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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556화 (1,202/1,404)

#556화 탐사대 (2)

《 용병왕의 무기 상자를 여셨습니다. 》

《 유저의 주요 무기인 블레이드 형태로 무기가 변경됩니다. 》

용병왕의 상자를 열자마자 몇 개의 시스템 메시지가 울렸지만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

용병왕의 무기 상자 자체는 거래 불가.

어차피 요새 이벤트의 1등 보상인 용병왕의 무기 상자는 오롯이 내가 사용할 예정이라 거래가 되든 되지 않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상자를 열자 검신의 한쪽 날이 날카롭게 벼려진 블레이드가 보물 상자 안쪽에 존재하고 있었다.

검신은 특이하게 묵색에 빛을 반사하지 않았다.

독특한 재질인데?

아마 소재 자체가 기존의 검들과 완전히 다른 재질인 모양.

그리고 검 손잡이 쪽은 닳고 닳아 투박하면서도 검붉은 색 천으로 꽈악 묶여져 있어서 원주인의 성향을 어느 정도 알 것 같았다.

오랜 시간을 거쳐 헤지고 낡았으나 단단한 느낌을 가득 주는 검.

거기다 폼멜 부분은 장식 자체가 거의 없었다.

이벤트 형식으로 내려주는 검인가 싶을 정도.

화려함으로 치면 오히려 드래곤 슬레이어 쪽이 몇 배는 화려했다.

이 검은 화려하다기보다는 단단함? 과묵함?

단순하면서도 강해 보이는 딱 그런 느낌을 내게 주었다.

옆에선 재중이 형이 검의 형태를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관심을 가졌다.

“호오, 독특한데?”

“확실히 특이하네요.”

“이벤트 용 무기… 그런 것 치고는 너무 멋이 없어.”

“용병왕이 그런 스타일인가 보죠.”

“뭐, 형태가 다르면 어때? 성능만 좋으면 되지.”

재중이 형의 말에 곧장 용병왕의 무기를 보물 상자에서 꺼내 들어 옵션을 확인했다.

『 +0 발루딘 (유일-이벤트) / 출혈 33 타격 25

- 용병왕의 분노 - 연속공격 시 대미지 누적

- 연속공격 성공 시 다음 추가 대미지 110%

- 크리티컬 성공 시 다음 추가 대미지 150%

- 출혈 부위 공격 시 대미지 100% 추가

- 관통 30%

- 대인 피해 50% 추가 』

르아 카르테, 그리고 드래곤 슬레이어와 다른 성격.

추가로 무기를 키워야 하거나 다른 형식으로 성장시키는 어떤 문구도 없었다.

그렇게 옵션을 끝까지 확인하자마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이건 좀…….

옵션들이 미쳐 있는데?

솔직히 예상했던 옵션과 달랐지만, 너무나 마음에 드는 옵션들로 꾸며져 있었다.

무기를 보자 용병왕의 성향도 바로 알 것 같았고.

전형적인 초-근접 전투.

무기 성향 자체가 그런 형식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거기다 대인 피해나 출혈 쪽 추가 옵션까지.

잘만 쓰면 정말 사람 잡는 무기가 될 수도 있겠는데?

사람 잡는 용병왕.

딱 그 표현이 어울렸다.

물론, 대인용으로 한정하기엔 옵션이 가진 포텐이 훨씬 좋다.

이걸 느낀 건 나뿐만이 아닌지 재중이 형이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거… 쓰기에 따라서 정말 천차만별의 위력을 낼 수 있겠는데?”

“역시 그렇죠?”

“주인 손 엄청 타는 물건이야. 뭐 모든 무기가 다 그렇지만 이 녀석은 그중에서도 특별해. 주인이 잘 쓰면 신급, 못 쓰면 그냥 폐급이고.”

재중이 형 말대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폐급, 혹은 신급 무기가 될 수 있었다.

용병왕의 분노라는 옵션 자체가 그런 성향을 무기에 부여했으니까.

전사 형도 잠시 보더니 재중이 형을 보고는 이내 아쉽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건 제가 절대 못 쓸 물건이네요. 옵션을 거의 살리지 못할 겁니다.”

“야! 넌 탱커잖아. 용병왕의 분노는 쓰나마나야. 그럼 다른 옵션은 다 죽어버리고. 당장 네가 들고 있는 무기보다 못해. 굳이 쓰려면 소녀 정도가 좋으려나?”

“으음, 소녀는 다르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재중이 형과 전사 형이 이쁜소녀를 바라보자 이쁜소녀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네? 저요?”

그런 재중이 형이 용병왕의 무기인 발루딘 쪽을 바라보자 이쁜소녀도 옵션을 확인했다.

