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369화 (366/1,404)

# 369

#369화 혼란의 방어전 (2)

-1, 13강?

-실화냐?

-진짜 13강?

-와씨, 말도 안 돼.

-11, 12강도 없었는데 갑자기 13강이 말이 됨?

-버그?

-신고ㄱ

-이쁜소녀면 신화잖아.

-신화 놈들 또 이상한 것 찾아냈나?

-외치기로 싹 쓸어가더니… 쩝.

-예전 네임드 아님? 이거 13강 해봐야 의미 있나?

-헛소리 ㅅㄱ 링크 확인.

『 +13 카스카라 / 출혈 25 (9+16) 타격 21 (5+16)

민첩+11, 마력 흡수+11 』

-대미지?

-수치가 20이 넘어가네.

-민첩만 11, 대박!

-돌았네. 그냥 잡고만 있어도 움직임 미칠 듯.

-근데 마력 흡수는 11 좋은 거?

-솔까 마력 흡수 그닥. 생각보다 구림.

-거의 버려진 템이었음.

-11이면 다르지 않나?

-다를 듯. 노강이 겨우 1이였는데. 11이면…….

-8강일 때 3이었는데 좀 후달리는 정도? 그거보다 최소 3배 더 빨면…… 좋은 템임.

우리가 놀란 것만큼이나 채팅창도 난리가 났다.

최초 13강.

이제껏 들어본 적도 없었고, 존재하지도 않았던 아이템이다.

거기다 11, 12강을 건너뛰고 13강이라.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절대 몇 단계를 건너뛸 수가 없다.

아마 지금쯤이면 정제 강화석에 대해 눈치챈 사람들이 나오지 않을까?

현재 정제 강화석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 쪽 사람들이 전부였다.

뭐, 결국은 알게 되겠지.

“오빠, 뭐해요? 얼른 받아요.”

“아, 으음. 이거 그냥 받아도 되나?”

대체 이 템의 값어치는 얼마나 할까?

한물간 아이템이라지만 돈으로 환산하면 엄청난 값어치를 가질 텐데…….

욕심 없이 넘겨주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정말! 빨리 받아요!”

이쁜소녀가 눈을 찡그리면서 얼른 받아가라는 표현을 눈으로 말했다.

그렇게 이쁜소녀에게 카스카라를 건네받았다.

“헤헷, 기쁘다.”

“너 이거…….”

너무 큰 걸 받아버렸다.

내가 다른 말을 하려고 하자 이쁜소녀가 바로 말을 막아버렸다.

“다음에 또 놀러 가도 되죠?”

“어? 뭐?”

“전 그거면 되거든요?”

“하아, 알았다. 일단 이건 달아놓자.”

내 말에 이쁜소녀가 양손을 허리에 올리고 날 뽀루퉁하게 바라봤다.

“안 그려서도 된다니까요. 저희 집 알잖아요.”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은 없다만…….”

나중에 뭐라도 좋은 걸 먹어서 줘야겠는데.

카스카라에 대한 보답은 나중에 개인적으로 상응하는 물품으로 할 생각이다.

앞으로 네임드를 잡으면 좋은 것을 몰아줘도 되고.

“그것보단 노는 게 더 좋아요. 맛있는 거!”

“그래, 이번엔 정말 맛있는 걸 준비해야겠네.”

“오빠하고 언니들도!”

그 말에 전사 형과 나르샤 누나가 내게 물었다.

“우리도?”

“가도 돼?”

이쁜소녀를 바라보니 당연하다는 듯 더 좋아하는 눈치였다.

그 표정을 보자마자 결국 말 할 수밖에 없었다.

“……네네, 다들 오세요.”

“야호! 회식!!!”

전사 형이 두 팔을 들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그저 웃고 말았다.

챠밍도 이번엔 괜찮은 듯 바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재중이 형.

“흐흐, 아침 안 먹는다!”

“형은 안 와도 돼요.”

이미 눈빛은 우리 집에 가셨네, 가셨어.

회식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자 비교를 위해 바로 품에서 데스나이트 블레이드를 소환했다.

『 +9 데스나이트 블레이드

출혈 29(20+9) 타격 21(12+9)

회복 불가, 상처 저주+5 』

『 +13 카스카라 / 출혈 25 (9+16) 타격 21 (5+16)

민첩+11, 마력 흡수+11 』

이 정도면.

타격 대미지는 동일.

큰 의미는 없지만, 타격만 통하는 몬스터도 많으니까.

그리고 출혈에서 벌어졌던 대미지가 상당 수준 올라왔다.

고강으로 갈수록 대미지가 높게 터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꼭 그것이 아니더라도 민첩이 11이나 붙은 것은 정말 큰 힘이 될 것이다.

대략 오버된 데스나이트의 움직임에 밀리지 않을 민첩을 손에 넣었다.

거기다 마력 흡수 11.

이것과 미치광이 악세에 달린 마력 흡수 3을 더하면 무려 14라는 수치가 나온다.

전에 비해 거의 3배에 달하는 수치.

이 정도면 마력을 풀로 채우는 시간이 엄청나게 단축되겠지.

