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757화 (747/1,404)

#757화 신의 손 (6)

베히모스 주니어와 가르가 주니어를 성장시킨다고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흘러 버렸다.

가만히 앉아서 아이템을 복사해 먹인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마력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요구되었다.

그래서 챠밍과 막내별을 비롯해서 마력이 많은 사람들은 모두 길드 건물에 남아 나를 도와주었다.

재중이 형과 이쁜소녀는 당연히 가르가와 베히모스 주니어의 주인이기에 자리를 떠나지 못 했고.

그사이 전사 형과 나르샤 누나만 따로 밖으로 나가 상황을 보고 오기로 해 자리에 없었다.

물론 우리도 가만히 앉아서 마력만 채우고 있던 건 아니었다.

재중이 형을 비롯해 모두가 업데이트 공지와 게시판, 공략 사이트, BJ들의 방송들을 두루 살펴보면서 앞으로 할 일들을 정리해 갔다.

일단 완료된 돌발 퀘스트.

《 돌발 퀘스트 : 신성 제국 제넨샤 수복 (완료) 》

- 오버된 베히모스를 퇴치하거나 제거해 신성 제국 제넨샤를 재건.

- 퀘스트 보상

『 신성 제국 제넨샤 통치권. 』

『 원정대 포인트 1000000 P 』

『 한계 돌파 강화석. 』

『 아다만티움 / 특수 제작 재료.

- 운석의 파편. 』

『 마족의 심장. 』

『 고대 마수의 심장. 』

『 +1강 확정 정제 강화석. 』

『 10강 무기 정제 강화석. 』

『 10강 방어구 정제 강화석. 』

- 퀘스트 보상은 기여도에 따라 산정되고 보상 개수가 변경됩니다.

그리고 주어진 돌발 퀘스트 역시도 완료가 되었다.

신성 제국 제넨샤의 통치권은 교황이 된 내게 자동으로 적용되었고.

원정대 포인트 역시 마찬가지.

다른 무엇보다 아다만티움을 하나 더 얻어서 이제 총 5개의 아이템을 가지게 되었다.

이거 의외로 잘 모이는데?

“생각보다 아다만티움이 잘 모이네요.”

그런 내 말에 재중이 형이 어이없다는 듯 웃어 버렸다.

“그거 하나 모으려면 피똥을 싸야 하는데 말이야.”

“음, 이번에 좀 고생하긴 했네요.”

하나같이 쉽게 모은 건 없었다.

안 쓰고 놔뒀기에 좀 모였을 뿐.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아직 아다만티움이라는 걸 구경조차 못 해 봤다.

세상에 존재는 하지만, 구하기 정말 빡쎈 아이템이니.

화련이 이걸 과연 구해 올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가 고개를 저었다.

돈으로 구할 수 있다면 몰라도 이건 어렵겠지.

“그거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

“신의 손을 구하면 정하려고요. 아, 그리고 새 사냥터에서 나오는 아이템들도 좀 봐야죠.”

현재 업데이트로 인해 사냥터가 많이 추가된 상황이었다.

시간도 꽤 많이 흘러서 이미 제국 내에 있던 유저들이 상당수 바깥으로 나갔다고 한다.

전사 형과 나르샤 누나가 밖에 나가 있는 이유도 정보를 모으기 위해서였고.

다시 퀘스트 보상을 보자 이번엔 마족의 심장과 고대 마수의 심장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들 중 심장 아이템이 없는 건 이쁜소녀, 나르샤 누나, 막내별 정도.

고대 마수의 심장은 베히모스니까 이쁜소녀에게 주면 될 테고.

근접용 심장이라 이쁜소녀에게는 꽤 좋은 편이니까.

펫과 함께 쓰면 시너지가 더 좋을 것이다.

“이거 받아.”

“어?! 제가 해요?”

이쁜소녀가 눈을 껌뻑거리면서 놀란 듯 날 바라보자 손에 고대 마수의 심장을 그대로 올려 주었다.

“펫하고 같이 쓰면 좋을 거야.”

“잉, 부담 백배에요.”

“어차피 다 하나씩 있어야 해. 넣어놔. 그리고 또 잡으면 되니까.”

“네엡!”

마족의 심장은 나르샤 누나에게 주면 되려나?

막내별에게 주기 애매한 건 막내별은 회복 위주라 마족의 심장과 겹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혹시나 될까 싶어서 막내별에게 마족의 심장을 줘 봤는데.

“힐 계열 마법들은 전부 못 쓰네요.”

“역시…….”

이건 어쩔 수 없으려나.

마족이 힐을 쓰는 건 못 봤으니까.

