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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607화 (597/1,404)

#607화 고대 드워프 왕과의 딜 (4)

원래 가지고 있던 저주가 걸려 있던 가짜 토르는 이미 내 르아 카르테에 흡수되어 사라졌었다.

지금 내가 넘겨준 것은 그 이후에 고대 드워프 왕에게서 넘겨받은 또 다른 가짜 토르였다.

진짜 토르를 원했던 우리를 속이기 위해 고대 드워프 왕이 넘겨준 가짜.

그리고 그걸 받는 순간부터 머리가 팽팽하게 돌아갔다.

이건 충분히 이용해 먹을 수 있겠다고.

고개를 돌려 재중이 형에게 물었다.

<주호> 제대로 된 거죠?

내 물음에 재중이 형이 고대 드워프 왕 몰래 고개를 끄덕였고.

어차피 고대 드워프 왕이 이쪽을 신경 쓸 것 같지도 않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재중이 형도 준비가 제대로 될 때까지는 최대한 조심하는 모양새였다.

이게 중간에서 엇나가면 정말 머리가 아파지니까.

<불멸> 아스티아의 말대로라면 제대로 된 것 같다.

<주호> 네, 아스티아가 그렇다면 맞겠죠.

아스티아를 확실히 믿을 수 있느냐를 물어본다면 이건 확실하지는 않았다.

우리도 어느 정도 도박을 걸고 준비를 했다.

<불멸> 이거부터 받아.

그리고 재중이 형에게서 몇 가지 물품을 전달받았다.

그동안 내 장비는 전부 재중이 형에게 가 있었다.

이틀 전에 재중이 형이 나갈 때 내 장비를 다 들고 갔기 때문에.

코스튬으로 가리면 장비를 입고 있는지 아닌지 잘 알 수 없으니 이런 식으로 눈가림 정도는 가능했다.

<불멸> 생각대로 안 풀릴 경우에는.

<주호> 네, 각오하고 있어요.

플랜 A가 먹히지 않으면 그땐 플랜 B다.

당연히 플랜 B가 무지막지하게 더 힘들 것이다.

몸으로 때워야 할 테니까.

<주호> 좋네요.

<불멸> 네 껀 더 신경 썼지.

그에 대비하기 위해 장비를 맡긴 것이다.

암흑혈이 있으면 드래곤 플레이트를 더 끌어올릴 수 있기에.

『 +10 암흑 드래곤 플레이트 상의 / 방어력 50+10

근력+25 / 피해 감소 10% / 관통 저항 10%

어둠, 화속성 방어 추가 』

『 +5 암흑 드래곤 플레이트 하의 / 방어력 49+5

체력+25 / 피해 감소 10% / 관통 저항 10%

어둠, 화속성 방어 추가 』

『 +4 암흑 드래곤 헬름 / 방어력 47+4

마력+25 / 피해 감소 5% / 관통 저항 5%

어둠, 화염 경직 저항 』

『 +4 암흑 드래곤 건틀렛 / 방어력 45+4

근력+25 / 피해 감소 5% / 관통 저항 5%

어둠, 화염 속 체력 회복 』

『 +5 암흑 드래곤 부츠 / 방어력 45+5

민첩+25 / 피해 감소 5% / 관통 저항 5%

어둠, 화염 속 이동 속도 증가 』

이거…… 생각 이상인데?

방어력이 이전의 드래곤 플레이트 보다 올라갔고.

거기에 이어 스탯도 추가로 5씩 더 붙어 있었다.

그리고 변화한 옵션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관통 저항.

역시.

관통 저항이 따로 존재했어.

이전에 대전사 칼룬이 관통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고 앞으로 나올 것이라 예상했었는데 이렇게 바로 얻게 될 줄은 몰랐다.

<불멸> 좋지?

<주호> 네, 너무 좋은데요?

이렇게 관통 저항이 붙어 버리면 어지간한 관통 공격은 확률적으로 다 막아 낼 수가 있게 된다.

유저들의 관통 수치가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 관통 저항은 그 자체로 엄청난 값어치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네임드를 상대할 때는 조심해야겠지만.

네임드의 공격을 다 막아 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무리지.

또 다른 눈에 띄는 것은 속성 방어 추가.

원래는 화속성에 대한 방어가 붙어 있었는데 지금은 어둠 속성까지 동시에 붙어 있었다.

이렇게 두 개의 속성 방어가 붙어 있는 경우는 처음이라 눈에 더 들어왔고.

앞으로 싸울 녀석들이 어둠 속성이 많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는 충분히 좋은 옵션이었다.

거기다 특히 건틀렛에 달린 어둠 속 체력 회복.

그리고 부츠에 달린 어둠 속 이동 속도 증가.

요즘 어둠 속에서 싸울 일이 많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 옵션들은 그 자체로 완소 옵션이었다.

다른 부위를 안 차더라도 건틀렛과 부츠만 따로 차야 할 정도로 옵션이 좋았다.

