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450화 (443/1,404)
  • #450화 연합 낚시 (6)

    -두둥탁! 드래곤 또 등장!!

    -1서버 진짜 재밌겠네. 벌써 드래곤 레이드임?

    -ㅇㅇ. 부럽지? 벌써 두 번이나 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 소문 다 돔.

    -ㅋㅋ그래, 우리 개 털렸다. 드래곤이 괜히 드래곤이 아니더라. 상대도 안 됨.

    -1서버에 잘나가는 랭커 많지 않음? 레벨 진짜 높던데.

    -미친, 랭커가 날아다니면서 드래곤하고 싸우냐? 비공정까지 한 방에 털리는 마당에 랭커는 얼어 죽을.

    -아, 나도 영상 봄. 드래곤이 날갯짓만 해도 다 털리드만.

    -일단, 비공정으로는 못 잡는 것 확정.

    -와씨, 반사까지 할 줄 상상도 못 했다.

    -그러니까 드래곤이지. 최강 몬스터 아니냐.

    -특히 마지막에 브레스가 압권임.

    -캬, 한 방에 거점이 날아가다니! 어마무시하구만!

    -근데 해원 거점에다 돈 엄청 투자하지 않았음?

    -자세한 건 모르지만, 본전 뽑으려고 물약값을 그렇게 올렸다는 건 알겠더라.

    -근데 이제 우리 어디서 부활함?

    -니들 죽지 마라. 제국에서 부활하더라. 미치는 줄.

    -미쳤네. 그 먼 길을 다시 와야 해?

    -근데 안 죽을 수가 없음. 드래곤 아직도 날뛰는 중이라.

    -거기다 드래곤만 있는 것도 아니고. 어휴.

    개판.

    혹은 난장판.

    드래곤이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거점을 포함한 사냥터 전체가 붕 떠버렸다.

    그렇게 넘치는 사냥감으로 신이 난 드래곤이 사방팔방 날아다니면서 수없이 많은 유저를 학살했다.

    이건 물 만난 고기도 아니고.

    정작 일을 벌인 사람들은 게임을 끄고 나와 팝콘을 먹고 있는데, 당사자는 애먼 사람들만 잡고 있으니 웃음이 나올 수밖에.

    저 난리 통을 보자 접속 종료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신의 한 수까지는 아니더라도 확실히 큰 위험은 피해 갔으니까.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BJ들은 방송하는 것을 멈추지 않고 착실하게 정보를 전달했다.

    그래서 이번엔 여러 BJ의 방송을 수시로 돌아가면서 상황을 파악했다.

    제국 쪽에서 부활해서 방송하는 BJ가 대다수였고.

    용의 대지에서 살아남아 상황을 알려주는 BJ도 간혹 보였다.

    운이 좋았네.

    아직도 살아 있다니.

    최초의 브레스에서 겨우 살아남은 사람 중 하나인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시청자들이 그 BJ의 방에 벌떼처럼 몰려들었고 풍선과 하트가 수도 없이 쏟아져 BJ가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신이 나서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아예 무너진 건물 사이로 숨어들어 아주 조심스럽게 방송을 보내왔다.

    똑똑하기까지.

    하늘을 날아다니는 드래곤이 눈에 보이는 유저들을 죄다 잡아 죽이는 판에 이 판단은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더 이상 죽일 유저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드래곤은 유유히 상공을 날아다니다 저 먼 산맥으로 다시 날아가 버렸다.

    혹시나 거점 주변에 자리를 잡으면 어쩌나 했는데 그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해진 일정한 시간이 있거나.

    혹은 잡아야 할 뭔가가 없다면 돌아가거나.

    어느 쪽이 되었든 드래곤이 일단 돌아갔다는 것에 안도의 숨을 쉬었다.

    자, 이제부터가 문제인데…….

    그때, 재중이 형에게서 연락이 왔다.

    드래곤이 돌아간 것을 확인했나?

    <재중> 드디어 돌아갔네.

