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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296화 (294/1,404)

# 296

#296화 보물 창고 (1)

드디어 찾으셨나?

폭풍 지대를 오가느라 왕국 주변을 살필 여력이 없었다.

돌아다니려고 했다면 충분히 돌아다닐 수 있었겠지만 그러면 칼바람 둥지나 폭풍 지대의 진행이 완전히 막혀버렸을 것이다.

그래서 사장님께 부탁드렸는데 한참 왕성을 뒤지고 다니시더니 제대로 된 정보를 얻어내신 것 같다.

다만.

대미지도 뜨지 않는다라…….

사장님뿐만 아니라 최강 길드원들의 장비 수준이 낮은 것이 절대 아니다.

상위 1% 안에 들어갈 정도로 장비가 좋은 사람들이 저러는 것은 분명히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주호> 어떤 몹이에요?

<카이저> 언데드.

<주호> 네?

<카이저> 전에 말해준 신성력. 그게 없어서 그런지 사냥이 쉽지 않구나.

이건 정말 난감했겠네.

우리처럼 하르 장비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아직까진 신성력을 얻을 방법이 없었다.

<카이저> 일단 라이트 웨폰을 입혀서 돌아가면서 잡고 있기는 한데, 마력이 무한이 아니다 보니 사냥을 제대로 못 돌리는구나. 마법사 계열은 전부 힐로 때려잡고 있고. 그나마 이쪽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고.

전에 화련 쪽에서 블러디 가고일을 잡던 방법과 같았다.

하지만 당장은 힐이 먹힌다고 해도 상위 몬스터들에게도 완전히 먹힐지는 의문이었다.

<카이저> 외곽의 쫄들은 그럭저럭 잡을 만은 해. 근데 엘리트 같은 녀석이 나타나면 다 튀어야 하니 문제지. 그 녀석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더라.

역시.

빨리 오라는 것도 사냥터를 안정시키기 위해서였나?

조금 강한 몬스터가 나타났다고 사냥터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 절대 제대로 된 사냥 효율이 안 나온다.

그럴 거라면 오히려 트로아 요새에서 사냥하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었다.

<주호> 바로 넘어갈게요.

“형, 들었어요?”

“아아, 그래. 언데드면 당연히 고생하시겠지.”

마치 ‘신성력 스탯이 없으면, 사냥하지 마!’라고 하는 것 같았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트로아 요새를 건너왔다면 누구라도 하르 무기나 악세 정도는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길드원 전부를 데려오는 바람에 그 중간 과정이 텅 비어버렸다.

이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지금 스칼렛에게 부탁해서 넘어오는 대부분 사람이 같은 상황을 겪을 것이다.

“이거 참. 꼼수 부리지 말라. 이건가.”

“넘어간 사람들이 욕 좀 하겠는데요?”

최강 길드도 이렇게 고생하는데 다른 길드가 쉽게 사냥할 수 있을까?

“차례대로 퀘스트 깨고 넘어오라는 걸 억지로 돈 주고 넘어가는 건데 자기들이 알아서 해야지.”

재중이 형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하긴, 우리는 넘겨주는 일만 하면 끝.

그 이상은 본인들의 몫이다.

잘 되든, 안 되든.

그렇게 재중이 형을 선두로 베록에 탑승한 뒤, 빠르게 폭풍 지대로 비행을 시작했다.

***

폭풍 지대를 지나 로가슈 왕국에 도착하니 사장님이 나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거라.”

사장님이 마치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처럼 우리를 격하게 반겨주셨다.

꽤 기다리신 것 같은데 본론부터 가야겠지.

“상황은요?”

“일단 길드원 전체가 사냥 중이지만 썩 성과가 좋지 못해.”

“아무래도 신성력 스탯이 없어서 그럴 거예요.”

바로 인벤에서 무기와 악세를 꺼내서 보여주었다.

『 완성된 하르 블레이드 / 출혈 22 타격 15

마력 +10 / 신성력 +15 / 강화 불가 / 거래 불가 』

『 하급 하르 브리슬렛 / 신성력 +3 』

“허, 무기가 굉장하구나.”

