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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751화 (741/1,404)

#751화 알 모으기 (10)

“형, 저놈 너무 쉽게 죽은 거 아니에요?”

“뭐 이미 체력이 다 달아있었겠지. 베히모스를 두고 급하게 내뺀 걸 보면 거의 체력이 한계까지 떨어져 있었을 거야.”

그러고는 재중이 형이 좀 전에 화염과 얼음의 새와 부딪힌 곳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조금 다른 말을 했다.

“아니면, 그 새들이 생각 이상으로 강했다던가.”

가르가가 분신처럼 불러낸 녀석들이라…….

화력 자체가 강했다면 안 그래도 방어가 약해진 가르가에게 충분한 대미지를 줄 수도 있었을 터.

“어느 쪽이든 나쁘지 않네요.”

체력이 다해서 죽었든.

분신이 강해서 죽었든.

추락 대미지에 죽었든.

지금 잡은 것은 사실이니까.

“빨리 회수하고 도와주러 가죠.”

여기는 상황이 끝났지만 아직 베히모스 쪽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전사 형이 베히모스를 붙들어 놓고 버텨준다고는 하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는 상태라 빨리 가서 도와줘야 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베히모스가 그대로 도망가 버리는 경우다.

다 잡아놓고 놓치는 건 있을 수 없지.

“내가 회수할 테니. 넌 먼저 도와주러 가.”

“네, 그럼 좀 부탁해요.”

대화를 마치기 무섭게 재중이 형이 아퀼라스 주니어에서 지상으로 확 떨어져 내렸다.

정말 겁도 없어.

이 높이에서 그냥 떨어져 내리는 걸 보면.

물론 페가수스를 불러내 중간에 편하게 내려가긴 했지만.

그런 재중이 형을 뒤로 하고 바로 전사 형이 맡고 있는 베히모스 쪽으로 날아갔다.

“전사 형! 저 왔어요!”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전사 형은 베히모스의 과격한 공격을 가까스로 막아낸다고 정신을 온전히 탱킹에만 집중하는 중이였다.

특히 히드라 주니어가 전사 형 주변에서 계속 스톤 필드와 스톤 브레스를 날려  주면서 베히모스의 발을 묶어 두었다.

그와 반대편에서는 이쁜소녀 역시 베히모스에게 열심히 타격을 집어넣으며 전사 형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시선을 분산시켰다.

막내별은 전사 형 옆에 착 붙어서 전사 형이 한 번에 쓰러지지 않도록 조절을 잘 해주었고.

챠밍과 나르샤 누나는 외곽을 돌면서 베히모스가 한 번에 돌아보지 않을 정도만 대미지를 누적시키는 중이었다.

다들 잘하고 있네.

그사이에 밀리거나 놓쳤으면 어쩌나 했는데 그런 우려는 바로 집어넣었다.

아퀼라스 주니어로 내려서자 챠밍이 바로 달려왔다.

“오빠! 시스템 메시지 봤어요!”

“어, 이미 잡고 왔지. 그 녀석 거의 다 죽어 가는 녀석이더라고. 한 대 치니까 픽 하고 쓰러지던데? 그런데 베히모스는 생각보다 체력이 많은가 보네.”

“네, 계속 딜을 넣고 있는데 안 죽어요.”

“흐음, 그럼 슬슬 죽을 때가 됐으려나?”

가르가가 약한 건지.

이 녀석이 강한 건지 모르겠네.

아니면 방어력과 체력의 차이인가?

월드 네임드 셋을 다 따로 두고 보면 히드라가 방어나 체력은 제일 강할 것이다.

베히모스는 방어력과 체력 모두 좋은데다가 공격력 역시 마찬가지.

그리고 가르가는 공격력만 센 쪽에 가깝겠지.

녀석의 하늘에서의 기동력을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 형편성이 맞아 들어간다.

“용케 잘 막고 있네.”

지금 전사 형이 듀라한 쉴드로 겨우 베히모스의 삼중 속성이 걸린 공격을 빗겨 쳐내고 있었다.

방패 상태를 보면 오래는 못 버티려나.

너덜너덜한 걸 보면 손상이 제법 크게 난 것 같았다.

“더 기다리면 안 되겠네. 나도 들어갈게.”

그리고는 곧장 르아 카르테와 발루딘을 꺼내들었다.

아마 베히모스의 체력 역시 그렇게 많이 남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확실히 죽여야 해.

【 고대 마수의 심장 (베히모스)! 】

【 헤이스트! 】

【 용병왕의 분노! 】

【 트리플 캐스팅! 】

【 오러 블레이드 - 암속성! 】

【 오러 블레이드 - 광속성! 】

【 오러 블레이드 - 화속성! 】

【 시간의 서! 】

【 오러 블레이드 - 뇌속성! 】

【 오러 블레이드 - 풍속성! 】

【 오러 블레이드 - 독속성! 】

“챠징하고 기다려! 신호하면 알지?”

“네!”

모든 스킬을 불러내고는 챠밍에게 말한 뒤에 전사 형의 측면으로 달려 나갔다.