    <승호> 네, 솔직히 조마조마했어요.

    <재중> 전에 경우도 그렇고 돌아가기는 했을 거다. 언제가 될지 문제지만. 일단 여기까진 괜찮네.

    <승호> 계획에 많이 어긋나진 않았어요.

    오히려 지금 상황이 조금 더 나은 편이려나?

    <재중> 일단 좀 쉬고, 접속은 나중에 하자. 혹시, 라는 것이 있으니.

    <승호> 알겠어요. 다른 사람들에게도 말해 둘게요.

    그렇게 우리 팀에게도 연락을 해서 잠시 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리고 몇 시간 뒤.

    게시판을 살피면서 상황을 파악한 후에 다시 접속을 했다.

    < 로스트 스카이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 뇌파 확인.

    > 주승호. 남성.

    > 캐릭터명 주호. 레벨 108.

    > 로딩 중…….

    모두 접속한 것을 확인하고는 주변을 둘러봤다.

    우리가 접속한 곳은 마지막으로 로그아웃을 한 바로 그 지점.

    거점과 거리는 그다지 멀지 않다.

    이제 확인할 시간.

    과연 우리가 접속하면 산맥으로 돌아간 드래곤이 반응을 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

    이건 앞으로의 행보에 굉장히 중요했다.

    그래서 다들 숨을 죽이고 잠시 기다렸다.

    여차하면 아예 전이문을 사용해서 튀어야 하니까.

    그렇게 상당한 시간을 기다렸음에도 드래곤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휴, 된 것 같아요.”

    “이거 생각보다 쫄리는데?”

    전사 형의 말에 모두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부터 해야 할 일에 드래곤이 끼면 곤란하지.

    우리가 쉬는 동안 제국에서 부활했던 유저들이 죄다 통로를 타고 다시 돌아와 거점 주변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해원이 워낙 광고를 잘해준 덕분인지 유저들이 정말 많이 모여 있었다.

    예전 북적거리던 제국 시내의 인파를 보는 딱 그 정도의 느낌인가?

    여기서 문제.

    현재 거점이 터져 버려서 저들이 낙동강 오리 알이 되어버렸다.

    다른 말로 더 이상 물약을 수급하거나 귀환을 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소리고.

    물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전 스칼렛이나 다른 거상들이 했던 것처럼 여기서 좌판을 깔고 호위를 돌려 거대한 시장을 만들어내면 된다.

    그때 미리 피난시켰던 사장님을 비롯한 최강 길드, 달, 치맥 길드 유저들이 하나둘 접속을 시작했다.

    거점이 털릴 것을 미리 아니까 할 수 있는 작업.

    스칼렛이 이미 박살이 나버린 거점을 쳐다보면서 이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흔들더니 내게 다가와서 물었다.

    “역시 터져 버렸네요.”

    “뭐, 예정된 일이었죠.”

    “그래서 시장에 대해서 물어봤군요?”

    “네, 여기에 시장을 열면 가능성이 있는가 해서요.”

    거점과 시장은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존재다.

    유저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시장이 원활히 돌아간다면 거점의 존재가 무의미해지니까.

    아무것도 없이 그냥 맨땅에 좌판만 깔고 버틸 수 있다면 거점이 왜 필요하겠는가.

    그럼 굳이 제국 작위를 얻을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된다.

    “저라면 굳이 안 하겠지만….”

    “겠지만…?”

    “이번에 해원이 하는 걸 봤던 사람들은 분명히 시도할 거예요.”

    “물약 말이죠?”

    “네, 예전에도 했고. 지금은 좀 극단적인 상황이기는 한데… 안전한 루트가 있으니까요.”

    “그런데도 안 한다는 소리는?”

    분명히 스칼렛이 말했다.

    자기라면 안 한다고.

