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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952화 (942/1,404)

#952화 마왕성 구축 (7)

마왕 스티어의 제안을 우리가 받아들임에 따라 둘 사이의 동맹은 어렵지 않게 성사가 되었다.

그리고 중간에 몇 가지 논의할 사항들이 있긴 했지만 그런 것들이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문제는 따로 존재했다.

《 리퍼들의 왕, 마왕 『 스티어 』가 유저 『 주호 』에게 동맹을 제안합니다. 허락하시겠습니까? 》

“동맹은 나를 포함한 아군에 대해서인가?”

“내가 허락하는 범위 안이면 된다.”

흐음. 이건 굉장히 주관적인데.

일단은 내 개인에 대한 동맹이려나?

혹은 날 포함한 일정 숫자의 동맹이거나.

아마 너무 넓은 수준의 동맹은 아닌 것 같기도.

슬쩍 형을 보면서 확인을 하자 재중이 형을 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불멸> 이쪽은 아니야.

<주호> 그런가요?

잠시 생각을 하던 재중이 형이 내게 말했다.

<불멸> 어차피 길드나 연합같이 광범위하게 동맹을 맺진 못할 테니. 이 정도가 딱 적당해. 나중에 손 빼기도 쉽고.

<주호> 네, 그럼 그렇게 할게요.

후에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재중이 형 말대로 지금은 이 수준이 적당한 느낌이었다.

동맹이라는 건 반대로 말하면 이 녀석의 싸움에 우리 세력을 갈아 넣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을 테니까.

딱히 지금은 그렇게 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여기서 확실히 해두지. 우리는 자금 지원을. 그리고 넌 병력 지원과 마왕성 이용에 대한 제한을 풀어주는 쪽으로.”

내 제안에 곧 마왕 스티어가 흔쾌히 대답을 주었다.

“좋다. 바라는 바지.”

그렇게 내가 YES를 누르자 바로 마왕 스티어와 나와의 동맹이 성사되었다.

《 리퍼들의 왕, 마왕 『 스티어 』와 유저 『 주호 』가 동맹 관계가 됩니다. 》

《 동맹 관계에 따라 마왕 스티어의 마왕성. 시아트의 모든 부대시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 마왕성 스티어의 부대시설 이용에 대하여 우대를 받습니다. 》

《 마왕 스티어의 허락에 따라 마왕성 시아트의 내정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

《 리퍼들이 더 이상 유저 주호를 적대하지 않습니다. 》

《 지원 여하에 따라 마왕성의 지분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

마왕 벨라 때 집사를 맡은 것과 달리 마왕성 내부의 직책이 따로 생긴 건 아니었다.

하지만 마왕성 시아트를 이용하는데 불편한 점은 딱히 없어 보였다.

무엇보다 리퍼들이 적대하지 않는다는 점.

이건 다시 말하면 적어도 이 부근에서는 우리를 위협할 만한 그 어떤 몬스터도 없게 된다는 점이었다.

리퍼들이 승리해 이곳 마왕성에 자리 잡게 됐다는 건.

한 마디로 이 부근이 전부 리퍼들의 영역이 됐다는 점이고.

허락받지 못하는 유저들은 이곳으로 아예 들어올 수조차 없게 된다.

어떻게 보면 마계 영역 중 한 곳에 완전히 우리의 영역을 만들어낸 셈이었다.

<주호> 나쁘지 않네요.

이건 돈을 주고도 만들어내기 힘든 영역이라.

그리고 전에 마왕 벨라의 마왕성은 애초에 마왕 벨라를 제외하면 몬스터라고 할 만한 것들이 거의 없는 상태였으니까.

이런 이득 자체를 아예 보지 못 했다.

뭐 마왕 스티어가 갑자기 미쳐서 다 죽이라고 하면 그때부터는 문제가 되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마왕성에 선을 대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 관계는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마왕성의 지분?

이건 이전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

마왕 벨라의 마왕성에서 집사로 있었을 때는 딱히 지분이라는 게 없었다.

하긴.

애초에 지분을 논할 거리가 없기도 했지만.

곧장 마왕 스티어에게 물어보았다.

“지분이라는 건 뭐야?”

“마왕성이 성장하도록 돕는다면. 그에 맞는 충분한 대가를 줄 수 있겠지.”

이건 아마도 유저들이 참여했을 경우의 시스템인 모양인데.

곧 마왕성 시스템을 확인해 보니 내 이름과 함께 지분에 대한 영역도 표시가 되어 있었다.

