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6화 전쟁의 이유 (4)
《 테르타로스가 팬텀 솔저의 잔영에서 능력을 추출합니다. 》
《 팬텀 솔저 LV.1의 특성 중 일부 획득 가능. 》
《 추출 목록 》
- 근력 +15
- 민첩 +21
- 체력 +11
- 암흑력 +23
- 치명타 확률 5%
- 치명타 대미지 29%
- 관통 확률 13%
- 스킬 : 유령보 LV.1
- 스킬 : 초강격 LV.1
- 스킬 : 회전 치기 LV.1
- 스킬 : 나선 베기 LV.1
- 스킬 : 팬텀 오라 LV.1
《 흡수한 추출 목록 중 일부를 테르타로스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
《 테르타로스의 옵션 목록에 적용할 능력과 스킬을 선택해 주세요. 》
몬스터의 능력치 흡수.
이게 바로 마신의 파편인 테르타로스의 진정한 능력이었다.
재중이 형에게 테르타로스의 시스템 알람을 보여 주자 흥미로운 눈빛으로 살펴보았다.
“호오, 이거 신기한데?”
“그렇죠?”
“재밌네. 몬스터에게서 옵션을 빼온다는 거 아냐.”
“네, 뭐 일단은 레벨 1짜리 옵션이긴 한데…….”
조금 아쉬운 점은 테르타로스가 팬텀 솔저 LV.1 의 옵션 중 일부를 추출했다는 것이다.
여기 몬스터가 레벨 300대라는 걸 생각해 보면.
거의 있으나 마나 한 수치이기도 하고.
그런데 재중이 형이 그런 테르타로스를 보고는 웃음 지으며 말했다.
“흠, 아쉽다고만은 못 하겠는데?”
“네?”
“팬텀 솔저를 더 흡수하면 LV.2 짜리를 흡수한다는 거잖아.”
“그럴까요?”
“설명을 보니 거의 그런데?”
재중이 형 말을 듣고 보니 확실히 그렇게 보였다.
“일단 옵션을 적용부터 시켜 볼게요.”
추출한 목록 중에 몇 개를 찍어서 테르타로스에 적용시켜 보았다.
『 +0 테르타로스 (전설) / 출혈 10 타격 8
- 근력 +15
- 민첩 +21
- 체력 +11
- 스킬 : 유령보 LV.1
- 스킬 : 초강격 LV.1
- 스킬 : 회전 치기 LV.1
- 스킬 : 나선 베기 LV.1
- 스킬 : 팬텀 오라 LV.1 』
스탯 중 몇 가지를 넣은 다음.
스킬은 전부 다 넣어 봤다.
일단 전부 다 처음 보는 스킬이기도 하고.
반대로 치명타나 관통 확률은 이미 르아 카르테에도 충분하니까.
낮은 수치의 옵션은 굳이 빼올 필요는 없어 보였다.
출혈과 타격치는…….
음.
아무래도 좀 애매하지.
르아 카르테만 해도 50~60대의 수치를 가지고 있는데 거의 한 자리나 다름없는 저 수치들은 낮아도 너무 낮았다.
공격이 제대로 먹힐까 궁금할 정도.
그리고 아쉬운 점은 역시 테르타로스의 빈 슬롯이 8개뿐이라는 점이었다.
금속의 정령의 가호를 받은 르아 카르테는 지금 옵션 슬롯이 무려 11개.
그에 비하면 역시 아쉬움이 남지.
나중에 이것도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옵션하고 스킬 몇 개 뽑았어요.”
그런 테르타로스의 옵션을 본 재중이 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스킬은 이 녀석 잡으면 간간이 떨어지는 스킬북이네.”
“그래요?”
“어, 확률이 높진 않은데 그래도 제법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서 유저들이 여기를 줄기차게 찾지. 인간형 몬스터의 스킬은 쓰기 편하기도 하고. 구하기 어렵냐고 하면…… 일단은 시장에서 구하려고 하면 쉽게 구할 수는 있어.”
생각보다 희귀한 스킬은 아닌 모양이었다.
하긴.
일반 몬스터를 잡아서 나온 스킬이 그렇게 귀할 리는 없겠지.
그때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
“형, 혹시 네임드를 잡으면…….”
“크큭, 그래. 당장 저 팬텀 나이트를 잡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네임드 스킬을 빼올 수도 있겠네요.”
“이제 그게 좋아 보이냐?”
재중이 형 말에 나 역시 웃어 버렸다.
“이게 얼마짜리 무기인데 안 좋으면 안 되죠.”
그간 들어간 수고와 자금을 생각해 보면.
절대 싸진 않겠지.