    “일단, 제국과 거리가 너무 멀어요. 어느 정도 거리가 가까워야 이런 작업이 의미가 있는데 지금부터 시작하면 물약 가격부터 완전 폭등해버릴 거예요. 거기다 몬스터를 잡아서 나오는 템 값은 후려치게 되겠죠. 처분하는 거리만큼요. 어지간한 유저는 여기서 절대 못 버텨요.”

    “할 수 있는데 하면 피곤하다?”

    “좀 그런 편이죠. 그리고 가드할 사람도 다수 있어야 하는데 사실상 좀 어렵죠. 드레이크 두 마리만 몰려도 당장 도망가는 상황이라. 그렇다고 고렙들을 이런 일에 묶어둘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런가요.”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결국 못 버티고 유저들이 돌아가게 되면 시장의 유지 자체가 안 돼요. 수익이 안 나오니까요.”

    “좋군요.”

    “네?”

    “좋다고요.”

    역시 예상했던 점과 다르지 않다.

    이 정도 거리에선 거점이 필수적이다.

    사장님이 다가와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냐?”

    “음, 일단은 이대로 시간을 보낼 생각이에요.”

    “흠, 알았다. 애들에게는 미리 일러두마.”

    “그리 오래 안 걸릴 겁니다.”

    예상이 맞다면 하루? 이틀?

    어쩌면 그보다 빠를지도 모르고.

    거점이 터지자 누가 주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시장이 생겨났다.

    그리고 통로를 뛰어다니면서 물약을 운송하는 사람들도 늘어났고.

    물약 가격이 비싸긴 했지만 아주 못 사서 쓸 정도는 아니라 그냥 참고 썼다.

    그렇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했는데 역시 방어벽이 없는 상황이라 드레이크가 점점 쌓이고 드레이크가 쌓이니 또 다른 몬스터들도 와서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낮에 유저들이 많을 때는 그나마 괜찮았지만, 밤에 유저가 적은 시간대엔 시장이 단번에 무너져 내렸다.

    이쯤 되자 오히려 사람들이 더 안달이 나기 시작했다.

    -아, 진짜. 왜 거점이 없는 거야?

    -거참, 밤새도록 지키고 있을 수도 없고.

    -거점 다시 안 만듦?

    -작위 있어야 만들지 않나?

    -주호 작위 있잖아. 왜 안 만들어?

    -맞다, 주호 밖에 못 만들지. 그런데 왜 가만히 있는지 모르겠네.

    여기서 사장님이 게시판에 말을 흘려놓았다.

    안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못 만든다고.

    거점 유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힘들다는 말을 흘리는 동시에 드래곤의 위협에 대한 썰도 풀어놓았다.

    힘들게 거점을 만들어놔도 드래곤이 오면 끝이니까.

    결국,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말이다.

    그리고 유저들은 이미 드래곤이 거점을 한 번에 박살내는 것을 몸소 체험했기에 여기에 대한 다른 말은 할 수 없었다.

    -세금 더 내면 될 거 아냐? 그냥 좀 만들어.

    -물약 비싸게 팔아도 이해할 테니까 거점 가즈아!

    -아무리 비싸도 지금보다 비싸겠냐?! 시장 완전 바가지야.

    -일단 좀 만들자? 응?

    대놓고 거점을 만들라고 밀어주는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심지어 세금이나 물약 가격을 막 올려도 다 참아줄 기세라….

    “같이 할 준비는 되셨습니까?”

    그리고 뒤를 돌아보자 마치 투자 설명회처럼 삼십여 개 길드의 길마가 사장님 주변에 앉아있었다.

    최초에 모았던 그 돈 많은 길드의 길마들.

    화련도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 사장님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사람들이 얼마나 용의 대지의 거점을 원하는지 다들 보셨을 겁니다.”

    그중 한 날카로운 인상의 한 길마가 손을 들어 말을 했다.

    “비용이 아무래도….”

    “우린 해원 그 멍청이처럼 방어 시설을 만들 생각이 없습니다.”

    사장님이 순식간에 해원을 멍청이로 만들어버리고는 말을 이어갔다.

