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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564화 (554/1,404)

#564화 고대 왕의 흔적 (3)

카르바할에게 받은 이 물품이 이런 식으로 작용할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단순히 경계 너머의 드워프들에게 전달하는 용도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실상은 그렇게 단순한 물건은 아닌 모양이었다.

저 빳빳하던 칼룬 대전사의 목을 숙이게 만든 것만 봐도 그렇고.

<불멸> 호오, 그거 엄청 좋은 거잖아?

<주호> 네, 저도 이렇게 효과가 좋을지는 몰랐는데.

<불멸> 일종의 증표 같은 건가?

<주호> 칼룬이 이걸 보고 숙인 것을 보면 아마도 그럴 것 같아요.

<불멸> 카르바할이 선물 하나는 제대로 했군.

드워프 왕, 카르바할과의 호감도는 예전에 맥스를 찍었다.

무너졌던 지하 왕국을 재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어서.

아마 다른 사람들은 이런 아이템을 절대로 얻지 못할지도.

뭐, 시간이 지나면 가능성이야 있겠지만…….

실질적으로는 힘들다고 봐야지.

덕분에 이야기가 쉽게 풀리겠어.

드워프 왕의 물품을 꺼내놓는 순간 칼룬의 호감도가 엄청나게 상승했다.

물론, 맥스를 찍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이걸로도 충분하다.

일단 이 물품이 어느 정도 값어치가 있는지 제대로 알아야 이후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그래서 칼룬에게 바로 물었다.

“이 물품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내 질문에 칼룬이 고개를 들고 바로 설명을 시작했다.

의심하는 모습은 결코 보이지 않았고.

『 드워프 왕의 숨결입니다. 드워프 족에게 큰 도움을 준 이에게만 하사하는. 그 증표만 있으면 드워프 족 누구에게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빙고.

카르바할 이 아저씨.

생색도 안 내고 이런 좋은 걸 내주었잖아?

칼룬의 태도 자체가 바뀐 것을 봐서는 효과는 확실하고.

일단 고대의 지도에 나오는 장소는 일단 이 칼룬을 만나기 위한 장소임을 확인했다.

그럼, 이제 이 칼룬을 제대로 구워 삶아야 했는데 드워프 왕의 숨결 덕분에 그 과정은 확 건너뛰어 버렸다.

“그럼 우리가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어야겠죠?”

『 말씀하시지요.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

칼룬이 대답을 하자 바로 메인 퀘스트와 돌발 퀘스트 모두 갱신이 되었다.

《 돌발 퀘스트 : 고대 드워프 왕의 흔적 완료. 》

- 드워프 대전사와 전투, 승리 혹은 안내자를 설득.

- 퀘스트 보상.

고대 드워프 왕의 흔적 정보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 메인 퀘스트 - 경계로 드워프 제작 물품 전달 완료. 》

- 드워프 대전사 칼룬에게 카르바할의 숨결 전달.

메인 퀘스트가 추가로 갱신되지 않는 것을 봐서는 아마도 이 칼룬에게 뭔가를 좀 더 들어야 하는 모양이었다.

<불멸> 일단 고대 드워프 왕의 흔적부터.

<주호> 네, 그쪽이 더 급하니까요.

두 개의 퀘스트가 완전히 같은 장소에서 이루어지면 모르겠지만.

만약, 다르다면 급한 것부터 먼저 해야 했다.

그리고 유일 아이템 쪽이 우리에게 우선순위고.

“고대 드워프 왕의 정보를 얻고 싶은데 가능합니까?”

고대 드워프 왕이라는 말에 칼룬이 잠시 흠칫하는 모습을 보였다.

저건….

두려워하는?

왜 저런 표정이 지금 나오는 거지?

고대의 지도를 보여주었을 때, 계속 안 된다는 식으로 말을 하던데 이것과 관련된 건가?

『 목숨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 드워프 왕의 숨결을 가진 분을 그곳으로 보내드릴 수 없습니다. 』

좀 전과는 완전히 다른 이유.

이전에는 자격이 안 된다는 이유였다면 지금은 자격은 되는데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오러를 쓰는 대전사 칼룬이 위험하다고 할 정도면…….

그렇다면 정말 위험도가 높다는 말인데.

우리 팀을 바라보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이대로 진행하자는 표현.

좋아.

