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5화 가짜 무기 (2)
“베사노스를요?”
“왜? 르아 카르테도 복사가 되는데 이놈도 안 될 건 없잖아?”
베사노르를 내게 밀어주면서 재중이 형이 천진난만하게 웃어보였다.
그 말에 복사가 된 카피본인 르아 카르테를 내려다봤다.
하긴.
영웅의 검인 이것도 복사가 되는데 저 마검이 되지 않을 리는 없겠지.
곧장 재중이 형에게서 베사노스를 받아 웨폰 카피를 시도했다.
【 웨폰 카피! 】
그렇게 황금빛이 왼손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지자 베사노스와 완전 똑같은 마검이 생성되었다.
『 +0 베사노스 (마검) / 출혈 40 타격 30
- 암흑력+30
- 민첩-15
- 모든 화염 흡수.
- 오러 블레이드(암흑) 상시 적용.
- 화염 흡수 시 오러 블레이드(화염) 추가 적용.
- 블레이즈 슬래셔.
- 화염 상태에서 공격력 300% 상승.
- 암흑 상태에서 공격력 150% 상승.
- 마족화 』
“거 봐. 되잖아.”
“네, 너무 잘 돼서 무서울 정도네요.”
비록 몇 번 사용하지 못하겠지만.
마검이 복사되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완전히 새로 생성된 베사노스를 보더니 재중이 형이 씨익 웃었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이야기가 상당히 재밋게 흘러가지 않겠어? 이제 마음대로 할 수 있잖아.”
그러면서 재중이 형이 원본인 르아 카르테와 복사본인 베사노스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이 베사노스 복사본을 르아 카르테에 흡수시키라는 말이죠?”
“빙고.”
그 말에 우리 팀 모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전사 형도 두 개의 검을 보더니 감탄을 했다.
“확실히. 이런 식이라면 옵션을 마음대로 가져올 수 있겠습니다.”
“그래, 복사본이면 흡수 후에 사라지는 부담 없이 흡수시킬 수 있으니까.”
전에 재중이 형이 농담 삼아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마검 베사노스가 말을 안 들으면 그냥 르아 카르테에 흡수시켜 버리라고.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것은 무리였다.
정말 어렵게 얻은 베사노스를 흡수시켜 삭제해 버리는 일은 나나 재중이 형이 아무리 간이 크다고 해도 실제로 실행하지는 못 했다.
그리고 베사노스 뿐만 아니라 다른 무기들도 마찬가지였다.
예를 들면.
진(眞) 토르, 발루딘, 진(眞) 드래곤 슬레이어 같은 딱 하나뿐인 특수 무기들.
꼭 그런 무기가 아니더라도 재중이 형이 주력으로 쓰고 있는 듀라한 스피어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런 아이템들의 옵션을 다 가져올 수 있다면?
앞으로 르아 카르테를 성장시킬 방법이 무궁무진해진다.
전사 형도 똑같은 생각을 했는지 바로 감탄의 말을 꺼냈다.
“이거 상상만 해도 몸이 달아오르는데?
“네, 저도 그래요.”
원본인 르아 카르테를 들어올려 옆에 복사본인 베사노스를 겹쳐 올렸다.
그러자 복사본인 베사노스가 부르르 검신을 떨기 시작했다.
이거.
복사되어도 성질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건가?
“그럼, 갑니다.”
그리고 곧장 르아 카르테의 옵션 중 두 개를 지정했다.
혹시 잘못 되었을 경우 복구할 수 있는 옵션 중 두 개를 지정한 후 곧장 베사노스를 탐식시켰다.
그렇게 탐식을 진행하자 다들 기대된다는 표정으로 나와 무기들을 바라보았다.
《 르아 카르테가 마검 베사노스를 탐식합니다. 》
《 마검 베사노스가 소실됩니다. 》
《 마검 베사노스의 옵션 중 두 개가 르아 카르테에 랜덤으로 추가 포획됩니다. 》
곧 르아 카르테에서 빛이 줄기줄기 뻗어 나와 마검 베사노스를 감싸더니 이내 마검 베사노스를 분해시켜 르아 카르테의 검신으로 빨아들였다.
