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666화 (656/1,404)

#666화 가짜 무기 (3)

전사 형의 말을 듣자마자 베사노스와 진(眞) 토르를 둘 다 확인했다.

『 +0 베사노스 (마검) / 출혈 40 타격 30

- 암흑력+30

.

.

『 +10 진(眞) 토르 (유일) / 출혈 35(25+10) 타격 60(50+10)

- 신성력+50

.

.

웨폰 카피가 없을 때는 옵션을 가져올 거라고는 고려조차 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달랐다.

두 개의 완전 다른 옵션을 동시에 가져올 수도 있어.

재중이 형도 옆에서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호오, 이거 두 개를 동시에?”

“가능할까요?”

내 질문에 재중이 형이 심플한 답을 내주었다.

“뭘 고민해? 그냥 해보면 되잖아.”

“하긴, 그렇죠.”

어차피 옵션이 안 맞으면 또 다시 다른 옵션을 넣으면 그만.

지금 저 옵션들이 아니더라도 기다리고 있는 옵션들이 차고 넘쳤다.

그런데도 이 옵션들에 눈이 가는 이유는.

여타 다른 옵션들과 달리 스탯이라는 점.

그것도 일반적으로는 절대 올릴 수가 없는 옵션들이었다.

신성력이야 예전 하르 블레이드 같은 무기에 달려 있기는 했다.

하지만 수치가 너무 낮아서 현재 쓰기에는 좀 부적합했다.

반대로 토르는 그 수치가 매우 높다.

지금 토르에 붙은 수치가 올라가면 확실히 좋지 않을까.

거기다 암흑력은 베사노스에 달린 옵션이 이번에 처음 보았다.

다른 어떤 무기에도 암흑력은 붙어 있지 않았다.

구할 수 없는 옵션을 흡수해서 올린다?

이건 의미가 있는 일이지.

결정이 나자 진(眞) 토르와 베사노스를 계속해서 복사본을 만들어 르아 카르테에 탐식시켰다.

“마지막에 토르로 마무리해요? 베사노스로 마무리해요?”

현재 옵션을 5개 넣어 놨기에 세 자리를 놔두고 돌리는 셈인데, 끝에 넣는 녀석의 무기 공격력과 옵션을 두 개 가져올 수 있었다.

토르를 마지막으로 하면 토르의 무기 공격력에 신성력과 광역 공격 판정, 혹은 광역 스턴, 헤븐즈 스트라이크.

반대로 베사노스를 마지막으로 하면 베사노스의 무기 공격력에 암흑의 오러 블레이드 상시 적용.

광화와 블레이즈 슬래셔와 마족화도 있긴 한데.

이건 다른 방식으로도 쓸 수 있으니까.

재중이 형도 잠시 고민을 하더니 이내 말을 꺼냈다.

“헤븐즈 스트라이크는 한 번 터지면 강하긴 한데 랜덤이라 언제 터질지 모르고, 너무 안 터지기도 해.”

“좀 그런 감이 있죠.”

쿨타임은 없으나 확률로 터지는 기괴한 스킬.

헤븐즈 스트라이크는 내가 원하는 순간 쓸 수 있는 스킬은 절대 아니었다.

다른 말로 제어가 불가능하다는 말이기도 하고.

“대단위의 적들과 싸울 때는 유용하긴 한데…….”

내 말에 재중이 형이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라면 블레이즈 슬래셔가 대신할 수도 있어.”

용격처럼 블레이즈 슬래셔도 조건이 붙긴 하지만.

준비만 해 놓으면 언제든 쓸 수 있었다.

그리고 이쪽은 내가 제어 가능하다.

“그럼 광역 판정으로 가요?”

“흐음, 굳이 네가 광역 판정이 필요할까? 네 전투 스타일은 1:1에 거의 맞춰져 있는데 말이야. 어차피 일반 몬스터 사냥 속도 자체는 챠밍이나 이쁜소녀가 더 빠를 거다.”

“굳이 꼭 필요한가를 따지면 아니라는 말이죠?”

“뭐 그렇지. 광역 스턴도 마찬가지고. 네가 몹에 둘러싸이는 순간이 아니라면. 그보다는 좀 더 네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편이 좋아.”

“역시 오러죠?”

내 말에 재중이 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넌 보스 전이나 1:1에 강해야 해. 다른 애들과 달리. 네임드 같은 보스한테 스턴은 안 먹히잖아. 반대로 1:1에서는 스턴이 좋긴 하겠지.”

숨겨 둔 한 방.

일순간 적을 스턴에 걸어 놓고 두들겨 팰 수도 있을 것이다.

한 번의 경직이 목숨과 직결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고 있자 챠밍이 내게 말했다.

“오빠, 듀라한 스피어는요?”

“응?”

