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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1195화 (1,183/1,404)

#1195화 고대 마룡의 둥지 (2)

아까 전 잠시 성마대전 시대의 르아 카르테를 잡아봤을 때.

르아 카르테 안의 옵션이 완전히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행히 용신검 아스카론과 달리 정령신의 검인 르아 카르테는 내게 자신의 옵션을 완전히 보여 주었다.

아마도 이건 내가 현대의 르아 카르테를 사용하는 유저이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어쨌든 내 르아 카르테와 똑같이 이 녀석 역시 그 기능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었다.

만약 이게 안 됐다면 좀 곤란할 뻔했지만.

무기 흡수을 시연하는 게 가능해서 레오나 에센시아에게 설명해 주는 일은 확실히 끝냈다.

이제 이 르아 카르테를 가지고 그녀가 어떻게 하는지는 온전히 자신에게 달린 문제라.

여기서 내가 일일이 고급 아이템을 물어다주면 당장에야 성장을 빠르게 할 순 있을 것이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게 불가능할 테니.

애초에 그냥 그녀에게 알아서 하라고 맡길 수밖에.

딱 하나 걸리는 점은…….

성마대전 시대의 르아 카르테는 완성이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정확하게는.

옵션 개수가 내 예상보다 많이 모자랐다.

이건 아마도 금속의 정령이 주는 정령의 가호가 없어서 옵션 수에서 부족한데다가.

아직 제대로 봉인이 풀리지 않아서 중간 단계에 있기 때문일 터.

금속 정령의 가호야 어차피 내가 아니면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차지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르아 카르테는 완성된 상태로 만들어 주어야 했다.

원 역사에서야 시간이 흐르고 나면 레오나 에센시아가 어떻게든 알아서 할 테지만.

지금은 그 시간도 아까우니까.

바로 레오나 에센시아를 보면서 말했다.

“이거 완성형은 아닙니다.”

“그래요?”

“네. 그래서 이걸 완성시켜 줄 사람이 필요해요.”

내 말에 레오나 에센시아가 난처하다는 듯 대답했다.

“여긴 에센시아 제국이 아니라서 제가 쓸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아.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차피 카샤스 대공에게 부탁할 거라서요.”

“그런가요? 또 신세를 지겠네요.”

여기가 타란 제국이다 보니 그녀가 활용할 수 있는 자원에는 한계가 명확했다.

그런데 오히려 여기가 타란 제국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

“아뇨. 에센시아 제국에 있었어도 여길 왔어야 했을 겁니다.”

“네?”

전혀 모르겠다는 뜻을 내비치는 레오나 에센시아에게 말해주었다.

“이걸 완성시킬 만한 사람은 이곳에만 있거든요.”

“누군가요?”

“드워프 대장로인 바그날이죠.”

“아……!”

“사실 이게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원래라면 드워프의 왕 정도면 더 좋겠지만…….”

“드워프 왕은 실종 상태죠.”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장로 수준으로는 어차피 르아 카르테를 고치지 못한다.

대장로도 아슬아슬하기는 한데.

그나마 기대해볼 만한 건 이 정도랄까.

그냥 성마대전 시대를 나가서 고쳐서 다시 가져오면 좋겠지만.

한 번 나가면 탈락이라 이건 애초에 무리고.

“좋아요. 한 번 맡겨 볼게요.”

정령신의 무구를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부담스러운 일이겠지만 그녀는 고민도 없이 허락했다.

“아. 어차피 고칠 때는 같이 붙어 계셔야 합니다.”

“네?”

“그거 꽤 오래 걸리거든요.”

내 설명에 그녀가 꽤 의아하다는 듯이 내게 물었다.

“마치…… 이미 해보셨다는 것처럼 이야기하시네요?”

흐음.

이걸 여기서 말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을 했다.

그런데 어차피 앞으로 레오나 에센시아를 데리고 다니려면 언제가 되었든 그녀 앞에 르아 카르테를 꺼내들 일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공개를 해버리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잠시 생각한 뒤.

곧 인벤에서 내 쪽의 르아 카르테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들고 있던 르아 카르테와 똑같은 무기가 나오자 레오나 에센시아의 눈이 놀람으로 더없이 크게 떠졌다.

“그건……?!”

“네. 이게 완성형인 정령신의 무구입니다.”

잠시 말을 멈췄다가 곧 말을 이었다.

