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470화 (463/1,404)

#470화 수상한 왕 (2)

《 가르시아 제국과 적대적인 관계가 됩니다. 》

《 가르시아 제국 NPC와 친밀도가 대폭 하락합니다. 》

《 주호 님이 가르시아 제국 남작 직에서 해제됩니다. 》

《 주호 님이 로가슈 왕국 남작 직으로 변경됩니다. 》

《 신화 길드와 가르시아 제국이 적대 관계가 됩니다. 》

《 가르시아 제국에 납부하던 세금이 사라집니다. 》

《 거점 신화의 일부 NPC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

《 거점 신화의 물약 외 일부 품목의 가격이 상승합니다. 》

《 최강 길드가 가르시아 제국과 적대 관계가 됩니다. 》

《 달 길드가 가르시아 제국과 적대 관계가 됩니다. 》

《 치맥 길드가 가르시아 제국과 적대 관계가 됩니다. 》

전이문을 넘어오면서 연속적으로 시스템 음이 울려댔다.

그렇게 우리가 전이문으로 넘어온 사이 채팅창은 난리가 나 있었다.

-와, 신화 애들, 제국하고 적대 됨.

-미친. 대체 뭘 하고 다니는데 적대가 됨?

-방금 가르시아 제국성에서 폭발 일어난 거 때문 아님?

-나도 봤음. 근처에 지나가는데 막 땅이 흔들리드만.

-현재 제국성 완전히 무너짐.

-쩐다. 설마 제국성을 무너뜨린 거야?

-미친놈도 급이 있는데 이놈들은 진짜 최상급이다. 제국성을 날려 버리다니.

-근데 무슨 짓을 해야 성을 무너뜨릴 수 있지? 상상도 안 되네.

-패기 보소. 역시 신화 길드.

-한참 잘 나가다가 대체 왜 가르시아 제국을 들이받은 거지?

-모르지. 그래도 저 스케일이 부럽네. 제국과 맞짱 뜨는 스케일이라니.

가르시아 제국과 신화의 적대 시스템이 알려지면서 채팅창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건 이미 예상했던 결과였다.

가르시아 제국 황제와 대판 싸웠는데 그냥 넘어갈 거라고 생각지 않았으니까.

“황제 이놈 진짜 골 때리네.”

평소 조용히 있던 나르샤 누나가 이런 말을 할 정도니 다들 얼마나 황당했을까.

막내별과 이쁜소녀도 마찬가지.

“무슨 황제가 저래요?”

“억울해, 보상도 못 받았잖아요.”

다들 느끼는 심정은 비슷한 것 같다.

레비아탄을 잡아서 보상을 받는가 했더니 기다리고 있던 것은 황제의 미친 짓뿐.

용격과 전이문이 아니었으면 함정에 걸려서 정말 오도 가도 못 하고 죽을 뻔했다.

그때, 챠밍은 날 걱정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그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을 이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까… 그럼 황제 얼굴에도 확 뿌려야지.”

황제가 원하는 물건은 내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물건이다.

그래서 혹시나 싶어 선택의 여지가 있는 물음을 했는데도 마찬가지.

둘 중 하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이 상황은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난 포기할 생각이 없거든.

그럼 답은 하나로 귀결된다.

내가 털리기 전에 제국을 털어버리는 수밖에.

옆에서 보고 있던 재중이 형이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웃었다.

“크큭, 그래야지. 마음에 드네.”

다만 전사 형은 좀 쫄리는 눈치였다.

“형님, 제국 전체와 싸움인데 힘들지 않겠습니까?”

“뭐, 왕국도 털어봤는데 제국도 하다 보면 돼. 그래서 빠질래?”

“끙, 절 뭘로 보시고. 당연히 같이 가야죠.”

앓는 소리를 했지만 전사 형도 참여했다.

“전 찬성.”

“찬성요.”

“저도.”

다들 고민하는 시간도 없이 만장일치로 찬성표를 던졌다.

얼마 후 급히 사장님께 연락이 왔다.

<카이저>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 제국과 적대라니?

사장님께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사장님이 이마를 손으로 잡고 크게 한숨을 쉬셨다.

<카이저> 그래, 어쩔 수 없었구나.

<주호> 네, 황제가 원하는 물건은 내줄 수가 없으니까요.

<카이저> 내줘도 문제지. 그다음엔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차라리 잘 됐다. 그런 황제라면 어차피 나중에 미친 짓을 할 거다.

사장님도 우리 쪽 의견에 동참했다.

<주호> 길드원분들한테 설명 잘 해주세요.

<카이저> 이쪽도 의견을 들어봐야 하니까. 지금 분위기가 뒤숭숭해.

그때, 재중이 형이 사장님께 한마디 했다.

<불멸> 소문나지 않게 단속 부탁드립니다.

<카이저> 그래, 조금 이따가 보자.

사장님 쪽은 일단 이렇게 넘어가고.

