 거 아니에요?]

그녀의 말에 김창수 과장의 답변이 들려왔다.

[방송 봤는데요. 그거 저희가 설치한 거 아니에요. 공사장 환경이라 그런 거 같은데.]

[라미로브에서 설치한 게 아니라고요?]

[그럼요. 저희도 스트리머 분들이 위험할 장치를 만들어 두진 않죠.]

과대의 생방송으로 통화 내용이 그대로 송출이 되었다.

“아무리 공사장이어도 누가 건드리는 거 없이 벽돌이 떨어지나요?”

하날하날이 물었다.

“글쎄요.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금 지켜봐야겠는데요.”

현수는 과대의 생방송 속, 땅에 떨어져 있는 벽돌을 보며 나지막이 대답했다.

* * *

방송은 계속해서 진행이 되었다.

다들 흩어진 각 동의 방들을 탐색하듯 촬영을 해나갔다.

그러는 중간 중간 비명소리가 나오는 라디오나 귀신 인형들이 발견되었다.

라미로브가 설치해둔 ‘기믹’들이었다.

현수와 하날하날 역시 라동에서의 촬영을 계속 이어갔다.

비는 점점 더 많이 오고 있었고, 건물의 공포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었다.

그렇게 밤 10시가 되어갈 무렵.

나동에 있는 눈갱이 중도 포기 선언을 하였다.

귀신이 나타나 눈갱의 목을 졸랐다는 것이었다.

- 1000원 파워챗.

- 나동에 있는 눈갱 중도 포기 선언

현수는 이 소식 역시 생방송 채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럼 나동에 과대님 혼자 계시는 건가, 이젠?”

하날하날이 현아를 보며 물었다.

그러자 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동에 뭐가 있나 봐요. 거기서 계속 포기자가 나오네.”

세정도 한 마디 거들었다.

현수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려보았다.

쿠르르릉-

천둥번개가 쉬지 않고 치는 가운데 멀리 다른 건물들이 보였다.

우우우우웅-

그때 세정의 핸드폰이 울렸다.

“어머. 과장님이에요.”

세정이 현수를 보며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받았다.

[세정 씨?]

“네, 과장님.”

[소식 들었어요? 눈갱님도 지금 포기 선언한 거.]

“네, 들었어요.”

[지금 캡틴님하고 하날하날님, 나동으로 가주실 수 있나요? 거기 과대님 혼자 남았는데.]

김창수 과장의 말에 현수가 고개를 갸웃했다.

“갑자기 무슨 말씀이시죠?”

현수가 물었다.

[눈갱님이 귀신을 만나서 공격을 받았다고 하는데, 저희는 귀신 분장한 인원들을 배치하지 않았거든요.]

김창수 과장의 말에 현수를 제외한 모두의 표정이 차갑게 굳어졌다.

- 뭔 소리임????? 그럼 뭐 어떻게 되는 거임?????

- 귀신 알바를 배치하지 않았는데 귀신이 나타난 거???

- 찐이네.

- 진짜 귀신이네.

채팅창도 뜨겁게 달궈졌다.

“아까 장치들하고 인력들 배치했다고 하셨잖아요.”

현수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건 그냥 참가자들 무섭게 하려고 한 말이었죠.]

“아-!”

현수가 탄식을 흘렸다.

사람에게 해를 입히는 귀신이 나동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곳에는 스트리머 과대와 그녀의 스태프만 남아있었다.

“지금 과대님 방송은 어때요?”

[계속 진행은 하고 있는데 많이 위축이 되어 있어요. 기현상들이 계속 포착되고 있는 것 같고.]

“알겠습니다. 저희가 나동으로 이동할게요.”

현수가 하날하날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 * *

“허억. 허억. 허억.”

과대는 숨을 몰아쉬며 카메라를 보았다.

“지금 사방에서 울음소리가 들리고 있어요. 여러분들 들리세요?”

그녀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물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울음소리를 전혀 못 듣고 있었다.

- 비 오는 소리 밖에 안 들려요.

- 안 들림.

- 먹뱉논란 있더니 여기서도 오바 쌈싸드시고 계시네.

- 아무 소리 안 들립니다.

시청자들의 채팅을 보자 과대는 답답한 듯 자신의 스태프에게 물었다.

“들리죠? 분명 들리죠?”

“네, 네.”

그 순간이었다.

쿠궁-

뒤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꺅!”

과대는 짧은 비명과 함께 허겁지겁 도망을 쳤다.

스태프는 그런 과대를 놓치지 않고 촬영했다.

격렬하게 흔들리는 화면과 숨소리.

과대 채널의 시청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현수와 하날하날이 그쪽으로 가겠다고 이야기 한 이후의 시청자 유동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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