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417화 (410/1,404)

# 417

#417화 대격변 (3)

카스카라에는 광속성, 수속성, 독속성, 뇌속성.

검투사 블레이드에는 암속성, 수속성, 독속성, 뇌속성.

무려 네 가지 웨폰이 각각의 검에 걸려 있었다.

지금까지 본 적도 없고, 아무도 시도하지도 못했던, 희대의 엽기적인 스킬 조합이 만들어졌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트리플 캐스팅은 스킬 중첩이 되는 특성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았고.

그냥 가장 간단하게 합쳐만 봐도 50%가 네 개.

단순히 휘두르는 것만으로 200%의 대미지를 추가로 낼 수 있었다.

기본 100%와 합치면 무려 300%.

다른 사람들이 150%의 대미지를 낼 때 이쪽은 300%의 대미지다.

완벽한 두 배.

이 상태로 싸우면?

한쪽은 체력이 계속 깎여나가는데 다른 한쪽은 전혀 깎이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 기술에 문제점이 하나 있었다.

마력.

웨폰 기술을 하나도 아니고 무려 네 개나 돌려야 하는데 기존의 마력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

“그런데 전 카스카라가 있죠.”

매번 마력이 남아돌아서 문제인 상황.

오죽하면 남는 마력으로 매번 다른 사람에게 퍼줄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런 상황이니 웨폰 기술을 돌린다고 하더라도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었다.

그리고 여기에 +10 라이덴 하트가 추가되면?

단순히 라이덴 하트는 민첩 20을 올려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무 마력 소비 없이 무려 뇌속성 추가 대미지.

도합 400%의 대미지.

평타로 아무렇게나 칠 때가 네 배다.

여기서 카운터나 크리티컬이 터지면?

10강 검투사 블레이드 옵션 덕분에 기존 대미지에서 무려 두 배 가까운 대미지가 터진다.

크리티컬이나 카운터가 터지면 매번 반월참이나 진(眞) 비월참을 한참 능가하는 대미지를 넣을 수 있다는 소리였다.

평타 한 발, 한 발이 필살기 수준.

이걸 계산한 재중이 형이 안색이 딱딱해진 채 정의했다.

“진짜 미쳤네.”

“저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아니,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막상 다 해놓고 보니 상상을 초월하는 조합이 나와 버렸다.

평타가 필살기를 뛰어넘는다니…….

또한, 민첩이 100에 가까워 전보다 훨씬 공격속도가 높아졌다.

거기다 무기까지 두 개이기도 하고.

대체 어느 정도의 위력이 나올지 나조차도 두려워졌다.

“끙, 이거 폭딜 때문에 전사가 어글을 끌 수나 있을지 모르겠네.”

재중이 형이 걱정하는 것.

내 딜 때문에 전사 형이 힘들 거라는 소리였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두 무기에 크리티컬까지 달면…….

어머나, 세상에!

“하아, 넌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그래서 형은 안 하시게요?”

“이거 하려면 무기 두 개는 필수야. 트리플 캐스팅은 여유가 있으니 해본다지만, 13강 수준의 카스카라는 구하기 힘들 테고. 시간의 서가 없으니 그것도 문제. 하트도 10강까지 만들긴 어렵지. 전 서버에서 미친 대미지 나오는 인간은 너밖에 없겠네.”

“크리티컬도 포함해서요.”

“그래, 그 민첩에 크리티컬까지 해낼 수 있다면.”

“후, 이젠 제가 잘해야겠네요.”

“아무리 너라도 적응하려면 고생 좀 할 거다. 당분간 사람들하고 부딪치지 말고 몹만 좀 잡자. 몸에 익어야 해. 그 속도.”

재중이 형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크리티컬을 여기서 더 끌어올릴 방법이…….

라이덴 붉은 봉인 수정이 창고에 남아 있던가?

재중이 형과 잠시 창고에 들려 확인해 보니 다행히 여유분이 있었다.

수치 업데이트에 따라 역시 바뀌어 있었고.

『 라이덴 붉은 봉인 수정 / 크리티컬 증폭 50% 』

예전과 달리 애매한 숫자가 아닌 확실한 증폭량이 표시되어 있었다.

좋다.

그동안 창고에 박아둔 게 아까울 정도로.

나중에 라이덴을 잡으러 가야 하나 고민이네.

