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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654화 (644/1,404)

#654화 엉망진창 방어전 (1)

대규모 드워프 군단의 전진은 가르시아 제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바로 기사단과 마법사단이 소집되고, 귀족들을 전부 불러들였다.

그리고 내게도 역시 비상연락이 날아왔고.

《 가르시아 제국에서 방어전에 대한 비상소집이 걸렸습니다. 》

《 방어전은 가르시아 제국 공작으로 반드시 참여를 해야 합니다. 》

《 참여하지 않을 시, 해당 작위에 대한 패널티가 부여됩니다. 》

《 방어전에서 수훈을 세울 시, 작위에 따른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

《 공작 작위는 기존 보상에서 네 가지 품목에 대한 이득을 추가로 받습니다. 》

《 기사단과 마법사단 일부에 대한 지휘권을 위임 받습니다. 》

《 총 10명의 기사와 마법사에 대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

《 방어전에 소모되는 물약을 무상으로 지원받습니다. 》

《 방어전의 수성 병기를 무제한으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 방어전에서 사망해도 경험치 하락이 없습니다. 》

《 방어전에서 경험치 상승이 300%로 늘어납니다. 》

《 방어전에서 아이템 획득 확률이 300% 늘어납니다. 》

《 방어전에서 아이템 드랍 확률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

이건 시스템이 변경되었나?

기존 작위일 때와는 달리 공작으로 받을 수 있는 품목이 계속 시스템 메시지로 울렸다.

참여는 하니까 페널티는 패스.

수훈을 세운다는 것은 기여도가 높다는 뜻이려나?

아니면 직접 고대 드워프 왕의 목이라도 날려야 하는 건가?

네 가지 품목에 대한 이득이라면 아예 추가 보상을 받는 건지 아니면 보상 단계를 높이는 건지는 잘 모르겠고.

9강을 받을 보상이었으면 10강을 준다든지.

이건 직접 확인할 수밖에.

기사단과 마법사단을 운용한다는 점은 굉장한 이득이었다.

제국에 포함된 기사단이면 최소 오러를 쓴다.

마법사들은 어디까지 마법을 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반 유저들의 마법보다 훨씬 강력할지도.

여차하면 그냥 따라다니면서 힐만 쓰게 해도 된다.

물약 무제한과 수성 무기 무제한도 좋았고.

심지어 드랍확률에 사망 페널티까지 죄다 줄어들었다.

뭐 난 애초에 사망하면 안 되니까 이쪽 페널티는 없다고 봐야 했고.

이 정도만 해도 일반 유저들이 절대 받을 수 없는 혜택이었다.

재중이 형도 백작이라 그런지 이런 식의 시스템 메시지가 날아왔다.

그리고 나와 비교를 해본 뒤.

“아놔, 나도 빨리 공작이 되던가 해야지. 서러워서 살겠나.”

아무래도 작위마다 혜택이 꽤 차이가 나는 모양이었다.

살펴보니 내가 받는 혜택의 거의 절반 정도?

그 정도만 해도 일반 유저들에 비해서는 훨씬 좋았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지.

나 외에 챠밍도 백작 작위에 대한 추가 이득을 얻었다.

황실 비공정을 타고 드워프 군대를 따라 하늘을 날아가면서 필요한 작업을 미리 해 두었다.

“일단 전부 남작으로 만들어 줄게요.”

그리고 전사 형, 나르샤 누나, 이쁜소녀, 막내별까지 전부 남작 작위를 수여했다.

《 방패전사 님이 가르시아 제국 남작 작위를 획득합니다. 》

《 나르샤 님이 가르시아 제국 남작 작위를 획득합니다. 》

《 이쁜소녀 님이 가르시아 제국 남작 작위를 획득합니다. 》

《 막내별 님이 가르시아 제국 남작 작위를 획득합니다. 》

“땡큐, 잘 쓸게.”

“고마워, 나도 이제 남작이네.”

“오빠! 고마워요!”

“저도 감사합니다!”

각자 남작을 달고 난 뒤 방어전에 대한 혜택들이 바로 적용이 되었다.

없는 것보다는 이쪽이 백배는 낫지.

어차피 남작 작위는 넘치기도 하고.

몇 개 소모를 한다고 해도 크게 상관이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 활약을 하면 바로 자작이나 백작을 달지도 모르니까.

작위가 아예 없다가 받는 것과 한 계단 더 올라가는 것은 큰 차이가 있었다.

이런 기회가 흔할 것 같기도 않고.

그리고 사장님 역시 남작 위에 올려놓았다.

<카이저> 오, 이게 다 뭐냐.

<주호> 남작이라도 다셔야 움직이기 편하실 것 같아서요.

<카이저> 그래, 잘 쓰마.

