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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396화 (393/1,404)

# 396

#396화 재난 (5)

구 로가슈 왕성 주변 전체가 어둠에 물들면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환경으로 변해버렸다.

“뭐, 뭐야? 안 보여!”

“뭐야! 갑자기?!”

“컴컴하잖아!”

“꺅!”

“방금 누구야?!”

“똑바로 안 움직여?!”

우왕좌왕.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당황하긴 매한가지.

갑자기 멀쩡했던 시야가 사라져 버리니 누구나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오감 중 시각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아니, 실질적인 관여로 생각하면 거의 절대적이다.

냄새가 나지 않거나 들리지 않는다고 앞으로 걸어가지 못하는 경우는 없으니까.

그런 컴컴한 어둠이 이어지자 멀쩡하게 활동하던 유저들의 움직임이 모두 엉망이 되어버렸다.

개중에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멈추거나 주변 상황을 살피는 유저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많은 대다수의 유저가 당황한 상태로 마구잡이로 주변을 헤집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언쟁이 나오고 고함을 지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단순히 안 보이기만 하는 문제라면 여기까진 괜찮다.

다만, 지금은 이 어둠 속을 자기 집 앞마당처럼 돌아다닐 수 있는 녀석이 있다는 것만 다를 뿐이다.

“크악!”

“뭐야! 방금?!”

“뭐가 지나갔어?”

“으악! 내 팔!”

콰직!

쿵!

우드득!

컴컴한 어둠 속에서 거대하고 묵직한 어떤 존재가 홀로 돌아다니면서 밟고 씹고 뭉개는 소리가 계속 들리기 시작했다.

공포.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들리는 소리가 썩 좋은 소리는 아니었다.

특히 그 소리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더욱.

뭔지 몰라도 도망가야 한다는 본능적인 신호가 온몸을 지배했다.

“다들 도망가!”

“젠장, 뭐가 보여야 움직이지!”

“저리 비켜!”

그 와중에 침착함을 유지하던 사람들에게서 스킬 시전 소리가 들려왔다.

【 라이트! 】

【 라이트! 】

【 라이트! 】

그 와중에 정상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들.

“아! 라이트 있었지!”

그러자 주변에서도 똑같이 라이트를 시전하기 시작했다.

다만.

저건 안 되지.

이미 암흑 지대에서 겪어봤었다.

라이트는 안 된다는 것을.

“어? ……발. 이거 왜 이래?”

“스킬이 왜 이래?!”

“이런…….”

시전 소리만 요란했지 정작 빛 한 줄기 보지 못한 채 다시 어둠 속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만 늘어만 갔다.

그리고 그 시간만큼 또 다른 희생자들의 비명이 이어졌고.

지속적인 공포가 주변으로 확산되어 갔다.

“차라리 나갈래.”

“보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해. 나도 나간다.”

“다시 들어와 보면 달라져 있겠지.”

아직 전투에 휘말리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상대적으로 소리와 멀리 있던 사람들에게서 로그아웃을 종용하는 말들이 들려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아씨! 왜 안 나가져?!”

“로그아웃 안 돼!”

“못 나가?”

“아직 싸우지도 않았는데?”

“대체 뭐야?!”

또다시 당황하는 소리들.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체력 저하.

어둠 속에서 그냥 있는 것만으로도 공격을 당하고 있는 것 같은 판정이 들어온다.

그리고 이 상황을 벗어나려면 딱 한 가지 방법밖에는 없다.

바로 악마형 케르베로스를 죽이던가.

본인이 죽던가.

혹은.

어둠의 경계를 벗어나 아주 멀리 도망가던가.

결국 참다못한 누군가의 외침이 들려왔다.

“에이 씨! 그냥 소리 나는 방향으로 공격해!”

그 외침이 기폭제가 되어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무작정 공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러나 그건 썩 좋은 선택지는 아니었다.

단일 공격으로 공격하면 그건 그나마 양호했다.

맞는 사람이 그다지 없었으니까.

반면에 광역기로 공격하는 순간 사방에서 사람들이 들고 일어났다.

“……발! 어디로 공격하는 거야!”