제국과의 전쟁을 위해서는 최강 쪽 인원이 필요했다.

빠진다고 하면 그건 또 어쩔 수 없는 문제.

“빠지는 녀석들은 이제부터 같이 갈 수 없다고 생각하면 편해.”

“그런가요. 그래도 일은 우리가 벌여놨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황제가 미친 짓을 한 거지만.

내 말에 재중이 형이 확고한 눈빛으로 말했다.

“단물 있을 땐 빨아먹고 힘들 때만 빠지면 그건 동료가 아니지. 오히려 남보다 못해.”

“그런가요?”

“그런 거지.”

이건 두고 봐야 알려나.

사장님과 연락 후 이번엔 스칼렛이 연락이 왔다.

<스칼렛> 정말 매번 놀라게 하시네요.

<주호> 들으셨나요?

<스칼렛> 대문짝하게 적대 시스템이 뜨는데 모를 수가 없죠. 지금 다 난리도 아니에요.

<주호> 그래서 그쪽은 어때요?

<스칼렛> 같이 할 거냐고 물어보는 거죠?

역시 눈치가 빨라.

<주호> 딱히 강요는 안 하겠습니다.

<스칼렛> 어머? 그 말이 더 무서운걸요? 함께하냐고 물어본다면 같이 가야죠.

의왼데?

일말의 고민도 없이 참가한다고 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주호> 제국하고 척 지는 일인데요?

<스칼렛> 으음, 어차피 레이스는 길어요. 제국은 잠시 스쳐 가는 정도죠. 아무리 봐도 저울추가 안 맞잖아요.

그 짧은 사이에 판단을 다 내린 건가?

<스칼렛> 괜히 시험해 보려고 하지 말아요. 이 정도로 안 떨어져 나가니까. 앞으로 뭘 챙겨줄지 걱정부터 하시죠? 어차피 이길 거잖아요.

정말 이 여자도 보통은 아니다.

어지간한 사람들보다 훨씬 강단이 있었다.

그렇게 연락을 마친 후 재중이 형이 피식거리면서 웃는 모습을 보였다.

“이건 우리가 한 방 먹었네.”

“정말 그러네요.”

이슬두잔 쪽도 연락이 와서 이야기를 했는데 결정을 내리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이쪽은 좀 기다려보면 알려나.

하루아침에 제국과 적대 관계에 놓였는데 혼란한 상황인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였다.

연합 길드장들과 연락이 끝나자 이번엔 화련에게서 연락이 왔다.

<화련> 너네 대체 무슨 사고를 치고 다니는 거야?

<주호> 좀 그렇게 됐네요.

<화련> 어휴, 천하태평이네. 아무 생각 없이 저지른 건 아니지? 제국성을 날려 버리다니. 앞으로 어떻게 할 건데?

사실, 아무 생각 없이 저지른 것이 맞다.

아니, 생각할 틈도 없이 사건이 일어나서 이제부터 수습을 해야 한다.

화련에게 바로 연락이 온 것은 우리와 동맹은 아니지만 현재 거점의 가장 큰 손이니까.

우리가 잘못되면 화련도 꽤 피해를 보게 되어 있었다.

제국과 적대 관계에 놓여 있진 않지만 우리와는 이해관계가 있는 어정쩡한 위치.

<주호> 거점이 무너지진 않을 거예요. 앞으로 제국과 싸움을 하려면 우리도 거점이 필요하거든요.

<화련> 그 정돈 알아, 이길 자신 있어?

<주호> 해봐야 알죠.

딱히 무슨 이유로 붙게 된 건지 묻지 않고 승산부터 물어봤다.

어차피 벌어진 일, 이유는 나중이라는 건가?

이쪽도 만만치 않아.

<화련> 이번 일로 떨어져 나가는 녀석들 많을 거야. 그쪽 지분은 우리가 가지는 걸로 할게. 어때?

<주호> 그렇게 하시죠. 투자해주신다면야.

<화련> 제국을 먹으면 그만큼 우리가 가져갈 거야.

<주호> 믿어주니 감사합니다.

<화련> 누, 누가 널 믿는데?! 이기면 제국을 통째로 먹을 수 있으니까 투자하는 거야!

그 말을 한 뒤, 화련이 바로 영상을 끊어버렸다.

그걸 본 재중이 형은 어깨를 으쓱했다.

“크큭, 이 아가씨는 매번 할 말만 다 하면 먼저 끊어버리네.”

“지금은 맙죠, 일단 자금은 확보한 것 같고. 이제 제대로 붙어봐야죠. 거점도 유지되는지 봐야 하고.”

그렇게 시스템을 확인해 보자 가르시아 남작 위가 사라지고 자동으로 원래 가지고 있던 로가슈 왕국 남작 직으로 변경이 되었다.

“다행히 거점은 유지가 되네요.”

가르시아 남작 직이나 로가슈 왕국 남작 직이나 어쨌든 귀족은 귀족.

