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1125화 (1,113/1,404)

#1124화 헤르게니아 (1)

《 주호 님에게 『 용사 후보 전용 오러 Lv.10 (MAX) 』이 적용됩니다. 》

《 주호 님에게 『 경험치 제한 돌파 버프 Lv.10 (MAX) 』이 적용되어 레벨 제한이 15레벨로 적용됩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

.

.

합성된 타락 천사의 잔해를 처리하고 난 뒤 바로 시스템창이 쉴 새 없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 울리는 시스템 메시지의 양이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채팅창이 채 보이지 않을 정도의 도배라고 해야 하나?

만약 누군가 이 시스템 창을 봤다면 바로 사기라고 했을 만한 상황이 지금 내게 일어나고 있었다.

“와. 이건 좀 미쳤는데…….”

정말 어지간하면 놀라지 않는 내게도 지금 이 상황은 입이 딱 벌어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상황은 나뿐만 아니라 우리 팀 모두가 지켜보고 있었다.

이미 한참 전에 레벨업 이펙트가 끝난 우리 팀들과 달리.

내 쪽은 그야말로 레벨업 이펙트로 잔치를 벌이는 중이었다.

끝도 없이 터져 나오는 화려한 빛의 향연에 이쁜소녀가 먼저 놀라움을 표시했다.

“주호 오빠! 레벨이 계속 올라가요!”

“그, 그러게.”

오죽하면 말을 더듬을 정도일까.

사실 이렇게까지 효과가 나올 줄은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용사 후보 특전을 쓴 건 레벨을 올리는 쪽보다는.

저 합성된 타락 천사의 잔해를 확실히 죽이기 위함이었으니까.

그리고 타락 천사 석상들이 다 죽은 지금.

그 효과가 적용되어 계속해서 레벨이 올라가는 중이다.

보다 지친 재중이 형이 어이없다는 듯 날 보면서 말했다.

“야, 그거 언제 끝나냐?”

“모르죠…….”

진짜 모르는 게 지금도 레벨이 계속 오르고 있는 중이었다.

《 레벨이 올랐습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

.

.

그와 함께 보너스 포인트도 차곡차곡 쌓여서 지금은 숫자가 100단위가 넘어가버렸다.

그리고 레벨 역시 300대를 바로 넘겨 버렸고.

이 한 번의 전투로 대체 얼마나 레벨이 오르는 거지?

우린 팀도 그렇고 나 역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그저 멍하니 레벨이 오르는 것을 계속 구경했다.

전사 형이 한 손으로 눈을 가리면서 놀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으. 눈부셔. 이거 하루 종일 오르는 거 아냐?”

“하하…… 그럼 좋죠.”

얼마나 번쩍거리면 저럴까 싶기도 하고.

전사 형이 손가락을 하나씩 꼽으면서 계산에 들어갔다.

“보자. 거의 천사 석상이 거의 오십 마리는 넘어갔지? 대미지도 네가 제일 많이 줬을 테고 마무리까지 네게 지었으니 경험치야 네 레벨 대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치로 들어갈 거고. 거기다 죄다 레벨 700대라고 치면…… 한 마리에 무조건 15레벨 보장이라는 건데.”

그렇게 계산을 하다가 전사 형도 어이가 없는 듯 크게 웃어 버렸다.

“야. 이거 우리 레벨 바로 따라잡는 거 아냐?”

“설…… 마요.”

“아냐. 계산해 보니까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근접을 할 것 같아.”

“저거 좀 잡았다고 레벨 500대로 바로 들어간다고요?”

이 말에는 우리 팀 모두 놀란 듯 했다.

다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전사 형을 바라봤으니까.

“쟤들 일반 몬스터도 아니고 엘리트 계열이기도 하니까 경험치도 엄청 많을 테고. 대충 계산해 봐도 레벨 400대까지는 풀 경험치 먹을 걸? 15레벨씩 하면 열 마리만 해도 150레벨이야.”

오십 마리가 넘어가는데 그중 열 마리만으로 바로 400대가 된다.

아마 그쯤 되면 15레벨을 풀로 먹진 못할 테지만.

그래도 계속 오르긴 할 테다.

“와, 우린 뺑이 쳐서 이 레벨 만들었는데. 용사 후보 특전이 쎄긴 쎄네.”

“그러게요.”

단순히 5레벨만 오르는 상황이었다면 그냥 죄다 내다버려야 하는 경험치였겠지만.

지금은 최대 15레벨 구간의 경험치를 풀로 적용받아 먹는 중이었다.

흘려 버리는 경험치가 거의 없다는 말이 되기도 하고.

원래라면 합성된 타락 천사의 잔해를 잡은 게 더 놀라운 일이 되겠지만.

어쩌다 보니 내 레벨업 이펙트에 모두의 시선이 쏠려 있었다.

그때 나르샤 누나가 정말 즐거워 보이는 눈빛으로 내게 말했다.