“할 수 없네요. 나중에 다른 심장을 구해 드릴게요.”

“지금도 괜찮은 걸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심장 종류가 있어야 마력을 충분히 쓸 수 있었다.

힐을 담당하는 막내별은 더 그렇고.

그 와중에 내게 시스템으로 퀘스트가 하나 떠올랐다.

응?

갑자기?

잠시 고개를 돌려 재중이 형을 보자 재중이 형 역시 나와 같은 것을 발견했는지 시스템을 살피는 모습이었다.

“형도 왔어요?”

“어, 이거 원정대 보상이네.”

그리고 시스템을 열어서 확인해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받으면 돼. 이번 원정대 순위에 따라서 보상하는 모양이니까.”

“형은 몇 등이에요?”

“나? 3등.”

“3등인가요?”

흐음.

왜 3등이지?

지금까지 활약을 보면 1등 아니면 2등일 텐데…….

“넌?”

재중이 형의 말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시스템을 열어 보고는 곧 1등이라는 걸 확인했다.

“음, 뭐 저는 그냥 1등이네요.”

“요~ 얄미운 녀석. 아주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구만.”

그러면서 재중이 형이 헤드락을 걸어 내 머리를 조이자 두 손을 들어 항복해 버렸다.

“그런데 누가 2등이죠?”

당연히 드는 의문.

혹시 챠밍이려나?

아니면 이쁜소녀?

고개를 돌려 챠밍과 이쁜소녀를 바라봤는데 둘 다 고개를 저어버렸다.

“전 5등이에요.”

“음, 전 6등!”

이번엔 또 4등이 비네…….

막내별 역시 고개를 저었다.

자신도 아니라는 듯.

그리고 전사 형과 나르샤 누나도 연락해 봤지만 여전히 2등과 4등이 비었다.

순위를 본 재중이 형이 잠시 생각하더니 추측으로 말했다.

“아마 연이나 니아겠지.”

“혹시 마족의 무기를 가지고 있어서인가요?”

“뭐 그렇지 않을까? 봉인을 죄다 푼 것도 있을 테고.”

“그럼 봉인 쪽이겠네요.”

우리와 그들의 차이점을 굳이 꺼내면 봉인지를 푼 것밖에 없었다.

“생각보다 점수를 후하게 받았나 보네요.”

“그러게. 월드 네임드를 잡은 걸로는 좀 부족하네.”

실상 월드 네임드가 제일 힘들었는데.

점수 기준이 좀 애매하긴 했다.

아마 내 쪽은 교황이 되어서 그런지 큰 이변 없이 1등을 한 것 같았고.

1등 보상은 꽤 화려했다.

각종 강화석부터 시작해서 구하기 힘든 아이템들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와 있었다.

아다만티움을 포함해서.

『 아다만티움 / 특수 제작 재료.

- 운석의 파편. 』

“하나 더 추가요.”

이로써 6개째인가.

그리고 재중이 형 역시도 아다만티움을 받을 수 있었다.

“오, 3등도 주잖아?”

그 말은 연도 아다만티움을 받았다는 말인데…….

5등은 없는 걸 봐서는 4등도 없을 수도 있겠고.

그 밖에 가르시아 제국 작위라던가 하는 보상이 있는데 이미 공작인 상태라.

다른 유저들이야 작위를 받으면 좋아하겠지만.

내게는 크게 의미가 없었다.

“이번 원정대 보상은 생각보다 별것 없네요.”

“크큭, 아마 너만 그렇게 생각할걸?”

“전 발루딘 같은 무기라도 하나 준다고 생각했거든요.”

“그건 너무 나갔네.”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나.

강화석을 좀 많이 받은 걸로 위안을 삼으며 자리에 일어섰다.

“그럼, 이제 신의 손을 찾으러 가죠?”

“지하 성당 말이냐?”

“네, 펫 문제도 해결했으니 더 걸리는 게 없네요.”

원정대 포인트 1위로 보상도 잘 받았고.

돌발 퀘스트 역시도 다 해결했다.

남은 건 하나.

연이 결국은 얻지 못하고 남겨진 신의 손.

이것까지 얻어야 해.

그러려고 그 노력을 해서 신성 제국을 손에 넣은 거니까.

“오케이. 전사하고 나르샤 들어오라 해야겠군.”

잠시 뒤 전사 형과 나르샤 누나가 길드 건물로 들어왔다.

“휴, 밖에 사람 너무 많네. 돌아다니기도 힘들어. 얼마나 빡빡하게 모였는지…….”

“그렇게 많아요?”

“어, 제국에서 싹 몰려온 모양이다.”