어차피 언제가 되었든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여기서 물러날 순 없지.

“위험함은 우리가 판단합니다. 알려주시죠.”

그때 바로 시스템 경고음이 들려왔다.

삐익!

《 돌발 퀘스트 - 대전사 칼룬의 시험. 》

- 대전사 칼룬과 전투.

- 패배 시 돌발 퀘스트 취소.

- 승리 시 고대 드워프 왕의 정보 습득.

『 고대 드워프 왕의 저주받은 무덤은 능력이 없으면 통과할 수 없습니다. 』

이건.

다시 원점인가?

《 고대 드워프 왕의 저주받은 무덤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

적어도 어디로 가야 할지 확실히 알겠네.

그런 그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돌발 퀘스트가 하나 더 떴다.

《 대전사 칼룬과의 호감도가 기준점 이상을 넘어섰습니다. 추가 돌발 퀘스트가 진행됩니다. 》

『 1:1로 승부해 이길 수 있다면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당신을 그냥 보내드릴 수는 없으니까. 』

1:1?

《 돌발 퀘스트 - 대전사 칼룬의 시험 (추가). 》

- 대전사 칼룬과 1:1 전투.

- 패배 시 돌발 퀘스트 취소.

- 승리 시 칼룬의 인정.

- 대전사 칼룬이 주호 공작의 휘하로 편입.

어?

이건!

단순히 저주받은 무덤으로 가는 퀘스트가 아닌 무려 대전사 칼룬을 손에 넣을 수 있는 퀘스트가 떠버렸다.

물론, 이건 다른 사람들에게는 뜨지 않았고.

대전사 칼룬과의 호감도는 내 쪽에만 적용되니까.

오직 내게만 적용되는 돌발 퀘스트였다.

이런 종류의 퀘스트는 이번이 처음.

옆에서 그걸 바라본 재중이 형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이젠 하다 하다 NPC까지? 하, 진짜…….”

“좋은 기회죠?”

“두말하면 잔소리지. 무려 오러를 쓰는 NPC다. 이건 테인 공작을 거느리는 것과 마찬가지야. 같진 않겠지만.”

재중이 형 말대로 그냥 NPC도 아닌 오러를 쓰는 NPC였다.

고대 왕의 무덤 정보.

그리고 저 칼룬의 인정.

과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으려나?

옆에서 보고 있던 챠밍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럼, 오빠 혼자서 저 칼룬을 이겨야 해요?”

“아마도 그런 모양이야.”

“오빠를 믿지만. 상대가 테인 공작 정도라면…….”

“그래도 좋은 기회야. 무조건 이긴다.”

쓸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다 끌어내서라도.

드래곤 플레이트.

르아 카르테.

드래곤 슬레이어.

그리고,

이번 대전의 핵심이 되어줄 발루딘.

과연 발루딘이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해줄까?

장비한 악세를 전부 점검하고 스킬을 정리한 뒤 르아 카르테와 발루딘을 꺼내 들었다.

하얀빛을 내는 르아 카르테와 묵색의 발루딘은 묘한 조합을 이루는 느낌.

그런 내 무기를 제대로 본 칼룬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 설마, 그것은 영웅의 무기? 』

역시 칼룬은 알아보는 건가?

《 드워프 대전사 칼룬과의 호감도가 급격히 상승합니다. 》

《 드워프 대전사 칼룬과의 호감도가 급격히 상승합니다. 》

심지어 그 자리에서 바로 호감도가 올라 버렸다.

“드워프 왕의 무덤으로 가야 하는지 이젠 알겠죠?”

내 물음에 칼룬이 굳게 고개를 끄덕였다.

『 영웅의 무기를 가진 자. 세상을 빛으로 밝히리. 』

경건한 표정으로 그런 말을 하더니 칼룬이 곧 자신이 들고 있던 붉은빛이 도는 배틀 액스를 들어 올려 내게 겨누었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배틀 액스보다 양날이 훨씬 거칠고 거대한 무기.

저것도 평범하진 않지만.

유일 아이템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특유의 느낌.

그게 부족했다.

『 영웅의 무기와 겨루게 되어 영광입니다. 』

그리곤 칼룬이 곧장 배틀 액스에 자신의 오러를 불어넣었다.

무기와 닮은 붉은빛의 오러.

아마 불과 관련된 오러이려나?