“그리고 황녀께서 들고 있는 건 아직 미완성인 르아 카르테죠.”

한참을 놀란 눈빛을 하고 있던 레오나 에센시아가 그제야 납득이 된다는 듯 내게 말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정령신의 무구에 대해 알고 계신 거였나요?”

“아…… 에센시아 제국에 이게 있다는 건 몰랐습니다만.”

이건 솔직한 대답이었다.

우리도 설마 성마대전 시대로 오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으니까.

그리고 다른 르아 카르테가 에센시아 제국에 있을 거라는 건 더 알 수 없었고.

그때 레오나 에센시아가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내게 물었다.

“하지만 어떻게 정령신의 무구가 두 개나 있는 거죠? 기록에 따르면…….”

그런 그녀의 말에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

“그거 기록이 잘못된 겁니다.”

“네?”

“전승되어 내려오는 기록이 잘못됐다고요.”

이건 애초에 오해가 생기기 전에 확실히 끊어버려야 한다.

미래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고 해도 어차피 인식을 못 하긴 하겠지만.

“그럼?”

“대륙에 정령신의 무구가 하나밖에 없을 리가 있나요. 로가슈 왕국에도 존재하거든요. 그리고 그 증거가 이겁니다.”

눈앞에서 직접 보고 있으니 아니라고 하기도 뭐하겠지.

레오나 에센시아도 자신이 맞다는 말을 하기에는 지금 상황을 설명할 수가 없는지 입을 그대로 닫아 버렸다.

“그럼…… 더 있을 수도 있을까요?”

“흠. 뭐…… 거기까지는 모르겠군요.”

“그런가요.”

아니.

내가 가진 것과 레오나 에센시아가 가진 저것.

딱 두 개뿐이야.

이건 유일 템이니까.

마신의 파편처럼 여러 개 나도는 물건이 아닌.

한 시대에 딱 하나뿐인 물건이었다.

어쩌다 보니 지금은 시대가 겹치면서 두 개가 되어 버렸지만.

만약 둘 중에 하나가 사라진다면.

어디선가 다시 생성될 수는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곧 레오나 에센시아가 납득했다는 듯 말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너무 실망했거든요.”

“아. 이해합니다. 그거 원래는 깡통이라.”

“네……?”

“흠. 속이 비어있는 무구라고요. 실망할 법도 하죠. 하지만 그 덕분에 황녀가 아직 살아있는 겁니다.”

이번에는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자 잠시 한숨을 쉬고는 그녀가 모를 만한 진실을 말해 주었다.

“그러니까 제대로 된 정령신의 무구였다면 에센시아 제국 황제가 그냥 두지 않았을 거라고요.”

“아…….”

“여기 오는 것조차 막혔겠죠. 그리고 뭐…… 뒤는 설명 안 해도 잘 알 겁니다.”

설명을 해주자 이제야 이해를 했다는 듯 레오나 에센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어렴풋이 알고 있을 것이다.

에센시아 제국 황제가 원하는 게 뭔지를.

결말이 어떻게 났을지도 충분히 예상해볼 만했다.

잠시 자신의 르아 카르테를 내려다보던 레오나 에센시아가 곧 굳은 눈빛을 하고는 내게 물었다.

“제가 강해질 수 있을까요? 그러니까 에센시아 제국에서…….”

그 뒷말은 안 들어도 잘 알겠다.

아마도 에센시아 제국 황제만큼 강해질 수 있는가를 물어보는 거겠지.

그런 그녀에게 당연하다는 듯이 말해 주었다.

“제가 에센시아 제국에서 뭘 잡았는지 기억 안 나십니까?”

“아……!”

“네. 충분히 강해질 겁니다. 아크 드래곤을 잡을 정도로요.”

내 확신이 섞인 말을 듣자 레오나 에센시아가 안도한 듯이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렇군요. 제 선택이 틀린 게 아니었네요.”

《 에센시아 제국 황녀 레오나 에센시아와의 호감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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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마도 르아 카르테의 제대로 된 사용법과 함께 에센시아 제국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한 설명.

그리고 그녀에게 확신을 심어 준 것까지 반영된 결과이지 않을까.

아직까지는 제국의 황녀로 나오긴 하는데.

이것도 조만간 바뀌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적어도 황제의 의도를 알고 난 뒤라 그녀의 주변 상황도 점점 바뀌게 될 것이다.

“황제를 조심하세요.”