사장님은 해주셔야 하는 일이 워낙 많고 이번 경우처럼 NPC들과 협업해야 하는 일도 많이 하시는 편이었다.

작위가 있고 없는 정말 큰 차이가 나지 않을까.

스칼렛과 이슬두잔에게도 하나씩 뿌려?

다만 저쪽은 공짜는 아니지.

<주호> 혹시 남작 작위 안 필요하세요?

<스칼렛> 작위요?!

<이슬두잔> 필요한데 구하기가 어렵잖아요.

<주호> 남작 작위 두 개가 남는데…….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이 둘은 작위가 있어야 해.

조만간 신성 제국으로 가야 할 테니.

<스칼렛> 얼마죠? 바로 구매할게요.

<이슬두잔> 저도 살 수 있으면 받고 싶어요. NPC들 상대할 때 얼마나 답답한지 몰라요.

그리고 내 생각만큼 둘 역시 작위를 필요로 했다.

<주호> 우리가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특별히 정가에 해 드릴게요.

<스칼렛> 보통은 반값이 아닌가요?

<주호> 아니면 다른 걸 받을 텐데. 몇 가지 부탁을 포함해서…….

<스칼렛> 정가 콜!

스칼렛은 다른 말이 나오기 전에 바로 콜을 외쳤다.

그리고 이슬두잔도 마찬가지.

내가 워낙 이상한 걸 많이 하니 알아서 정가를 택해 버렸다.

그렇게 스칼렛과 이슬두잔까지 남작으로 만들어 주다 보니 어느새 가르시아 제국 성이 멀리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가르시아 제국 성에서부터 처음 보는 날렵한 비공정들이 다수 떠올라 우리를 스쳐 우리가 날아온 방향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얼마 뒤.

펑!

퍼엉!

콰앙!

쿠아앙!

폭탄이 터지는 굉음과 함께 멀리 있는 대기가 밀려들었다.

“꽉 잡아!”

전사 형이 외치자 바로 난간을 잡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충격파에 잠시 휘청했으나 황실 비공정이 곧 균형을 찾아갔다.

“나르샤 누나?!”

“응, 확인했어. 방금 날아간 비공정들이 드워프 군대에 폭탄을 투하했어.”

“폭탄요?”

다들 놀란 눈으로 나르샤 누나를 바라봤다.

이거 참.

폭탄이라니.

“세계대전인가요?”

막내별이 물어보자 나르샤 누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비슷해. 그리고 그 공격에 드워프 몇 백이 한 번에 죽어 나갔어. 꽤 효과가 있어 보여.”

나르샤 누나가 그 말을 하기 무섭게 또 다른 굉음이 들려왔다.

이번에도 역시 드워프 군대가 있는 방향.

파아아악!

파아악!

쿠웅!

콰앙!

뭔가가 쏘아지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폭발음이 동시에 들려왔다.

나르샤 누나를 보니 표정이 썩 좋아 보이진 않았다.

“세상에, 날아가는 비공정들을 맞춰서 떨어뜨렸어.”

그리고 설명을 들었는데 아마도 하르포 같은 종류로 보였다.

정확도를 생각해 보면 현대 병기가 울고 가겠는데.

방어전의 시작부터 이미 화력전이 되어 버렸다.

가르시아 제국 쪽에서는 드워프 대군이 더 다가오지 못하게 조기에 눌러 버리려고 했고.

드워프 쪽에서는 그런 비공정을 맞출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견제를 뒤로하고 가르시아 제국에 도착한 뒤 황실 비공정을 선박장에 내리는데 얼마나 많은 비공정들이 날아드는지 제대로 내리기조차 힘들었다.

다른 비공정을 피해 겨우 내려서서 해제한 뒤 걸음을 옮겨 성벽 쪽을 향하자 성벽에 정말 미친 듯이 많은 유저들이 빽빽하게 올라가고 있었다.

이쁜소녀가 그 모습을 보고는 질린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으아, 너무 많아요.”

전사 형도 마찬가지.

“그러게. 어디 자리나 있겠나?”

이미 접속을 한 유저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다른 방어전과는 차원이 다른 인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이거 정말 다 몰려온 것 아냐?

생각 이상으로 유저들이 더 몰려든 모양새였다.

재중이 형이 그걸 보고는 말했다.

“보상이 이번에 너무 좋아. 무려 퀘스트 세 개가 동시에 걸린 방어전이다.”

“그렇긴 하죠.”

한 번만 잘 싸워도 거의 세 배의 보상을 받을 수도 있었다.

잘 싸운다는 조건이 걸리긴 해도.

충분히 해볼 만하지.

하늘에는 계속해서 비공정이 날아가서 폭탄을 투하했고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다른 탐사대 인원들도 가르시아 제국에 도착했는지 속속 연락이 들어왔다.

