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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608화 (598/1,404)

#608화 고대 드워프 왕과의 딜 (4)

“케륵?!”

용암의 결계가 내려가고 거기서 나온 개구리 한 마리.

그걸 본 카르바할과 대전사 칼룬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 이게 대체……?! 』

『 고대 드워프 왕은 어디……? 』

둘 다 마족으로 변했을 고대 드워프 왕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으나 보이는 것은 바닥에 놓인 가짜 토르와 개구리 한 마리뿐.

재중이 형을 제외한 우리 팀 모두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챠밍, 이쁜소녀, 막내별, 전사 형, 나르샤 누나도 마찬가지.

“고대 드워프 왕이 없어졌어요.”

“개구리만 보이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죠?

“설마 이미 빠져나간 건가?!”

“바깥에 확인해 봐야겠어!”

그 모습을 보고는 재중이 형에게 물었다.

“설마 안 알려 준 건가요?”

“어, 서프라이즈가 더 재밌잖아.”

“하아, 어쩐지 다들 표정이 너무 비장하다고 했어요.”

네임드 보스를 레이드하기 전, 딱 그런 표정을 하고 들어오길래 왜 그렇게 긴장하나 했더니.

재중이 형이 아예 말을 안 해 버린 모양이었다.

우리 둘의 너무나도 여유 있는 대화를 들은 챠밍이 궁금증 가득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오빠, 뭔가 하신 거죠?!”

“응, 하기는 했는데 이렇게 잘될 줄은 몰랐어.”

솔직히 너무 잘 되어서 나도 놀라는 중이라.

지금도 개구리 한 마리가 폴짝폴짝 뛰면서 잔뜩 성을 내고 있었다.

그걸 계속 지켜보던 전사 형이 내게 물었다.

“이거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아, 이제 해 드릴게요. 보아하니 저 녀석 전투 능력도 없는 것 같은데.”

계속 개구리를 지켜본 것은 혹시나 모를 변수 때문.

일단 마족은 마족이니까.

모습이 저렇다고 해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최대한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잠시 지켜본 결과.

더 이상은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내 말을 들은 이쁜소녀가 깜짝 놀라 물었다.

“설마 저 개구리가 고대 드워프 왕이에요?!”

이쁜소녀의 물음에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우리 팀 전부 경악한 표정으로 날 봤다가 일제히 개구리에게 시선이 돌아갔다.

“세상에!”

“어떻게?”

“말도 안 돼!”

그리고 그건 우리뿐만 아니라 카르바할과 대전사 칼룬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온 듯했다.

『 이 대체 무슨 일이! 』

『 진짜 저 개구리가……?! 』

이런 식으로 시나리오가 흘러갈 수 있는 건가 긴가민가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확신할 수 있었다.

저 개구리가 그 증거니까.

꼭 정석적인 길로 갈 필요는 없잖아?

시나리오고 뭐고 비틀어 버리려고 하면 얼마든지 비틀 수 있어.

“사실 처음에는 그냥 마족으로 변한 고대 드워프 왕과 싸우려고 했어요. 정상적으로요.”

그렇게 시작된 설명.

우리 팀과 카르바할, 대전사 칼룬 모두 집중해서 내 말을 들었다.

“그런데 고대 드워프 왕이 우리한테 또 사기를 치더라고요.”

그때 재중이 형이 한마디를 거들었다.

“진짜 토르를 내놓으라니까 가짜 토르를 주면서 속이려고 했지.”

“네, 그 순간 생각났죠. 이건 써먹을 수 있겠다고.”

예전에 받았던 가짜 토르는 이미 르아 카르테에 흡수가 되어 사라진 상태였다.

그 상황에서 새로 생긴 가짜 토르는 내게 한 가지 영감을 주었다.

모두를 둘러보면서 말을 이었다.

“전에 아스티아가 말하길, 이쁜소녀가 제물이 된다고 했던 것 기억나요? 가짜 토르를 들고 있는 존재의 모습으로 변한다고.”

챠밍이 잠깐 생각하더니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 설마! 저 개구리를?!”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채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듣고 있던 재중이 형이 그 모습을 보더니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개구리를 가짜 토르에 묶는다고 꽤 고생했다고.”

저게 정답이었다.

발상의 전환.

꼭 사람이 토르를 쥐고 공격해야 할까?

다른 생명체도 가능한 게 아닐까?

그래서 아스티아에게 물어보라고 했었다.

그리고 만족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잘 되고 있어?”

그때 갑자기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서 아스티아가 불쑥 나타났다.

갑작스런 아스티아의 등장에 깜짝 놀란 대전사 칼룬이 배틀 액스를 들고 나서려고 했는데 카르바할이 제지했다.