“여기 오러 블레이드 마력 소모를 감소해 주는 옵션이 있어요.”

그 말에 바로 듀라한 스피어를 다시 살펴보니 확실히 마력 소모를 줄여 주는 옵션이 보였다.

혹시나 싶어서 르아 카르테에 흡수시켜 보니.

- 오러 블레이드 사용 시 마력 소모 50% 감소

이런 수치가 나왔고.

“이건 꽤…….”

만약 진품과 가품의 르아 카르테를 동시에 들면 어떻게 되는 거지?

그런 생각으로 르아 카르테를 카피한 뒤 양손에 쥐고 오러 블레이드를 시전했다.

【 오러 블레이드 (암흑)! 】

그리고 상태창을 확인한 그 순간.

나조차 깜짝 놀랐다.

“마력이 하나도 안 줄어드네…….”

그 말을 들은 전사 형, 이쁜소녀, 막내별이 깜짝 놀라 외쳤다.

“뭐? 진짜?”

“정말요?”

“하나도 안 줄어요?”

오러 블레이드.

마력 잡아먹는 효율만 따져보면 최악의 스킬에 가까웠다.

그런데 마력이 하나도 안 들어간다는 건…….

정말 미친 일이지.

심지어.

【 오러 블레이드 (화염)! 】

동시에 두 개의 오러를 일으켜 올리자 이쁜소녀와 전사 형, 나르샤 누나가 궁금한 가득 눈빛으로 내게 물어왔다.

“어때요?”

“결과는?”

“어떻게 됐어?”

그리고 그런 시선에 대한 답은 챠밍에게 말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챠밍, 나이스! 이거 진짜 최고다!”

그런 내 칭찬에 챠밍의 볼이 빨갛게 변했다.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에요.”

“이건 도움 정도가 아니라 판을 완전히 뒤집어 놓은 셈이야.”

만약 이 옵션을 달고 르아 카르테를 두 개 들면.

오러를 몇 개나 쓰더라도.

마력 소모가 전혀 없게 된다.

사기도 이런 사기가 없네.

지금까지 본 옵션 그 어떤 옵션 중에서도 이 녀석이 최고였다.

“설마 이거 막을까요?”

내 말에 재중이 형이 어깨를 으쓱했다.

“글쎄, 지금까지는 좀 변동이 있어도 옵션 자체를 없애진 않았으니까. 그래도 수치가 약간 줄어들긴 할 거다.”

“그래도 사기겠네요.”

잠시 고민을 하는데 아무리 조합을 해도 옵션이 제대로 나오지가 않았다.

아무래도 마지막에 넣는 무기가 문제야.

강한 무기 공격력을 가져오려고 베사노스나 토르를 집어넣으면 원하지 않는 옵션이 마지막에 따라오게 된다.

“이거 어떻게 안 될까요?”

그러자 잠시 고민을 하던 재중이 형이 내게 의견을 말했다.

“르아 카르테를 카피해서 그걸 다시 카피해.”

“네?”

“복사한 르아 카르테를 다시 탐식하라고.”

“아! 형, 땡큐. 덕분에 살았어요.”

좋은 옵션을 다 몰아넣은 복사본 르아 카르테 자체를 탐식해버리면.

공격력이나 옵션을 내 마음대로 가져올 수 있게 된다.

탐식 순서에 전혀 상관없이.

시간이야 좀 걸리겠지만.

그렇게 한참을 카피와 탐식을 반복한 결과.

『 +15 르아 카르테 / 출혈 60(40+20) 타격 50(30+20)

- 마력 흡수 15%

- 체력 흡수 15%

- 치명타 확률 35%

- 치명타 대미지 750%

- 관통 확률 60%

- 신성력+60

- 암흑력+60

- 오러 블레이드 사용 시 마력 소모 50% 감소. 』

괴랄할 정도의 옵션을 가진 미친 무기.

새 르아 카르테가 완성되자 다들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때요?”

내 말에 다들 엄지를 척 치켜들었다.

완성된 르아 카르테를 손에 들자 순간 스탯도 확 상승했다.

레벨은 아쉽게도 150에서 경험치가 꽉 차는 순간.

《 레벨 최대한도에 도달했습니다. 레벨 제한은 특정 퀘스트를 수행해야 풀립니다. 》

이런 시스템 메시지가 다시 떴었고.

아마도 다음 지역으로 가면 이게 풀리지 않을까.

* * *

이름 : 주호

레벨 : 150

【근력 11+70】 【민첩 81+65】 【체력 11+45】

【지력 0+20】 【마력 1+45】【원천마력 1+20】

【신성력 60+20】 【암흑력 60+20】

잔여 스탯 : 0

.

.

* * *

하지만 딱히 아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 미친 스탯을 보고 있으면.

신성력과 암흑력이 동시에 60씩 오르면서 스탯 합이 120이 올랐다.

