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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595화 (585/1,404)

#595화 반쪽짜리 봉인 (4)

이쁜소녀가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어때요?!”

“하, 정말 말이 안 나오네.”

사실 너무 좋아서 말이 안 나오는 정도였다.

이런 아이템이 존재해도 되는 건가?

『 +0 토르 (유일) / 출혈 20 타격 45

- 신성력+30

- 민첩-20

- 모든 공격 광역 판정.

- 뇌전 효과.

- 하르 흡수 0/1000 -1단계

- 헤븐즈 스트라이크

- 헤븐즈 스트라이크 확률 0.1%

- 추가 봉인 / 미완성 』

일단 아이템의 옵션 자체는 매우 단순했다.

특별하다고 할 수 있는 옵션은 보이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무지막지할 정도로 강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무기 대미지.

출혈은 일반 해머에 비해서도 낮은 편인데 타격치가 거의 미친 수준이었다.

이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그런 스탯.

기본 타격치가 40대가 넘어가다니.

강화를 그렇게 많이 한 르아 카르테의 타격치를 이미 상회하는 타격치였다.

해머 특성상 타격치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지만…….

좀 미쳐 있긴 하네.

그리고 두 번째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신성력.

그동안 무기에 신성력에 관련된 옵션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보면 이례적으로 높은 신성력이 달려 나왔다.

예전에 하르 블레이드가 한 자리대 신성력이었지?

그걸 감안해서 생각해 보면 정말 엄청난 수준의 옵션이었다.

어지간한 악마형 몬스터들은 압살하겠는데?

거기다 가장 핵심으로 생각되는 한 가지 옵션.

모든 공격 광역 판정.

이 옵션은 지금까지 본 어떤 옵션들보다 좋아 보였다.

이건 단순하게 휘두르는 공격 하나하나가 광역기가 된다는 뜻이니까.

토르는 이 하나의 옵션만으로도 그 값어치가 충분히 있었다.

그리고 이미 알고 있으면서 마음에 걸리는 옵션도 보였고.

헤븐즈 스트라이크.

역시 확률이 거지같았네.

0.1%라면 아무리 휘둘러도 거의 터지지 않는다는 뜻과 동일했다.

정말 어쩌다 한 번.

재수가 좋으면 터지는 스킬이라고 생각하면 되려나.

운빨의 스킬?

거대 뱀을 잡을 때는 대놓고 기회를 열어 주었기에 마음껏 휘둘러서 옵션을 발동시켰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거의 활용을 하기 힘든 옵션 중에 하나였다.

자의로 원하는 시점에서 발동을 못 시킨다는 단점은 있지만 그만큼 위력이 있으니까 이쪽은 괜찮을지도.

이런 옵션들은 다 좋은데 딱 하나의 문제점이 보였다.

민첩을 무려 20이나 깎아 먹는다는 점.

이쁜소녀가 계속 느리게 보였던 것이 착각이 아니었다.

단순히 무기의 무게만으로 느린 상황이 아니라 무기 옵션 자체가 그렇게 만들었던 것이다.

미친 듯한 파워를 주되.

스피드를 뺏어간다는 건가?

이렇게 극단적인 무기라니.

생각해 보면 이쁜소녀의 성향과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얼마 뒤 내 뒤를 이어 접속한 재중이 형은 딱 한마디를 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이름 아냐?”

“역시…… 그렇죠?”

“확실히 각인은 돼서 좋긴 한데. 영자들 너무 일을 안 하는구만.”

그 말에는 다 같이 웃기만 했다.

그리고 이쁜소녀에게 토르를 받아 잠시 실험해 보고는 혀를 내둘렀다.

재중이 형이 휘두를 때마다 해머에서 황금빛 뇌전이 사방으로 터져 나오는 것이 이미 심상치 않아 보였다.

“컨셉 죽여주네. 얘네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무기를 만든 거야?”

재중이 형이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저 광역 판정 때문이었다.

“소녀하고 싸우면 아무래도 근접전은 무리겠는데? 근처만 가도 대미지가 들어오잖아.”

설명만 봐도 사긴데 실제로 써 보니까 더 사기였다.

다른 사람들이 당해 보면 깜짝 놀랄지도.

“일단 광역 범위가 좁기는 한데…… 이 정도만 해도 꽤 좋아.”

“그래도 마법처럼 확 넓진 않네요.”

“그럼 완전 사기지. 그리고 휘두를 때마다 마력을 잡아먹어. 소녀의 마력으로는 아주 무한대로는 못 쓸 거다.”

확인해 본 결과 딱 해머 크기 반 개 수준으로 광역 판정이 들어왔다.