가짜 토르의 경우를 떠올려보면.
여기까진 똑같아.
그리고 화려한 빛과 함께 마검 베사노스가 사라진 자리에는 옵션이 변경된 새로운 르아 카르테가 자리하고 있었다.
『 +15 르아 카르테 / 출혈 60(40+20) 타격 50(30+20)
- 마력 흡수 15%
- 암흑력+50 ◀ NEW
- 관통 확률 35%
- 오러 블레이드(암흑) 상시 적용. ◀ NEW
- 체력 흡수 15%
- 악마형 피해 400% 추가
- 뇌전 효과
- 헤븐즈 스트라이크 확률 0.3% 』
큭.
이게 진짜로 되다니.
챠밍도 정말 궁금한지 내게 바싹 붙어서 물어왔다.
“어떻게 됐어요?!”
“아, 이거 된다.”
그리고 챠밍에게 르아 카르테를 보여 줬더니 더없이 놀란 얼굴로 눈만 깜빡거렸다.
눈도 큰 애가 이러니 정말 놀란 표정이 확 들어오는데?
이쁜소녀도 옆에 와서는 내게 매달렸다.
“저도 보여 주세요.”
“그래. 확인해 봐.”
옵션을 확인한 이쁜소녀 역시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와, 완전 사기!”
오죽했으면 이쁜소녀가 사기라는 말을 할까.
그만큼 지금 상황이 놀라웠다.
다들 그렇게 한 번씩 르아 카르테의 옵션을 확인하고는 감탄만 남겨놓았다.
결국 전사 형은 날 보면서 한마디 했다.
“하, 이거 다른 놈들이 알면 피똥 싸겠는데?”
“설마요.”
“아냐, 조합하기에 따라서 정말 미친 녀석이 나올 거다. 그리고 앞으로 널 상대하는 녀석들은 죽음이지. 나 같으면 진짜 뒤도 안 보고 도망 갈 거야.”
전사 형의 농담 섞인 말투에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조합이라…….
확실히 이젠 마음대로 조합을 시도해 볼 수 있겠지.
단 하나뿐이던 무기들의 장점들만 흡수하는.
미친 조합.
“그럼, 한번 미친 무기를 만들어 볼까요?”
그리고 다 같이 모여서 의논을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더 미친 무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이제껏 먹였던 모든 무기들을 다시 꺼내서 한자리에 올려놓았다.
무기들을 쭉 살펴보던 재중이 형이 날 보면서 말했다.
“확실히 노선을 정해 놔야 해.”
“어떤?”
“넌 무기가 두 개고, 공속으로 승부하니까. 평타의 대미지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보자. 정말 한 발, 한 발이 극강인 스킬들만 몰아넣을 수도 있겠지만. 네 전투 스타일과는 맞지 않아.”
재중이 형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렇죠.”
“그리고 강력한 스킬들을 굳이 르아 카르테에 넣지 않아도 돼.”
“복사한 무기를 들고 스위칭하라는 말인가요?”
“그렇지. 블레이즈 슬래셔, 용격 같은 스킬은 그런 식으로 써도 돼. 어차피 한 번 쏘고 나면 쿨이 돌아서 다시 못 쓰니까.”
그렇게 노선을 정하고 나니 눈에 들어오는 옵션들이 보였다.
이거 옵션이 너무 많아서 정하기가 힘든데?
“일단 다른 옵션과 다르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옵션이 있어요.”
“마력 흡수 말이냐?”
“네, 이게 없으면 다른 옵션들이 돌아가지가 않으니까요.”
“그렇지. 그럼 체력 흡수는?”
“음, 있으면 좋은데. 단독 전투를 할 게 아니라면 굳이 없어도 상관은 없어요.”
잠시 고민을 하던 재중이 형이 다시 말을 꺼냈다.