굳이 변신을 하지 않더라도 반월참이나 진(眞) 비월참 같은 기술을 마력 부족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10강 카스카라는 재중이 형에게 넘겨주었다.

나만큼이나 허덕이고 있었으니까.

인파를 뚫고 길드 사무실로 달려가는 와중에도 사람들이 이쁜소녀를 알아보고 환호하는 모습도 보였고.

13강이 확실히 임팩트가 있었네.

이전과 확연하게 달라진 관심에 이쁜소녀가 굉장히 부끄러워했다.

《 제2차 로가슈 왕국 방어전에 참가 신청하셨습니다. 》

《 개인 순위와 길드 순위가 각각 선정됩니다. 》

《 순위가 높을수록 좋은 보상이 적용됩니다. 》

《 방어전까지 00:10분 남았습니다. 》

남은 시간이 겨우 10분.

꾸역꾸역 밀려드는 유저들 때문에 자칫 등록을 못 할 뻔했지만 건물 근처에서 개별로 등록되는 시스템 덕분에 무사히 마쳤다.

시간을 확인한 챠밍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휴, 못할 뻔했어요.”

“그러게. 살았다.”

이제 제대로 싸우는 일만 남았나.

그렇게 등록된 사람들이 예전과 같이 성벽을 향해 오르는 것이 보였다.

우리 역시 그 사람들에 끼어서 같이 성벽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보이는 풍경.

흔히 말하는 언데드 군단이 로가슈 왕국 전 성벽을 둘러치고 끝이 보이지 않게 몰려와 있었다.

숫자를 세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빽빽하게 몰려 있는 모습에 기가 눌리는 느낌이었다.

이 동네 언데드 몬스터가 이렇게 많았나?

사냥터에서 쓸어 모아도 이 정도로 많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런데 잘 살펴보니까 단순히 광산 지대의 언데드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해골이나 구울 정도를 생각했는데 그동안 지역을 건너오면서 봤던 몬스터까지 언데드화 되어 있었다.

이를테면.

“저건, 오크 족장 아냐? 오우거 로드도 있고. 케르베로스까지 있네.”

그것도 평범한 상태가 아니라 죽어서 언데드화 되어 몸이 막 녹아 있는 그런 상태였다.

케르베로스는 뼈만 남아 있는 모습이고.

“보통 언데드가 되면 더 강해지지?”

“아마 그럴걸요.”

미치광이 리치가 시체 부활로 우리 편을 살려냈을 때 기존 상태보다 더 강해진 것을 분명히 확인했었다.

그럼, 저 언데드 네임드들도 꽤 강할 수 있다는 소리였다.

거기다,

이쁜소녀가 뭔가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 외쳤다.

“오빠, 저기! 싸이클롭스!”

“뭐?”

이번만큼은 우리도 깜짝 놀랐다.

다른 네임드야 급수가 낮아서 강해지더라도 그럭저럭 상대할 수 있겠지만 싸이클롭스는 다르다.

데스 나이트와 동급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

우리도 쉴라의 도움과 NPC의 도움을 받아서 쉽게 잡은 것이지 대놓고 잡으려고 하면 어려운 것은 똑같았다.

저 상태로 언데드가 된다면?

데스 나이트보다 상위의 네임드가 될 수 있다.

그걸 본 전사 형이 뭔가를 떠올렸는지 안색이 변했다.

“아직 오버 안 됐겠지?”

“오버까지 되면 최악…….”

“산 넘어 산이네.”

전사 형의 푸념.

싸이클롭스는 정말 강하다.

유저들을 학살할 것이 분명하고 그렇게 유저들을 죽이다 보면 반드시 오버가 된다.

그런 싸이클롭스를 발견한 유저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도처에서 들려왔다.

“저 몬스터는 대체 뭐야?”

“처음 보는데?”

“네임드, 지?”

“딱 봐도 네임드잖아.”

“덩치가 엄청나네.”

확실히 주목받는군.

싸이클롭스는 유저들에게 데스 나이트보다 훨씬 생소한 네임드일테니까.

리치는 아마 보이지 않는 후방에 있는 것 같았다.

적어도 내 시야 안에서는 보이지 않았으니까.

나르샤 누나에게 확인을 부탁하자 확실히 뒤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오버된 데스 나이트들과 함께.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한다는 거냐.

남은 시간 동안 성벽 위에선 유저들이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대부분 친하거나 동맹인 유저끼리 모이려는 성향이 있어서 서로 밀치며 자리를 잡는 경우가 허다했다.

우리도 자리를 잡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달 길드와 치맥 길드도 합류했다.

스칼렛이 반갑게 우리에게 인사했다.

“오셨어요?”

“좀 늦었죠?”

“시간 다 됐는데 안 오시길래 얼마나 마음 졸였다고요.”

그러면서 스칼렛 역시 이쁜소녀를 슬쩍 쳐다봤다.

첫 13강의 주인공이니 어딜 가도 주목받네.

“다음에 저도 좀 부탁드려요!”