“젠장! 지금 같이 죽자는 거냐?!”

“방금 누가 나 공격했어?! 뒤지고 싶냐?!”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소리 하나만 듣고 공격하기에는 유저들의 수준이 한참 떨어졌다.

아니.

그냥 그런 훈련 자체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난이도 최상에 속하는 모험에 가까웠고.

뒤에선 악마형 케르베로스에게 공격당하고 앞에선 유저들의 광역기에 얻어맞자 죽어가는 유저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혼란.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멋대로 공격하거나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에 반대로 뛰어 도망가면서 사람들과 부딪치며 욕을 하는 사람들.

밀치고, 밀고, 쓰러지고, 밟고 지나가는 어이없는 상황.

단지 어두워졌을 뿐인데 사람들이 이성을 다 잃어버렸다.

정상적으로 이성을 유지하던 사람들까지 같이 휘말려서 광기에 파묻히는 모습에 그저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힘들겠죠?”

내 말이 전달되자 어둠 속에서 재중이 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아, 좀 개판이네.”

어둠 속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끝이 아니라 왠지 모르게 그 진동이 울리면서 내 피부로 전달되는 것 같은 기분이 느껴졌다.

마치, VRS 바깥에서 연습했던 그때의 그 감각처럼.

분명 보이지 않는데 바로 옆에 누가 서 있고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어렴풋하게 그려지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심지어 무기를 들고 있는지 내리고 있는 지까지 미세한 진동을 통해 계속 정보를 알려오는 것 같았다.

오싹한 느낌이 온몸을 휩쓰는 그런 감각.

몇 번 이 어둠에 몸을 접했더니 나도 모르게 몸이 적응해 이런 작용이 생겨 버린 모양이다.

누구에게 설명하기도 이상한 감각에 잠시 몸을 맡겼다.

주변 대기와 감응하듯 여러 파동이 겹쳐서 계속해서 움직임과 상황을 알려주었다.

대체 이 몸은 어떻게 되어 있는 걸까?

이런 현상은 들어본 적도 없고, 유혜선 팀장이 이야기해 준 적도 없었다.

지금이라면.

아마…….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렇다고 섣불리 움직임을 보이진 않았다.

지금은 눈먼 아군의 공격이 더 무서울 지경이라.

최소 수천이 넘는 사람이 엉망으로 뒤엉켜 스킬을 난사하는 저런 장소에 굳이 몸을 들이밀 필요가 있을까?

문제는 그런 광기가 아직은 전장과 꽤 멀리 떨어진 우리 쪽까지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전사 형도 스킬 이펙트로 터지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데스 나이트 라지 쉴드를 앞으로 들고 전투를 준비했다.

“슬슬 여기도 휘말리는데요? 어떻게 합니까?”

재중이 형이 그 말에 잠시 고민을 하다가 말을 꺼냈다.

“일단은 좀 줄어들길 기다려보자고. 당장 우리도 움직이기 힘들어.”

“지금 좀 보이십니까? 전 하나도 안 보여서 제대로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뭐, 이런 건 훈련을 하니까. 소리만 들어도 대충 반응은 할 수 있어.”

그 말에 주변에 있던 사람 모두 깜짝 놀라 재중이 형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런 놀람은 딱히 안 보여도 다 느껴졌을 정도다.

“이거, 이거. 영 못 믿는 눈치네.”

재중이 형은 한숨을 푹 쉬더니 곧장 정면을 바라봤다.

“이를테면 이런 거지.”

라이데인을 꺼내든 재중이 형이 갑자기 앞으로 발을 떼며 부드럽게 라이덴을 한 번 휘둘렀다.

그러자 창끝에 뭔가가 걸려서 튕겨 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튕기는 타격 소리에 전사 형이 깜짝 놀라 물었다.

“눈먼 화살입니까?”

“어, 귀가 밝네.”

이쁜소녀가 깜짝 놀란 듯 물었다.

“방금 화살 쳐낸 거예요? 전혀 안 보이는데...”

“어, 으음 너도 나중에 연습 좀 하면 가능할 텐데?”

“으아, 전…… 못 해요.”

