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만 스트리머 퇴마사-49화 (49/227)

제49화

# 미드나잇 게임 (2)

그 프로그램 이름은 ‘미드나잇 게임’으로 확정이 되었다.

10명의 스트리머들이 폐가에서 공포체험을 하게 되고, 단 하루 밤을 버티면 10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지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부가적인 조건들이 붙었다.

첫째. 촬영 스태프는 스트리머당 1명으로 고정되어 있으며 입소부터 퇴소 때까지 각 채널에서 풀로 생방송이 진행되어야 했다.

만약 기술적인 문제로 생방송이 중지될 경우 30분 이내에 방송이 재개 되어야 하며 재개 불가시 자동으로 중도 퇴소 처리가 되었다.

그리고 중도 퇴소 처리가 되면 스트리머에게 지급된 선입금 비용을 다시 토해내야 했다.

또한 미드나잇 게임과 관련한 영상으로 나오는 광고 수익의 일부는 라미로브에 지급해야 했다.

둘째로는 절대 잠을 자서는 안 됐다.

아울러 한 장소에 머물러 있는 것도 금지가 되었다.

한 장소에 30분 이상 머물러 있을 경우 이 역시도 중도 퇴소 처리가 되었다.

사실 생방송을 하는 스트리머 입장에서 잠을 자거나 한 장소에서 버티기를 하면 시청자가 떨어지기 때문에 그들 스스로도 지양할 것이었다.

세 번째로는 전화 금지였다.

외부로 전화를 걸어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었다.

이는 미드나잇 게임을 진행하면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게 하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건 생방송으로 주최 측이 감시를 할 것이었다.

현수가 라미로브에 수시로 방문하여 미드나잇 게임에 대한 기획을 진행는 사이, 주최 측에서는 스폰서를 구하고 홍전 청소년 수련원 건물에 각종 공포 기믹을 설치했다.

그렇게 시간이 가는 동안, 미드나잇 게임의 예고편이 송출되었다.

그리고 그 반응은 엄청나게 뜨거웠다.

덩달아 현수의 인지도 역시 굉장히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라미로브 네트워크 X 캡틴 퇴마 박현수의 대형 프로젝트

1000만 원의 상금이 걸린 ‘미드나잇 게임’에 도전하라!

출연자는 입소 전, 선입금으로 돈을 받고 다음 날 아침까지 폐허에서 버티면 1000만 원 추가 지급!

중도 포기하거나 퇴소를 당할 경우 상금은 물론 선입금 된 비용까지 모두 환불해야 하는 절대절명의 게임!

각종 이미지와 홍보 영상으로 너튜브에 퍼지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현수의 구독자 수도 순식간에 20만 명을 기록했고 생방송 시청자 수도 기본 2만 명을 훌쩍 넘기는 수준이 되었다.

그 이후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현수는 계속 퇴마 방송과 ‘수요일의 괴담’을 진행해 나갔고 채널은 점점 안정화 되었다.

또한 ‘미드나잇 게임’의 참가자 명단이 확정되어 현수가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공포 남자 스트리머 ‘캡틴 퇴마’ - 구독자 20만.

게임 남자 스트리머 ‘방고리’ - 구독자 49만.

게임 남자 스트리머 ‘와정’ - 구독자 25만.

운동 남자 스트리머 ‘말자’ - 구독자 71만.

음악 여자 스트리머 ‘피아노우’ - 구독자 14만.

먹방 여자 스트리머 ‘과대’ - 구독자 109만.

소통 여자 스트리머 ‘하날하날’ - 구독자 32만.

소통 여자 스트리머 ‘눈갱’ - 구독자 68만.

캠핑 여자 스트리머 ‘너도캠핑’ - 구독자 44만.

일상 여자 스트리머 ‘쁘이로그’ - 구독자 12만.

이 중에서 현수가 너튜브를 통해 얼굴을 알고 있는 스트리머는 절반 정도였다.

목록을 보여준 김창수 과장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문제가 될 만 한 분이 있을까요?”

“음. 잘 모르겠네요. 이 분들은 지원을 받은 건가요?”

“네. 저희 라미로브 소속 스트리머들로 개별 연락을 돌려서 신청자를 선별했습니다.”

“음.”

현수는 내심 걱정이 되었다.

다들 각자 진행하는 방송 스타일이 있을 테니 다소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하날하날님도 계시네요?”

