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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1064화 (1,052/1,404)

#1064화 새로운 용사 후보 (3)

《 에센시아 제국 비에른 자작과의 호감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

《 에센시아 제국 비에른 자작과의 호감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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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른 자작을 보자마자 바로 내게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것도 한 번도 아닌.

여러 번에 겹쳐서.

아마 이번에 아크 드래곤을 잡아 에센시아 제국을 구하는데 크게 기여했기 때문에 비에른 자작과의 호감도 역시 크게 상승한 듯했다.

계속 이렇게 올리다 보면 호감도가 맥스가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상승폭이 가파랐다.

이것도 나쁘진 않네.

미래의 영웅과의 높은 호감도는 크게 도움이 될 테니까.

그보다 문제는.

비에른 자작이 오자마자 외친 말이었다.

“황자라고 했어?”

“네, 에센시아 제국을 등지고 떠났던 황자들이 돌아오고 있는 중입니다.”

왠지 씁쓸한 듯 말하는 비에른 자작의 표정에서.

그리고 그가 했던 말 중에 한 부분이 내게 이상함을 알려주었다.

방금 비에른 자작이 황자들이라고 했던가?

오히려 반대로 내게는 왕자님이라는 표현을 확실하게 썼다.

분명 이 녀석이 올려 써야 하는 호칭은…….

황자 쪽일 텐데.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호칭을 거꾸로 쓰는 중이었다.

그걸 눈치챈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재중이 형이 내게 귓속말을 했다.

<불멸> 호오. 이 녀석 봐라? 호칭이 엉망이잖아?

엉망이라.

아마 이 말은…….

지금 비에른 자작이 원래 써야 했던 호칭을 제대로 쓰지 않고 있다는 걸 알려준 것이다.

<주호> 호감도겠죠.

<불멸> 그보다는 황자 쪽 녀석들에게 호감도가 대폭 깎인 것도 영향을 받았을 거다.

들어보니 말이 안 되는 게 아니었다.

정작 에센시아 제국을 지켜야 했던 황자들은 황실 비공정을 타고 제국을 등지면서 버리고 도망갔다.

그들이 응당히 해야 하는 제국을 수호하는 의무를 완전히 내버리고.

반대로 오히려 아무 연관이 없는 내 쪽에서 마지막까지 남아 그들이 원래 지켰어야 했던 에센시아 제국민들을 끝까지 지켜냈다.

비에른 자작의 지금의 저 태도는.

우리들과 그들의 관계가 뿌리부터 변해 버린 것을 확실히 알려주고 있었다.

《 에센시아 제국민들이 그들과 제국을 구한 새로운 영웅 후보를 칭송합니다. 》

《 에센시아 제국민들과의 호감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

《 에센시아 제국민들과의 호감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

《 에센시아 제국민들과의 호감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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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비에른 자작을 만난 후 끝도 없이 울리는 메시지들.

이건 나뿐만 아니라 우리 팀 전부에게 동시에 전달되는지 다들 놀라워하는 눈치였다.

음.

딱히 그들을 살리고자 에센시아 제국을 살려낸 건 아니었는데.

어떻게든 아크 드래곤을 잡아내려고 하다 보니 뒷걸음치듯이 얻어낸 성과랄까.

비에른 자작을 포함해 제국민들이 이 사실을 알면 꽤 뒷목을 잡을 일이려나.

원래 우리 목적은 따로 있었다고.

뭐 그렇다고 이 성과가 나쁜 건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좋은 쪽이지.

이런 효과는 에센시아 제국민뿐만 아니라.

앞으로 만나게 될 NPC들에게도 적용이 될 테니까.

그것도 지나치는 그 어떤 NPC까지도.

그리고 그 NPC들 중에는.

에센시아 제국의 황제 역시 포함될 것이다.

시스템상에서 보상으로 에센시아 제국민들과의 호감도가 오른다는 건.

이런 장점이 존재했다

<불멸> 이거 반란이라도 일으키지 않으면 목이 잘릴 일은 없겠는데?

<주호> 역시 그렇죠?

재중이 형 역시 앞으로 이 효과가 우리가 에센시아 제국에 정착하는데 굉장히 크게 적용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목 날아갈 걱정은 일단 덜어둔 채 비에른 자작을 바라보며 물었다.

“황자들이 돌아오는 것과 이곳을 빨리 정리해야 하는 게 무슨 연관이 있지?”

이건 확실히 물어보고 넘어가야 한다.

우리와의 높은 호감도를 가진 비에른 자작이 굳이 우리에게 허튼 소리를 하진 않을 테니까.

반드시 필요하기에 하는 말이다.

내 물음에 비에른 자작이 화를 내리 누르는 표정으로 내게 조언했다.

