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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669화 (659/1,404)

#669화 가짜 무기 (6)

재중이 형의 괴물이라는 말에 마주보고 웃어준 뒤 복사본인 르아 카르테 D와 E를 챠밍의 양손에 올려주었다.

“으음, 조금 어색해요.”

챠밍은 두 개의 검을 들어본 일이 한 번도 없기 때문에 많이 어색한 모양.

줄곧 스태프만 들어왔던 챠밍에게는 많이 생소한 일일 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있으면 익숙해질 거야. 그리고 이걸 들고 직접 싸우는 건 아니니까.”

내 말에 챠밍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한 번 해볼게요.”

그리고 몇 번 르아 카르테들을 휘둘러보더니 곧장 적응이 되는지 신나게 검을 휘둘러댔다.

그걸 본 재중이 형이 다시 피식 웃어보였다.

“야, 쟤 의외로 소질 있는 거 아니냐?”

두 개의 검을 휘두르는데도 손이 엇박자가 나지 않고 휘두르고 있으니 하는 말이었다.

“정말, 그러네요.”

솔직히 나도 좀 놀라긴 했다.

물론 휘두르는 속도가 좀 올라가니까 좀 엉키긴 했는데.

그래도 처음 휘둘러서 저 정도면 재능이 있는 것이 맞았다.

“쟤들 격수로 키워야 했나?”

그 말에는 그냥 어깨만 으쓱해보였다.

지금 와서는 힘든 일이지.

이미 마법사 포지션에 익숙해져 있기도 하고 굳이 바꿀 이유도 없었다.

챠밍도 한참을 휘둘러보고는 내게 미소지으면서 말했다.

“생각보다 재밌어요.”

“재밋다니 다행이야. 그래도 그걸로 타격은 안 되는 거 알지?”

“네, 잘 알고 있어요. 부딪히지 말고. 마법만 맞죠?”

“응, 내구도가 엉망이니까.”

그때 챠밍이 생각나는 것이 있는지 내게 물었다.

“아, 오빠. 이거 다른 유저들 앞에서는 보여주면 안 되겠네요?”

“으음, 그런가?”

생각해보니 챠밍의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옆에 재중이 형을 바라보자 재중이 형이 잠시 생각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뭐, 당분간 유저들하고 마주칠 일은 없을 테니까. 그래도 르아 카르테가 여러 개라는 건 문제가 있겠네.”

재중이 형도 챠밍의 물음에 수긍하는 것 같았다.

그런 재중이 형에게 챠밍이 다시 물었다.

“어떻게 숨길 방법은 없을까요?”

“흐음, 글쎄다. 나중에 로브라도 뒤집어 써야 하나?”

장난스럽게 말하는 것을 봐선 딱히 들키는 것에 큰 의미는 부여하지 않는 듯한 모습.

“들키면 어쩔 수 없겠지. 구더기 무섭다고 장 안 담글 수는 없지 않나.”

재중이 형 말에 나와 챠밍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네, 그럼 편하게 쓸게요.”

궁금해 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매번 숨겨가면서 사냥을 할 수는 없는 법.

그때 전사 형이 의외의 말을 꺼냈다.

“드워프 왕이 어떻게든 해주지 않겠습니까? 이를 테면 무기 모양을 바꿔준다든지.”

“흐음, 그건 꽤 흥미로운 말이군.”

재중이 형도 전사 형의 의견에 관심을 보였다.

“좋아, 어차피 카르바할도 한 번 봐야 하니까. 나중에 들려보자.”

결정이 난 후, 이번에는 막내별의 무기를 제작하기로 했다.

“특별히 원하는 옵션이 있어요?”

내 물음에 막내별이 잠시 고민하고는 대답했다.

“회복량이 좀 더 늘었으면 좋겠어요. 요즘 좀 간당간당해서. 전사 님 따라 다니려면 정말 아슬아슬할 정도로 플레이했거든요. 그러니까 신성력이 높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건 어렵지 않죠.”

공격을 하지 아니니까.

어차피 마력 흡수는 별 의미가 없을 테고.

치명타와 관련된 스킬도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다.

관통 역시 마찬가지.

“생각보다 선택지가 많아지네요.”

극공을 추구해야 하는 챠밍과 다르게 막내별의 옵션의 선택지는 상당히 넓었다.

그럼 조금 더 옵션 쪽으로 붙여볼까?

『 +15 르아 카르테 / 마법 증폭 47 (27+20)

- 신성력+60

- 지력+40

- 마력+40

- 마력 회복+30

- 격뇌- 광역 스턴

- 블링크

- 은신

- 광화 』

이건 힐러용 F 버전.

막내별은 챠밍과 완전 다른 방향으로 옵션을 잡았다.

극회복.