<불멸> 여차하면 바로 치고받아야 하니까 미리 착용해 둬.

곧장 재중이 형에게서 받은 플레이트들을 몸에 착용했다.

<주호> 무게도 좀 가벼워졌네요?

<불멸> 어, 경갑보다 약간 무거운 정도야. 네가 쓰기에는 좋을 거다.

암흑혈 좀 추가했다고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나.

이러니 유저들이 암흑혈 노래를 부르는 거겠지.

현재 이 암흑 드래곤 플레이트가 이곳 레릭 왕국에서 만들 수 있는 최상급 방어구에 속했다.

당분간은 이걸로 가도 되겠어.

아마 이 정도 옵션이면 고대 드워프 왕과도 한판 제대로 뜰 수 있을 것이다.

재중이 형을 보니 역시 암흑혈로 장비를 갈아엎었고, 전사 형도 검은 색상이 섞인 수룡갑을 차고 있었다.

이쁜소녀도 마찬가지.

분홍 갑옷에 검은 기운이 흐르는 것을 보면 이쁜소녀도 모든 준비를 해 놓은 상태였다.

적어도 이젠 방어구에서 밀리지는 않겠네.

충분히 해볼 만해.

그렇다고 우리만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주호> 다른 사람들은요?

<불멸> 밖에서 전부 대기 중.

내가 물어본 것은 우리 쪽 연합 사람들 전체를 말하는 것이었다.

일이 잘못되었을 경우.

우리나 고대 드워프 왕이나 둘 중 하나는 이 레릭 왕국에서 나가야 한다.

당연히 우리도 사활을 걸 수밖에.

나와 재중이 형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고대 드워프 왕의 눈빛이 욕망에 가득 찬 눈빛으로 변해 있었다.

그리고는 곧장 광소를 터트렸다.

『 크하하하, 드디어 내 손에 들어왔구나. 이 얼마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 왔는지 모른다. 』

확실히 눈빛이 변했어.

고개를 살짝 들어 마치 우리를 내려다보는 것 같은 저 표정을 보고는 확신했다.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

고대 드워프 왕이 마족이 되고 나면 약속이고 뭐고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겠지.

<불멸> 저 봐라. 딱 변하잖아.

재중이 형도 마찬가지.

듀라한 스피어를 꺼내 들고는 자세를 잡았다.

<주호> 그럼 준비한 것부터 꺼내 들죠.

한껏 지금의 상황을 즐기던 고대 드워프 왕에게 말을 걸었다.

“아, 그 전에 잠시 만나볼 분이 있습니다.”

『 무슨 소리냐? 』

우리가 그냥 막 온 건 아니라서.

그때 갑자기 결계가 흔들리면서 누군가가 이 공간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 흠?! 』

그건 다름 아닌 대전사 칼룬.

『 너는?! 』

그리고 또 하나.

현 드워프 왕인 카르바할.

이 둘이 동시에 결계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 고대 드워프 왕을 뵙습니다. 』

역시 드워프 왕인 카르바할은 이 결계 자체를 열고 들어올 수 있었다.

원래라면 카르바할이 더 빨리 찾아올 수도 있었지만 카르바할의 신뢰를 얻으면서 지금까지 카르바할을 묶어 둘 수 있었다.

진짜 중요한 이 순간.

서로 만날 수 있게.

그렇게 결계 안으로 카르바할이 들어오자 고대 드워프 왕의 눈빛이 크게 흔들렸다.

카르바할도 나이가 많이 든 드워프에 속했는데 고대 드워프 왕에 비하면 청년 같은 느낌이 들었다.

『 네 녀석이 여긴 어떻게! 』

<불멸> 결국 만나야 할 녀석들이 만났군.

<주호> 네, 그러려고 데리고 온 거니까요.

주변의 용광로들과 암흑혈, 용혈, 그리고 바닥에 깔린 마법진을 쭉 둘러본 카르바할의 눈빛이 바로 굳어 버렸다.

『 설마 마족이 되시려는 겁니까. 』

역시 드워프의 왕.

이 장소를 보자마자 여기가 뭐 하는 장소인지 눈치채 버렸다.

그리고 그 말은 옆에 있던 대전사 칼룬을 동요시키기에 충분했다.

『 고대 드워프 왕이시여.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마족이라니. 』

『 흠……. 』

조금 낭패한 그런 표정인가?

아마 대전사 칼룬을 다른 용도로 쓸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계획이 엇나간 그런 모습이었다.

그런 고대 드워프 왕을 보는 카르바할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 왕이시여. 이런다고 죽은 형제들이 돌아오진 않습니다. 』

무슨 말이지?

죽은 형제들?

카르바할 말에 고대 드워프 왕이 크게 고함을 질렀다.

『 네 녀석이 무엇을 안다고! 』

『 마족의 힘을 이용해서 죽은 형제들을 일으켜 세울 생각 아니십니까. 』

그 말에 고대 드워프 왕의 표정이 확 굳어버렸다.