뇌전이 닿는 만큼의 범위.

조금 더 넓으면 좋겠는데…….

그때 뭔가가 생각났다.

“봉인이 더 풀리면요? 범위가 늘어날까요?”

“흐음, 그건 해봐야 알겠지?”

그렇게 재중이 형이 토르를 이쁜소녀에게 돌려주는 사이 우리 팀이 속속 접속을 했다.

그리고 하나같이 토르의 옵션을 보고는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전사 형도 한마디를 꺼냈다.

“이 옵션 알려지면 난리가 나겠는데요.”

전사 형의 말에 재중이 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막상 싸워 보면 바로 알 거다. 평타가 광역기라는 걸.”

싸우다 보면 알려지기는 알려진다는 말이군.

이건 어쩔 수 없으려나.

그때 이쁜소녀가 뭔가가 생각났는지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이거 전사 오빠가 써도 되지 않아요? 평타가 광역기면 어글 잡기도 쉬울 텐데…….”

의외의 말이라 다들 잠시 멈칫했다.

확실히 평타가 광역기면…….

어글 잡기에는 편할 수야 있겠지만.

다른 쪽은 다 문제일 것 같은데.

내 생각과 그렇게 다르지 않는지 전사 형이 바로 손을 좌우로 휘저었다.

“난 그거 절대 못 쓰지. 민첩이 20이나 떨어져서야 반응도 밀리고. 거기다 난 라지 쉴드를 들어야 하니까. 한손으로는 그 해머 절대 못 든다고?”

“아, 그렇구나.”

“내가 보기에는 너한테 맞춤형 무기야. 괜히 고대 드워프 왕이 너한테 줬겠냐.”

“우웅, 알았어요.”

이로써 이쪽은 정리된 건가.

“그럼 일단 성장시켜 보죠?”

다행히 1단계는 쉬운 편에 속했다.

하르만 흡수시키면 되니까.

“당장은 하르가 없으니까 올라가 보자고.”

재중이 형이 신호를 하자 바로 움직였다.

새 드워프 왕국을 보기 위해.

고대 드워프 왕을 봤는데 고대 드워프 왕은 아마 이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는 모양이었다.

얼마 안 남았다더니 딱히 사라지고 하지는 않네.

“죽는 것 아니었어요?”

내 질문에 재중이 형이 어깨를 으쓱했다.

“설마, 그렇게 쉽게 죽으려고. 다른 사람들도 퀘스트를 해야 할 텐데.”

그 말에 그냥 납득을 해 버렸다.

퀘스트상 사라지면 안 되는 존재라.

옆에 대기하던 칼룬에게 물었다.

“칼룬, 여기서 나가는 방법은요?”

『 이쪽으로. 』

대전사 칼룬이 알려준 대로 포털을 타고 움직이니 바로 용광로가 가득한 지하에서 나와 황금 석상이 있는 장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용광로가 가득하던 그곳으로는 다시 들어갈 수 없었고.

재중이 형이 황금색 석상을 보고는 말했다.

“역시 이벤트 장소였나?”

“그런가 보죠.”

“암흑혈은 이제 더 못 얻겠군.”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고개를 돌려 칼룬을 보자 칼룬이 대답해 주었다.

『 지하 무덤의 저주 받은 드워프들을 처리하면 암흑혈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

예전에 그 녀석들인가?

오러를 써 대던.

『 그리고 일부 지역에서 암흑혈을 캘 수도 있습니다. 』

이건 꽤 좋은 정보였다.

예전에 하르를 캐듯이 암흑혈도 가능해 보이니까.

그리고 전사 칼룬이 알려준 포탈을 타고 지상 층으로 나오자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쁜소녀와 챠밍이 깜짝 놀라 외칠 정도로.

“우와아! 도시다!”

“세상에, 여기가 전에 그 무덤이 맞아요?”

거대한 무덤을 중심으로 쫙 펼쳐진 도시 문명.

무덤 위로 만들어진 드워프들의 도시는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크기를 자랑했다.

일단 사방으로 퍼져 있는 잘 정비된 도로에 높은 석조 건물들마다 온통 빛이 가득했다.

그런 건물 곳곳에는 대장간들이 보였고 각종 크기의 용광로들 역시 즐비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덩치가 큰 드워프들도 잔뜩 보였고.

이전에 봤던 지하 왕국과는 사뭇 다른 활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기존에 보지 못했던 거대한 비공정들도 하늘을 날아다녔고 정체를 알 수 없는 탈것들도 보였다.

이미 수많은 유저들이 포탈 주변으로 속속들이 접속을 해 사방팔방 뛰어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었고.