“내일 개인 레벨 랭킹 확인해 보면 다들 난리들 나겠는데?”

“아…… 그렇죠.”

“하루 만에 몇 백 레벨을 뛰어넘는 걸 보면 모두 무슨 생각을 하려나?”

“하하…….”

현재 내 개인 레벨 랭킹은 한참 뒤처지는 정도도 모자라 아예 몇 백만 순위 정도가 되지 않을까.

따로 검색을 하지 않는 이상은 절대 내 순위를 찾아낼 수 없는 위치였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그런 내 순위가 쭉 올라가면…….

이건 뭐 안 봐도 상상이 된다.

전사 형도 이 상황이 재밌는지 웃어 버렸다.

“버그 아니냐고 난리 날 듯.”

“운영자들만 죽어 나겠네요.”

로스트 스카이 역사상.

하루 만에 레벨이 100 이상 오르는 경우는 단언컨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로스트 스카이 자체가 레벨을 올리는 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경험치 요구량이 극에 달하기 때문에 초기야 어떻게든 가능하겠지만.

지금처럼 레벨이 몇 백 단위에서 다시 백 단위로 오르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런데 혹시라도 엄청난 네임드를 잡아내서 경험치를 최대치로 받아서 오르는 경우도 있긴 한데.

이때도 레벨은 레벨 상승 제한에 걸려 5레벨이 전부니까.

사실상 누가 봐도 버그라고 해도 할 말이 없었다.

전사 형이 부럽다는 듯 내게 말했다.

“아예 기자회견이라도 한 번 해야 하는 것 아냐?”

“그건 사양하고 싶네요.”

“크크. 그냥 해본 소리다. 아무튼 한동안 시끄럽겠네. 네 이야기로. 안 그래도 폭풍의 핵인데 말이지.”

“으음. 달갑지 않는 말이네요.”

관심이 과도해지면 여기저기 피곤해지는 상황이 온다.

잠시 고민을 하다가 다시 전사 형에게 말을 꺼냈다.

“전사 형. 그냥 영웅 후보 특권에 대해서 게시판에 살짝 흘려 주세요.”

“에? 그거 알려 주게?”

“어차피 다 알게 될 거잖아요. 귀찮은 일은 피해가고 싶어서요.”

“확실히 알게 되면 다들 납득은 하겠네. 그런데 너 그 특권 레벨 10 이지?”

“네. 맥스 레벨요. 기여도가 좀 남았긴 한데 더 이상은 안 올라가요. 아마 이 이상 올리려면 영웅 특권을 얻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알기로 용사 후보 위에 영웅 특권이 존재했다.

에센시아 제국 황제가 그 영웅 특권의 정점에 있다고 했으니까.

그리고 타란 제국의 대공인 카샤스 대공 역시도 영웅 특권을 가지고 있었다.

“나중에 카샤스 대공에게 물어봐야겠네.”

“네. 그렇죠. 제국 황제에게 물어보긴 좀 무리죠.”

내게 용사 후보 특권을 준지 얼마나 됐다고 바로 영웅 특권을 얻으려 하면 분명히 귀찮은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거기다 제국 황제에게 내 전력을 굳이 공개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뭐 내 상태를 보고 바로 알아챈다고 하면 그건 어쩔 수 없겠지만.

숨길 수 있는 상황에서는 최대한 숨기고 싶었다.

적어도 제국 황제에게 휘둘리지 않는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는.

최소한 지금보다 레벨이 한참은 더 올라야 할 테다.

그것도 영웅 특권까지 써가며.

그러려면 제국 황제보다는 역시 카샤스 대공 쪽이 접근하기에는 좀 더 수월한 편일 테지.

옆에서 듣고 있던 챠밍이 뭔가 떠올랐다는 듯 내게 물었다.

“오빠. 그런데 카샤스 대공은 어떻게 했어요?”

“응?”

“카샤스 대공하고 황실 비밀 던전 들어가기로 되어 있지 않았어요?”

그 말에 순간 멍해진 느낌이 들었다.

“아…… 까먹고 있었다.”

내 말에 챠밍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웃음 지었다.

“카샤스 대공이 화가 좀 났을 것 같죠?”

“으음. 그런다고 설마 날 죽이지는 않겠지.”

원래라면 카샤스 대공을 데리고 황실 비밀 던전에 들어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우리가 노션을 이쪽, 헤르마늄 광산으로 바꾸면서 중간에 카샤스 대공이 붕 떠버렸다.

카샤스 대공도 따로 뭔가를 하는지 이후에 계속 나타나지 않았으니 굳이 우리 잘못이라고 하긴 좀 문제가 있긴 한데.

그래도 버리고 왔다는 건 부인하기 힘들었다.

“나중에 선물이라도 하나 줘야겠네.”

“안 죽으려면요?”