『 그걸 어떻게?! 』

『 선대왕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알려 주셨습니다. 마족에 대해. 』

뭔가 복잡하네.

고대 드워프 왕이 단순히 자신이 오래 살려고 마족이 되려는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불멸> 드워프 종족의 비원 같은 건가.

<주호> 네, 그런 것 같네요.

『 네가 형제들이 어떻게 죽어 갔는지 봤느냐. 난 다 봤다. 그 지옥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대륙을 수호했던 우리 형제들이 드래곤들에게 불타 죽고, 저 간악한 인간들에게 배신당해 죽는 모습을. 그 잘난 영웅들? 그들도 우리를 버렸다. 』

《 고대 드워프 왕과의 호감도가 급격히 하락합니다. 》

《 고대 드워프 왕과의 호감도가 급격히 하락합니다. 》

《 고대 드워프 왕과의 호감도가 급격히 하락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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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고대 드워프 왕이 나를 보면서 더욱더 분노에 찬 표정으로 변해 갔다.

영웅의 씨앗이니 어쩌니 치켜세우더니.

다 연기였군.

《 이 땅 위에 존재하는 드래곤과 인간들을 모두 없애 버릴 것이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죽지 않는 드워프들을 다시 만들어 내겠다. 》

<불멸> 이제 본색을 드러내네. 아예 드워프까지 죄다 마족으로 만들어 낼 생각인 것 같다.

고대 드워프 왕이 마족으로 변하면…….

필히 인간들의 멸망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렇게 배우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순간.

퀘스트가 다시 떠올랐다.

《 메인 퀘스트 : 고대 드워프 왕의 부활 저지. 》

- 드워프 왕, 카르바할을 도와 고대 드워프 왕을 저지하라.

- 마족으로 부활한 고대 드워프 왕 처지.

- 퀘스트 보상.

『 레릭 왕국 통치권. 』

『 드워프 왕 카르바할과의 동맹. 』

『 원정대 포인트 300000 P. 』

『 마족의 심장. 』

『 10강 무기 정제 강화석. 』

『 10강 방어구 정제 강화석. 』

『 10강 일반 강화석. 』

『 +1 확정 강화석 』

- 퀘스트 보상은 기여도에 따라 변경되어 측정됩니다.

- 레릭 왕국 통치권은 가장 높은 기여도를 가진 유저에게 지급됩니다.

나뿐만 아니라 이 결계 안에 있는 우리 팀 모두에게 뜬 퀘스트.

그것도 이전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보상이 늘어났다.

아마 이쪽이 제대로 된, 원래 가야 하는 시나리오일 테지.

기존의 막 옆으로 벗어나던 시나리오가 중요한 시점에서는 제대로 들어맞게 되었다.

<불멸>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면 된다니까.

나쁘지 않아.

결국 잡아야 할 녀석에게 이런 프리미엄이 붙으면 우리야 당연히 땡큐였다.

《 고대 드워프 왕과 적대 상태로 변경됩니다. 》

그동안은 겉으로만 웃고 있던 모습에서 이제는 온전히 적으로 변경이 되어 버렸다.

『 거기서 지켜보아라! 내가 이 세상의 진정한 왕이 되는 모습을! 』

그리고는 고대 드워프 왕이 가짜 토르를 머리 위로 들더니 뭔가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순간 우리와 고대 드워프 왕 사이의 중간에서 화염과 암흑이 뒤섞인 오염된 용암이 치솟아 올랐다.

그걸 본 전사 형이 바로 달려와 재중이 형에게 물었다.

“어떻게 지금 막습니까? 변하기 전에 처리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이 전력이면……!”

지금 이 자리에는 카르바할과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는 대전사 칼룬.

그리고 장비를 모두 갈아엎은 우리 팀까지.

마족이 되기 전이라면 충분히 싸워볼 만한 전력이었다.

“아냐, 계획대로 간다. 지금 잡으면 보상이 제대로 안 나올지도 몰라. 그리고 준비한 것도 있고.”

“흠, 역시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전사 형도 수긍을 하고는 듀라한 쉴드만 앞에 세워 놓은 채 고대 드워프 왕이 변하기를 같이 기다렸다.

우리 팀 모두 마찬가지였고.

카르바할은 어쩔 수 없다는 안타까운 표정만 지을 뿐 딱히 행동에 옮기지 않았다.

얼마 뒤.

화염과 암흑이 뒤섞인 용암이 서서히 걷혀 내려가기 시작했다.

드디어 마족으로 변한 건가?

제발.

생각대로 되어야 할 텐데.

떨리는 마음으로 경계가 모두 내려가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모든 용암이 가라앉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바닥에 놓인 가짜 토르 옆에 있는 그 생명체를 보자마자 다들 놀란 눈빛으로 외쳤다.

“개구리?!”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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