“황자들이 아크 드래곤의 잔해를 보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꽤 의미심장한 뜻이 담긴 말이었다.

그리고 그런 우려 섞인 비에른 자작의 한마디에서.

평소 비에른 자작이 바라보는 황자들의 성향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가만히 있지 않는다라……. 설마 이걸 뺏어가기라도 한다는 건가?”

“……아니라고는 못하겠습니다.”

긍정인가.

비에른 자작의 조언이 가득 담긴 말이 이어졌다.

“황자들과 황녀들은 왕자님의 상상 이상으로 욕심이 많습니다.”

“욕심이라…….”

그러면서 뒤를 바라보자 커다란 아크 드래곤의 잔해가 눈에 들어왔다.

어디에서도 얻지 못할.

무궁무진한 보물과 같은.

탐욕과 욕심을 불러일으키는 존재.

“그러니까 그들이 얼굴에 철판을 깔고 이걸 뺏어갈 거라는 거네. 자신들이 버린 제국을 살려준 것도 무시하고 말이야.”

내 뼈 있는 말에 부끄러운 듯 비에른 자작의 표정이 굳어졌다.

“흐음. 어쩐다…….”

아크 드래곤을 잡고 나온 드랍템이야 나나 재중이 형의 인벤으로 바로 옮겨버리면 그만이다.

제국의 성벽 방어포의 도움이 있긴 하지만.

결국 이 드랍템은 유저들의 몫이었다.

이건 그 어떤 NPC가 오더라도 어차피 손대지 못하니까 일단 패스.

문제는…….

이 덩치가 산만 한 아크 드래곤이 남긴 잔해다.

어째서 이게 남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장 저 뼈와 비늘, 이빨, 뿔만 아크 드래곤에서 뜯어내도 어마어마한 값어치를 가질 터.

아마 이건 부위 파괴 같은 형식을 거칠 것 같은데 지금은 확인해 볼 시간이…….

슬쩍 이쁜소녀를 보면서 말했다.

“저거 좀 부숴 볼래?”

그러자 이쁜소녀가 자기 몸보다 거대한 배틀 액스를 꺼내들고는 후다닥 달려갔다.

이번에 비밀 창고에서 얻어온.

그간 보지 못 했던 특이한 기운을 풍겨내는 배틀 액스.

콰앙!!

콰지직!!

그걸 그대로 내려찍자 아크 드래곤의 비늘 중 하나가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아크 드래곤의 덩치만큼이나 비늘 역시 컸는데, 하나뿐이지만 바닥에 떨어지자 지진이 난 듯 크게 흔들렸다.

쿠웅!!

바로 이쁜소녀가 손을 뻗어 부위 파괴된 아크 드래곤의 비늘에 손을 가져다 대자, 곧바로 이쁜소녀의 손으로 비늘이 녹아져 사라졌다.

곧 내 쪽을 보고는 두 손을 동그라미로 겹치더니 크게 외쳤다.

“돼요오~!”

그 모습을 본 재중이 형이 턱을 쓰다듬더니 알겠다는 듯 말했다.

“드랍템 외에는 직접 뜯어 쓰라는 건가? 꽤 귀찮게 해놨는데?”

확실히 부위 파괴 템을 얻는 방법으로는 틀리진 않았다.

그게 이렇게 많이 남아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게 문제라면 문제지.

바로 타이탄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이번에는 전사 형이 미리 타이탄 쪽으로 달려가 있었다.

그리고는 몇 번의 가격 끝에 타이탄의 잔해 중 부서진 금속 덩이를 들어올렸다.

“이쪽도 오케이.”

솔직히 타이탄 쪽은 기대도 안 했는데…….

이미 한 번 부위 파괴 템을 뜯어낸 전력이 있고.

또 그걸 살려내서 자폭까지 시킨 상태였다.

아직도 온전히 남아 있는 게 존재한다는 게 기적일 정도였다.

“그래도 꽤 시간이 걸리겠네요.”

만약 다른 상황이었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 테지만.

비에른 자작이 말한 대로 황자와 황녀들이 다시 돌아온다면.

거기다 황제까지 돌아왔을 확률도 높았고.

여기서 시간이 끌린다면 귀찮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제국 내에서 이 난리가 났는데.

그 난리의 끝판왕인 이 장소로 와보지 않을 리가 없으니까.

그것도 아크 드래곤이 잡혔다는 걸 듣고 나면 거침이 없을 것이다.

바로 비에른 자작을 보면서 물었다.

“남은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보고를 받자마자 바로 달려왔으니까 십 분 정도는…….”

“너무 짧은데?”

그렇다고 비에른 자작에게 시간을 더 벌기 위해 황제를 비롯한 황자, 황녀를 억지로 막아서라고 하는 건.

대놓고 반역을 하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으니까.