이쪽은 신성력과 지력을 올리는 선택이 최선이겠지.

그리고 챠밍과 다르게 마법 공격 쪽으로는 힘드니까 아예 마력 흡수를 빼버리고 마력량과 마력 회복에 집중했다.

자체적으로 회복을 해야 하니.

광역 스턴은 혹시나 모를 위험에 대비할 최후의 보류였고.

아무래도 전사 형을 따라다니면서 위험한 순간이 자주 올테니까.

그리고 블링크와 역시 마찬가지.

발이 상대적으로 느리기 때문에 이런 옵션들은 필수였다.

은신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때.

반드시 필요할 터.

광화는 정말 마지막에 체력이 다달으면 딱 한 번은 목숨을 살려줄 것이다.

“방패는 드실 거죠?”

“네, 전사 님 근처에서 바로 힐을 넣어주려면 필수에요. 아, 바로 스위칭 해서 쓰면 되니까 한 자루만 더 부탁해도 될까요?”

“어렵지 않죠.”

이건 여차하면 두 자루를 들어서 힐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말이었다.

그럼 순간적으로 신성력이 120, 지력이 80이 쭉 올라가게 될 테니.

아마 힐량이 폭발적으로 늘지 않을까.

무기 역시 기존에 쓰던 스태프와는 완전히 달랐다.

무려 15강짜리 지팡이를 두 개 들고 힐을 하는 것과 다름없으니까.

“저 잠시 실험해봐도 될까요?”

“물론이죠.”

막내별이 두 개의 무기를 양손에 쥐더니 전사 형을 불렀다.

“전사 님도 잠시만 도와주세요.”

지켜보던 전사 형이 후다닥 달려와서 옆에 섰다.

그리고 막내별이 날 보면서 말했다.

“전사 님 체력 좀 빼주세요.”

“어렵지 않죠.”

그리고 르아 카르테를 들고 전사 형에게 접근하자 전사 형이 웃픈 표정을 지었다.

“살살해.”

“네네, 아프지 않게 해드리죠.”

그대로 몸빵을 하는 전사 형의 체력을 바닥까지 깎아버리고 막내별을 보자 막내별이 힐을 걸었다.

【 힐! 】

가장 기본 스킬인 힐.

하지만 결과는 이전과 확연하게 달랐다.

“어머?”

“우와.”

“세상에.”

챠밍과 이쁜소녀, 나르샤 누나 할 것 없이 방금 일어난 일에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나나 재중이 형, 전사 형도 깜짝 놀라긴 마찬가지.

뭐?

힐량이 기존의 다섯 배나 된다고?

전사 형도 어이가 없는지 비명과도 같은 감탄은 했다.

“와, 개 사기. 이게 진짜 나올 수 있는 수치야?”

얼마나 놀랐으면 전사 형이 이런 말을 할까.

네임드 무기의 마력 증폭을 그대로 가져온 15강 무기 두 개.

신성력 대폭 증가.

지력 역시 대폭 증가된 힐은 이전의 힐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렇게 힐을 몇 번 하지도 않았는데 불구하고 전사 형의 체력이 거의 끝까지 차올랐다.

재중이 형도 이건 놀랐는지 한껏 미소지었다.

“전사 피가 적은 것도 아닌데 풀피가 순식간이군.”

그런데 이번에는 막내별이 뭔가를 보고 놀랐는지 감탄을 흘렸다.

“아! 마력이...!”

마력이?

“저, 마력 거의 다 돌아왔어요.”

“방금 힐을 연달아 썼는데 벌써요?”

“네, 마력 회복이 높아서 금방 차올라요. 이러면 힐을 계속 써도 부족하지 않을 것 같은데.”

이건 진짜 사기네.

전사 형도 그걸 보더니 한껏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 나 마음대로 날뛰어도 되는 건가요?”

“네, 제가 옆에 있으면. 아, 그리고 방패를 들면 지금보다는 좀 못할 거예요. 아마 세 배쯤 나오려나?”

“그 정도만 해도 충분합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챠밍이 내게 다시 물었다.

“오빠, 저 옵션 조금만 조정해도 될까요?”

“응?”

“저 수준의 힐량이면 제가 힐을 안 해도 될 것 같아서.”

“아! 이해했다.”

챠밍의 말은 자신의 복사본에서 신성력을 빼달라는 말이었다.

기존에는 힐량이 부족한 상황에 챠밍과 막내별이 동시에 힐을 넣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누군가는 누워버릴 테니.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막내별 혼자서도 충분히 전체를 커버할 정도의 힐량과 회복량을 가지고 있으니까.

“아, 대인 공격하고, 은신도 빼주셔도 돼요.”

“은신을?”

대인 공격은 당분간은 크게 의미가 없으니 뺀다고 쳐도, 은신이라.