“어?! 왔냐?”

“네, 최대한 빨리 끝내 볼게요. 챠밍도 준비 중이에요.”

“알았다. 그럼 녀석이 못 움직이게 붙들어 놓는다.”

전사 형이 다시 베히모스의 시선을 끄는 동안 옆으로 돌아서 이쁜소녀에게로 다가갔다.

“오빠!”

“따라와! 한 번에 녀석을 잡는다!”

“네엡!”

【 아퀼라스 주니어 소환! 】

곧장 이쁜소녀를 태워 그대로 날아올라 베히모스의 위로 올라갔다.

현재 베히모스의 네 다리에는 엘레멘탈 브레스에 맞먹는 특이한 능력이 걸쳐져 있었다.

실수라도 해서 스치기라도 하면 이쪽이 손해지.

그럴 바에는 아예.

공중에서 녀석의 등에 올라타는 편이 나았다.

적어도 이쪽은 저 엘레멘탈 공격에 당하진 않을 테니까.

“먼저 간다!”

바로 공중에서 떨어지면서 르아 카르테와 발루딘으로 베히모스의 등을 내려찍자 베히모스의 등이 움푹 찍혀 나갔다.

푸욱!

크허엉!

여기까진 오케이.

육 중첩된 오러 블레이드라 확실히 베히모스의 방어도 뚫어낼 수 있었다.

이 상태로 한 번 더!

촤아악!!

십자 형식으로 베히모스의 등을 가르며 긁어내자 녀석의 방어벽이 완전히 찢겨나가는 것이 보였다.

이러면 지금부터는 이쁜소녀의 몫이다.

“좋아. 내려와!”

내가 자리를 잡자 이번엔 이쁜소녀가 공중에서 뛰어내렸다.

“이얍!”

【 광화! 】

무거운 토르와 함께 떨어져 내리며 강력한 한 방을 베히모스의 등에 선사했다.

【 헤븐즈 스트라이크! 】

파지지직!!

콰아앙!

크어어엉!

찢긴 방어벽 사이로 뇌전이 파고들어서 그런지 베히모스가 이전보다 훨씬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러 댔다.

“계속해!”

나도 등을 뛰어다니며 계속 르아 카르테와 발루딘으로 녀석의 등을 찢어 냈다.

용병왕의 분노로 계속 대미지가 올라간 탓에 이젠 거의 터져나가는 수준이었고.

원래라면 같은 자리를 계속 찢어도 되지만.

이쁜소녀의 헤븐즈 스트라이크가 광범위하게 대미지를 주려면 이쪽의 조합이 지금은 더 나을 것이다.

【 헤븐즈 스트라이크! 】

【 헤븐즈 스트라이크! 】

.

.

이쁜소녀가 필살기를 연달아 갈겨 넣자 베히모스의 등이 마치 밤하늘의 별이라도 된 것처럼 환하게 번쩍였다.

당연히 베히모스의 억센 비명이 이어졌고.

그렇게 이쁜소녀의 헤븐즈 스트라이크가 계속 터져 나가다 어느새 걸려 있던 광화가 사라져 버렸다.

“오빠! 끝났어요!”

“오케이! 우리 빠지자!”

그리고는 나와 이쁜소녀가 동시에 베히모스의 등에서 뛰어내리면서 외쳤다.

“챠밍! 날려!”

“네!!”

우리가 공격을 하면서 베히모스를 넝마로 만들어 놓는 동안 복사본 마누스로 차징을 하던 챠밍이 마법을 쏟아냈다.

【 엘레멘탈 브레스! 】

그리고 연이어.

【 리셋 스킬! 】

【 엘레멘탈 브레스! 】

여기서 또 한 번 더.

【 시간의 서! 】

【 엘레멘탈 브레스! 】

챠밍의 손을 떠난 무려 세 번의 엘레멘탈 브레스가 연달아 날아가 베히모스의 몸을 강타했다.

콰지지직!

쐐애애액!

화르륵!

뇌전과 화염이 폭풍처럼 몰아치면서 베히모스의 몸을 폭파시켰고 이 폭격에 베히모스가 자리에서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쿠어어어!!

그렇게 베히모스가 무너지면서 흐릿하게 변하더니 곧장 죽음의 빛으로 변해 사라져 버렸다.

《 월드 네임드, 미지의 고대 마수 베히모스가 사망했습니다! 》

베히모스가 사라지자 전사 형이 전방에서 가장 기뻐하면서 자리에 주저앉아 두 손을 힘 있게 들어올렸다.

“으아! 드디어 잡았다아!”

전사 형이 삼중으로 된 엘레멘탈 공격을 홀로 막는다고 개고생했지.

이쁜소녀도 역시 사라진 베히모스를 보면서 환호했다.

“우와! 이겼어요!”

챠밍, 나르샤 누나, 막내별 역시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이것으로 오버된 월드 네임드만 무려 세 마리째.