이쁜소녀를 마치 보물이 나오는 상자처럼 바라보자 이쁜소녀가 바로 내 뒤로 와서 숨었다.

“저 언니 무서워요.”

“하하…….”

스칼렛이 좀 욕심이 있긴 하지.

입맛을 다신 스칼렛이 내 손에 들린 13강 카스카라를 바라봤다.

일반 무기보다 확연하게 다른 영롱한 빛깔에 눈이 몽롱해졌다.

“안 팔겠죠?”

“뭐, 그렇죠.”

“다음에 저도 도전해봐야겠어요. 정제 강화석은 안 팔아주시나요?”

“지금은요. 이번 방어전이 끝나면 또 모르겠지만요.”

언데드가 저 정도 숫자면 정제 강화석이 미친 듯 떨어질 것이다.

누가 많이 주워먹는냐의 싸움이겠네.

이 방어전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길드의 순위가 확연하게 바뀌겠지.

“어머? 그러고 보니 레벨이…….”

99.

다른 게임에 빗대면 ‘만렙’ 쯤 되려나.

“좀 많죠?”

“…휴, 진짜 주호 님은 따라가질 못하겠네요. 대체 어떻게 한 거예요?”

“음, 네임드를 하루에 백 마리 넘게 잡으면…….”

“에?”

“그냥 그렇다고요.”

경험치 트러블.

아쉽다면 정말 아쉬운 타이밍이었다.

방어전에서 몹을 많이 잡아도 나를 비롯해 우리 팀은 레벨은 더 이상 오르지 않으니까.

스칼렛은 다시 자기 길드의 지휘를 위해 멀어진 뒤, 우리와 데스 나이트 사냥을 함께했던 프로 형들과 그쪽 팀이 인사를 하러 왔다.

이쪽도 레벨은 상당했다.

무력 96에서 97.

레벨이 미친 듯이 오르면서 순위가 수직상승한 사람들이다.

장비도 대부분 데스 나이트 풀셋.

개인 능력과 장비까지 출중했다.

아마 이번 방어전이 끝나면 만렙에 가깝게 오르겠지.

그 뒤로 사장님이 마지막까지 남은 길드원들을 모아서 올라오셨다.

열 명 정도밖에 남지 않았나?

정말 나갈 사람은 다 나간 모양이었다.

아이꿍, 슬이아빠, 체리, 천둥은 원래 알고 있었고 사장님과 친한 몇 분.

그리고 나르샤 누나와 같이 거대한 활을 뒤 둘러맨 수아 누나와 스태프를 들고 있는 막내별이 눈에 들어왔다.

수아 누나야 워낙 재중이 형 바라기라서 안 나갈 것이 확실했고.

막내별은 아예 포섭해서 데리고 왔으니까.

“정리는 된 것 같죠?”

재중이 형을 보면서 말하자 재중이 형이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대부분 천상에 들어간 상태.

이제 적으로 만나면…….

꽤 재밌는 상황이 연출되겠는데.

남은 사람들은.

확실히 키워줄 생각이다.

재중이 형이 장담했던 것처럼.

그렇게 남은 10분이라는 시간이 모두 지나갔다.

《 5. 》

《 4. 》

:

《 2. 》

《 1. 》

《 제2차 로가슈 왕성 방어전 시작합니다! 》

카운터가 끝남과 동시에 언데드 몬스터들의 기괴한 고함이 들려왔다.

“크어어어!!”

“크억!!”

“키에엑!!”

그리고 그에 질세라 성벽 위의 수많은 유저도 고함을 질러댔다.

“싸우자!!”

“우와아!!!”

“다 덤벼!!”

아무래도 저쪽이 월등히 많다 보니 이쪽의 음성이 묻히는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기세만큼은 동등했다.

적어도 이쪽은 성벽을 끼고 싸우니까.

그만큼 기세가 좋을 수밖에.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언데드 군단 쪽 한가운데서 한곳을 향해 주변 공기가 엄청난 속도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어디서 많이 보던 광경인데?

우리 중 그 마법을 쓰는 단 한 명.

챠밍은 그 이펙트를 보자마자 얼굴이 하얘졌다.

“싸이클…….”

강력한 풀 차징으로 마력을 끌어모은 언데드 싸이클롭스가 언데드 군단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스킬을 써버렸다.

【 이레이저! 】

예전과 다른 검은 빛 섬광.

앞에 도열해 있던 수천 마리의 언데드를 그대로 쓸어버리면서 성벽을 향해 쏘아졌다.

그리고.

쿠앙!!!

성벽이 이레이저에 뚫리면서 그 위에 서 있던 유저들과 함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바닥으로 붕괴해 버렸다.

“끄악!”

“살려줘!”

“……발! 이게 뭐야!”

성벽에서 방어해야 한다는 기존 룰을 깨고 한쪽이 완전히 무너져 버린 성벽과 그곳을 향해 전진하는 언데드 몬스터들을 유저들이 멍하게 바라보기만 했다.

심지어 언데드 몬스터들을 잡아먹은 싸이클롭스가 레벨업을 하면서 수없이 번쩍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거…….

시작부터 망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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