엔느와 황룡.

리더와 폭군도 길드원들을 다 이끌고 도착해 자리를 잡았다.

인파를 뚫고 겨우 우리가 있는 장소에 오더니 곧 각 길드마다 인원을 배치해 성벽에 올라갔다.

『 주호 공작님! 어서 오십시오! 』

몇 안 되는 공작 중에 하나인 내가 올라가자 성벽에 있던 NPC들이 모두 예를 표했다.

당연히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 쏠렸고.

“주호다.”

“주호!”

“역시 공작. 포스가 다르네.”

“NPC들 허리 숙여지는 것 봐라. 간지 좔좔.”

“멋있어.”

“아, 난 언제 공작 되어 보나.”

윽.

이런 관심은 별론데.

그런 사람들을 제치고 성벽에 설치되어 있는 하르포에 다가가자 NPC가 자연스럽게 내게 자리를 내어 주었다.

『 압축 하르포 이상 없습니다! 』

“역시 압축 하르포였나?”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이전엔 이거 한 번 쏠 때마다 돈이 줄줄 새었는데 이건 어떠려나?

그런데 내가 압축 하르포를 잡자 시스템 메시지가 울렸다.

《 방어전의 수성 병기를 무제한으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다른 말로 공짜.

옆에서 지켜보던 재중이 형이 부럽다는 듯 웃었다.

“하. 공작이 좋긴 좋네.”

“좀 그렇죠.”

다른 유저들도 압축 하르포를 잡아 봤다가 바로 혀를 찼다.

이게 한두 푼 하는 무기가 아니란다.

대신 지금 쓰면 기여도를 엄청나게 올릴 수 있었다.

“드워프들 온다!”

“원거리 전부 준비!”

“활 최대한 들어올려!”

“광역기 있는 대로 갈겨!”

“쏴!”

비공정들이 막긴 했지만 수가 너무 많아서 어느새 가르시아 제국 성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그걸 막기 위해 성벽을 따라 몇 줄로 빽빽하게 들어선 유저들이 일제히 공격을 날렸다.

나 역시 압축 하르포를 이용해서 드워프들 한복판을 갈겨 버렸다.

콰아앙!

콰앙!

퍼엉!

화르륵!

파아앙!

카앙!

마법, 화살, 하르포와 공중에서는 폭격으로 각종 폭발 소리와 함께 드워프들이 터져 나갔다.

“우와아!”

“잘 죽는다!”

“그래, 이 맛에 방어전 하지!”

“계속 쏟아부어!”

그런데 그 순간.

죽어서 쓰러져야 했던 드워프 악령들이 죄다 다시 일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그것도 하나도 아닌 수십, 수백이 동시에.

유저들이 깜짝 놀라 외쳤다.

“뭐야?! 부활해?”

“설마 리치?!”

“드워프 쪽에 리치가 있다!”

“아놔, 자꾸 살아나면 어쩌자는 거야! 지금도 많은데!”

순간 뜨끔한 기분이 들었다.

으음.

이거 참.

지금 생각하니 괜히 줬나 싶기도 하고.

너무 사기잖아?

재중이 형도 어이가 없는지 말했다.

<불멸> 약간 오버했나?

<주호> 그런 것 같아요.

NPC도 유저도 아이템을 다 쓸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기에 고대 드워프 왕에게 리치의 스킬북을 줘 버렸다.

『 시체 부활 』

그리고 그게 지금 마족의 마력과 합쳐져서 미친 시너지를 내는 중이었다.

한쪽에서는 마력을 소모해서 계속 공격을 하는데 다른 한쪽은 이야기가 달랐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마족이 된 고대 드워프 왕은 네임드나 마찬가지였다.

네임드라 가정하면 마력이 그냥 철철 넘친다고 봐야 했다.

일단 고대 드워프 왕이 직접 전투형일 확률이 높긴 한데 그렇다고 마력이 적은 건 절대 아니니까.

심지어 마족이라 마력 회복속도까지 빠를 테고.

시체 부활을 계속 써도 고대 드워프 왕은 당분간 마력의 부족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방에서 드워프들이 부활해 다시 전장에 투입되었다.

반면에 성벽 쪽에서는 유저들이 마력을 소모해가며 억지로 드워프들을 틀어막았다.

그런 대치 상황이 한참 이어지는 모습을 보자 속으로 혀를 찼다.

도대체가 줄지를 않네.

처음에 예상했던 너무 드워프 쪽이 밀리는 싸움은 일단 피했지만.

어느 정도 균형추를 맞춰서 팽팽한 싸움이 되도록 만들려고 했는데 이건 오히려 드워프 쪽에 너무 많은 힘을 실어 준 셈이었다.

이거 잘못하다가 밀리는 것 아냐?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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