그리고 똑같이 놀라는 표정을 짓고 난 뒤 바로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후, 전 이거 못 써요.”

“크큭, 역시 그렇지?”

“전 한 방이 좋은데… 손맛이…….”

이쁜소녀의 성향.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온몸의 체중을 실어 한 방, 한 방의 묵직한 결정타를 날리는 과격한 스타일의 공격을 하는데 이 발루딘은 그런 성향과는 거의 극과 극을 달리는 무기였다.

“제가 들면 그냥 깡통 무기에요.”

단순히 이 팀 안에서도 주인을 엄청나게 많이 가리는 것.

굳이 쓰려면 재중이 형 정도나 쓸 수 있을까?

내가 재중이 형을 바라보자 재중이 형이 어깨를 으쓱했다.

“요즘 검 잘 안 쓴다고. 그리고 거의 반쪽짜리 아냐?”

무슨 말이지?

“마력 소모 확인해 봐. 아까 얼핏 보니까 꽤 괴랄해.”

“으음, 전사 형 잠시만 상대 좀.”

바로 발루딘을 들고 전사 형과 대련을 시작했다.

【 용병왕의 분노! 】

발루딘에 내장되어 있는 용병왕의 분노를 쓰자 내 몸 주변으로 붉은빛으로 회전하는 특이한 기운이 몸 전체를 감쌌다.

그 뒤, 전사 형의 무기와 부딪친 순간 바로 인상을 찌푸렸다.

“이거 단독으로는 힘들겠네요.”

“마력 소모 장난 아니지?”

“네, 심각할 정도로요. 연속 공격을 추가할 때마다 마력이 줄줄 빠져요.”

발루딘 하나만 들고 싸웠는데 얼마 싸우지 못하고 마력이 그대로 바닥이 났다.

내 마력도 각종 아이템빨로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닌데 이런 식으로 떨어진 다라…….

“단기 일전 무기…….”

내 말에 재중이 형이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발루딘.

이 무기는 아주 짧은 순간 가진 마력을 전부 태워서 압도적인 힘을 이끌어낸다.

한 번도 어긋나지 않는 연속 공격을 해야 하고.

괴랄한 옵션에다가 괴랄한 사용 환경까지.

묵색의 블레이드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이거 참.

널 사용할 수 있는 유저가 필요하다 이거지?

그런 날 보면서 재중이 형이 농담 식으로 말했다.

“다른 유저가 1등 했으면 욕했을 거야. 아마. 이딴 무기가 1등 보상이냐고.”

“그래도 다른 사람이 들면 무서웠겠어요. 마력이 다하기 전까진 정말 도망 다녀야 할 정도의 옵션이잖아요.”

“뭐 그건 그렇지. 그거 하나는 인정.”

만약, 다른 유저가 발루딘을 들고 있으면 절대 정면에서 붙으면 안 된다.

마력이 다하는 순간까지 터지는 대미지는 내 쪽을 훨씬 상회할 테니까.

그리고 프로 수준의 유저가 이 무기를 들면 분명히 어느 수준 이상으로 써낼 테고.

잘못 싸우면 체력이 한 번에 녹아버릴 수도…….

“혹시 너 잡으라고 이런 무기를 보상으로 넣어 놨으려나?”

“설마요….”

아니, 생각해 보면 마지막 순간까지 1등을 다른 유저가 하고 있었으니…….

심증만 있고 물증은 없는 그런 추측.

아무튼 그 정도로 압도적인 무기가 내 손에 들어왔으니 고맙다고 해야 하는 건가?

그때 뭔가가 생각나서 재중이 형에게 물었다.

“아, 형 혹시 제가 죽으면 이 녀석 완전히 사라지는 건가요?”

“으음? 이벤트라 잘 모르겠는데? 그렇다고 죽어볼 수 없으니 신경 꺼.”

“하긴 그렇죠. 이벤트 무기라 다시 구할 수 있나 없나가 궁금했을 뿐이에요.”

그 말과 함께 보상 중 하나인 10강 무기 정제 강화석으로 강화를 했다.

《 강화에 성공하셨습니다!! 》

『 +10 발루딘 (유일-이벤트) / 출혈 43(33+10) 타격 35(25+10)

- 용병왕의 분노 - 연속공격 시 대미지 누적

- 연속공격 성공 시 다음 추가 대미지 130%

- 크리티컬 성공 시 다음 추가 대미지 190%

- 출혈 부위 공격 시 대미지 130% 추가

- 관통 40%

- 대인 피해 70% 추가 』

《 주호 님이 【 +10 발루딘 】 인챈트에 성공했습니다! 》

당연하게도 이번 역시 시스템 메시지가 울렸다.

