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668화 (658/1,404)

#668화 가짜 무기 (5)

“호오? 그건 뭐냐?”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오러 때문은 아니겠고. 그럼 신성력하고 암흑력 때문이냐?”

“음, 아마도요?”

재중이 형도 보자마자 바로 눈치챈 것 같았다.

재중이 형 말대로 오러는 이전부터 계속 쓰고 있었으나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오러는 이전에도 계속 썼는데 지금 바뀐 옵션은 신성력과 암흑력 밖엔 없으니까.”

그리고 내 몸 주변에 뿜어져 나오는 하얀 기운과 검은 기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특별히 달라진 건?

“음, 모르겠어요. 그냥 유지만 되는 느낌이라.”

“성능은 직접 확인해 봐야 안다는 건가?”

결국 오러를 풀고 난 뒤, 기다리고 있던 우리 팀을 데리고 다시 한 번 연무장을 찾았다.

밖에서 실험하기에는 신경 쓰이는 일이라.

그렇게 연무장으로 내려간 뒤.

다시 한 번 세 가지 오러를 쓰자 다들 이미 빛의 오러를 얻으러 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그런지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조금 신기하다는 듯 바라만 볼 뿐.

그것보다는 오히려 내 몸에서 올라오는 하얗고 검은 기운에 더 시선을 집중했다.

재중이 형이 듀라한 스피어를 들고는 말했다.

“한번 들어와 봐.”

“괜찮겠어요?”

지금은 무려 세 가지의 오러가 겹쳐진 상태.

아무리 듀라한 스피어가 자체적으로 오러를 쓸 수 있다고는 하나 겉으로 보기에도 이미 큰 차이가 존재했다.

“설마 한 번에 부러지기야 하겠냐.”

아니, 이번엔 진짜 부러질 것 같기도 한데…….

그럼 드워프 왕을 찾아가서 고쳐달라고 해야 하려나.

그런 생각들을 뒤로 하고 재중이 형과 한 번 가볍게 격돌했는데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캬가각!

키이잉!

화르륵!

듀라한 스피어에 있던 어둠의 오러가 내 빛의 오러에 씻긴 듯이 밀려나가며 벗겨지더니 어둠의 오러와 불의 오러가 동시에 듀라한 스피어를 크게 갉아 내고 태워 버렸다.

피해가 가중되자 재중이 형이 재빠르게 듀라한 스피어를 회수해서 바라보니 이미 스피어의 중앙이 눈에 띌 정도로 크게 상해 있었다.

“큭, 이거 너무 한데?”

재중이 형이 어이가 없다는 듯 나와 듀라한 스피어를 번갈아 바라봤다.

바로 회수하지 않았다면.

아마 부러졌을지도 모르겠네.

이 단순한 충돌 결과에 다들 눈이 동그랗게 놀란 표정으로 변했다.

어느 정도 강하리라고 예상을 하긴 했는데 이 정도까지 격차가 날 줄은 생각도 못 했을 테니.

“같은 수준으로 오러를 쓰지 않으면 게임도 안 되겠는데?”

재중이 형도 어깨를 으쓱하면서 손을 들어 버렸다.

하긴, 그냥 오러도 넘사벽인데 그걸 세 개나 중첩시켰으니.

이런 결과가 어쩌면 당연할지도.

“그 빛의 오러도, 신성력에 영향을 많이 받는 모양이다. 내 쪽의 오러가 한 번에 벗겨진 걸 보면.”

“네, 그럴 것 같아요.”

잠시 고민을 하던 재중이 형이 곧장 다른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럼 이쪽도 같은 급의 무기를 들어야겠지.”

【 마족화! 】

심장을 교체한 뒤 마족으로 변하고는 바로 마검 베사노스를 꺼내들었다.

이번에는 저쪽도 암흑력이 있으니까.

거기다 마족화라면…….

절대 쉽게 볼 수는 없었다.

“다시 갑니다.”

그리고 내 세 개의 오러와 재중이 형의 베사노스가 격돌하는 순간.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화염의 오러가 갑자기 베사노스로 싹 빨려 흡수되더니 오히려 재중이 형의 베사노스에 화염의 오러가 생성되어 버렸다.

거기다 베사노스의 어둠의 오러가 한 번에 벗겨지지도 않았고.

“호오, 이건 좋네.”

반대로 내 쪽은 인상을 쓸 수밖에 없었다.

화염의 오러를 그대로 가져다 바친 꼴이라.

더 안 좋은 점은 화염의 오러가 흡수되면서 마력 역시 상당한 수준으로 빠져나갔다.

거의 가지고 있던 마력의 절반이 빠진 건가?