거기다 올 스탯의 영향을 받아 40이 더 올랐고.

레벨로 치면 160이 오른 셈이려나?

물론 직접적으로 신체에 적용되는 스탯은 아니긴 하지만.

이 정도 스탯이라면 확연한 차이를 보일 것이다.

심지어 복사된 르아 카르테까지 동시에 들게 되면.

무려.

【신성력 120+20】 【암흑력 120+20】

이런 미친 스탯이 나오게 된다.

전사 형이 이걸 보고는 놀라서 감탄했다.

“하,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 나오네. 이게 대체 무슨 숫자냐.”

원래 절대 같이 있지 못하고 따로 다른 무기에 존재해야 하는 신성력과 암흑력을 한 무기에 몰아넣는 것도 모자라.

두 개의 무기를 동시에 드니까 상상도 못 할 스탯이 나와 버렸다.

레벨로 치면 240 상승.

막내별도 너무 놀랐는지 말을 더듬기까지 했다.

“이, 이게 알려지면 정말 난리 날 거예요.”

막내별의 말에 그저 웃어 보였다.

“그럼 안 되죠.”

어차피 강화를 해도.

시스템에서 옵션을 보여 주지 않으니까.

새어 나갈 일은 전혀 없었다.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모두 깜짝 놀라 동시에 문을 바라봤다.

“아니겠죠?”

“설마.”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더니.

예전에도 문을 두들기고 들어오는 녀석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잠시 기다리자 밖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 주호 공작님, 황제 폐하께서 찾으십니다. 』

그 말에 다들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지금 건들 생각이 없다는 건가?”

“앞으로도 없다는 거겠지.”

그렇게 안심을 하자 이젠 마리아 가르시아가 줄 보상이 떠올랐다.

“보상을 주려고 부르는 거겠죠?”

“그래, 그것 때문에 계속 기다렸으니.”

그리고 그 순간.

머릿속에 있던 모든 보상들을 지우고 한 가지 보상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형, 보상을 바꿔 달라고 하면 가능성이 있을까요?”

“음, 가능하긴 하겠지. 너라면. 그래도 마리아 가르시아가 어설픈 보상을 준비하진 않았을 텐데?”

“방금 가지고 싶은 보상이 생각났어요.”

“그래? 뭔데?”

재중이 형의 물음에 대답을 해 주자 재중이 형의 입가가 씨익 올라갔다.

“요 녀석. 무기를 바꾼 김에 최대한 이용해 먹겠다는 거냐?”

“뭐, 그렇죠. 지금 이 무기들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최대의 보상일 거예요.”

그러면서 양손에 잡힌 두 개의 르아 카르테를 들어 올렸다.

“그럼, 정리하고 가 보죠.”

완성된 르아 카르테를 잔뜩 카피한 뒤, 일단 인벤에 넣어 두었다.

바닥에 널려진 아이템들은 바로 파기를 했고.

나중에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으니.

문제가 생길 만한 것들은 다 처분을 해야 했다.

그렇게 처리가 끝난 후.

마리아 가르시아가 있는 대전으로 가자 황제인 마리아 가르시아 옆으로 테인 공작과 루젠 공작이 시립한 채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같이 있다니 딱 좋네.

『 주호 공작, 너무 오래 기다리셨나요? 』

“아닙니다. 저도 볼일을 보고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이건 사실이다.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무기를 카피해 댔으니.

아마 마리아 가르시아가 부르지 않았다면 다른 방향으로도 무기를 만들어 본다고 한참 동안 시간을 보냈을지도 모른다.

지금만 해도 생각나는 몇 가지 조합이 더 있었으니까.

『 이번에 주호 공작이 받을 작위가 겹쳐서 더 이상 드릴 보상이 없었어요. 그래서 두 공작분들과 의논을 한다고 시간이 꽤 걸렸답니다. 』

여기까지는 예상했던 내용이다.

내가 죄다 1등을 해 버린 결과 퀘스트의 보상들이 너무 겹쳐 있어 보상 산정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

그리고 그런 고민은 내가 끝내줄 수 있지.

『 하여, 주호 공작이 만족할 만한 보상을 찾는다고 꽤 고생을 했어요. 내가 줄 수 있는 보상 중에……. 』

아마도 몇 가지 선택권을 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좀 무례이긴 해도.

“혹 제가 원하는 보상을 먼저 말해도 되겠습니까?”

『 주호 공작이 원하는 보상이 있나요? 』

당연히.

그리고 이건 이 자리에서밖에 얻어 낼 수 없는 것이다.

“네, 있습니다. 그건 바로…….”

곧바로 시선을 마리아 가르시아가 아닌 옆에 시립해 있는 테인 공작과 루젠 공작에게로 돌렸다.

“……이 필요합니다.”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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