    “최소한의 투자만 할 겁니다. 거점을 유지할. 만약 드래곤이 나타나면 바로 버릴 수 있게.”

    사장님이 사람들의 가려운 부분을 바로 긁어주었다.

    이러면 우리 입장에선 리스크가 전혀 없다.

    오직 저들의 돈만 받아서 굴리게 될 테니까.

    “세금과 물약은 최대로. 아마 어마어마한 돈이 모이겠죠? 그리고 정산은 매일 바로 입금해드리죠.”

    화끈하게 가시네.

    웅성웅성.

    사람들이 의외의 말을 들어서 그런지 소란스럽게 변했다.

    만약, 드래곤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꽤 큰돈을 쥐게 될 것이다.

    반대로 드래곤의 나타나는 빈도가 높아지면 수익이 급감하게 되고.

    이건 저 사람들의 선택이다.

    그때, 화련이 손을 들었다.

    “투자한 만큼 배당받을 수 있는 거겠죠?”

    화련도 사장님에게는 존댓말을 하네.

    “물론입니다.”

    “그럼, 들어가는 비용의 절반은 제가 투자하도록 하죠.”

    “아이고, 탁월하신 선택입니다.”

    역시 화련.

    돈 쓰는 것 하나는 끝내주는구나.

    그리고 화련 덕분인지 다른 길마들의 행보가 바빠졌다.

    서로 투자하겠다고 불붙었으니까.

    내가 고맙다는 듯 화련을 보면서 웃자 화련이 날 빤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일이 쉬워졌네요.”

    “흥, 돈이 될 것 같으니까 하는 거야. 착각하지 마.”

    그리고는 벌떡 일어나 바로 헤라 길드원들에게 돌아가 버렸다.

    나중에 화련에게는 따로 좀 챙겨줘야겠네.

    이젠 거점을 가만히 놔둬도 알아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드래곤이 나타나든 말든.

    이것을 하려고 얼마나 돌아온 건지…….

    《 용의 대지에 가르시아 제국 남작 주호 님의 새 거점이 설치됩니다. 》

    《 거점 명은 길드 명으로 대체 됩니다. 》

    《 거점 : 『 신화 』가 설치되었습니다. 》

    일은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거점이 만들어지고.

    투자받은 돈으로 필요한 건물과 꽤 넓은 부지를 써서 방어벽을 올렸다.

    그리고 또 하나.

    그동안 투자를 못 했던 대장간 건물과 드워프 대장장이를 동시에 불러들였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대장간 건물이 완성되자 드워프 대장장이에게 미리 구해둔 브랜디슈의 날을 맡겼다.

    기타 몇 가지 제작 재료가 더 들어가긴 했지만 핵심은 브랜디슈의 날이다.

    이것만 있으면 거의 만들 수 있다고 봐야지.

    『 조금 기다려라. 곧 만들어주겠다. 』

    역시.

    투자받은 돈으로 고급 대장장이를 질렀더니 만들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

    “이렇게 막 써도 되나 몰라요.”

    챠밍이 조금 걱정을 했지만 재중이 형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어차피 써도 몰라.”

    “화련이 알면 뒷목 잡고 쓰러지겠네요.”

    챠밍의 농담에 재중이 형이 그저 어깨만 으쓱했다.

    “나중에 검이라도 하나 만들어서 주지 뭐.”

    하긴 요즘 은근히 도움 받는 일이 많으니까.

    처음 의도가 어땠는지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도움이 많이 됐다.

    그러는 사이 새 검이 완성되었다.

    『 +0 브랜디슈 블레이드 / 출혈 30 타격 22

    - 드래곤형 피해 200%

    - 치명타 대미지 200%

    - 드래곤형 대상 관통 확률 30%

    - 비검

    이건 옵션이 좋아도 너무 좋은데?

    드래곤 슬레이어를 보기 전이었으면 이게 용을 잡는 검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거기다 대미지도 초기 드래곤 슬레이어와 맞먹는다.

    그리고 비검?

    이건 뭐지?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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