화염 흡수라는 말이 단순히 화염만 흡수하고 끝나는 게 아니었네.

반대로 재중이 형이 베사노스를 들면서 생긴 가장 큰 장점은.

나와 마찬가지로 암흑 오러로 마력 소모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화염의 오러 역시 당분간 유지될 테고.

“이제 좀 할 만해지는데?”

마검이 괜히 마검이 아니었군.

적어도 마족화를 하고 베사노스를 든 상태에서는 재중이 형을 오러 스킬만으로 압도할 순 없다는 말이 된다.

내구성도 베사노스 쪽이 월등해 보였다.

물론 이대로 계속 싸운다면 르아 카르테의 사기적인 여러 옵션들이 작용해 우위를 가져오긴 할 테지만.

지금은 이걸 알아보기 위한 실험은 아니니.

재중이 형도 그걸 잘 알고 있는지 내게 말했다.

“위력 시위는 잘 봤으니까, 어디 그 정체 모를 기운을 한번 볼까? 아무래도 마족화와 같아 보이는데 말이야.”

“들어오시죠?”

그리고 이번에는 내 쪽에서 베사노스에 그대로 몸을 내주었다.

그렇게 베사노스의 검날이 내 몸에 타격을 주는 순간.

두 기운이 서로 반발하듯 베사노스를 밀어내면서 타격을 상쇄해 주었다.

“호오, 죽이는데? 일종의 배리어인가?”

반대로 내가 재중이 형에게 공격을 했을 때도 역시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신성력과 암흑력.

이 스탯들을 가지고 오러를 쓰면 공격이 강해지는 것뿐만 아니라 같은 오러 공격을 상쇄해 주는 능력이 생기는 것 같았다.

“음, 뭐 이 정도면 대인전에서 필수겠네. 나중에 죄다 오러를 써대면 말이야.”

일단 방어적인 측면에서는 굉장한 이득을 주었다.

다만, 실험해 본 결과 무한대로 오러를 막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수치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한데.

그리고 반대 속성의 오러만 막아내는 단점도 존재했다.

“화염의 오러 같은 경우는 그대로 맞아야겠는데?”

“네, 대신 화염의 오러는 어둠의 오러보다는 상대적으로 약하잖아요.”

증폭이 안 되는 대신.

오러 속성상 방어도 안 된다.

아마 이쪽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지도.

확실한 건.

이 르아 카르테의 조합은 재중이 형의 베사노스가 아니면 지금은 딱히 막을 존재가 없다는 점이었다.

혹은 진(眞) 토르 정도?

이쁜소녀 역시 광화를 걸고 진(眞) 토르로 싸우면 베사노스와 비슷한 효과를 낼 것이다.

재중이 형도 이 사실에는 동의했다.

“최소한 같은 급의 무기, 그 정도는 되어야 검이라도 한 번 맞대 보겠지.”

그리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래도 네 녀석을 막을지는 의문이다만. 그거 솔직히 너무 사기야.”

온갖 옵션들로 덕지덕지 발라놓은 르아 카르테.

확실히 이건 진짜 사기에 가까웠다.

“아, 맞다. 형. 제가 생각을 좀 해 봤는데. 이런 건 어떨까요?”

“응? 뭔데?”

이어진 내 말을 듣고는 재중이 형이 크게 웃어 버렸다.

“아놔, 미친놈. 알았다. 잠시 기다려.”

그리고는 잠시 후, 뭔가를 창고에서 잔뜩 가지고 왔다.

“옛다, 네 마음대로 해 봐라.”

“고마워요.”

한참을 이 무기, 저 무기 골라가면서 필요한 녀석들만 따로 추려내었다.

그 결과.

『 +15 르아 카르테 / 출혈 60(40+20) 타격 50(30+20)

- 은신

- 라이데인

- 수룡탄

- 진(眞) 용격

- 블레이즈 슬래셔

- 격뇌- 광역 스턴

- 치명타 확률 35%

- 치명타 대미지 750% 』

이른바.

르아 카르테 B 버전.

헤븐즈 스트라이크도 넣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계속 공격을 해야 발동되는 스킬이라 내구성이 엉망인 이 짝퉁 무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광화나 마족화는 무기를 집어넣는 순간 풀리니 역시 제외.

블랙 아쿠아 캐논이나 뇌격은 지금 쓰기엔 너무 약해서 역시 빼버렸다.

그보다는 광범위하게 치명타를 올려 주는 쪽으로 옵션을 집어넣었고.

전사 형도 옆에서 지켜보다 입을 쩍 벌렸다.

“이건 또 뭐냐?”

“플랜 B예요.”

