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554화 (547/1,404)

#554화 증표 싹쓸이 (5)

《 레벨이 올랐습니다!! 》

149.

듀라한과 고르곤을 잡아서 레벨이 한 단계 더 올랐지만 그런 것은 이미 까마득하게 관심에서 사라졌다.

《 요새 이벤트 종료까지 5분 남았습니다. 5분 뒤, 이벤트 종료로 인한 점검이 있을 예정입니다. 고객님들 모두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

이벤트가 종료된다는 시스템 경고와 재중이 형이 확인한 내용 때문에.

급하게 시스템을 열어 확인해 보니 요새 이벤트 랭킹 상위권의 포인트가 달라져 있었다.

★ 요새 이벤트 개인 랭킹

《 1위 전신 - 113,717점. 초월 길드. 》

《 2위 해원 - 112,568점. 천상 길드. 》

《 3위 화련 - 111,905점. 헤라 길드. 》

《 4위 태양 - 109,259점. 불새 길드. 》

《 5위 황룡 - 108,131점. 미르 길드. 》

:

저렇게 많은 포인트를 긁어모았다고?

갑자기 포인트를 이 정도로 늘릴 수도 있는 건가?

아마, 어디선가 포인트를 넘겨받는 모양인데….

그런 생각도 한순간.

순위를 보고 바로 판단을 끝낸 재중이 형이 급하게 외쳤다.

“포인트 분배할 생각하지 말고 그냥 주호한테 다 넘겨!”

만약, 여유가 있었다면 각자 이벤트 순위권에 들어갈 정도로 포인트를 남기고 몰아줬을 텐데 지금은 그렇게 잴 이유가 없었다.

한시가 급한 상황.

순위 보상을 전부 포기하더라도 1위는 반드시 먹어야 한다.

실패한다면, 지금까지 한 일들이 물거품이 될 테니까.

이 급박한 상황에서도 재중이 형은 우선순위를 바로 짜고 오더를 내렸다.

“챠밍, 넘겨주고 넌 쿠론 요새로 날아가!”

“아! 네!!”

포인트를 넘겨주는 것도 급하게 해야 하고 쿠론 역시 지금 바로 차지해야 했다.

이대로 이벤트가 끝나면 바로 점검이 시작되니까.

자칫 잘못하다가는 네임드가 없는 쿠론 요새를 날릴 위험이 있다.

챠밍도 이를 잘 알고 있기에 내게 거래를 걸어 증표를 싹 넘겨준 뒤 급하게 페가수스에 올라탔다.

“먼저 갈게요! 점검 끝나고 봐요!”

그리고 지체 없이 쿠론 요새 방향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챠밍 혼자 날아간다고 해도 괜찮아.

어차피 지상에 쫙 깔린 몬스터들이야 하늘을 나는 페가수스를 잡을 수 없을 테고.

쿠론 요새를 먹으려면 네임드의 처리가 문제지만, 지금은 그 문제가 말끔하게 해결되어 있었다.

“전사는 흩어져 있는 네임드 템 토글부터 하고. 다른 애들은 지금 바로 넘겨줘!”

전사 형이 돌아다니면서 네임드 템을 수거하는 동안 나르샤 누나를 비롯해 모두가 돌아가면서 내게 포인트를 넘겨주었다.

각자 원래 가지고 있던 포인트에 사냥으로 더해진 분량.

거기다 세 네임드를 잡은 포인트까지 내게 몰아주자 굉장히 높은 포인트가 한 번에 모이게 되었다.

★ 요새 이벤트 개인 랭킹

《 1위 주호 - 237,659점. 신화 길드. 》 ▲ 7

《 2위 전신 - 113,717점. 초월 길드. 》 ▽ 1

《 3위 해원 - 112,568점. 천상 길드. 》 ▽ 1

《 4위 화련 - 111,905점. 헤라 길드. 》 ▽ 1

《 5위 태양 - 109,259점. 불새 길드. 》 ▽ 1

:

1위였던 전신을 바로 2위로 떨어뜨려 버리는 어마어마한 포인트의 숫자.

종료 3분을 남기고 급격하게 튀어나온 ‘나’라는 복병에 채팅창이 순식간에 초토화되었다.

다른 유저들이 보기엔 팝콘 각이려나?

-와, 순위 봐! 미쳤다!

-갑자기 뭐냐?

-받들어 쌀! 충^^7

-23만 점?

-이거 실화냐?

-대박! 8위가 바로 1위로 가버리네.

-종료 3분 남기고 진짜 대단하다.

-2등하고 3등 합친 것보다 많잖아?

-이제 둘이 붙어먹어도 못 이김.

-와, 진짜 쩐다.

-신화 길드 저력이 있네. 정말 23만은 예상도 못 했다.