-또 주호냐?

-발루딘? 저게 이벤트 1등 보상인 듯.

-옵션은 안 보이네… 뭔지 보고 싶은데 아쉽다.

-분명히 좋겠지?

-아, 부럽다. 부러워!

옵션이 안 보이는 건 정말 다행이네.

나중에 다른 서버에서도 풀린다면 그때 가서야 알 수 있겠지만 지금은 미지의 무기였다.

“그럼, 보상 남은 거 다 확인해야지.”

재중이 형 말대로 보상이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 한계 돌파 강화석. 』

이번 이벤트는 이 녀석을 얻기 위함도 있었으니까.

받자마자 15강인 르아 카르테에 한계 돌파 강화석을 사용했다.

《 『 +15 르아 카르테 』에 『 한계 돌파 강화석 』을 사용합니다. 》

그러자 황금빛의 밝은 빛과 함께 르아 카르테 위에 황금 자물쇠와 같은 이펙트가 뜨더니 곧 그 자물쇠가 그대로 박살 나서 사라져 버렸다.

《 『 +15 르아 카르테 』의 강화 한계가 해제되었습니다. 》

《 『 한계 돌파 강화석 』이 소실됩니다. 》

휴, 이걸로 이제 추가로 강화를 더 할 수 있는 건가?

그대로 『 +1강 확정 정제 강화석 』을 들어 르아 카르테에 가져다 댔는데 그때 또 이상한 시스템 메시지가 울렸다.

《 『 +1강 확정 정제 강화석 』으로는 더 이상 강화할 수 없습니다. 》

《 15강 이후 강화는 다른 아이템이 필요합니다. 》

하.

이거 참.

안 된다고?

“형, 강화 더 안 되는데요?”

“아놔, 이것들 진짜.”

“휴, 결국 또 뭔가를 찾아야겠네요.”

이번에 보상으로 상당히 많이 풀렸으니 분명히 시중에 나올 것이 분명하니까 +1강 확정 정제 강화석을 돈을 주고 막 사들이려고 했는데…….

아마도 강화를 더 하려면 탐사대에 답이 있지 않을까.

길드 1위로 받은 비공정은 여기서 확인을 못 했으니 일단 넣어만 두었다.

그리고 가르시아 제국 내 영지 선택권은 일단 보류했다.

재중이 형이 말해준 대로.

“킵해놔. 굳이 여기서 고를 필요가 없지.”

“그래요?”

“탐사대라는 게 어떤 형식인지는 몰라도. 결국 가르시아 제국 영토를 넓히려고 나가는 거니까. 그럼 선택지가 더 넓어질 거다. 그게 아니어도 결국 본전이고.”

역시 한두 수 정도는 앞을 내다보고 있는 건가?

다른 보상 중 하나인 가르시아 제국 후작 작위는 내가 공작을 유지하고 있어서 문제가 생겼다.

『 그대가 공작이니 후작 작위는 내려줄 수가 없구나. 어찌하면 좋을까? 』

정말 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가득해 보이는(?) 마리아 가르시아의 아쉬운 말에 재중이 형과 잠시 눈을 맞추고는 미리 약속된 말을 꺼냈다.

“혹시 후작 작위 대신 작위 임명권으로 받아도 되겠습니까?”

『 작위 임명권을 말이냐? 그것은 백작 작위까지만 가능한데도……? 』

잠시 고민을 하는 것 같던 마리아 가르시아가 곧 생각을 정리해 말을 꺼냈다.

『 으음, 내 그럼 주호 공작에게 백작 다섯을 임명할 권리를 부여하겠노라. 이는 대영주에 걸맞은 숫자일지니. 』

주변 귀족들이 당황하는 모습에도 불구하고 마리아 가르시아는 굳건했다.

이거 생각 이상인데?

솔직히 가능하다면 두 명, 많으면 세 명까지 생각했는데…….

아마도 우호도가 차고 넘쳐서 이런 수준까지 보상이 올라간 것일 수도 있고.

<주호> 나쁘지 않죠?

<불멸> 무조건 받아. 후작 하나보다 백작 다섯이 더 좋지. 세력이라는 게 있는데!

확실히 재중이 형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 마리아 가르시아에게 『 가르시아 제국 백작 임명권 』 다섯 장을 부여받았습니다. 》

여기까지는 좋아.

보상은 대부분 만족스러웠다.

그 고생을 한 보람이 있을 정도로.

그때, 마리아 가르시아가 내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 주호 공작. 이번 탐사대. 그대에게 탐사대 중 하나를 맡기고자 한다. 받아들이겠는가? 』

이건 설마 돌발 이벤트?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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