재중이 형도 그걸 보고는 휘파람을 불었다.

“휘유, 굉장하잖아? 준비 단단히 했는데?”

이번에 패치된 드워프들의 도시는 그간 봐왔던 평범한 도시는 절대 아니었다.

경계 너머의 이전 문명들이 살아난 딱 그런 모습.

어디서 온지도 모르는 드워프들이 잔뜩 자리 잡고 도시를 지키는 모습은 그 자체로 신기함을 가져다 주었다.

이전에 파괴된 문명을 살린다라...

최후의 불꽃을 살린다는 의미가 이런데 있었나?

“여길 가지지는 못 하겠죠?”

이 정도로 발달된 도시를 보는 순간 욕심이 들어 물었는데 재중이 형이 고개를 저었다.

“아마 가르시아 제국과 비슷한 시스템일 거야. 유저가 소유권을 얻지는 못하겠지.”

“혹시 드워프 왕을 죽이면요?”

“크큭, 그건 재밌겠네. 나중에 한번 해 볼까?”

그런 악당들이나 할 법한 대화를 아무렇지도 않게 나누면서 도시에 발을 들여놓자 바로 시스템 메시지가 울렸다.

《 드워프들의 성지 ‘레릭 왕국’에 입장하셨습니다. 》

《 원정대 포인트 5000p 획득! 》

이건 최초로 발견하거나 그런 쪽은 아니었다.

이 도시로 들어온 모두에게 주는 포인트.

새 문명을 발견했다는 것만으로도 포인트를 주는 것 같았다.

“자, 그럼 한번 살펴보자고 얼마나 바뀌었는지.”

그때 한쪽에서 뭔가를 발견한 전사 형이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아무래도 물약 장사는 망했는데요?”

전사 형이 가리킨 방향은 당연하게도 물약을 팔고 있는 상점이었다.

『 드워프 특제 물약을 사세요! 쌉니다! 』

빨간색을 띄는 물약들.

그간 봐 왔던 하얀색이나 노랑, 주황색 물약과는 완전 다른 물약이었다.

개떼처럼 물약을 사기 위한 유저들 틈으로 물약을 하나 사봤는데 전사 형과 마찬가지로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이거 우리가 파는 물약보다 좋은 거네요. 값은 좀 비싸긴 해도.”

그걸 확인한 재중이 형도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시절은 갔군.”

경계 주둔지에서 물약을 팔아먹을 생각이었는데 새 왕국이 생기면서 그것도 힘들다고 생각한 순간.

『 오늘 물약은 다 팔렸습니다. 』

응?

물약이 떨어져?

그러자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야! 무슨 물약이 벌써 떨어져?! 장난해?”

“빨리 내놓으라고 아직 못 샀단 말이야.”

아주 죽으라는 법은 없네.

팔 수 있는 일정 물량이 정해져 있는 모양이었다.

당분간은 걱정 안 해도 되겠는데.

경계 주둔지의 쓸모가 당분간은 이어질 듯 했다.

재중이 형이 농담을 하듯 말을 꺼냈다.

“크큭, 화련이 울지는 않겠군.”

“뭐, 그렇겠네요.”

물약 상점을 지나 돌아다니면서 대장간들을 확인했는데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것들을 찾을 수 있었다.

제작 가능한 모든 무기들에 암흑혈이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어떻게든 암흑혈은 필수겠는데?

지하 무덤의 사냥이 강제되는 느낌이 있기는 했지만 딱히 나쁠 것은 없었다.

그런데 상위의 무구들에서는 또 다른 재료들을 필요로 했다.

흠, 이건 꽤 박 터지려나.

우리만 그것을 본 것이 아니라 유저들도 대장간 바로 앞에서 깜짝 놀라 외쳤다.

“하, 드래곤의 비늘? 레비아탄?”

“이걸 어떻게 잡아 오라는 거야?”

“아, 이쪽 무기가 훨씬 좋잖아.”

“무조건 잡아야 하나.”

아마 유저들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이 될 터.

그뿐만 아니라 모든 무기들의 베이스가 용족의 재료를 필요로 했다.

드레이크부터 시작해서 레서 드래곤까지.

드워프들이 용족에 원한이 있다더니 무기 체계도 다 이런 식인가.

내게는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용의 대지에 내가 소유한 거점도 있었으니까.

어느 쪽 사냥터를 이용하든.

내게 들어오는 돈이 적지 않을 것이다.

아니, 이 경우에는 강제로 용의 대지로 사냥을 가야 하니까 오히려 더 벌릴 수도 있겠는데.

“이번 패치는 꽤 마음에 드네요.”