앞으로 새 아이템이 나올 건데 그걸 잡으러 다시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기도 하고.

아쉬움과 함께 일단 라이덴 붉은 봉인 수정 두 개를 집어넣었다.

『 +10 검투사 블레이드 / 출혈 30(20+10) 타격 22(12+10)

치명타 대미지 300% / 카운터 공격 대미지 300%

대인 피해 50% 추가 / 크리티컬 증폭 50% 』

『 +13 카스카라 / 출혈 25 (9+16) 타격 21 (5+16)

민첩+11, 마력 흡수+11 / 크리티컬 증폭 50% 』

표현은 좀 다르지만 둘 다 크리티컬 시 대미지를 증폭하는 역할을 했다.

이로써 크리티컬 대미지 증폭량이 400%까지 올라갔다.

도합 800%.

네 개의 웨폰을 걸고 평타 한 방이 크리티컬로 들어갔을 때 나오는 대미지량.

이건 미쳐도 단단히 미친 수치였다.

“그나저나 전사한테는 뭐라고 말한담. 어글 미치도록 털릴 건데. 멘탈 터지면 힘들 텐….”

재중이 형의 어이없는 한숨에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

챠밍도 얼마 후, 콜로세움으로 접속을 했다.

“잘 잤어?”

나와 마주친 챠밍이 수줍은 듯 미소 지었다.

“오빠는요?”

“잘 잤지, 일찍 들어와서 이것저것 살펴보고.”

내 말에 챠밍이 장난치듯 대답했다.

“칫, 난 설레서 못 잤는데…….”

그 모습에 내가 손가락으로 입을 막는 제스쳐를 취하자 챠밍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재중이 형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이거 표가 안 날 수가 없겠는데……?

조만간 말해야 하나?

우리 둘을 바라보던 재중이 형이 입가에 묘한 표정을 짓는 걸 봐서는 이미 다 알고 있다는 표정이었고.

어휴, 저 형 또 엄청 놀리겠네.

“일단 움직이자. 우리만 좀 뒤쳐진 것 같은데. 애들은 이미 다 돌아다니는 중이야.”

재중이 형이 먼저 움직이자 따라서 콜로세움을 나섰다.

그런데 콜로세움을 나서자마자 대규모 인파에 놀라 잠시 멈춰 섰다.

챠밍도 놀란 듯 주변을 두리번거렸고.

“정말 많아요.”

확실히 가르시아 제국이 넓다고는 하나 매일 같이 구섬에서 사람이 넘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 제국에서 멀리 사냥을 나갈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고.

앞으로 사람들이 더 몰리겠지.

콜로세움을 막 나가려는 차에 입구를 지키던 경비병들이 내게 바로 경례를 했다.

응?

알아보는 건가?

정확히는 내가 차고 있는 이 아이템을 먼저 본 것 같긴 한데.

4장의 날개를 가진 붉은 새가 그려져 있는 브레이슬렛.

남작 위와 함께 지급받은 물건이었다.

『 주호 남작 님, 개인 저택을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

개인 저택?

이제까지 그런 알림은 없었는데 경비병이 알려주자마자 제국 도시 내 맵 상에 바로 저택의 위치가 떴다.

“일단 가죠.”

그렇게 재중이 형과 챠밍을 데리고 제국 동북쪽의 저택가로 들어섰다.

이곳 근처로 오자 유저들이 뜸해지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유저들을 보기 힘들어졌다.

하나같이 으리으리한 고층 저택에 부지도 넓어서 특별히 볼일이 없으면 찾기 힘들 것 같았다.

주변의 큰 저택들에 비해 다소(?) 작은 4층 저택에 들어서자 경비병이 나와서 우리를 들여보내 줬다.

물론, 재중이 형과 챠밍은 동행이라 지나왔고.

“호오, 이름만 남작은 아니라는 거군.”

재중이 형이 내 어깨를 툭툭 치면서 재밌다는 듯 웃었다.

“공짜로 주는데 받아야죠.”

일단, 저택 전체가 그냥 수여되는 것으로 보였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중세의 고풍적인 저택의 딱 그런 모습으로 꾸며져 있었다.

들어가자 집사로 보이는 중년 남자가 나를 반겼다.

『 어서 오십시오. 주호 남작 님. 』

그리고 몇 가지 시스템이 바로 떠올랐다.

내정 같은 건가?