테인 공작의 오러와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그걸 본 나 역시 오러를 피어 올렸다.

【 오러 블레이드! 】

붉은색의 오러와 대비되는 검은 빛의 오러.

『 그건… 혹시 악마들의 오러를 다루시는 겁니까. 』

뭐, 이 오러의 기원은 듀라한에게서 나온 거라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문제라도?”

『 아닙니다. 그럼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

순간, 드워프 전사의 뒷다리가 엄청나게 팽창하더니 땅을 크게 박차면서 거의 날다시피 내게 쇄도했다.

거리가 충분히 벌어져 있음에도 단순한 도약만으로 한순간에 좁히는 모습을 보고는 두 손에 바싹 힘이 들어갔다.

과연 특수 NPC인가?

신체 능력은 나보다 훨씬 상위.

결코 여유를 남기고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 수룡화! 】

《 종족이 수룡으로 변경됩니다. 》

《 용족에 대한 친화도가 상승합니다. 》

《 스탯이 일부 상승합니다. 》

《 수속성이 강화됩니다. 》

:

【 헤이스트! 】

【 대쉬! 】

한껏 능력치를 끌어올린 상태로 달려드는 칼룬과 정면에서 발루딘과 르아 카르테를 부딪쳤다.

카가강!!

키이익!!

거친 소리와 함께 배틀 액스, 발루딘, 르아 카르테가 동시에 갈려 나가면서 사방으로 불꽃을 튀겼다.

적어도 속도에서는 내 쪽이 우위.

다만, 파워 면에서는 많이 밀리는 느낌이 들었다.

두 개의 검이 동시에 뒤로 튕겼으니.

이건 어쩔 수 없으려나.

하던 대로!

최대 속도로 몰아붙인다!

그때 의외의 시스템 메시지가 울렸다.

《 대전사 칼룬이 관통에 저항합니다. 》

《 대전사 칼룬이 관통에 저항합니다. 》

…관통 저항?

처음 듣는 메시지에 눈이 찌푸려졌다.

현재 르아 카르테의 옵션 중 가장 치명적인 옵션이 관통이었다.

35%.

그리고 발루딘까지 합치면 무려 75%인데 이 관통이 상쇄돼?

저 배틀 액스의 능력?

아님, 칼룬의 능력인가?

관통을 어느 정도 믿고 있던 상황에서 이건 꽤 나쁜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가만있을 순 없지.

바로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르아 카르테와 발루딘을 연속적으로 휘둘렀다.

카가강!

카앙!

그걸 대전사 칼룬이 배틀 액스를 좌우로 눕히면서 막는 그림이 나왔다.

워낙 면적이 넓어서 배틀 액스 하나로 공격과 방어를 모두 하는 모습.

와, 장난이 아닌데?

손목만 비틀어서 저 무거운 배틀 액스를 섬세하게 컨트롤 하다니.

이건 이쁜소녀도 배워야 해.

그런데 갑자기 배틀 액스가 잠시 멈칫하더니 두 팔의 근육이 크게 부풀어 오르면서 사방의 공기를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그 빨아들이는 강렬한 압력에 체중이 가벼운 내 몸이 바로 빨려 들어갔다.

미친.

이건 또 무슨 스킬이야?

몸을 빨아들인다고?

그걸 본 재중이 형이 빠르게 외쳤다.

“빼! 큰 거다!!”

큭!

바로 발을 박차면서 뒤로 튕기듯 빠져나가려는데 강한 압력에 몸 자체가 딸려 들어가는 거라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때 배틀 액스에 오러의 기를 잔뜩 모은 칼룬이 크게 배틀 액스를 휘두르면서 외쳤다.

【 초(超) 강격! 】

아니, 무슨 시작부터 필살기야?!

배틀 액스에 잔뜩 응축된 오러가 반월을 그리면서 튀어나오자 바로 발루딘을 집어넣고 드래곤 슬레이어를 꺼내 들었다.

【 용격! 】

아껴두려고 했는데.

벌써 쓰게 만들다니.

바로 코앞에서 초(超) 강격과 용격이 맞부딪히자 강렬한 파동과 폭발이 일어났다.

콰아아앙!

한 치의 밀림이 없는 위력.

설마 용격과 맞먹는 위력이라고?

아무리 이쪽에서 차징을 안 했다고 하지만…….