“이거 참, 자기 재능을 너무 낮춰보네.”

어둠 속에서 날아오는 화살의 궤적을 소리만으로 파악하고 그 속도에 맞춰서 정확히 어둠 속에서 무기를 휘둘러서 화살을 맞춰야 한다.

화살도 안 보이고 창끝도 안 보이는데 그 간격과 속도에 맞춰 정확히 타격한다는 것이 단순히 말 한마디로 끝낼 일이 아니다.

엄청난 연습량이 뒤따라줘야 가능한 그런 묘기에 가까운 기술이었다.

그리고 그만큼의 재능이 뒤따라줘야 했고.

그런데 그 와중에 챠밍 쪽을 향해 눈먼 화살이 한 발 날아오는 게 내 감각 속에 포착되었다.

그래서 그대로 챠밍 옆으로 움직이고는 데스 나이트 블레이드를 휘둘러 그 화살 끝을 바로 쳐내버렸다.

팅!

“오빠?”

“어? 방금?”

화살이 튕겨 나가는 소리에 챠밍과 옆에 서 있던 막내별의 화들짝 놀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놀랐어?”

“아! 갑자기 소리가 들려서 좀 놀랐어요.”

그러자 막내별의 질린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괴물… 프로도 아니라면서요.”

“그거 칭찬 맞지?”

“네, 아마도? 아, 하긴 전에 어둠 속에서 막 뛰어다니셨지. 그 네임드하고 같이. 막상 눈앞에서 보니 정말 놀랐어요.”

그 모습에 재중이 형이 옆에서 큭큭거리면서 웃었다.

“아,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건데. 애들이 이젠 놀라지도 않아. 미치겠다. 진짜.”

“하하…….”

“프로 애들도 상위 애들만 가능해. 이거. 휴, 아니다. 널 데리고 내가 무슨 소리를 해도 쟤들은 못 믿겠다. 눈앞에서 바로 해버리잖아. 나 이거 익힌다고 얼마나 개고생했는데….”

그때, 전사 형을 보면서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전사 형. 라이트 쉴드 한 번 써보세요.”

“응? 이거?”

전사 형이 데스 나이트 쉴드를 집어넣고 예전에 쓰던 미스트 쉴드를 꺼내 들었다.

【 라이트 쉴드! 】

그러자 라지 쉴드 전체가 환하게 빛나면서 주변을 밝히기 시작했다.

“오오!”

라이트 웨폰이 먹히길래 혹시 해서 말해봤는데 먹히네.

문제는 데스 나이트 무기들이 라이트 웨폰이 안 먹히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다들 하르 무기를 꺼내 들고 라이트 웨폰을 사용했다.

아주 밝진 않지만 주변을 겨우 볼 수 있는 수준의 빛이 만들어졌다.

“좀 살겠네요.”

“빛이 이렇게 반가울 줄은.”

챠밍과 막내별이 안도하면서 빛을 모으기 위해 우리 주변에 붙었다.

그렇다고 해도 딱 자기 앞만 볼 수 있는 수준.

이걸로 뭔가 해보기에는 아쉽지.

전사 형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우리 앞을 막아섰다.

그런 우리를 보더니 사람들이 덩달아 라이트 웨폰을 시전해 빛을 내기 시작했다.

물론, 멀리 있는 사람은 라이트 웨폰을 썼는지 안 썼는지 파악도 안 되었고.

이걸로 주변이 보일 정도라면 내가 어둠 속에서 그 개고생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얼마나 사람들이 죽었을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처음의 그 함성이나 고함 소리도 이젠 상당히 줄어들어 유저가 상당히 많이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직접적으로 공격을 당해서 죽은 유저뿐만 아니라 이 어둠 속에서 체력이 급속도로 깎여나가서 죽은 유저도 많았고.

우리가 그나마 영향을 덜 받은 것은 데스 나이트 장비를 착용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했다.

이건 중간에 사장님에게 들어서 차이를 알 수 있었다.

“뭐, 걸리적거리는 애들이 사라져서 좋네.”

“이제 시작할까요?”