물론 직접적으로 테르타로스에 값어치를 매길 순 없긴 했다.
내 부탁에 금속의 정령이 마왕의 성에서 슬쩍 해온 셈이니까.
그리고 솔직히 지금의 테르타로스의 상태로는 흔히 말하는 잡템이라 불러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제가 키우기에 따라서 값어치가 달라지겠네요.”
“어, 제대로 한번 키워 봐.”
“그러려면 아무래도 몬스터가 좀 더 필요하겠는데요?”
“큭, 잠시 기다려 봐라.”
그러더니 재중이 형이 팬텀 솔저가 몰려 있는 자리로 바로 내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빈사 상태의 팬텀 솔저들을 우르르 뒤에 달고 나타났고.
“하, 내가 진짜 별걸 다 해준다.”
“에이, 투자라고 생각하시죠.”
“오냐, 한 번 제대로 좀 커 봐.”
그리고는 재중이 형이 깔끔하게 요리해 둔 팬텀 솔저들을 계속 죽여서 테르타로스에 흡수시켰다.
다수의 팬텀 솔저들이 죽음의 빛으로 돌아가지 않고 잔영 그대로 흡수되는 광경은 꽤 볼만했다.
이게 다 피가 되고 살이 될 거야.
《 테르타로스가 팬텀 솔저의 잔영에서 능력을 추출합니다. 》
《 테르타로스가 팬텀 솔저의 잔영에서 능력을 추출합니다. 》
.
.
《 팬텀 솔저 LV.2의 특성 중 일부 획득 가능. 》
《 팬텀 솔저 LV.3의 특성 중 일부 획득 가능. 》
.
.
《 추출 목록 》
- 근력 +17
- 민첩 +23
- 체력 +13
- 지력 +14
- 마력 +21
- 암흑력 +26
- 치명타 확률 7%
- 치명타 대미지 35%
- 관통 확률 14%
- 스킬 : 유령보 LV.2
- 스킬 : 초강격 LV.2
- 스킬 : 회전 치기 LV.2
- 스킬 : 나선 베기 LV.2
- 스킬 : 팬텀 오라 LV.2
처음에는 비슷했는데 몇 마리의 팬텀 솔저를 추가로 흡수하자 팬텀 솔저 LV.3의 옵션까지 가지고 올 수 있었다.
실질적으로 팬텀 솔저가 LV.3이면 저 정도 능력치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겠지.
생각보다는 옵션의 성장 속도가 느렸지만.
고작 3레벨이 저 수치라면.
확실히 해볼 만은 해.
하지만 문제가 한 가지 있었다.
그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아이템은 하나도 안 떨어지네요.”
“뭐 다 좋을 순 있나.”
팬텀 솔저를 제법 잡았는데도 불구하고 아이템은 하나도 드랍되지 않았다.
심지어.
“경험치도 안 들어오네요.”
비록 막타에 가까운 피가 얼마 남지 않은 팬텀 솔저를 잡았다고는 하나.
내 레벨은 155인데 반해 팬텀 솔저는 레벨이 최소 300대였다.
어떻게든 경험치가 들어와야 정상인데.
“흠, 그건 난감하네.”
테르타로스로 마무리를 했다가 경험치가 하나도 안 들어온다면 사냥하는 데 큰 문제가 된다.
반드시 르아 카르테로 쳐야 할 테니까.
“그거 끄고 켜는 기능은 없냐?”
“글쎄요. 기능 정지, 흡수 정지 이런 게 있어야 할 텐데.”
그러자 그때 테르타로스가 부르르 떨리면서 시스템 메시지가 울렸다.
《 테르타로스의 흡수 능력을 일시 중지하겠습니까? 》
《 흡수 능력을 중지시킬 경우 경험치와 아이템을 얻을 수 있습니다. 》
딱 원하는 시스템이네.
“역시 죽으라는 법은 없나 봐요.”
그리고 기능을 정지시킨 다음 팬텀 솔저를 잡자 그제야 경험치가 정상으로 들어왔다.
아이템 역시도 정상적으로 드랍이 되었고.
《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
《 LV.156이 되었습니다. 》
이게 얼마 만의 레벨업인지 모르겠네.
그렇게 레벨업 시스템 메시지를 감격스럽게 바라보자 재중이 형이 피식 웃었다.
“왜? 눈물이 나냐?”
“그럼 안 나겠어요? 오 개월 만에 업을 한 건데.”
“흠, 감상할 시간을 넉넉히 주고 싶은데 시간이 별로 없네. 팬텀 나이트가 잡히기 전까지밖에 시간이 없다.”
“네, 잘 알고 있어요.”