『 괜찮네. 』

그러고 보니 카르바할에게 아스티아의 정체를 말해 준 적이 있었던가?

내 기억에는 없는데.

일단 전투가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아스티아에게 물었다.

“아스티아? 결계를 그냥 넘어오시네요?”

“이 정도 결계야 뭐.”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결계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면 애초에 고대 드워프 왕이 마족이 된다고 해도 별 의미도 없었을 것 같았다.

아스티아가 마음만 먹었으면.

이미 시나리오고 뭐고 싹 엎어졌을지도.

아스티아도 신기한 듯 개구리로 변한 고대 드워프 왕을 바라보았다.

“헤에, 정말 개구리가 되었네. 그 저주 정말 신기하단 말이야?”

흐음, 아스티아도 결과가 궁금해서 찾아온 거였나.

그리곤 재중이 형을 보고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가짜 토르에 개구리를 묶어 놓고 내게 몸을 부딪히라니. 정말 웃기잖아.”

정확히는 개구리가 공격자가 되도록 아스티아는 그냥 몸만 가져다 대는 일이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개구리가 제물이 되어 버린다.

“고대 드워프 왕이 걸어 둔 저주를 꼼수로 역이용한 셈이죠.”

그런 나를 지긋이 바라본 아스티아가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웃어 보였다.

“와, 당대 용사는 마족보다 더하잖아?!”

이건 칭찬인가?

뭔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뭐 좋은 게 좋은 거겠지.

《 용마족 아스티아와의 호감도가 급격히 상승합니다! 》

그때 바로 호감도가 올라갔다는 시스템이 울렸다.

이상한 곳에서 포인트를 따네.

아스티아가 보기에는 굉장히 인상 깊었던 모양.

순간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물었다.

“그런데 원천마력을 빼앗긴 건 괜찮나요?”

“아, 괜찮아. 어차피 일부뿐이고. 나중에 회수하면 되니까.”

역시 그래서 내 제안을 그냥 받아 준 거였나?

본체에 무리가 갈 정도라면 아스티아가 절대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와 아스티아의 이야기가 끝나자 다들 질린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특히 막내별이 한 말이 가관이었다.

“와, 악마가 울고 가겠어요.”

“하하…….”

챠밍은 좀 다른 말을 했지만.

방긋 미소 지으면서 한 말.

“전 악마라도 괜찮아요.”

끙, 챠밍도 아니라는 말은 안 하는군.

그래도 고맙긴 하네.

이쁜소녀도 비슷한 말을 했다.

“저두요!”

“하하, 그래.”

전사 형은 긴장을 모두 푼 듯 안도하는 얼굴로 말했다.

“난 가끔 네가 우리 편이라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거 칭찬이죠?”

“아아, 아마도 맞을걸?”

“칭찬으로 듣죠.”

그래야 내 마음이 편할 것 같아.

“마무리는?”

재중이 형을 보면서 물어보자 재중이 형이 어깨를 으쓱했다.

“네가 해. 이것도 네가 만든 그림이잖아?”

이건 레릭 왕국을 내게 준다는 뜻이었다.

고개를 돌려 우리 팀을 보자 다들 고개를 끄덕였고.

챠밍도 같은 말을 했다.

“오빠가 다 했잖아요.”

“그럼 내가 할게.”

다른 생물체도 있지만 굳이 저런 개구리를 선택한 것은 전투력이 아예 없기 때문이었다.

개구리가 레벨이 아무리 올라 봐야 개구리니까.

아마 스탯이 바닥을 기고 있을 것이다.

거대 개구리처럼 애초에 네임드 같은 존재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내가 발걸음을 옮기자 고대 드워프 왕이 변한 개구리가 크게 울어 댔다.

“케륵! 케륵!”

이 고대 드워프 왕에게 걸려 있는 시나리오가 엄청날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끝내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면 유저나 혹은 다른 존재로 변해 대륙 전체를 전쟁터로 만들었을 것이다.

마지막에 말한 드래곤과 인간들을 다 죽여 버린다고 하는 것만 봐도.

갑자기 누가 욕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귓가가 간지러웠다.

왜 갑자기 이렇게 간지럽나.

“정말 이대로 죽여도 되겠죠?”

마지막으로 돌아보면서 물어보자 재중이 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죽이고 생각해. 그때 되면 또 뭔가 알아서 변하겠지. 언제부터 우리가 그런 걸 생각했다고.”

“하긴 그렇죠.”

나도 모르겠다.

고생하는 건 알아서 하라고 하고.

“너한테 별로 나쁜 감정은 없다. 한 방에 죽여 줄게.”

내가 다가가자 폴짝폴짝 도망가는 개구리를 조준하고 드래곤 슬레이어를 꺼내 스킬을 시전했다.