“그러게, 웬일로 네 편을 다 들어 주냐.”

“그동안 미운 짓 했던 일들이 싹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에요.”

이런 식의 패치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일단 할 것부터 해놓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곧장 도시 내에 존재하는 개인 창고에 들려 하르를 꺼내 이쁜소녀의 토르부터 업그레이드했다.

『 +0 토르 (유일) / 출혈 20 타격 45

- 신성력+30

- 민첩-20

- 모든 공격 광역 판정.

- 뇌전 효과.

- 암흑혈 흡수 0/1000 -2단계

- 헤븐즈 스트라이크

- 헤븐즈 스트라이크 확률 0.3%

- 추가 봉인 / 미완성 』

토르에 하르를 먹여 2단계로 만들자 몇 가지 옵션 상태가 변하기는 했다.

그리고 다음은 암흑혈을 흡수하는 단계로 넘어갔고.

헤븐즈 스트라이크의 확률이 좀 많이 올라간 것으로 끝인가?

이것도 나쁘진 않지만…….

좀 부족한 감이 있었다.

그런데 이쁜소녀가 몇 번 휘둘러 보고는 얼굴이 웃음이 활짝 피어올랐다.

“오빠! 광역 범위가 늘어났어요!”

“그래? 얼마나?”

“으음, 전보다 두 배쯤?”

“괜찮네.”

이런 식이었나?

어쩐지.

무기 대미지 등이 전혀 변하지 않기에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이젠 암흑혈이 문제네.”

이벤트를 하면서 가지고 온 암흑혈의 파편이 있기는 했지만 요구하는 개수에 턱없이 부족한 편이었다.

하르보다 암흑혈이 구하기 힘들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앞으로 더 기대할 만한가?

“강화는…….”

바로 창고에서 10강 무기 강화석을 꺼냈다

네임드를 얻으면 쓰려고 남겨 두었던.

“에?! 정말 제가 써요?”

“유일템에 안 쓰면 어디다가 쓰겠어.”

그리고는 이쁜소녀의 손에 덥석 쥐어 주었다.

“열심히 해서 다음에 갚을 수 있도록!”

잠시 고민하던 이쁜소녀가 챠밍과 재중이 형을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으웅! 오빠, 너무 고마워요. 그럼 이번만 쓸게요.”

『 +10 토르 (유일) / 출혈 30(20+10) 타격 55(45+10)

- 신성력+40

- 민첩-10

- 모든 공격 광역 판정.

- 뇌전 효과.

- 암흑혈 흡수 0/1000 -2단계

- 헤븐즈 스트라이크

- 헤븐즈 스트라이크 확률 0.3%

- 추가 봉인 / 미완성 』

확실히 강화를 하니 옵션이 훨씬 좋아졌다.

타격치는 거의 하늘로 돌파하는 수준.

그리고 가장 문제가 되었던 민첩 페널티가 깎여 나갔다.

일단 한숨 돌렸나.

《 이쁜소녀 님이 【 +10 토르 】 인챈트에 성공했습니다! 》

역시 시스템 메시지가 울리는 것도 똑같았다.

서버가 난리 난 것도 마찬가지.

새로운 유일템의 등장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쁜소녀의 이름을 서버에 널리 알린 계기가 되었고.

그렇게 토르의 강화를 끝내고 난 뒤 정비를 하고 다들 밖으로 나왔다.

창고 바깥을 나오니 뛰어다니는 수많은 유저들이 보였다.

다들 정보를 얻으려고 바쁘구나.

“뭔가 찾으면 바로 연락하고.”

재중이 형의 말과 함께 모두 다른 방향으로 흩어졌다.

우르르 몰려다니는 것보다는 이쪽이 빠르니까.

도시 안에서는 딱히 위협이 될 만한 일도 없었고.

그렇게 걸어 다니면서 주변을 살피다가 한 대장간 앞에서 물건을 구경하고 있는 여성에게 눈이 갔다.

인상적인 부분이라면.

보랏빛의 헤어를 허리까지 길게 늘어뜨린 정도?

단지 그뿐인데 왜 시선이?

분명히 유저들 사이에 있는 그냥 한 명의 유저일 뿐인데…….

뭔가 이질적이면서도 아무것도 아닌 그런 느낌.

나도 모르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자 갑자기 르아 카르테가 웅웅거리면서 울리기 시작했다.

?

지금 이게 왜 울려?

그 순간 그 여성이 내게 고개를 돌려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무표정하고 단조롭던 얼굴에서 순식간에 흥미가 동한 표정으로 변하더니 갑자기 깜짝 놀랄 만한 말을 했다.

“탐식?”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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