거점을 유지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거점이 유지되지 않았다면 정말 떠돌아다니는 신세가 됐을지도 모른다.

화련의 자금과 이쪽을 연결해주는 유일한 구실점이기도 하고.

결정이 나자 재중이 형이 내게 물었다.

“주변에 뭐 있어?”

“아뇨, 아직은요.”

전이문으로 넘어와서 시야가 제한되자 모두 내 감각만을 믿고 있었다.

“흐음, 어쩐다. 여기서 하루를 묶여 있기에는 아까운데.”

고르곤이나 악마형 케르베로스를 피해 다니려고 하면 얼마든지 피해 다닐 수는 있었다.

다만, 시간이 문제.

지금 바깥은 아마 난리가 났을 테니까.

어떻게 돌아갈 방법이 없나?

전에, 패치로 전이문 스킬의 쿨이 하루가 되어버려서 다시 여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때 챠밍이 고개를 갸웃하더니 내게 물었다.

“오빠, 전이문도 스킬 아니에요?”

“아, 그렇지.”

챠밍이 생각하고 있던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전이문도 스킬.

그럼 한 번 정도는 되돌릴 수 있지 않나?

“나이스. 챠밍.”

“뭘요. 그럼 가봐요.”

바로 르아 카르테와 드래곤 슬레이어에 웨폰 기술을 켜서 밝게 만든 다음 멀리 떨어진 곳까지 이동했다.

그리고.

【 시간의 서! 】

시간의 서를 전이문에 쓰자 챠밍의 말대로 바로 스킬 쿨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진짜 쓸 곳이 많구나.

시간의 서를 얻은 것은 정말 신의 한 수였다.

【 전이문 오픈! 】

전이문이 확실하게 열리자 다들 환호를 했다.

아무래도 암흑 지대에 계속 있는 것은 다들 불편해하니까.

그렇게 전이문을 열고 전사 형이 먼저 전이문 너머로 넘어갔다.

얼마 뒤 전이문 너머를 살핀 전사 형이 신호를 줬다.

“다 넘어오시죠. 안전합니다.”

바로 전이문을 넘어가자 제국에서 한참 떨어진 한적한 산맥 어딘가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바깥으로 나오자 다들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하루 종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으면 진짜 곤란할 뻔했으니까.

나오자마자 전사 형과 나르샤 누나가 여기저기 연락을 하고 게시판을 살피면서 정보를 모았다.

특히 가르시아 제국의 반응에 대한 정보를.

전사 형이 몇 가지 정보를 알아보고는 바로 인상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진짜 황제가 작정을 한 것 같습니다. NPC들을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도 눈에 띌 정도로요.”

재중이 형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전쟁을 하려면 병사가 필수겠지. 수는?”

“그냥 둘러본 사람들이 알려온 거라 정확하게는 모른다고 합니다. 그래도 우리보단 훨씬 많을 겁니다.”

“거점하고 거리가 머니까 바로 어떻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진 않지만…… 대비가 필요하겠어.”

일단 제국과 우리 거점이 있는 거리가 상당히 멀었다.

저쪽에서 준비가 된다고 해도 바로 우리를 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준비하는데도 꽤 시간이 걸리는 것 같고.

황제라…….

르아 카르테가 황제에게 그렇게 중요한 건가?

이렇게 전쟁을 불사할 정도로?

도대체 황제의 속셈을 모르겠네.

관련된 정보가 너무 없었다.

정보를 파려면 귀족 지위를 유지하면서 좀 더 알아냈어야 하는데 이젠 그것도 힘들고.

빈틈을 찾으려 황제를 계속 생각하다 보니 무심코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형, 황제가 용격 막을 때 보셨어요?”

“응? 아니, 난 뒤쪽에서 기사들 상대한다고 못 봤다. 뭔가 봤어?”

“아뇨, 순간 보기는 봤는데...”

내가 잘못 본 건가?

분명히 용격을 막을 때 황제의 팔이 이상하게 변형되는 것 같이 보였는데…….

처음에는 방어구나 어떤 스킬이라 생각했는데 계속 떠올릴수록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굳이?

팔이 변형된 것처럼 보일 필요가?

원래 그런 스킬이 있다면 또 모르겠는데.

흐음.

아무래도 수상해.

그때 챠밍이 고개를 갸웃하고는 말했다.

“오빠, 기억이 잘 안 나면 그냥 영상 돌려보면 되지 않아요?”

“아! 그렇지, 고마워. 덕분에 확실하게 알아보겠어.”

챠밍이 말한 대로 재빨리 저장된 영상을 우리 팀과 확인 차 돌려보기 시작했다.

대전에서 있었던 대화를 포함해.

그리고 전투가 일어나서 내가 용격을 날리는 순간.

용격을 막는 황제의 영상을 아주 느리게 재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슬로우 영상을 보더니 다들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어디선가 봤던 딱 그런 모습이었으니까.

이거…….

잘하면 꽤 좋은 그림이 그려질지도 모르겠는데?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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