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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1060화 (1,048/1,404)

#1060화 아크 드래곤 몰이 (14)

오직 아크 드래곤만을 상대하기 위해 세팅한 르아 카르테.

이 옵션들이라면…….

마력이 닿는 한 최대한으로 레플리카 르아 카르테를 복사해 비공정의 갑판에 던져 놓으니 그 수가 상당히 많아 보였다.

옆에서 재중이 형도 기대하는 눈빛으로 말했다.

“그거 터지면 볼만하겠네.”

“그렇죠?”

그리고는 주저 없이 레플리카 르아 카르테를 실은 비공정을 지상으로 낙하시켰다.

솔직히 내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는 최대의 준비를 했다.

이젠 아무리 시간을 줘도 이 이상의 옵션을 뽑아내는 건 가지고 있는 자원 안에서는 무리다.

그렇다는 건 지금의 옵션 조합으로 녀석에게 최대한 피해를 줘야 한다는 거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비공정 폭탄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당장 내가 아무리 잘 싸운다고 해도.

저 많은 레플리카 르아 카르테를 아크 드래곤에게 명중시키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의 레플리카 르아 카르테는.

크리티컬이 터지지 않으면.

아예 물로 된 칼이나 마찬가지였다.

검에 들어간 옵션들 중 대다수가 크리티컬이 일어났을 시에만 발동하는 옵션들이라.

한마디로 크리티컬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거지.

하지만 저 비공정 폭탄은.

그 부족한 크리티컬을 채워 줄 수 있는 좋은 도구였다.

무작위로 터지기는 하겠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 좋았다.

수많은 성유와 정령탄이 터지면서 약해진 방어벽에 르아 카르테가 가서 꽂히면.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아주 근접해서 쏘는 셈이니까.

만약 내가 직접 저 거리까지 접근해서 쏘려면 집중포화에 오히려 내 쪽이 먼저 죽을 확률이 높았다.

내가 죽지 않으면서.

아크 드래곤에게 최대의 피해를 줄 수 있는 딱 하나.

비공정 폭탄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그렇게 임무를 부여받고 지상으로 내려 보낸 에센시아 제국의 비공정이 사방에서 쏟아지는 성벽 방어포의 포화 속에 묻히는 순간.

콰아아앙!!

콰아아아!!

쿠아아아!!

그 어떤 때보다도 화려한 불꽃을 내뿜으며 제국의 비공정이 폭파했다.

그리고 그 사이로 하얀빛들이 광채와 함께 쭉 뻗어 나가며 비산하는 것이 보였다.

마치 희망을 담은 빛줄기랄까.

그런 빛의 줄기 수도 없이 뻗어지며 아크 드래곤의 거대한 몸체에 가서 하나하나 박혀 들기 시작했다.

“케에에엑!!”

동시에 레플리카 르아 카르테가 박힌 쪽에서 엄청난 피분수와 함께 아크 드래곤이 미친 듯이 발악했다.

위에 올라타고 있는 육중한 무게의 타이탄이 휘청일 정도로.

그리곤 저 검의 폭사를 피하기 위해 어떻게든 몸을 비틀려는 아크 드래곤 때문에 지축이 쿵쿵 울렸다.

덕분에 타이탄의 위치를 재조정하느냐 진땀을 빼버렸다.

아크 드래곤의 뿔로 된 창으로 계속 찍어 누르고 있어야만 저 녀석이 날아오르지 못하니까.

그런데 지금 아크 드래곤은 어떻게든 몸을 틀어서 이 자리를 벗어나려고 하고 있었다.

마치 정말 무서운 것을 피하려는 듯.

잔뜩 울부짖으면서.

“휘유, 효과 좋은데?”

“나쁘지 않네요.”

확실히 생각 이상으로 레플리카 르아 카르테의 효과가 좋아 보였다.

크리티컬도 제법 터진 모양이고.

문제는.

내가 복사해서 제국의 비공정에 실은 숫자 중에.

아크 드래곤에게 제대로 박힌 숫자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데 있었다.

“좀 덜 맞은 것 같지 않아요?”

내 평가에 재중이 형이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갑판은 한쪽으로만 치우쳐 있으니까.”

갑판으로 던져 넣은 르아 카르테는 갑판에 위치하는데 이 르아 카르테들이 폭발의 위력을 등에 업고 튀어나가는 순간.

대부분 위쪽과 옆 방향으로만 터져나가는 게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반쪽 밖에 커버를 못 한다고 해야 하나?