소리를 들어보면 점점 우리에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녀석 특유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 크르륵, ……여기 있었군. 』

그 말을 듣고는 바로 한숨을 쉬었다.

“형, 이거 아무래도 제가 해야겠어요. 저놈 저 찾아서 온 것 같은데.”

“그러게. 고생해라.”

단 한 번의 망설임 없이 재중이 형이 내게 상대를 넘겼다.

“아까는 형이 한다고 안 했어요?”

“크큭, 너 찾아왔다잖아. 잘 해봐.”

“끙. 나중에 밥 사세요.”

이쯤 되자 주변에 유저라고는 싹 도망가거나 죽어 있었다.

그나마 남아 있는 사람은 우리 팀과 한켈, 쉴라 정도 밖에 없었다.

아니, 생각해 보니 굳이 혼자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형, 저놈 제가 무슨 짓을 해도 따라오겠죠?”

“어. 지금 모습 보면 무조건 네가 목표네.”

“그럼 작전을 조금만 변경하죠.”

그 자리에서 바로 작전을 수정해 우리 팀에게 알렸다.

다들 아리송하면서도 일단은 고개를 끄덕였고 바로 무기를 꺼내 들고 준비를 했다.

그리고 곧장 소환수를 불러냈다.

【 미치광이 리치 소환! 】

그렇게 미치광이 리치를 불러내고 한 가지 스킬을 또 시전했다.

【 전이문 오픈! 】

암흑 지대로 가는 전이문.

그걸 지금 이 자리에서 열어버렸다.

전이문이 열리자 우리 팀에게 말했다.

“다들 들어가요.”

“좀 이따 보자.”

라이트 쉴드를 쓴 전사 형이 길을 밝혀주자 그 뒤를 따라 챠밍, 이쁜소녀를 시작으로 순서대로 모두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한켈과 쉴라까지.

마지막으로 재중이 형까지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 역시 전이문 앞에 섰다.

“상징이 가지고 싶어? 그럼 따라와.”

설마.

안 따라오는 것은 아니겠지?

몸을 아주 느리게 움직이면서 전이문에 한 발 걸치고 기다리자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녀석이 움직였다.

휴.

다행히 녀석이 무거운 발걸음을 떼 내 쪽으로 달려왔다.

그렇게 확인을 한 후, 바로 전이문을 건너자 어둠 지대로 들어왔다는 시스템음이 들려왔다.

“와요! 다들 준비!”

바로 달려 전이문에서 멀어졌다.

그리고 악마형 케르베로스가 전이문을 넘어오자마자 기다리던 우리 팀 모두에게서 기술이 터져 나왔다.

【 데스 나이트 피어! 】

먼저 전사 형이 데스 나이트 피어로 잠시나마 악마형 케르베로스를 멈칫하게 만들었다.

이어지는 이쁜소녀의 배틀 액스 공격.

【 반월참! 】

반월참에 가장 어울리는 커다란 배틀 액스가 휘둘러지면서 정말 반월에 가까운 빛을 뿜어내며 악마형 케르베로스의 정면을 강력한 폭발과 함께 후려쳤다.

“크어엉!”

내가 넘어오는 동안 풀 차징을 하고 날린 기술이라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나르샤 누나도 풀 차징을 한 강격을 넣은 더블샷을 정확히 케르베로스의 이마 가운데 꽂아 넣었다.

【 강격! 】

【 더블샷! 】

이것도 미리 전이문을 조준했기에 가능했고.

“크악!”

급소를 맞자 고통스러운 듯 케르베로스가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바로 챠밍의 기술이 이어졌다.

【 소녀 라미아 소환! 】

【 트리플 캐스팅! 】

【 본 레인! 】

【 토네이도! 】

【 익스플로전! 】

풀 차징된 세 개의 광역기가 동시에 시전되어 악마형 케르베로스의 온몸을 후려쳤다.

“크아악!”

아무리 악마형 케르베로스가 강하다고 한들, 이건 버티기 힘들다.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뒤에 기다리고 있던 막내별과 쉴라.