《 마왕성 시아트 지분 영역 》

- 마왕 스티어 99%

- 유저 주호 1%

1퍼센트?

마왕 스티어는 99%인데 반해 내 쪽은 고작 1%만 등록되어 있었다.

아마도 동맹의 표시로 1%가 들어간 모양인데.

이거 설마 지분을 역전시키면 마왕성을 가져올 수 있기라도 하는 거려나?

재중이 형에게 보여주었더니 재중이 형도 신기한 듯 지분을 바라보았다.

<불멸> 호오, 꽤 쓸모 있겠는걸. 잘하면 마왕성을 통째로 뺏을 수 있다는 거잖아.

역시 재중이 형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던 모양이었다.

그때 잠시 다른 생각들이 떠올랐다.

<주호> 혹시 다른 마왕성도 같은 걸까요?

<불멸> 특별히 여기만 이렇지 않다면야. 시스템이야 같겠지.

<주호> 그렇다는 말이죠.

<불멸> 뭐 일단은 1%라도 따낼 수 있어야 이야기가 되겠지만. 최소한 1%는 존재해야 역전을 시키든지 하지.

재중이 형 말이 맞았다.

1%도 없다면 아예 이런 시스템 자체가 뜨지도 않을 터.

<주호> 다른 유저들은 이런 사실을 아예 모르겠네요.

<불멸> 알았다면 그동안 유저들이 가만히 있었을까. 어떻게든 마왕성에 줄을 대려고 난리였겠지. 돈을 많이 가진 녀석들이야 즐비하니까.

확실히 자금력만 놓고 보면 우리를 압도할 만큼 써댈 인간들이 넘쳐났다.

문득 그들과 이 마왕성의 시스템을 연결해 보자 곧 하나의 길이 떠올랐다.

<주호> 마침 잘됐네요. 어떻게 유저들을 끌어들여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불멸> 이 시스템을 이용하자고?

<주호> 네, 괜찮을 것 같지 않아요?

<불멸> 흠, 나쁘진 않겠지. 마왕 스티어가 보기에도 자금이 계속 흘러들어오면 그게 우리의 능력으로 보일 테니까. 그만큼 우호도가 높아지겠지.

표면상으로 보이는 것보다 우호도의 효능은 좋은 편이었다.

전혀 안 될 일도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경우도 종종 존재했고.

이를테면.

마왕 스티어가 평소에는 거부할 만한 것들도.

이 우호도가 높으면 허락해 주는 경우가 있다는 거다.

그러자 재중이 형이 한 마디로 평가를 내렸다.

<불멸> 큭, 남의 돈으로 생색내기에는 최적이군.

<주호> 하하…….

일단 마왕성에 대한 건 여기까지 하면 될 듯하고.

곧 마왕 스티어에게 말했다.

“당장 필요한 게 있어서 마계 경매장에 좀 다녀와야겠는데.”

“마계 경매장?”

“필요한 물품들이 있거든. 그리고 무역선을 대동해서 마왕성에 물자들을 가져올 생각이다.”

“흠, 그런가? 뭐가 필요하지?”

조금이라도 우호도를 올려놨더니 마왕 스티어가 바로 필요한 것을 물어왔다.

“비공정 수리가 좀 빠르게 됐으면 좋겠어. 그리고 무역선에 필요한 주포들도 설치를 해야하는데…….”

“도크 장에게 수리에 필요한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라고 해두지. 주포인 타르포는 적당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을 거다.”

<불멸> 호오, 이것 봐라. 효과가 좋은데?

<주호> 네, 이전하고 완전히 다르네요.

아마 무역선을 가지고 마계 경매장에 가서 마왕성에 필요한 물자를 실어 온다는 말이 주효했던 모양이었다.

이건 마왕 스티어가 바라마지 않던 상황일 테니.

그렇게 가려운 곳을 긁어주니 마왕 스티어 역시 충분히 도움을 주었다.

“곧 돌아오겠다.”

* * * * *

마왕 스티어와의 일을 잘 마무리하고 도크로 향했는데, 이미 도크에는 리퍼들이 몰려들어 꽤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우리가 맡긴 무역선에 붙어서.

“아이고, 오셨습니까.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우리가 인간임에도 도크의 장은 아무렇지 않은 듯 두손을 비비며 바로 굽신거렸다.

“전부 고치는 데 얼마나 걸리지?”

“원래라면 대당 두 시간씩은 걸리지만. 모두 합쳐 한 시간 안에 끝내놓겠습니다. 현재 가용한 모든 자원들을 붙여놨습니다.”

“좋군.”