재중이 형이 문득 한 가지 단어를 말했다.

“크레모아 같네.”

“아…… 확실히 비슷하네요.”

설치해 두면 한 방향으로만 터져나가는 군대의 살상 무기다.

듣는 순간 딱히 다르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고.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재중이 형이 웃으면서 대안을 내놓았다.

“한쪽 방향으로만 터지면. 그걸 녀석 쪽으로 바꾸면 되잖아.”

지금은 비공정이 터지더라도 대부분 위로 튀어나가거나 혹은 옆으로 터져 반구형의 형태를 튀어나갔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아크 드래곤에게 맞는 숫자가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전부 다 맞춘다고 해도 크리티컬을 기대할까 말까인데.

이건 절반 이상을 낭비하는 셈이라.

지금 방식으로는 효율 면에서 최악에 가까웠다.

“어떻게……?”

비공정을 소환하더라도 그대로 떨어져 내리기 때문에 결국 지상에 내려가면 저런 형태로 터지게 된다.

아크 드래곤을 데려다가 터지는 비공정 위에 올려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러자 재중이 형이 웃으면서 말했다.

“간단해. 비공정을 뒤집으면 되지.”

“뒤집어요?”

“뭐, 어려울 게 있나. 일단 넌 준비나 해봐. 아무래도 저 녀석, 저거 한 발로는 안 죽을 모양이다.”

첫 발이 너무 비효율적으로 터졌기에.

아크 드래곤에게 가는 피해가 생각보다 훨씬 저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녀석이 철철 피를 흘리며 피하는 걸 보면.

효과는 확실하다.

이젠.

어떻게든 많이 때려박기만 하면 돼.

그리고 그건 재중이 형이 도와줄 것이다.

【 웨폰 카피! 】

【 웨폰 카피! 】

【 웨폰 카피! 】

.

.

재중이 형이 시킨 대로 다시 레플리카 르아 카르테를 양산해 아퀼라스 주니어 위에 차곡차곡 쌓았다.

그동안 아래서는 이 지역을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아크 드래곤의 노력이 지속되는 중이었고.

하지만 타이탄이 올라타서 버티고 있는 한.

녀석의 마음대로 벗어나는 건 지난한 일이 될 것이다.

이러려고 타이탄을 지금까지 아껴둔 거니까.

적어도 타이탄이 먼저 쓰러지기 전까지는.

우리에게 기회는 남아 있었다.

모자란 마력은 재중이 형에게서 충당해가며 계속 르아 카르테를 쌓고는 신호를 보냈다.

“이게 한계예요.”

“오케이. 그럼 죄다 실어.”

그리고는 재중이 형이 에센시아 제국의 비공정을 한 대 더 소환하자 재빠르게 르아 카르테를 갑판으로 던졌다.

흐음.

이대로 터져 봐야 아까의 재탕이 될 뿐이겠지만.

재중이 형은 좋은 방법을 내놓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레플리카 르아 카르테가 전부 실리자 재중이 형의 가르가 주니어가 바로 제국의 비공정으로 향해 날아갔다.

“어?”

“일단 보라고.”

자신만만하게 날아간 재중이 형이 갑판에 착지하고는 그대로 비공정의 조정실로 뛰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하...

설마.

그리고는 그대로 추락하는 제국의 비공정을 빤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나도 그렇지만.

저 형도 어지간히 미치지 않고서야…….

그 결과는 곧 나오기 시작했다.

안에서 재중이 형이 조작을 하자, 정직하게 떨어지던 제국의 비공정이 위와 아래가 점점 뒤집혀 갔다.

배를 옆으로 뒤집는달까.

그리고 저렇게 계속되면.

갑판이 오히려 위가 아니라 아래를 향하는 구도가 나오게 된다.

하지만 너무 일찍 굴려 버리면 갑판에 있는 폭탄과 레플리카 르아 카르테가 전부 쏟아질 텐데…….

그런 우려와 다르게 간판은 바로 뒤집어지지 않고 천천히 자세를 뒤집었다.

그 상황을 잠시 지켜보다가 바로 눈을 찡그렸다.

빠져나오는 게 너무 늦어……!

<주호> 형, 빨리 나와요.

<불멸> 아아. 걱정 말라고.

지금 빠져나와도 빠듯한데.

하지만 확실히 저렇게 하지 않으면 시작도 전에 다 엎어지니까.

재중이 형도 그걸 너무 잘 알기에 마지막 순간까지 버티다가 빠져나올 생각 같아 보였다.