“전 심장으로 블링크가 초기화 될 테니 크게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오케이, 그럼 그렇게 하자. 어떤 걸 추가로 넣어줘?”

세 자리가 빠지면 옵션에 좀 더 여유가 남지.

“지력요, 그리고 마력이 더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럼 트리플 캐스팅을 써도 마력이 부족하지 않을 거예요.”

기존에는 트리플 캐스팅에 항상 마력이 중간에 모자라 계속 마력을 옆에서 불어 넣어줘야 했다.

그런데 이젠 그런 제한도 사라진다는 말.

마력만 충분해지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트리플 캐스팅을 구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도 무서운데 더 무섭게 옵션이 올라갔다.

완전 공격력에 몰빵하는.

『 +15 르아 카르테 / 마법 증폭 47 (27+20)

- 지력+40

- 마력+40

- 암흑력+60

- 마력 흡수 15%

- 치명타 확률 35%

- 치명타 대미지 750%

- 관통 확률 60%

- 악마형 피해 600% 추가 』

『 +15 르아 카르테 / 마법 증폭 47 (27+20)

- 마력+40

- 암흑력+60

- 마력 흡수 15%

- 치명타 확률 35%

- 치명타 대미지 750%

- 관통 확률 60%

- 마력 봉인.

- 회복 불가. 』

불필요한 옵션을 줄이고 지력과 마력을 추가로 올린 뒤, 챠밍 역시 트리플 캐스팅으로 스킬을 써봤는데.

콰아앙!

쿠아앙!

우르릉!

챠밍의 스킬에 성 지하 연무실이 통째로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리자 모두들 깜짝 놀라 입이 쩌억 벌어졌다.

약한 스킬로만 썼는데도 이 정도라고?

“사기...”

“얘는 이제 어떻게 안 되겠다.”

“유저 수준에서 건들 단계는 한참 지나갔어.”

이쁜소녀, 전사 형, 재중이 형이 동시에 감탄하는 모습을 보고는 챠밍이 부끄러운지 수줍게 고개를 돌렸다.

정말.

내가 엄청난 일은 했구나.

무기가 바뀐다고 이 정도까지 바뀔 줄은.

이 정도 위력이라면 오러도 절대 부럽지 않았다.

아니, 대단위 전투에서는 절대 오러로도 이런 화력은 내지 못할 것이다.

지금 영웅의 무기를 두 개나 들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

챠밍의 저 화력을 보고는 확신했다.

이건 드러나면 진짜 곤란할 지도.

최소한 숨기거나.

재중이 형 말대로 로브를 뒤집어 쓰고 다녀야 한다.

“아무래도 진짜 드워프 왕을 만나봐야 할 것 같아요.”

* * * * *

곧장 드워프 왕을 찾아서 예전의 그 레릭 왕국 터를 찾아갔다.

폐허로 변해 완전히 망해버린 레릭 왕국이라...

그곳에서는 작지만 다시 드워프 들이 모여서 작은 마을 이루고 있는 중이었다.

고대 드워프 왕이 죽자 적대 상태는 이미 풀려 있었으니.

마리아 가르시아가 추가로 적대를 하면 또 모를까.

레릭 왕국이 내게 소속되어 있는 이상 드워프들은 건들 순 없는 일이 된다.

유저들도 적대 상태가 아닌 드워프들을 공격하면 아무래도 문제가 되니까.

그렇게 재건이 되어가는 레릭 왕국 안으로 들어가 카르바할을 찾다보니 드워프들과 함께 지하 무덤을 새로 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카르바할.”

『 오, 주호 공작. 내 부탁을 들어주어서 고맙소. 』

카르바할이 드워프 왕국을 되찾게 해준 1등 공신이 나니까.

그리고 메인 퀘스트의 완료와 함께 보상이 전부 들어왔다.

뭐 이건 원래 받아야 하는 거니 특별할 것도 없고.

카르바할에게 진짜 볼 일은 따로 있었다.

“혹시 이거, 형태를 변형 시켜줄 수 없나요?”

그러면서 복사본인 르아 카르테를 꺼내자 카르바할의 눈빛이 진지하게 변했다.

『 이건 진짜가 아니군요. 』

역시.

눈썰미 하나는 최고네.

드워프의 왕 답다.

“네, 가능할까요?”

『 할 수는 있지만. 부탁 하나만 더 들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

빙고.

할 수 있네.

우리 팀을 보자 다들 환하게 미소 지었다.

걱정거리 하나를 지웠으니.

“부탁이라면?”

내 물음에 잠시 뜸을 들이던 카르바할이 무겁게 말을 꺼냈다.

『 저와 드워프들을 함께 데려가 주십시오. 신성 제국으로. 』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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