히드라, 가르가, 베히모스를 싹 다 잡아내며 위협을 완전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어느새 재중이 형도 다가와 미소 지었다.

“이야, 이놈을 그새 잡았어?”

“네, 베히모스도 체력이 그렇게 많이 남진 않았더라고요.”

“하긴 네임드들끼리 그렇게 서로 치고 박았으니. 덕분에 거의 공짜로 해먹었네.”

원래라면 오버된 히드라를 잡았을 때처럼 있는 능력을 다 끌어다가 싸워야 겨우 잡을까 말까인데, 베히모스와 가르가는 상대적으로 손쉽게 잡아 버렸다.

“일단 드랍템부터 챙기라고. 곧 소식을 듣고 몰려들 거다.”

곧장 베히모스가 사라진 곳으로 가보니 드랍템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딱 하나였다.

『 ?? 』

설명에 물음표만 있는 삼색의 크리스탈의 아이템.

이건 베히모스의 알이겠지.

그리고 재중이 형이 하나의 아이템을 꺼내보였다.

『 ?? 』

화염과 얼음의 색이 모여 있는 크리스탈.

“그건 가르가겠죠?”

“아아, 그렇겠지.”

이 녀석들을 봉인 해제하려면 각각의 심장들이 필요했다.

『 고대 마수의 심장 (베히모스) 』

『 고대 마수의 심장 (가르가) 』

이대로 심장이 없어진다는 사실 자체가 아깝긴 해도.

그보다 더 좋은 녀석들이 나오니까.

물론 이 녀석들을 지금 이 자리에서 풀어볼 생각은 없었다.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괜히 피곤해질 테니.

“아, 저것도 있네요.”

『 아다만티움 / 특수 제작 재료.

- 운석의 파편. 』

그거도 하나가 아니라 무려 두 개.

이전에 오버된 히드라를 잡고 나온 것까지 치면 벌써 세 개나 된다.

미리 가지고 있던 두 개 중에 하나는 써버렸으니 이렇게 되면 내 수중에 있는 아다만티움은 모두 네 개.

다른 말로 영웅의 무기 급을 네 개나 더 만들 수 있다는 뜻이었다.

“형, 오버된 월드 네임드만 잡고 살까요?”

“크큭,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 뭐, 다음에도 오버를 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재중이 형 말대로 이젠 유저들이 이렇게 대놓고 죽어 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완전히 오버가 되어 있는 상태라면 모를까.

성장하고 있는 네임드에 들이받는 일이 얼마나 미친 짓인지.

다들 몸으로 때워봐서 잘 알고 있으니까.

확실히 잡을 능력이 안 되면.

아예 손도 대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그만큼 오버를 시키기 어렵다는 뜻이고.

몬스터들도 마찬가지.

유저들이 자리를 잡고 사냥을 하기 시작하면 이제부터 주변에 있는 몬스터들이 씨가 마를 터.

돌아다니는 네임드도 잡는 마당에 남는 몬스터가 있을까.

그만큼 월드 네임드가 성장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 된다.

“슬슬 여기도 정리해야겠네요.”

“아아, 그래야지.”

오버된 월드 네임드까지 쓸어 버린 이상.

우리는 더 이상 여기서 얻을 만한 게 없었다.

“마지막으로 가져가야 할 게 있지.”

“신의 손 말이죠?”

“그래,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만. 일단 얻고 보자.”

신성 제국 지하 성당에 있다는 정체 모를 아이템.

전에는 연이 신성 제국을 잡고 있어서 들어갈 수 없었지만.

이젠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신성 제국부터 먹죠.”

오버된 베히모스가 머물고 있던 이 곳.

신성 제국이 지금은 주인이 없는 땅이 되었다.

먼저 먹는 자가 임자라는 뜻이고.

그렇게 아이템을 수거한 뒤 우리 팀 모두 곧장 신성 제국의 중심부를 향해 빠르게 뛰었다.

그리고 원래는 부활지가 있어야 하는 장소로 가 파괴된 하르 기둥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먼저?”

재중이 형에게 물으니 재중이 형이 어깨만 으쓱했다.

“일단 네가 해 봐. 어차피 조슈아를 대리로 내세워서 이전해야 하니까.”

“흐음, 그렇다면야.”

곧장 하르 기둥에 손을 대자 환한 빛과 함께 시스템 메시지가 올라왔다.

《 신성 제국 제넨샤의 주인이 없습니다. 》

《 신성 제국 제넨샤를 소유하시겠습니까? 》

아예 소유하는 시스템인 건가.

지금 이건 단순히 다른 NPC가 소유하는 곳에 가서 직위를 받는 것과는 완전 다른 이야기였다.

연은 소속이 되긴 해도 완전히 제국을 가지지는 못 했으니까.

그냥 해보지 뭐.

허락을 누르자 시스템 메시지가 다시 울렸다.

《 주호 님께서 신성 제국 제넨샤의 교황의 직위를 얻습니다. 》

그리고 이 시스템 메시지는 전 서버로 알려졌다.

하.

이젠 공작도 모자라 교황인가?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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