특별히 중요해 보이지 않아서 일단 이건 패스했다.

남들은 쓸 수 없는 개인 창고와 저택에서 바로 제국 내 지점으로 이동할 수 있는 텔레포트.

물품 판매, 할인과 더불어 집사에게 맡겨두기만 하면 알아서 팔아주는 시스템까지.

그리고 귀족들만 참여할 수 있는 경매권까지 다양한 혜택을 받아볼 수 있었다.

“나쁘지 않네요.”

“그러게. 경매에 뭐가 나올지는 몰라도 부럽네.”

“총알만 잔뜩 빌려줘요. 다 쓸어올게요.”

“크큭, 그거 좋은 생각이네.”

자본?

주변에 부자가 몇 명인데… 무조건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정 필요하다면 화련을 끌어들여도 되고.

그리고 꼭 화련이 아니더라도 희귀한 아이템이라면 돈을 싸 들고 찾아올 유저는 많았다.

귀족들만 참여할 수 있는 연회라던지, 왕실에서 주는 토벌 퀘스트 같은 것도 미구현이지만 할 수 있는 모양이고.

그 밖에도 단순히 이름만 왕국 남작이었던 것과는 차별화된 혜택이 계속 쏟아졌다.

“1등을 한 보람이 있네요.”

특히, 지도.

제국에서 제공하는 주변 지도를 이용해 주요 지점에 대한 정보를 훨씬 빨리 얻어낼 수 있었다.

전에는 사냥터에 대한 임무만 주어졌다면 지금은 그 사냥터가 어디쯤 있는 지까지 상세히 볼 수 있고, 필요하다면 추가 정보도 얻을 수 있는 모양이었다.

“집사, 영웅들에 대한 정보 좀 사들여. 상세히.”

이런 것도 되려나?

영웅.

전에 사냥꾼들에게 들은 그 단어가 뇌리에 깊게 박혀 있었다.

로스트 스카이의 핵심으로 가는 중요한 단서라는 생각이 들었고.

『 네, 해당 정보에 대한 조사와 함께 필요 경비를 추후 알려드리겠습니다. 현실 시간으로 총 5일이 소요됩니다. 』

“형, 이거 5일이나 걸리네요.”

“5일이면 어때.”

“하긴 그렇죠.”

맨땅에 헤딩을 하느니 기본 정보를 알고 가는 것이 훨씬 이득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이득을 보기 가장 좋은 위치를 점하고 있었고.

“가르시아 제국에 대해서 알 수 있을까?”

설마 이것도 정보를 사야 하는 건가?

그런데 딱히 그런 것은 아닌지 집사가 바로 설명을 시작했다.

『 크루아 대륙에 세 곳의 제국이 있습니다. 가르시아 제국은 그중 동남쪽에 위치한 제국으로 중앙 대륙에서 살아남은 인간족 최후의 제국 중 한 곳입니다. 』

인간족 최후라…….

그리고 몇 가지 정보를 더 얻고는 집사를 돌려보냈다.

“딱히 쓸만한 정보는 없네요.”

“아아, 집사라고 해도 많이 알고 있진 않네. 좀 더 고위층이 되어야 정보가 열리려나.”

“역시 거점이죠?”

“어, 집사가 말했잖아. 가장 빠르게 기여도를 올리려면 거점 유지하는 방법이 최고라고. 아니면 용이라도 잡아 와야 하는데 당장 그게 쉬운 것도 아니고.”

드래곤.

가르시아 제국의 최대 골칫거리라고 한다.

한 번 날아들면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최강의 개체.

그리고 그만큼이나 강하지만 바다에 있어 위협은 되지 않는 레비아탄.

그 밖에도 몇 가지 괴물이 더 있는 것 같은데 이건 또 정보가 묶여 있었다.

직접 본 네임드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정보가 열리는데 그 외에는 그냥 정말 물음표였다.

“일단 한 번 나가보죠.”

바깥의 몬스터들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이 되어야 앞으로의 일정을 정할 수 있었다.

전사 형과 나르샤 누나, 이쁜소녀, 막내별은 제국 내를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파악한다고 바쁜 상태라 따로 부르진 않았다.

굳이 지금 바로 오라고 할 정도로 우리 일이 급하진 않았으니까.

곧장 지하 텔레포트를 타고 바로 정문 입구로 순간 이동했다.