“네. 아무래도 현수님하고 같이 방송도 하셨으니까 케미가 좋을 것 같아서요.”

“으음.”

현수는 볼을 긁적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돌아가서 방송 준비 할게요. 아, 그럼 촬영 날짜는 언제인 거죠?”

“다음 주 토요일 19시에 홍전 청소년 수련원 운동장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김창수 과장이 말했다.

현수는 달력을 확인한 후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 * *

현수의 방송에서도 가장 뜨거운 화두는 ‘미드나잇 게임’이었다.

이제 참가자 명단이 네티즌들에게 공개가 되었고, 참가 스트리머의 채널에도 홍보 영상이 걸리기 시작했다.

요란한 음악소리와 함께 참가 스트리머들의 얼굴이 나오고, 이어 흐르는 음산한 음악과 함께 무서운 영상이 나오는 영상이었다.

- 캡틴님 짱 드시겠네요.

- 와 라인업 죽인다. 거의 다 내가 구독하는 채널들임ㅋㅋㅋㅋㅋㅋㅋㅋ

- 말자 거기 다 부숴놓을 것 같은데????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ㅇㅈ

- 와 말자가 가넼ㅋㅋㅋㅋㅋㅋ 거기서 무슨 또라이짓을 하려곸ㅋㅋㅋㅋ

- └귀신 알바 패는 거 아님?????

- 개 기대된다.

- 실시간 라이브로 한다는 거지?????

- └ㅇㅇㅇㅇㅇ토요일 20시부터 일요일 아침 8시까지 12시간 풀.

홍보영상의 댓글에는 기대 된다는 의견들이 대부분이었다.

‘새벽, 밤이 되면 생방송 시청자가 확실히 줄어들긴 할 텐데.’

하지만 생방송을 한 이후에 방송본과 편집본 영상들이 줄줄이 업로드 될 테니 크게 상관은 없을 터였다.

“에휴. 나는 하던 대로 하면 되지, 뭐. 신경 쓰지 말자.”

현수의 컨셉이 주력인 콘텐츠기는 했지만 최대한 다른 스트리머들과 엮이지 않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며, 개인 생방송 준비를 했다.

* * *

일주일 후.

드디어 ‘미드나잇 게임’의 시작 날이었다.

홍전 청소년 수련원 앞에 도착한 현수는 바로 김세정 매니저와 만난 후 운동장으로 가보았다.

그러자 김창수 과장과 함께 라미로브 직원 몇몇이 자리하고 있었다.

“오셨어요!”

김창수 과장이 현수를 보자마자 인사를 했다.

“게임 진행되는 동안 계속 운동장에 계시는 거예요? 여기가 컨트롤타워가 되는 건가.”

현수가 웃으며 말했다.

“아뇨. 저희는 방송 시작과 함께 바로 철수할 거예요. 스트리머 분들이 촬영하실 때 저희가 앵글에 잡히면 그림이 예쁘게 안 나오잖아요.”

김창수 과장은 웃으면서 건물들을 가리켰다.

회색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건물.

창문들도 설치가 되다 말았는지 곳곳에 구멍이 나있었다.

“아. 저기 다른 분들도 오시네요.”

집합 시간이 되자 하나둘 차량들이 들어왔다.

이어 스트리머들이 모두 김창수 과장 주변에 모였다.

*

10명의 스트리머 모두 동시에 생방송이 시작되었다.

김창수 과장은 스트리머들 앞에 서서 말했다.

“게임 규칙에 대해서는 일전에 안내해 드린 룰 그대로 진행이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그는 시청자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세 가지 게임 룰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명을 해주었다.

“그리고 포기하고 싶으시면 주차장으로 와서 바로 차타고 돌아가시면 됩니다. 질문 있으신가요?”

김창수 과장이 멘트를 마치자 ‘피아노우’가 손을 들었다.

“만약 중도 포기 하거나 퇴소처리 될 경우에는 어떻게 되나요?”

“자연스럽게 이번 게임에 대한 계약이 해지됩니다. 선입금 된 금액들은 향후 일주일 내로 반환해 주셔야 하고요. 여기서 촬영된 영상은 업로드 하실 수 없습니다. 편집본도요.”

김창수 과장이 대답했다.

불이익이 상당히 세다고 볼 수 있었다.

구르르릉-

그때 하늘에서 천둥이 쳤다.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칠 기세였다.