아마 앞으로 그녀에게 가장 큰 문제가 될 이는 에센시아 제국 황제일 테니까.

“네. 유념할게요.”

* * * * *

그녀와의 대담이 끝난 뒤 바로 그녀와 함께 드워프 대장로 바그날을 찾아갔다.

안 그래도 그에게 맡겨둔 물건도 있었으니까.

“오. 자네 왔는가.”

“네. 대장로님. 혹시 부탁한 물건은 준비가 되었습니까?”

“흠. 가장 먼저 처리했지. 기다리게.”

그러더니 곧 자신의 대장간에 돌아가더니 이내 몇 가지 물품들을 들고 나왔다.

원래라면 이렇게 빨리 될 수는 없었지만.

아마 다른 일을 전부 제쳐두고 우리 물품부터 만들어 둔 모양이었다.

“고대 마룡을 잡으러 간다고 하는데 내 서두를 수밖에 없었지.”

“감사합니다.”

바그날에게 이쁜소녀가 입을 아크 드래곤 중갑과 나르샤 누나를 위한 경갑.

그리고 챠밍과 막내별이 쓸 아크 드래곤의 로브까지도 얻을 수 있었다.

“중갑과 경갑은 우리가 만들었고. 로브는 마탑 녀석들에게 의뢰했네.”

“아. 그런 거군요.”

“아크 드래곤 재료의 가공은 우리가 맡았으니 사실 우리가 다 만든 거지. 하하하하.”

딱히 마탑에서 신세졌다는 말은 하고 싶진 않은 듯 했다.

거기다 몇 가지 악세서리도 얻을 수 있었는데.

이 역시도 마탑에 의뢰를 받았다고 한다.

“아이샤 황녀가 도와줬다네. 아니었다면 한참 걸렸을 거야. 그 마법사 나부랭이들이 얼마나 징징거리는데…….”

“하하…….”

확실히 권력이 최곤가 싶기도 하네.

타란 제국에서 카샤스 대공과 아이샤 황녀의 이름을 대면 아마 안 되는 건 하나도 없을 것이다.

덕분에 필요한 장비를 모두 구한 뒤 레오나 에센시아가 가진 르아 카르테를 그에게 내밀었다.

“이거. 완성시킬 수 있겠습니까?”

내 물음에 미완성 르아 카르테를 한참이나 보던 그가 놀란 눈빛으로 말했다.

“자네. 정말 무서운 걸 들고 다니는구만.”

“정확히는 이쪽이 주인이죠.”

황녀인 레오나 에센시아를 가리키자 그가 납득했다는 눈빛을 보였다.

“그런가. 좋아. 내 한번 힘 써보지.”

“가능한가요?”

“어렵겠지만. 지금은 해볼 수밖에.”

원래는 드워프의 왕이나 가능할 일이었다.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왔으나 가능할 것 같다는 말에 나와 레오나 에센시아 모두 기쁜 표정을 지었다.

“다만 시간이 좀 걸릴 거야. 난 드워프 왕께서 하는 것만큼 능숙하진 못하니까.”

“되기만 하면 됩니다.”

어차피 드워프 왕은 언제 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불확실한 확률에 기대는 것보다야 이쪽이 훨씬 낫겠지.

“흠. 몇 가지 재료가 필요한데…….”

“말씀하시죠.”

그리고 그가 원하는 아이템들은 다행히 내가 전부 들고 있던 것들이었다.

바로 바그날에게 전해 주자 흡족한 듯 웃어 보였다.

“좋아. 신급 무구를 내가 살면서 만져 볼 수 있게 되다니. 내 최대한 열심히 해봅세.”

《 드워프 대장로 바그날과의 호감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

《 드워프 대장로 바그날과의 호감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

《 드워프 대장로 바그날과의 호감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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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신급 무구를 의뢰했다는 것만으로도 드워프인 그에게는 최고의 기쁨인 듯했다.

호감도가 엄청나게 올라가는 걸 보면.

“그럼 부탁드리죠.”

어차피 레오나 에센시아는 바그날과 함께 있어야 하기에 대장간에 놔두고 밖으로 나와 화련에게 연락을 넣었다.

<주호> 혹시 베르탈륨 광산. 잠시 비워 주실 수 있어요?

<화련> 뭐?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의아해하는 화련에게 웃음과 함께 말을 꺼냈다.

<주호> 거기 있는 용족들. 제가 싹 쓸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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