-4등까지 셋이 합치면 이길지도?

-에이, 인간적으로 셋 다 경쟁 중인데 저걸 넘겨주겠냐.

:

채팅창이 뒤집어진 것과 동시에 시스템 메시지가 울렸다.

《 신화 길드 챠밍 백작이 쿠론 요새를 소유하셨습니다! 》

그 메시지에 손을 불끈 쥐었다.

됐어!

혹여나 얻지 못하면 어쩌나 했는데 챠밍이 잘해준 모양이었다.

여기까진 우리가 원하는 그림대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채팅창과 이벤트 순위 랭킹을 보던 재중이 형이 순간 굳은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하, 끝까지…….”

-와, 갑자기 2등하고 5등ㅋㅋㅋㅋㅋ

-초월하고 태양 길드 보소ㅋㅋㅋㅋㅋㅋ

-대박. 3분 남기고 쫄깃쫄깃하구만요!

-미쳤네.

★ 요새 이벤트 개인 랭킹

《 1위 주호 - 237,659점. 신화 길드. 》 -

《 2위 전신 - 222,976점. 초월 길드. 》 -

《 3위 해원 - 112,568점. 천상 길드. 》 -

《 4위 화련 - 111,905점. 헤라 길드. 》 -

《 5위 황룡 - 108,131점. 미르 길드. 》 ▲ 1

:

5위였던 불새 길드의 포인트가 사라지면서 순위표에서 완전히 없어지고 미르 길드가 5위로 올라왔다.

그러면서 2위인 초월 길드의 포인트가 22만 점이 되어 23만 점인 내 턱밑까지 쫓아왔다.

이건…….

정말 문제가 되겠는데.

그것도 바로 밑에 있는 경쟁자와 합쳐 버리다니…….

이 정도까지 해온다는 건가.

그래도 아직은 괜찮다.

1만 점이 넘는 차이가 있으니까.

그렇게 안심을 하려는 순간.

다시 한 번 깜짝 놀라게 되었다.

순식간에 변경된 순위표 때문에.

★ 요새 이벤트 개인 랭킹

《 1위 전신 - 331,107점. 초월 길드. 》 ▲ 1

《 2위 주호 - 237,659점. 신화 길드. 》 ▽ 1

《 3위 해원 - 185,792점. 천상 길드. 》 -

《 4위 화련 - 111,905점. 헤라 길드. 》 -

《 5위 연 - 104,652점. 영혼 길드. 》 ▲ 1

:

5위였던 미르 길드가 순위표에서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그 포인트가 우리를 턱밑까지 추격했던 2위였던 초월 길드로 통째로 합쳐지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

-와, 대박! 신화 길드 2위zzz

-미쳤네, 초월 애들.

-초월 길드가 1위임!!

-이번엔 미르하고!!

-저기 대체 뭐 하는 길드야?

-박 터지는구만.

-진짜 오졌다리. 막판에 역전하는구나!

-순위 보는 게 더 재밌네.

-해원도 계속 긁어모으는 것 같은데 상대가 안 됨.

-꼬시다 돈만 꼬라박고.

-그런데 헤라는 포기? 포인트가 왜 저럼?

-화련 이번에 쉬는 듯?

막판에 1위와 2위가 변하자 채팅창이 아주 난리가 났다.

딱 재중이 형이 걱정했던 그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상위권 길드끼리 붙어먹는.

무슨 수를 쓴지는 모르겠지만.

남은 시간은 고작 2분.

뭔가 수를 내기에는 너무 빠듯한데.

순간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 번 순위표에 눈이 갔다.

그리고 그 순위표에서 뭔가를 찾아냈다.

이건…….

가능하려나?

아니, 어차피 안 되면 답이 없다.

무조건 시도할 수밖에.

기다릴 시간이 없어 바로 귓속말을 넣었다.

<주호> 지금 바로 바이탄 요새로 귀환해.

<챠밍> 네? 아! 알았어요.

그리고 재중이 형을 보고 외쳤다.

“지금 바이탄 요새로 복귀해요.”

“흐음? 수가 생긴 거냐?”

그 말에 고개만 끄덕였다.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지금은 이것뿐이다.

유일하게 쓸모 있을 만한 카드.

바로 재중이 형과 함께 바이탄 요새로 귀환하자 챠밍이 페가수스를 탄 채, 귀환지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 없어. 바로 재중이 형한테 페가수스 넘겨!”

“네!”

“형! 시간의 서 쿨 있죠?”

“알았다.”

【 시간의 서! 】

그리고 재중이 형이 페가수스를 받자마자 워프의 쿨타임을 초기화시켰다.

“그럼, 여기로 가요!”