“이곳에는 저희 스태프들이 만들어놓은 여러 장치들이 있습니다. 귀신 아르바이트들도 심어뒀고요. 과연 여러분들께서 무사히 하룻밤을 보낼 수 있으실지, 지켜보겠습니다.”

김창수 과장이 손뼉을 치고는 다른 직원들과 차를 타고 수련원을 빠져나갔다.

현수를 비롯한 스트리머, 그리고 촬영 스태프들은 모두 운동장 가운데 서서 떠나는 차량을 빤히 보았다.

“여기서 하루 버티는 게 뭐 어렵다고. 천만 원 개꿀띠!”

말자가 카메라에 대고 엄지를 흔들며 말했다.

우락부락한 근육이 있는 것에 비해 행동과 말투는 가벼운 느낌이었다.

“반갑습니다. 방고리에요. 우리 인사부터 하죠.”

머리를 정갈하게 올린 20대 남자 게임 스트리머 방고리가 먼저 운을 뗐다.

‘스트리머는 남자 넷에 여자 여섯. 촬영스태프는 그 정 반대.’

현수는 운동장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보며 생각했다.

그 사이 스트리머들 모두 한 명씩 인사를 했다.

구르르릉-

비가 올 것처럼 천둥이 격렬해졌다.

“일단 안으로 들어갈까요?”

방고리가 가장 가까이 있는 ‘가동’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다들 저마다 멘트를 하며 가동 중앙 현관으로 이동을 했다.

- 신선하긴 하닼ㅋㅋㅋㅋㅋ

- 뭔가 진짜 완전 꿀잼각 나올 것 같음.ㅋㅋㅋㅋㅋ

- 이번에는 대놓고 주작이라고 선언하고 시작하는 거네?????

- ㅇㅇㅇㅇㅇ 라미로브에서 귀신들 심어놨다 했잖음.

-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닼ㅋㅋㅋㅋ

- 오늘 밤 자긴 글렀네.

다들 방송 기대치가 하늘 끝까지 올라가 있었다.

“라미로브에서 다 준비했으면 여기 카메라 스태프님들은 귀신들이 더 어디 있는지 아시는 거 아니에요?”

그때 머리를 뒤로 묶은 먹방 스트리머 ‘과대’가 물었다.

“아뇨. 이번 촬영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전달 받은 게 없어요.”

세정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완전히 날것으로 진행하겠다는 거네요.”

와정 역시 한 마디 거들었다.

“뭐, 계속 이동해야 한다고 하니까 우리 다 같이 계속 움직일까요? 무서운데 모여 있으면 좀 덜 무섭잖아요.”

쁘이로그가 말했다.

그러자 눈갱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흩어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눈갱의 말에 말자 역시 동의했다.

“맞아요. 두 팀 정도씩 쪼개져서 움직이는 게 나을 거예요. 특별한 목적 없이 돌아다니는 거니까요.”

말자는 바닥에 침을 뱉고는 발로 슥슥 비볐다.

확실히 행동거지 자체가 저렴한 느낌이었다.

‘주목도.’

현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했다.

모여 있으면 무서운 건 확실히 덜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자기 시청자가 다른 스트리머들에게 관심을 가질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흩어지자는 스트리머들이 생각하는 건 바로 그 부분이었다.

자기 시청자를 뺏기지 않게 하려는 것.

오롯이 자기만 보게 하려는 것.

“현수님 생각은 어때요? 이런 콘텐츠 많이 하시잖아요.”

그때 하날하날이 현수를 보며 물었다.

스트리머들의 경쟁심.

그리고 폐허에서 밤을 새야 한다는 공포감.

현수는 여러 생각을 하다 입을 열었다.

“음. 모여 있으면 무서운 건 확실히 덜하긴 할 텐데요.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계속 돌아다녀야 하는데 스태프들 포함해서 스무 명이 우르르 몰려다니면 정말 정신없을 것 같긴 해요. 한 방에 다 들어가서도 혼잡할 것 같고.”

사실이었다.

현수는 개인적으로 ‘말자’의 의견에 동조하고 싶지 않았지만 현실적으로 흩어지는 것이 맞았다.

시청자들을 뺏기고 안 뺏기고의 문제가 아니라, 스무 명이 실내에 뭉쳐 돌아다니면 촬영 자체가 불가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럼 어떻게 나눌까요?”

너도캠핑이 허리에 팔을 턱 걸치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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