“그래. 일단 살고 봐야지. 영웅 특권 가진 괴물일 텐데.”

“진짜 그 특권이 사기긴 해요.”

“어, 영웅 특권도 아닌 용사 후보 특권도 이 정도인데 말이지.”

대화를 하는 아직까지도 레벨업 이펙트가 끝나지 않아 놀라는 중이었다.

이런 용사 후보 특권 보다 더 좋은 영웅 특권을 보유하고 있는데다가 그 특권을 유지한 기간도 엄청나게 긴 녀석이라면 과연 얼마나 강할까 싶기도 하고.

“나 레벨업 끝나려면 한참 걸리겠다. 아이템부터 좀 살펴봐야겠어.”

이펙트가 끝나길 기다렸다가는 한 세월 같아서 우선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기로 했다.

특히 내 관심을 끄는 아이템이 드랍됐으니.

손을 뻗어 드랍된 아이템들 중 하나를 꺼내 올렸다.

『 합성된 타락 천사의 핵 』

내 인벤에 있던 『 불완전한 키메라 아크 드래곤 하트 』와 반응하는 유일한 아이템인 핵을 들어 올리자 합성된 타락 천사의 핵이 검은 기운을 손 위에서 줄기줄기 뿜어내기 시작했다.

“어?”

갑자기 뻗어 나온 기운에 당황할 법도 했지만 아이템 자체로 내게 피해를 주는 시스템 메시지가 울리지도 않아서 안심하던 중에 갑자기 레벨업 시스템 메시지 사이로 하나의 메시지가 울렸다.

《 저주 받은 합성된 타락 천사의 핵이 소유자에게 저주를 겁니다. 》

이런.

설마 저주를 거는 템이었나?

너무 성급하게 잡았나 싶어서 바로 손에서 떨어뜨리려는데 다시 다른 시스템 메시지가 울렸다.

《 레벨업으로 인해 해당 상태 이상이 소멸됩니다. 》

“응?”

너무 어이없는 상황에 나도 모르게 벙찐 표정을 지었는데 이 상황을 본 재중이 역시도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뭔가 걸린 것 같은데? 멀쩡하네?”

“아…… 레벨업 하면서 저주가 풀려버렸어요.”

“호오. 그거 참.”

이 상황이 놀랍다는 듯 웃는 재중이 형을 보고 나 역시 웃어버렸다.

우리 팀들 역시도 같은 표정을 지어보였고.

합성된 타락 천사의 핵이 가진 저주가 먼가를 해보이기도 전에 끝나 버렸달까.

아마 이 저주를 만든 녀석도 이런 상황은 절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거의 무한에 가깝게 레벨업하고 있는 상황에서 핵을 잡는 녀석이 있을 거라고는 정말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테니까.

“정말 운이 좋았네요.”

만약 이런 특수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무슨 저주일지 모르는 저주에 걸려 피해를 꽤 봤을 지도 모르겠다.

“정말 용사 특권이 제대로 일을 하는데?”

“그러게요.”

덕분에 합성된 타락 천사의 핵에 있던 저주가 완전히 해제되어 내 손에 들어왔다.

그리고는 불완전한 키메라 아크 드래곤 하트와 계속 공명을 하기 시작했다.

혹시나 싶어서 아크 드래곤 하트를 인벤에서 꺼내 들었는데 그러자 이번엔 아크 드래곤 하트에서 굉장한 빛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시스템 메시지도.

《 『 불완전한 키메라 아크 드래곤 하트 』가 『 합성된 타락 천사의 핵 』을 흡수하길 원합니다. 》

“형, 아무래도 이거 흡수시키는 용도인 것 같아요.”

“그래? 난 또 타란 천사를 만들 수 있는 핵인 줄 알았는데 말이지.”

그 순간 드래곤 하트에 흡수시키려고 가져다 대던 합성된 타락 천사의 핵을 바로 떨어뜨려 놓았다.

“아, 그렇죠.”

혹시 재중이 형 말대로 이 핵으로 타락 천사 석상을 또 만들 수 있다면?

이미 합성 타락 천사가 얼마나 강한지 눈으로 확인한 상태였다.

어떻게든 만들 수만 있다면 꽤 좋은 전력이 되긴 할 텐데.

그러자 막상 흡수시키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할까요?”

“일단 급한 건 아니니까. 당분간 보류.”

“네. 그럼 남은 아이템부터 싹 쓸어담죠.”

이미 이 핵 말고도 사방에 헤르마늄 덩어리가 수도 없이 드랍되어 있었다.

타락 천사를 잡고 나온 특수 아이템들 역시도 꽤 보였고.

그런데 그때.

내 예민해져 있던 감각에 이상한 것들이 걸려들기 시작했다.

“이건…….”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우리가 들어왔던 통로 쪽을 빤히 바라보았다.

“형, 좀 서둘러야 하겠는데요.”

“왜?”

“아무래도 뒤를 밟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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