【 용격! 】

그리고 용의 모습을 한 강력한 공격이 일자로 쭉 밀고 나가면서 개구리를 그대로 덮쳐갔다.

개구리가 아무리 빨리 움직인다고 해도 용격을 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케에엑!”

개구리가 용격 한 방에 피가 순삭되어 죽어 버리는 것과 동시에 강력한 후폭풍이 개구리의 몸에서 터져 나왔다.

마치 어떤 기운이 응축되어 있다가 폭발하는 것처럼.

그리고 불길한 검은색의 기운과 동시에 붉은 용암이 동시에 폭발하며 주변을 녹이기 시작했다.

저건…….

암흑혈과 용혈인가?

고대 드워프 왕이 죽으면서 몸에 저장된 기운이 터져 나온 것 같았다.

“일단 피해!”

최대한 폭발에서 멀어지자 어느 순간부터 폭발이 줄어들어 갔다.

그렇게 폭발이 완전히 가라앉고 난 뒤.

시스템 메시지가 울렸다.

《 메인 퀘스트 : 고대 드워프 왕의 부활 저지 『 완료 』 》

- 드워프 왕, 카르바할을 도와 고대 드워프 왕을 저지.

- 마족으로 부활한 고대 드워프 왕 처지.

- 퀘스트 보상.

『 레릭 왕국 통치권. 』

『 드워프 왕 카르바할과의 동맹. 』

『 원정대 포인트 300000 P. 』

『 마족의 심장. 』

『 10강 무기 정제 강화석. 』

『 10강 방어구 정제 강화석. 』

『 +1 확정 강화석 』

《 마족이 된 고대 드워프 왕을 처치하셨습니다! 》

《 기여도 1위로 레릭 왕국 통치권을 습득하셨습니다! 》

《 고대 드워프 왕의 심장이 드랍 아이템 형식으로 지급됩니다! 》

《 원정대 포인트 30만 P가 지급됩니다! 》

용격 딱 한 방에 정말 메인 퀘스트가 완료되어 버렸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우리 팀 모두 적용이 되는 것 같았고.

다들 퀘스트가 완료되어 내게 엄지를 들어 올렸다.

그때 시스템 메시지가 서버 내 모든 유저들에게 떠올랐다.

《 가르시아 제국 공작 주호 님이 드워프 왕국 레릭을 소유합니다! 》

하아, 피곤하게 됐네.

설마하니 이걸 대놓고 시스템으로 알려줄 줄이야.

이제까지 왕국을 유저가 소유한 적이 없었다.

그것도 새로 나온 왕국을.

- 우왁! 이게 뭐야?

- 주호가 레릭 왕국을 가졌다고?

- 와, 대박이네.

- 대체 이놈은 어떻게 플레이하는 거지?

- 그러게, 뭔 짓을 해야 왕국을 통째로 먹냐.

- 이젠 놀랍지도 않네.

- 주호가 주호했다.

- 부럽다. 진짜.

- 거점 한두 개 먹는 걸로는 성도 안 차는갑네.

- 주호 건들면 드워프 전체하고 싸워야 하려나?

시스템 메시지가 올라가자마자 서버 전체가 들썩였다.

거점이나 유적지는 그렇다 쳐도 무려 왕국이었다.

다른 말로 하면 내가 지금 드워프들의 왕이나 마찬가지.

물론 드워프의 왕인 카르바할이 있으니까 그렇게까지는 안 되겠지만.

분명히 메인 퀘스트 보상에 드워프 왕 카르바할과의 동맹이라는 문구도 있었으니까.

아마도 왕국에서 나오는 이득을 가져가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당연히 그것만 해도 엄청난 이득을 가져다줄 것이다.

그때 이쁜소녀가 죽어 버린 개구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외쳤다.

“오빠! 저기!”

다들 시선을 돌려 개구리를 바라보자 죽은 고대 드워프 왕에게서 뭔가의 기운이 불쑥 위로 솟아올랐다.

뭐지?

그것은 가만히 보고 있으면 빨려들 것 같은 진홍의 기운과 짙은 암흑의 기운이 서로 뒤엉켜 부딪히며 원을 그리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잠시 후, 그 기운이 갑자기 나를 향해 빠르게 날아왔다.

설마.

아직 고대 드워프 왕이 살아 있는 건가?!

깜짝 놀라 그 기운을 피하려고 할 때 아스티아가 내게 말했다.

“내 기운이야.”

“네?”

“내 원천마력의 일부.”

그런데 저 원천마력이 아스티아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게로 날아오더니 내 신체에 흡수되듯 스며들었다.

어?

이게 왜 나한테?

《 용마족 아스티아의 원천마력 일부를 흡수하셨습니다. 》

눈으로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정말 흡수를 했다.

이거…….

정말 괜찮으려나?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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