당연히 폭발 지점에 가까워질수록.

위험 수위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게 된다.

거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작전이랄까.

뭐 생각이 있으니까 하고 있겠지만.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속이 타들어가는 그런 모습이었다.

만약 재중이 형이 죽어 버리기라도 하면.

앞으로의 일이 크게 지장을 받게 될 텐데.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그 공백은 절대 메울 수 없을 것이다.

이 시대에서는 거의 실패라고 봐야 한다.

그렇게 거의 집중 포화의 끝에 다다랐을 무렵.

갑자기 제국의 비공정이 크게 롤링을 하면서 선체가 확 뒤집어지지 시작했다.

그리고 완전히 선체가 뒤집힌 순간.

비공정의 선체가 폭발의 영역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게 보였다.

하.

설마 못 빠져나온 건가?

<주호> 형? 빠져나왔어요?

귓속말을 넣어봤지만 대답이 없어서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이런 실수를 할 형이 아닌데…….

잠시 지켜봤지만 포화 속에서 빠져나오는 이는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위와 아래가 완전히 뒤집힌 에센시아 제국의 비공정이 갑판이 먼저 아크 드래곤의 머리 위로 닿으면서 크게 폭발을 일으켰다.

그와 함께 수도 셀 수 없는 레플리카 르아 카르테들의 광채를 내며 아크 드래곤의 위쪽으로 폭사하듯 쏟아져 나갔다.

이번에는 한 발도 빠짐없이.

정확하게 아크 드래곤의 등짝과 머리를 노리면서.

아마 효율로 치면 아까 와는 수백 배는 차이가 나지 않을까.

퍼퍼퍽!

카강!!

퍼어억!!

콰아앙!

콰앙!

전과 달리 빼곡하게 아크 드래곤의 몸체 전부에 비늘을 부수거나 비늘이 떨어져 나간 사이로 박혀 들어간 레플리카 르아 카르테가 그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르아 카르테가 순식간에 아크 드래곤의 체력을 퍼센트 단위로 빨아들이거나 깎아내면서 피분수를 만들어내었다.

개중에는 반응이 없는 녀석들도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많은 레플리카 르아 카르테가 박혔기에.

우리가 기대한 효과를 보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캬아아아아악!!”

고개를 쳐들면서 정말 찢어져라 비명을 지르는 아크 드래곤의 피칠갑을 한 모습은.

드디어 이 긴 레이드의 끝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더 이상은 버틸 힘이 없어 보인달까.

이전에는 성벽 방어포가 터지면 피하는 시늉이라도 하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그럴 여유조차 없어 보였다.

터지든 말든 그대로 맞고 있는 딱 그런 상황.

다운은 한참 전에 된 듯하고.

그때.

이변이 하나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크 드래곤의 몸 전체에 배리어가 생기면서 아크 드래곤의 몸이 점차 붉게 변해 갔다.

그것도 크게 부풀려지면서.

이건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인데…….

그 순간 챠밍에게서 연락이 왔다.

<챠밍> 오빠, 저건 자폭이에요! 전에 고대 문헌에서 읽은 적이 있어요. 아크 드래곤이 죽기 전에 주변을 전부 날려 버렸다고.

<주호> 이런……!

관련 정보를 조사한 챠밍이 가장 먼저 눈치챈 듯했다.

설마하니 여기서 자폭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챠밍> 아크 드래곤 같은 존재가 터지면 제국이 전부 다 날아가 버릴 거예요.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주호> 후. 끝까지 말썽이네.

문제가 지금 아크 드래곤을 공격할 방법이 없다는 데 있었다.

자폭 전에 배리어를 치고 버티는데 공격할 방법이…….

그때 바로 추가 연락이 들어왔다.

<불멸> 너, 타이탄 놔뒀다가 죽 써 먹을래?

<주호> 아, 형. 살아 있……!

<불멸> 당연히 살아 있으니까 일단 죽여! 다 같이 황천길 갈 거 아니면.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곧장 타이탄과 링크를 연결했다.

그리고는 타이탄이 쥐고 있는 아크 드래곤 뿔의 창을 녀석의 등에서 빠르게 뽑아내고는 그 위치를 새로 조정했다.

바로 녀석의 머리.

푸우욱!!

타이탄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힘으로 창을 내려찍자 아크 드래곤의 머리로 창날이 깊숙하게 파고들어 갔다.

“이젠 좀 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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