남작 특권인지 비용조차 들지 않아서 좋았고.

입구의 텔레포트로 나오자 주변에 유저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챠밍이 또 한 번 인파에 놀란 듯 말했다.

“여기도 정말 많아요.”

“그러게.”

이 정도로 많이 몰렸단 말이지?

스탯 초기화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정문으로 나와서야 알 수 있었다.

재중이 형이 앞서나가면서 말했다.

“자자, 시간 아끼자고.”

먼저 걸어가는 재중이 형을 따라 가르시아 제국성 정문 바깥으로 나서자 필드 사냥터마다 유저가 빼곡하게 모여서 사냥을 하는 중이었다.

겨우 한 마리나 두 마리가 젠 되는데 그걸 잡지 못해 몇 개 파티가 사활을 걸고 싸우는 모습이 보였다.

일단 몬스터 레벨 자체가 높아서 네임이 붉은색이니까.

저들에겐 한 마리를 잡는 것조차 쉬워 보이지 않았다.

마치 네임드를 잡듯.

“휘유, 자리가 있으려나?”

그렇게 한참을 걸어 나갔는데도 사냥할만한 자리를 찾지 못해 계속 걷기만 했다.

사냥을 포기하고 돌아가려던 중 산맥 가장 구석 자리에 한 마리만 젠 되는 곳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주변에서는 보이지도 않는 수풀 속 언덕 위라 사람들이 못 봤던 것 같기도 하고.

“우린 바로 던전으로 직행해야겠네. 사이에 껴서 사냥하다가는 시간만 날리겠다.”

이건 나나 챠밍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이 인파를 보고도 여기 껴서 사냥하는 것은 미친 짓과 다름없었다.

몹을 보니 우리에게는 조금 엷은 붉은색으로 표시되었다.

돌풍의 샤벨 타이거.

사람들의 빠르다고 한 이유를 알겠다.

우리를 보자마자 달려오는데 속도가 스탯 초기화 전 내 속도와 거의 유사했다.

확실히 저 정도면 유저들이 보기에는 엄청나게 빨랐을 테고.

“잠시 저 먼저.”

【 트리플 캐스팅 】

【 라이트 웨폰! 】

【 라이트닝 웨폰! 】

【 아쿠아 웨폰! 】

사람들이 오지 않는 곳이라 바로 신 조합을 썼다.

그리고 달려드는 돌풍의 샤벨 타이거에 달려들어 녀석이 빠르게 내려치는 길고 날카로운 앞발톱을 피해냈다.

내 쪽의 회피 속도가 돌풍의 샤벨 타이거의 속도를 상회하자 피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공격을 피하자마자 녀석의 갈비뼈 사이를 바로 삼색의 검투사 블레이드로 쳐올렸다.

완벽한 카운터.

그리고 크리티컬.

촤악!

치이익!

크리티컬 특유의 터지는 이펙트와 함께 가죽이 찢기고 전기로 지지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돌풍의 샤벨 타이거의 앞다리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동시에 삼색의 카스카라가 검투사 블레이드의 뒤를 이어 아까 그은 그곳을 정확하게 가르고 지나갔다.

역시 이번에도 크리티컬이 터지면서 똑같은 이펙트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돌풍의 샤벨 타이거의 눈이 처지면서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았다.

“어머?”

챠밍이 놀라서 마법을 쓸 생각도 못 하고 손으로 입을 막았다.

다른 유저들은 이 녀석 하나를 어떻게 못 해서 저렇게 난투를 벌이는데 난 단 두 방의 평타만으로 녀석을 다운시켜 버렸으니까.

두 방 합쳐서 1500%인가?

그리고 다운된 녀석을 몇 번 더 평타로 내려쳤더니 그대로 죽음의 빛으로 변해 사라져 버렸다.

마력은…….

시작과 거의 동일.

트리플 캐스팅을 충분히 유지할 정도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걸 지켜본 재중이 형이 바로 박수를 쳤다.

아주 재밌다는 듯.

“형, 아무래도. 계획을 바꿔야겠어요.”

“응? 무슨?”

재중이 형과 챠밍이 날 의아한 눈으로 쳐다봤다.

분명히 사냥터 중에 속성이 다른 사냥터들이 있었다.

내가 지금 필요로 하는.

“다른 웨폰 기술들. 전부 다 모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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