내가 보여준 좌표를 본 재중이 형이 그제야 다 이해했다는 듯 지체 없이 페가수스에 올라탔다.

“일단 타라! 이야기는 나중에.”

바로 나와 챠밍이 올라타자 재중이 형이 스킬을 시전했다.

【 워프! 】

그렇게 페가수스와 함께 사라지면서 그대로 시야가 반전되었다.

바뀐 풍경에 챠밍이 주변을 둘러보다가 깜짝 놀라 말했다.

“레티어스?”

정확하게 레티어스 중앙 관저 좌표.

이전에 듀라한이 자리를 잡고 있던 딱 그곳이었다.

챠밍의 놀람을 뒤로 하고 남은 시간을 살펴보았다.

겨우 2분 남짓 남은 건가?

빨리 온다고 왔는데 시간이 너무 빠듯해.

그때, 워프로 넘어온 우리를 발견한 누군가가 다가왔다.

“흐음, 설마 했는데 정말 왔잖아?”

화련.

이벤트 순위 4위에 랭크되어 있는 화련이 팔짱을 끼고 우리를 여유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알고 있었어요?”

“으음, 순위표를 계속 보고 있었으니까?”

“그럼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내 말에 화련이 인벤에서 증표를 꺼내서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무려 11만 점의 증표 포인트.

“이게 필요한 거지?”

“네, 이번엔 아니라고는 못 하겠네요. 시간도 없고.”

“흐음, 어쩔까나?”

고민하는 척하지만, 알고 있었다.

화련에게는 지금 저 증표 포인트가 쓸모없다는 사실을.

초월 길드의 전신이 막판에 치고 나가는 바람에 저 많은 포인트가 쓸모가 없어졌다.

1위에 근접했다면 포인트 한 개가 귀하겠지만 근접하지 못했으니까.

남들은 포인트를 올린다고 바쁜데 화련의 포인트는 멈춰 있었다.

그렇다면? 혹시?

화련이 혹할만한 것을 내놓아야겠지.

그리고 그만한 보상을 이미 우리는 가지고 있었다.

이미 넘겨주었던 바로 그것.

“레티어스 요새와 퉁 치죠.”

“헤에? 생각보다 화끈하잖아?”

그냥 단순 값어치는 레티어스 요새가 더 나간다.

레티어스 요새를 넘겨주고 그만한 가격을 이벤트가 끝나고 받을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이걸로 해결을 봐야 했다.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확실한.

우리에게 우호적인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 화련을 설득하기 위해.

설령 다른 유저가 비슷한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고 한들, 서로 접점도 없을뿐더러 2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설득할 수 있는 여유도 없다.

“흐음, 약간 부족한 것 같은데?”

“……필요한 게 더 있나요?”

너무 막 나가는 요구만 아니면 충분히 수용해줄 수 있어.

그때, 화련이 정말 의외의 말을 했다.

“요새는 당연히 받는 거고. 나중에 한 번. 내가 보자고 할 때. 한 번 봤으면 좋겠는데?”

“네?”

“오프로.”

이건.

정말 생각도 못 했는데…?

그 의외의 말에 재중이 형이 피식 웃었고, 챠밍은 눈가가 가늘어져서 화련을 쳐다보았다.

재중이 형이 내 어깨를 툭 치면서 말했다.

“일단 받아줘.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다만.”

재중이 형의 말을 듣고는 순간 고개를 돌려 챠밍을 바라봤는데, 잠시 고민을 하던 챠밍이 결국 한숨을 쉬고는 그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전 괜찮아요. 지금은 시간이 없으니까.”

챠밍 말 그대로 시간이 딱 1분밖에 없었다.

화련이 날 보면서 다시 물었다.

“그럼 딜?”

“딜.”

그러자 화련이 곧장 내게 증표 포인트를 모두 넘겨주었다.

11만 포인트가 넘는.

★ 요새 이벤트 개인 랭킹

《 1위 주호 - 349,564점. 신화 길드. 》 ▲ 1

《 2위 전신 - 331,107점. 초월 길드. 》 ▽ 1

《 3위 해원 - 185,792점. 천상 길드. 》 -

《 4위 연 - 104,652점. 영혼 길드. 》 ▲ 1

《 5위 전설 - 97,892점. 전설 길드. 》 ▲ 1

《 6위 리더 - 97,535점. 퍼스트클래스 길드. 》 ▲ 1

:

그리고 순식간에 34만 포인트가 되어 기존 1위였던 전신을 눌러버릴 수 있었다.

《 요새 이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

《 최종 요새 포인트 1위는 349,564점을 기록하신 신화 길드의 주호 님입니다! 》

《 축하드립니다! 이벤트 개인 랭킹 1위 보상인 유일 아이템은 점검 이후 지급됩니다! 》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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