중간에 듣기로 기존의 암흑 지대가 사라지면서 중간에 지키고 있던 네임드들도 모두 흩어진 상태였다.

거리만 빼면 신성 제국으로 유저들이 넘어오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아, 맞다. 베히모스 같은 월드 네임드들은요?”

보통 점검이 끝나면 네임드가 다시 생성이 되었다.

리젠 타임과 상관없이.

나와 있다면 유저들을 그냥 두진 않았을 텐데.

이렇게 유저들이 바글바글할 정도로 모였다면 월드 네임드가 활동을 안 했다는 말인가?

“그게 봉인지가 다시 생겼다는데?”

“그래요?”

“어, 봉인을 풀지 않으면 아마 당분간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

“혹시 마족의 무기를 또 주지는 않겠죠?”

“설마 그러겠냐만은.”

“일단 안심이네요.”

당장 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월드 네임드들이 날뛰기 시작하면 이전의 난리가 재현될 것이다.

“그렇게 안심할 건 아니고. 벌써 월드 네임드 좀 잡아보겠다고 나서는 인간들이 있으니까. 그만큼 당했는데 분수도 모르고 말이야.”

“휴, 피곤하게 만드네요.”

이번에도 두 월드 네임드를 싸움 붙여서 잡은 거지.

실제로 다시 잡아야 하면 개고생이다.

“말린다고 안 할 놈들도 아니고. 조용할 때 우린 우리대로 빨리 정리하자고.”

“네, 가죠.”

* * * * *

신성 제국 한가운데 있는 지하 성당.

돌아다니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다.

아무 방해도 없었으니.

그렇게 우리 팀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입구를 찾았는데 멀리서 이쁜소녀가 손을 들어 올렸다.

“오빠! 여기예요!”

그러자 우르르 이쁜소녀의 옆으로 달려가자 바로 시스템 메시지가 나왔다.

《 신성 제국 제넨샤의 지하 성당 비밀 통로입니다. 들어가시겠습니까? 》

바로 전사 형이 듀라한 쉴드를 들고 앞으로 나섰다.

“먼저 들어갑니다.”

연도 그렇게 힘들게 지하 성당을 공략했었는데 안에 뭐가 있는진 아무도 모른다.

전사 형은 혹시나 모를 위험에 대비해 우리 앞에 서서 비밀 통로로 입장했는데.

여기서 변수가 발생했다.

터엉!

마치 뭔가의 투명한 벽에 걸린 듯 전사 형의 몸이 뒤로 튕기듯 뒤로 밀려났다.

“크윽, 뭐야?”

그리고 다시 한 번 진입을 시도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뒤로 튕겼다.

“……와, 이것 봐라?”

다시 시도하려는 전사 형의 어깨를 재중이 형이 잡고 말렸다.

“그만. 뭔가 아닌가 보다.”

잠시 고민하던 재중이 형이 몸을 앞으로 밀었는데, 역시나 재중이 형마저 바깥으로 튕겨나왔다.

“흐음, 이런 식이다 이거지?”

그리고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주호, 네가 해봐.”

“네.”

재중이 형과 전사 형 모두 튕겨냈다면.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일 터.

조심스럽게 내가 몸을 비밀 통로에 들이밀었는데.

스윽.

아무렇지도 않게 몸이 통과되면서 비밀 통로 반대편으로 몸이 이동했다.

“전 되네요.”

“흐음, 너 말고는 못 들어가게 되어 있네.”

“교황?”

“어, 교황만 가능한 모양이다.”

“꽤 당황하게 만드네요.”

안에 뭐가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데 혼자라…….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안쪽으로 몸을 돌렸다.

“할 수 없죠. 저 혼자 들어가 볼게요.”

“조심하고. 여차하면 그냥 튀어나와.”

“네. 그럼 갑니다.”

걱정스럽게 내게 외치는 챠밍과 이쁜소녀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통로를 따라 좀 더 들어가자 어디론가 지하를 향해 몸이 계속 낮아지는 걸 느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공동이 나오면서 빛이 환하게 터져 나왔다.

큭. 실수다.

이쪽도 신경 썼어야 했는데.

어두운 곳에서 갑자기 이렇게 빛이 터지면 앞이 하나도 안 보이게 된다.

눈이 안 보이자 바로 감각이 정면을 빠르게 훑기 시작했다.

그런 감각에 무언가 걸려들었다.

이건…….

사람?

크기와 파장이 딱 사람의 그것과 유사했다.

적어도 괴물은 아니어서 다행인 건가.

그때 정면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감고 있기에 더욱 잘 들리는.

그런데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그 목소리에 순간 귀를 의심했다.

어떻게……?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