“아냐, 지금까지 패턴을 보면 너 혼자 싸워야 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어. 그리고 물약으로도 버틸 수 없는 전투 환경이라면. 이것도 있어야겠지.”
재중이 형의 말을 듣고 보니 그 말도 일리가 있었다.
“그럼 두 자리는 확정이네요.”
8개의 옵션 중에 마력 흡수와 체력 흡수는 고정.
“그리고 치명타 대미지.”
“네, 그것도 있어야겠죠.”
내 주력 딜은 크리티컬을 넣은 뒤에 추가되는 치명타 대미지에 있었다.
만약 이 옵션이 빠지게 되면 내 평타 대미지가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된다.
치명타 대미지 추가는 마력 흡수만큼이나 내게는 중요한 옵션이었다.
차라리 체력 흡수를 빼더라도.
이건 포기 못 하지.
“관통도 빼긴 힘들겠고.”
“네, 딜을 제대로 넣으려면 무조건 있어야죠.”
“관통 확률 35%라……. 그럼 이건 발루딘에서 뽑아. 발루딘은 60%니까.”
“아, 맞네요.”
“앞으로 나오는 네임드는 모두 관통 방어가 있을 거야. 여기서 더 뽑아낼 수 있으면 좋아. 치명타만큼이나 대미지 올리기 좋은 옵션이지.”
현재 르아 카르테는 예전에 데몬 블레이드에서 뽑아온 낮은 수치의 관통 확률이라 현재 35%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에 발루딘은 60%의 관통 확률을 가지고 있었다.
이걸 르아 카르테에 그대로 가져온다면.
발루딘과 동시에 들었을 경우 무려 120%의 관통확률을 가지게 된다.
어지간한 관통 방어 수치는 그냥 뚫어 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
재중이 형이 베사노스를 들더니 내게 말했다.
“이걸로 옵션을 넣으면 오러를 두 개 쓸 수 있긴 한데. 어때?”
“베사노스로 오러 블레이드를 쓰면 마력 소모가 없죠?”
“암흑 오러만. 화염 오러는 화염 흡수 시에만 쓸 수 있고.”
그 말에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분명히 고대 드워프 왕이 드랍한 아이템 중에 이것도 존재했다.
그리고 바로 꺼내서 모두에게 보여 주었다.
『 오러 블레이드 / 화속성 』
“이건?”
“고대 드워프 왕이 드랍했었어요.”
“호오? 그래?”
고대 드워프 왕이 쓰던 암흑 속성의 오러가 떨어지지 않은 것을 봐서는 아마도 그건 마족이 되면서 쓸 수 있게 된 것 같았고.
이건 드워프 족의 오러라 드랍된 모양이었다.
“그건 네가 익히는 편이 좋겠다.”
재중이 형이 바로 내게 스킬북을 밀어주었다.
“웨폰도 제가 썼는데 이것도요?”
“어차피 난 베사노스가 있으니까.”
전사 형이나 다른 사람들도 내가 쓰길 원했다.
“그럼 제가 익힐게요.”
그리고 두 개의 오러를 동시에 써 봤다.
고대 드워프 왕이 가능했던 걸 보면 이것도 가능할 테니까.
【 트리플 캐스팅! 】
【 오러 블레이드 (암흑)! 】
【 오러 블레이드 (화염)! 】
스킬을 쓰자 두 개의 오러 블레이드가 동시에 걸리면서 예전의 고대 드워프 왕이 쓰던 딱 그런 느낌의 오러가 흘러넘쳤다.
당연히 마력은 미친 듯이 빠져나갔고.
이건 꽤 무리가 되는데?
원천마력이 있음에도 오러 두 개를 유지하는 것은 빠듯해 보였다.
고대 드워프 왕처럼 마력이 넘치지 않는 이상은 힘들겠어.
한동안 오러를 쓰다가 마력이 부족하자 자동으로 오러가 캔슬되었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 뒤 재중이 형이 모두에게 말했다.
“자, 다들 한번 의견을 내보라고?”