【 문 라이트! 】

【 문 라이트! 】

이 어둠 속에서도 통할 정도의 강한 빛이 동시에 뻗어 나오면서 악마형 케르베로스를 더없이 고통스럽게 찢어놓았다.

케르베로스를 감싸던 검은 방어막이 다 벗겨질 정도의 강력함.

“크아아악!”

그 어느 때보다도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던 악마형 케르베로스의 몸이 휘청거리는 것이 보였다.

“아직 끝이 아니지.”

이번엔 재중이 형과 한켈이 나섰다.

【 라이데인! 】

【 라이데인! 】

어둠을 찢으며 등장한 강력한 두 줄기 뇌전이 악마형 케르베로스를 사정없이 지져냈다.

“크허어엉!”

……이 정도를 쏟았는데도 안 쓰러져?

다들 질린다는 표정을 지을 때 그대로 스킬부터 시전했다.

【 진(眞) 썬더볼트 소환! 】

바로 썬더볼트가 어둠 속에서 나타나더니 악마형 케르베로스를 뇌전으로 타격하기 시작했다.

그걸 보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 데스 나이트 심장! 】

체력이 떨어진 순간 바로 데스 나이트로 변신한 다음.

【 시간의 서! 】

시간의 서로 진(眞) 썬더볼트의 쿨타임을 되돌리고.

【 진(眞) 썬더볼트 소환! 】

다시 한 번 진(眞) 썬더볼트를 쓰자 원래 있던 썬더볼트와 또 다른 썬더볼트가 나타나 동시에 악마형 케르베로스를 공격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크아아악!”

그동안 누적된 필살기급 공격도 많았고 악마형 케르베로스도 차마 이 공격까지는 버티지 못하는 듯 그 자리에서 다운되어 쓰러져 버렸다.

“됐어요!”

“와, 쓰러졌다!”

챠밍과 이쁜소녀가 기쁜 환호성을 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향해 바로 외쳤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뛰어!”

“네!”

“지금 뛰어요!”

미리 약속되어 있던.

악마형 케르베로스가 다운되자마자 그들은 할 일을 했다.

바로 도망.

차례대로 방금 악마형 케르베로스가 넘어왔던 전이문으로 뛰어들어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갔다.

나르샤 누나, 막내별까지 들어가고 전사 형이 우리를 한 번 보더니 그대로 전이문 안으로 뛰어들었다.

“우리도 가자.”

재중이 형도 역시 전이문으로 넘어가고 마지막 남은 나와 한켈, 쉴라도 전이문을 뛰어넘어왔다.

“오빠도 넘어왔어요!”

“오빠! 닫아요! 빨리!”

내가 넘어오자마자 챠밍과 이쁜소녀가 애타는 목소리로 내게 외쳤다.

【 전이문 해제! 】

전이문을 닫으라고 명령하자 미치광이 리치가 빠르게 전이문을 닫기 시작했다.

그 잠시의 시간이 얼마나 긴지…….

왜 이렇게 안 닫히는 거야!

열릴 때와 다르게 천천히 닫혀가는 전이문에 속이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모두 뚫어져라 닫혀가는 전이문을 바라보기만 했다.

거의 다 닫혀 가는데 전이문 사이로 악마형 케르베로스의 한팔이 튀어나오더니 괴성이 들려왔다.

『 네 이 녀석들! 가만두지 않겠다! 』

젠장.

망했나?

설마 벌써 경직이 풀릴 줄은…….

그때, 쉴라에게서 환한 빛이 흘러나왔다.

【 시간의 서! 】

【 문 라이트! 】

그리고 시간의 서를 시전한 쉴라가 문 라이트를 다시 시전해 전이문으로 그대로 달의 빛을 쏟아부었다.

“끄아아악!”

쉴라의 스킬 덕분에 튕겨 나간 악마형 케르베로스의 팔이 사라지자 전이문이 그대로 닫혔다.

『 안 돼~~~!!! 』

악마형 케르베로스의 단말마의 비명만 남겨두고.

후아!

진짜 해냈다!

그때, 이 작전의 마지막을 장식할 시스템음이 울렸다.

《 악마형 케르베로스를 제거했습니다! 》

《 축하합니다! 돌발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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