한 방의 공격력을 극대화시킨.

또 다른 르아 카르테.

기존 무기 중에 공격 스킬이 장착되어 있는 녀석들을 여기에 총망라했다.

“호오, 이러면 확실히 공격하지 않아도…….”

“네, 내구 깎일 일만 없으면 계속 쓸 수 있잖아요.”

“흐으, 이거 나도 하나 주라.”

“네, 잠시만요.”

“이왕이면 광역 공격 좀 넣어서. 뇌전 효과도 있음 좋겠는데.”

“네네, 주문한 대로 다 맞춰 드릴게요.”

그리고는 전사 형에게 바로 또 다른 르아 카르테를 만들어 주었다.

『 +15 르아 카르테 / 출혈 60(40+20) 타격 50(30+20)

- 뇌전 효과

- 모든 공격 광역 판정.

- 수룡탄

- 진(眞) 용격

- 블레이즈 슬래셔

- 격뇌- 광역 스턴

- 치명타 확률 35%

- 치명타 대미지 750% 』

이건 버전 C로 할까?

전사 형의 탱킹 전용.

라지 쉴드와 스위칭 해 빠르게 어글 끌 때 쓰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몹 몰이에도 마찬가지.

모든 공격을 광역 판정에 뇌전, 스턴까지 포함된 이 녀석은 전사 형 맞춤 무기였다.

한 방까지 갖추고 있으니까 어글도 빨리 뺏어 올 테고.

“이걸로 직접 타격은 안 돼요. 깨지니까.”

“보조하는 역할만 하라는 거지?”

“네, 그렇죠.”

“오케이, 땡큐.”

아쉽지만 이쁜소녀는 양손으로 무기를 써야 하니 일단 접어두었다.

진(眞) 토르는 한 손으로 쓰기에는 너무 무겁지.

나르샤 누나도 마찬가지였다.

활을 쏘면 양손이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그리고 챠밍과 막내별을 바라봤다.

스태프가 양손으로 들기는 하는데…….

“다들 꼭 지팡이를 들어야 할 이유는 없겠죠?”

“네? 아, 꼭 들진 않아도 돼요, 오빠.”

“음, 저는 검하고 방패도 곧장 들어요.”

챠밍은 스태프만 들어왔고, 막내별은 정말 검하고 방패를 들고 전장을 뛰어다녔다.

그 신기한 모습에 우리 팀에 데려왔었고.

그럼 일단 챠밍부터.

“혹시 원하는 옵션 있어?”

전사 형에게 만들어 준 플랜 C, 르아 카르테를 본 챠밍이 바로 알아들고는 떠오르는 옵션들을 계속 말해 주었다.

그때 재중이 형이 옆에 와서는 웃어 버렸다.

“얘들 것도 만들게?”

“네, 직접 싸우진 않으니까요.”

내가 주목한 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우리와는 다르게 타격을 직접 하지 않으면 내구도가 닳지 않아.

재중이 형도 수긍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네. 잘 파고들었어.”

그리고 재중이 형 역시 필요한 옵션을 동시에 짜 주었다.

“이것도 넣고, 저것도 넣고…….”

“오빠, 이거도 필요해요.”

그렇게 한참을 연구 끝에 만들어진.

르아 카르테 D.

일명 공격 마법사 버전.

『 +15 르아 카르테 / 마법 증폭 47 (27+20)

- 신성력+60

- 암흑력+60

- 마력 흡수 15%

- 치명타 확률 35%

- 치명타 대미지 750%

- 관통 확률 60%

- 악마형 피해 600% 추가

- 대인 피해 110% 추가 』

그리고 르아 카르테를 꼭 하나만 들라는 법도 없지 않지.

양손 무겁게.

마법사 버전 E.

『 +15 르아 카르테 / 마법 증폭 47 (27+20)

- 암흑력+60

- 마력 흡수 15%

- 치명타 확률 35%

- 치명타 대미지 750%

- 관통 확률 60%

- 마력 봉인.

- 회복 불가.

- 은신. 』

이 두 가지 버전을 챠밍이 모두 들면.

암흑력 +120, 신성력 +60.

마력 흡수 30%, 치명타 확률 70%, 치명타 대미지 1500%, 관통 확률 120%가 나온다.

악마형 피해도 600%에 대인 피해 역시 110%.

심지어.

은신을 한 상태로.

마력 봉인에, 회복 불가까지.

그것도 그냥 공격도 아닌.

광역 공격이지.

옆에서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재중이 형이 더없이 재밌다는 표정으로 크게 웃어 버렸다.

“크큭, 너 아주 얘들을 괴물로 만들려고 하는구나?”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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