뭐 딱히 설명을 해주지 않아도 지금 이곳 도크에 비공정을 맡겨놓은 게 우리밖에 없기도 했다.

그만큼 이 마왕성이 잘 안 돌아간다는 반증인 셈이다.

우리가 오히려 일거리를 가져다줬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인지 놀고 있던 모든 자원들이 우리 비공정에 붙어 있는 중이었다.

“타르포는 최대한 올려줘.”

“여부가 있겠습니까.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붙여드리겠습니다.”

확실히 마왕빨이 크긴 해.

보통 같으면 비싸게 사라고 으름장을 놓을 텐데.

“타르포 이상의 물건은 없어?”

솔직히 거대한 비룡들을 상대하려면 타르포로는 좀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었다.

비룡들이 뜨지 않는 구간으로 간다고는 했지만.

사람 일은 한 치 앞을 모르는 거라.

혹시라도 비룡이 떼거리로 달라붙게 된다면.

내 아퀼라스 주니어나 형의 가르가 주니어로도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다.

거기다 이쪽은 무역선이라는 혹까지 달고 움직여야 하니.

잘못하다가는 단체로 추락사할지도 모르고.

“마왕성이 발전하지 못해 아직은 불가능합니다.”

“그래? 할 수 없지.”

아마 보다 발전한 마왕성에서는 가능한 것 같은데.

당장 없는 걸 내놓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다음에는 꼭 준비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아냐. 그건 내 쪽에서 알아서 하지.”

“알겠습니다. 그럼 최대한 빨리 수리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마계 경매장에 가면 살 수도 있지 않을까.

안 파는 물건이 없는 동네라.

도크 장이 바쁘게 사라지자 옆에 따라온 암흑 상인을 보면서 물었다.

“아, 여기 특산품이라 할 만한 게 있어? 마왕에게 물어본다는 게 깜박했거든. 그리고 너도 빈손으로 마계 경매장으로 가진 않았을 것 아냐.”

그러자 암흑 상인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마왕성 부근에서 나는 몇 가지 물품이 있습니다만. 그다지 상등급은 아닙니다. 큰 가격은 받지 못하죠.”

흐음.

암흑 상인이 그렇게 말할 정도라면 확실히 돈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돈이 됐다면 지금 이렇게 허름하게 있진 않을 테니.

“뭐, 안 되면 물량으로 때워야지. 실을 수 있는 최대한으로 실어 봐. 무역선도 다섯 대나 있는데. 뭐라도 팔면 돈이 안 되겠어?”

“최대한 눌러 담아 보겠습니다.”

질이 부족하다면.

양으로라도 채우면 된다.

그리고 돌아올 때는 마왕성에 필요한 물건으로 채워서 돌아오면 되겠지.

일단 무역선을 돌리는 건 어떻게든 가능할 듯한데.

이걸로는 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이런 식으로는 너무 성장이 느려.

마왕성 시아트가 폭발적인 성장을 하려면…….

“형, 아무래도 일정을 조금 앞당겨야 할 것 같아요.”

“그래, 나쁘지 않지. 어디 그럼 사장님하고 전사한테 작업을 좀 해두라고 해볼까나.”

사장님은 주변 인맥을 통해.

그리고 전사 형은 정보망이 넓으니까.

아마 금방 준비를 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마왕성에 오라고 한다고 대뜸 올까요?”

애초에 마왕성 자체가 유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최악의 위험구역이었다.

예전에 마왕 벨라 때야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신성 제국에서 포탈을 타면 바로 나오는 곳이 마왕 벨라의 마왕성이라…….

하지만 지금은 거점이라는 훌륭한 대체재가 존재했다.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마왕성에 올 이유가 유저들에겐 없었다.

특수한 아이템이나 광물 같은 거라도 팔면 또 모르겠지만 아직은 마왕성이 발전이 안 되어서 제대로 된 물건을 구하기 힘들었다.

거점과 다른 뭔가를 내세워야 하는데.

좋은 게 없으려나.

유저들이 보자마자 눈이 뒤집힐 만한.

딱 그런 물건.

그 순간 눈에 들어오는 물건들이 보였다.

“하, 왜 이 생각을 못 했을까요.”

그러자 재중이 형도 날 따라 시선이 옮겨갔다.

“아, 그래. 저게 있었지.”

바로 앞 도크에서 쭉 수리 중인 무역선들.

도크가 없어 다른 곳에서는 살 수도, 고칠 수도 없는 무역선.

“이거라면 충분한 미끼가 되겠죠?”

혹할 만한 특산품이 없다면.

만들면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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