재중이 형이 말하자 다들 무기들을 살펴보면서 하나씩 제안했다.
먼저 이쁜소녀.
“진(眞) 토르의 모든 공격 광역 판정을 넣으면 어때요?”
“그거 좋네.”
사실 좋은 정도가 아니라, 그 옵션이면 최상급 옵션이었다.
“격뇌도!”
“광역 스턴이라……. 그것도 좋겠다.”
마력에 제한이 있어서 무한정 시도해 볼 수는 없겠지만, 계속 탐식으로 시도해 보면 언젠가는 두 개의 옵션이 동시에 나올지도 모른다.
챠밍도 무기를 살펴보다가 의외의 말을 했다.
“오빠, 혹시 스태프도 흡수가 될까요?”
스태프?
“응? 음, 아마 되지 않을까?”
“그럼 이 옵션요.”
챠밍이 보여 준 무기는 다름 아닌 타리안 스태프였다.
“타리안 스태프는 치명타 대미지가 기본 400%부터 시작해요.”
그 말에 다들 깜짝 놀라서 챠밍과 타리안 스태프를 바라봤다.
지금 르아 카르테의 치명타 대미지가 550%이기는 한데 이건 200%였던 검투사 블레이드에서 뽑아온 수치를 더한 거라 타리안 스태프보다 한참 낮았다.
애초에 염두에 두지도 않았던 스태프가 정말 숨겨진 무기였네.
“그리고 하나 더, 오빠가 매번 치명타만 넣을 수는 없잖아요.”
“요즘은 좀 그렇긴 해.”
상대의 빈틈으로 공격을 넣었을 때.
치명타가 뜬다.
속도로 압도해서 목덜미나 급소를 노리는 방법이 가장 치명타를 넣기 좋았다.
반대로 상대방이 무기로 가드를 한다던가, 쉴드로 막는 경우도 있고, 방어구의 틈이 점점 사라지는 추세에 또 방어력이 강해서 치명타가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빈번했다.
특히 네임드는 치명타를 넣기 더 어려웠다.
급소가 어딘지 모르는 상황도 있었고.
방어 자체가 워낙 강하니까.
“타리안 스태프에 있는 치명타 확률 옵션. 오빠에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챠밍의 제안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재중이 형도 그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나쁘지 않아. 르아 카르테에 흡수시키면 치명타 확률도 비약적으로 올라가겠지.”
옵션의 힘을 빌린다라…….
“치명타를 넣을 수 있을 땐 넣어. 그리고 그 외의 모든 상황에서도 항상 치명타를 넣을 수 있으면 베스트다.”
“괜찮네요.”
만약 저렇게만 되면.
무기나 방어구에 들어가는 일반 공격도 치명타가 수시로 터지게 될 터.
그리고 그런 치명타는 상대를 무력화시키기에는 더 없이 좋았다.
평타 위주의 내 전투 성향과 잘 맞기도 하고.
“한번 해볼게요.”
일단 마력 흡수와 체력 흡수는 그대로 두고.
챠밍에게 타리안 스태프를 받아 잔뜩 복사했다.
【 웨폰 카피! 】
【 웨폰 카피! 】
.
.
바닥에 두둑하게 떨어지는 타리안 스태프들.
그리고 그걸 그대로 르아 카르테에 탐식시켰다.
그렇게 한참을 돌리자 원하는 옵션들이 동시에 붙었다.
- 치명타 확률 35%
- 치명타 대미지 750%
15강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치명타 확률과 치명타 대미지가 상상도 못할 수치가 나왔다.
거기다 발루딘을 계속 탐식시켜서 관통 확률을 가져왔고.
- 관통 확률 60%
다른 옵션이야 나오면 나중에 덮어씌우면 되는 일.
남은 자리를 놓고 고민을 할 때 전사 형이 베사노스와 토르를 동시에 들고 와서 정말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암흑력과 신성력. 두 개를 동시에 넣으면 어떻게 될 것 같아?”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