아무리 호감도가 높다고 한들.

아직은 아니다.

거기다 그런 식으로 소모할 만큼 쓸모가 낮은 녀석도 아니었고.

뭐, 하라고 해서 곧장 막아선다는 보장도 없겠지만.

그래도 왠지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잠시 한숨을 쉰 뒤 비에른 자작에게 말했다.

“누가 오더라도 굳이 막지는 마.”

“그렇습니까…….”

이 녀석.

설마 내가 말하면 진짜로 막으려 했던 건가?

어쩌면 착각일지도 모를 말을 아끼며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목 날아가기엔 아직 너무 이르니까.”

쓸 만한 녀석이 생겼는데.

당분간은 챙겨줘야겠지.

곧 이쁜소녀와 전사 형을 비롯한 우리 팀에게 신호했다.

“다들 제일 중요한 것만 뜯어요.”

이건 혹시나 모를 보험이었다.

일이 잘못됐을 경우에.

타이탄 같은 경우는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최상급 정령석 코어.

그리고 아크 드래곤은 아마 드래곤 하트 같은 핵심 아이템이 있을 것이다.

나머지 아이템이야 어차피 다 처리하려고 해도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곧장 아크 드래곤의 잔해 가운데로 걸어갔다.

그곳에는 아크 드래곤이 죽고 남긴 수많은 드랍템이 바닥을 빙글빙글 돌아가는 중이었다.

재중이 형이 옆에서 신호하자 둘 다 손을 뻗어 드랍템 모두를 인벤으로 회수했다.

그 대부분의 아이템은 그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아이템들이었고.

얼핏 스치듯 봤을 때 내 눈을 의심하게 하는 아이템들도 종종 보였다.

“만약 이게 풀리면…….”

“아주 서버가 뒤집어지겠지.”

“그러게요. 등급 자체가 다르네요.”

놈에게서 나온 강화석은 일단 그간 보던 일반적인 강화석이 아니었다.

그간 르아 카르테의 막혀 있던 16강 이상을 올릴 수 있게 해주는 특수 아이템들이 대표적이었다.

16강부터는 기존 강화석으로는 강화 자체가 안 된다.

그런데 이 녀석을 잡자 그 가능성이 나온 것이다.

뭐 15강까지 올라간 아이템들이 흔하지 않다는 걸 고려해 보면.

이 강화석들이 풀린다고 바로 값이 매겨질 수는 없겠지만.

거기다 몇 개의 강력한 아이템들이 드랍된 것과 함께.

그중에서도 특히 내 눈을 확 잡아끄는 한 아이템이 있었다.

『 키메라 아크 드래곤 제작서 』

왜인지 모르겠지만 아크 드래곤의 테이밍 관련된 아이템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 의아해했었다.

혹시라도 나중에 아크 드래곤이 다시 뜨면 테이밍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없었다면 거짓말이지.

아크 드래곤의 눈물 조각이라던가.

아크 드래곤의 알 같은.

계속 찾아봤으나 그런 테이밍 아이템이 보이지 않아 실망을 했지만.

이 아이템 하나가 그런 실망을 바로 기대로 다시 바꿔 주었다.

그 무시무시했던 아크 드래곤을 제작할 수 있는 제작서라니…….

이게 풀리면.

천금을 주고라도 사려고 할 녀석들이 제국 성벽 길이만큼 줄을 설 수도 있다.

“형, 이거 봐요.”

내가 들어 올린 제작서 아이템을 본 재중이 형이 어이없다는 듯 웃어버렸다.

“미쳤네.”

“미쳤죠.”

어쩌면 아퀼라스 주니어라던가 하는 알에서 태어난 녀석이 아닌.

진짜 키메라 아크 드래곤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이건 당분간 우리끼리만 알자.”

“네.”

알려지면 얼마나 큰 파장이 생길지는 안 봐도 뻔한 일이라.

우리 팀을 제외하고 같은 길드 사람들에게도 이건 당분간 비밀이다.

존재하는 것 자체가 그냥 재앙인 녀석을 내 손으로 제작한다라…….

“뭐가 들어가든 엄청나게 들어가겠네요. 허리가 휘어질 만큼.”

괜히 재앙급 네임드가 아닐 것이다.

제작 과정이 쉽지도 않을 테고.

들어가는 재료 역시 어마어마할 확률이 높았다.

어쩌면 모아둔 재산을 죄다 털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그런 내 말에 재중이 형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뭐가 걱정이야? 타이탄 부서진 값 뱉어낼 녀석들이 있는데.”

“아…… 그렇죠.”

재중이 형이 저 멀리를 바라보면서 말하자 나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드디어 납시었네요.”

내 키메라 아크 드래곤의 제작비를 뱉어낼 녀석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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