무슨 괴물이 이렇게 많지?

둘 다 이 정도의 폭발이 일어날 줄 몰랐는지 거리를 벌리면서 크게 튕겨져 나갔다.

현재 르아 카르테와 발루딘의 단점 중 하나.

바로 강력한 한방이 없다는 것.

이래서 드래곤 슬레이어는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했다.

폭발에 튕겨 나가면서도 곧장 자세를 잡아 다시 한 번 뛰어 들어갔다.

그쪽에서 그런 식으로 나온다면!

이쪽도 쓸 수 있는 걸 다 꺼낸다!

드래곤 슬레이어를 다시 넣고 발루딘을 꺼낸 뒤 스킬을 시전했다.

【 용병왕의 분노! 】

발루딘을 얻고 난 뒤 실전에서는 처음 쓰는 거라 기대를 잔뜩 하고 있었다.

사실 용병왕의 분노가 없으면 발루딘이라는 무기는 거의 무쓸모에 가까웠다.

반대로 용병왕의 분노를 쓰기 시작하면!

르아 카르테와 발루딘에 오러와는 또 다른 검은 기운이 덮어씌워 졌다.

오러가 빛에 가깝다면 이쪽은 좀 더 찐득한 그런 느낌인가.

두 기운이 동시에 검에 맴돌자 곧장 칼룬의 배틀 액스와 맞부딪쳤다.

그때,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스템 메시지가 울렸다.

《 용병왕의 분노 적용. 다음 추가 대미지 130% 상승. 》

《 용병왕의 분노 적용. 다음 추가 대미지 130% 상승. 》

두 번 연속 배틀 액스와 부딪쳤는데 순간 위력이 조금 오르면서 칼룬이 움찔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과 달리 이번에는 보다 위력이 올랐기에 다소 묵직한 느낌으로 다가왔을 터.

《 용병왕의 분노 적용. 다음 추가 대미지 130% 상승. 》

《 용병왕의 분노 적용. 다음 추가 대미지 130% 상승. 》

그리고 연속적으로 배틀 액스 위를 두들기자 계속해서 파워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수룡화에 헤이스트까지 쓰면 공속만으로는 내가 현 최강이지.

하려고 들면 순식간에 빠른 공속으로 대미지를 확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렇게 거침없이 르아 카르테와 발루딘을 휘두르자 처음에는 밀리지 않고 맞부딪치던 배틀 액스에서 점점 포탄 터지는 것 같은 효과음이 들려왔다.

쾅쾅!

콰아앙!

그런 내 폭격을 힘겹게 막더니 결국 배틀 액스가 폭발하며 통째로 튕겨 나가자 칼룬이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 이건… 대체?! 』

이것이 바로 발루딘의 진가.

최종 대미지에 계속 대미지가 누적이 된다.

달리 말하면, 내 공격을 계속 허용하면 걷잡을 수 없이 위력이 올라간다는 말이기도 하고.

한 방에 30%씩 올라가더라도 나중에는 어마무시한 위력이 된다.

평타 한 방이 스킬의 위력을 내는 기이한 구조.

물론, 마력이 줄줄 빠지지만 이 마력은 르아 카르테가 바로 보조해 주었다.

지금이 대략 열 배 수준인가?

그렇게 다음 누적 대미지가 잔뜩 올라간 순간은.

당연하게도 스킬 위력 역시 최고조로 오르게 된다.

“죽지 마라.”

거기다 내가 소유한 스킬 중 가장 강력한 듀라한의 최종 스킬.

【 데스 버스트! 】

곧장 무려 열 배가 넘는 대미지 증뎀을 받은 데스 버스트가 쏟아져 나가 칼룬을 덮쳤다.

깜짝 놀란 칼룬이 급하게 배틀 액스로 막고 방어 스킬을 가동했지만 역대급으로 위력을 불린 데스 버스트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콰아아아앙!!

주변 대기가 떨려 나갈 정도의 화끈한 공격력.

아무리 봐도 이건 로스트 스카이에선 오랫동안 볼 수 없는 위력이었다.

굳이 비교하자면 오버된 드래곤의 풀차징한 브레스?

그렇게 도저히 막지 못해 강렬한 폭발 속에 파묻힌 칼룬에게서 찢어지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크아아악!!”

설마…….

저 녀석.

한 방에 죽지는 않겠지?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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