재중이 형 말대로 지금 주어진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최소한 이 테르타로스가 팬텀 나이트의 방어에 박힐 정도는 되어야 해.
그러기 위해서는.
“형, 부탁 좀 할게요. 최대한 많이 몰아다 주세요.”
“오케이. 어차피 여기 유저들도 없어서 신경 쓸 것도 없고.”
그 뒤로 계속 재중이 형이 주변에 있는 팬텀 솔저들을 연이어 몰아와서 죽기 일보 직전까지만 털어 주었다.
그러면 난 마무리를 해서 테르타로스에 흡수시켜 갔고.
《 테르타로스가 팬텀 솔저의 잔영에서 능력을 추출합니다. 》
《 테르타로스가 팬텀 솔저의 잔영에서 능력을 추출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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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텀 솔저 LV.45의 특성 중 일부 획득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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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텀 솔저 LV.125의 특성 중 일부 획득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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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텀 솔저 LV.251의 특성 중 일부 획득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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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중이 형이 워낙 빨리 몰아다줘서 그런지 팬텀 솔저의 특성 레벨도 엄청나게 치솟았다.
덕분에 흡수할 수 있는 옵션 수치 역시도 빠른 속도로 뛰어올랐고.
혹시 내가 레벨업하는 것만큼이나 많이 잡아야 하는 거라면 어쩌나 했는데 그렇게까지 많은 숫자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일단 경험치와 아이템을 포기하는 거니까 당연한 거려나?
그리고 상대적으로 팬텀 솔저보다 재중이 형이 강하다 보니 팬텀 솔저를 정리하는 게 어렵지도 않았다.
그리고 250대까지 오른 팬텀 솔저에게서 추출한 스탯은 정말 놀랄 만했다.
일반 몬스터가 레벨 250대면 얼마나 많은 스탯을 가지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고.
추출되는 스탯을 눈으로 확인 한 뒤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감탄했다.
《 추출 목록 》
- 근력 +45
- 민첩 +81
- 체력 +31
- 지력 +25
- 마력 +29
- 암흑력 +59
- 치명타 확률 17%
- 치명타 대미지 130%
- 관통 확률 25%
- 스킬 : 유령보 LV.7
- 스킬 : 초강격 LV.8
- 스킬 : 회전 치기 LV.5
- 스킬 : 나선 베기 LV.6
- 스킬 : 팬텀 오라 LV.7
솔직히…….
이건 좀 미쳤어.
자동적으로 고개가 돌아가면서 재중이 형을 불렀다.
“형. 이거…… 좀 과한 거 아니네요?”
“왜? 문제 있어?”
“네…… 문제가 있죠.”
그렇게 추출한 옵션들을 보여 주자 재중이 형의 미간이 바로 찡그러졌다.
보통은 저런 표정을 잘 안 짓는데.
정말 놀랐을 때나 한 번 지을까 말까한 표정으로 재중이 형이 날 바라보며 말했다.
“마신의 파편…… 이거 진짜 미쳤네. 몬스터 한 마리를 통째로 복사한 거랑 다름없잖아.”
재중이 형의 감탄에 나 역시 긍정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테르타로스로 올릴 수 있는 단순 스탯만으로도 내 156레벨의 기본 스탯을 뛰어넘었다.
250의 몬스터가 나보다 빠르고 강할 테니까 어쩌면 당연한 수치겠지만.
이게 내 손에 그대로 들어온다는 게 문제였다.
내 본 스탯을 그대로 두고.
그만큼 추가가 되는 거니까.
물론 몬스터 역시 아이템으로 보정되는 부분을 뺀 수치라 실제로 전투할 때의 스탯보다는 확연히 낮긴 해도.
분명히 기본 스탯이 높은 건 사실이었다.
“사기네.”
“사기죠.”
“크큭, 일반 몬스터만 해도 이 정도인데…… 네임드면…….”
그러면서 재중이 형이 저 멀리 한참 전투가 벌어지고 있을 제단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지금 팬텀 나이트를 제압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고 있을 것이다.
“형, 지금이면 가능할까요?”
250레벨급의 팬텀 나이트를 흡수한 테르타로스를 들어보이자 재중이 형이 크게 미소 지었다.
“네가 그거 들기만 해도 아마 레벨 300대에 근접할 거다. 박히겠냐? 안 박히겠냐?”
“……박히겠죠.”
“더 이상 말이 필요해?”
재중이 형의 확답에 나 역시 환하게 웃음이 나왔다.
“아뇨. 그럼 깽판 치러 가 보죠.”
그리고 바로 입맛을 다셨다.
과연 네임드는 어떤 맛일지.
한번 먹어 봐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