사장님이 하르 블레이드를 보자마자 감탄을 하셨다.

이런 무기는 정말 듣도 보도 못하셨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은 처음이니까.

“이걸 얻는 방법이 꽤 어렵고 복잡해요. 아마 똑같이 얻으려고 하면 정말 고생할걸요.”

“어떻게?”

“음, 제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싸이클롭스와 썬더볼트를 잡으면 돼요.”

“그게 간단한 거냐. 말만 들어도 힘들구나.”

사장님이 핼쑥한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셨다.

하긴, 지금 싸이클롭스를 잡으려면 몇 배는 더 고생해야 할 것이다.

썬더볼트는 말할 것도 없고.

라이덴 하트가 없다고 가정하면 아마 비공정으로 도배를 해야 겨우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했던 방법을 전해 들은 사장님이 한숨을 쉬셨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으음.

딱히 방법이 떠오르진 않았다.

그때 옆에 있던 재중이 형이 말을 꺼냈다.

“사장님, 미완성 하르 무기는 얻을 수 있는데 그쪽은 어때요?”

방법이 있다는 말에 사장님의 눈이 확 커졌다.

그런데 다음 말을 듣자마자 바로 실망의 눈빛으로 변했다.

“트로아 요새 기여도 10만이 있으면 구할 수 있어요.”

10만.

말이 10만이지 지금 상황에서 10만을 쌓는 것은 극심한 경쟁이 붙어서 너무 어렵다.

그리고 그건 사장님이 제일 잘 알고 계셨다.

“에이,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트로아 요새에 돌아가서 10만을 쌓는 것은 너무 오래 걸려.”

“하긴, 그걸 넘기려고 여기까지 온 건데 그러면 손해죠. 그런데 방법이 정말 없습니다.”

“진짜야?”

정말 방법이 없을까?

나르샤 누나가 그때 뭔가 생각난 듯 말을 이었다.

“신성력 악세는 교환이 되는데 넘겨주고 신성력을 찍는 것은 어때요?”

확실히 신성력 스탯이 있는 악세를 차면 신성력 스탯이 새로 생겨난다.

그리고 여유 스탯만 있다면 신성력을 바로 찍을 수 있겠지.

“으음, 다들 여유 스탯은 없을 텐데, 가능한 사람들이 별로 없을 거다. 그리고 찍어봐야 1~2개가 끝일 거고…….”

나름 정상적인 방법이지만, 그걸 실행할 여유 스탯이 없다.

다들 뭔가 방법을 만들기 위해 생각에 잠겼을 때 갑자기 챠밍이 말을 꺼냈다.

“오빠, 우리 NPC들하고 친하잖아요. 어쩌면 뭔가 알려줄지도 몰라요.”

“챠밍 밖에 없네.”

내 칭찬에 챠밍이 활짝 미소 지었다.

정말 한 번씩 깜짝 놀랄 돌파구를 만들어준다니까.

지금 우리는 NPC에게 추천장을 받을 만큼 호감도가 높았다.

그럼 어떤 식으로든 정보를 주지 않을까?

사장님이 차마 얻지 못한 그런 고급 정보를.

“그럼, 가죠?”

***

“하르 무기, 입수 방법.”

『 한때 우리 로가슈 왕국도 번영할 때가 있었지. 하지만 하르 광산들이 마물들에게 넘어가면서 이젠 이 왕성 주변을 지키는 것만 해도 버겁지. 』

역시, 무기에 대해 묻자 무기 상인 NPC가 바로 뭔가를 알려주었다.

『 하르 광산마다 특색이 있는데 왕국 주변에 위치한 제3 하르 광산에서는 압축된 하르 핵이 나온다. 하르 무기를 만들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핵심 재료지.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구할 수 없지만. 』

하르 무기를 만든다라…….

“형, 이거 정답을 찍은 것 같은데요?”

“그러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귀중한 정보를 얻네.”

NPC를 통해서 하르 무기를 받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또 다른 방법이 있었다.

“하르 무기, 제작 방법.”

『 제3 하르 광산에서 하르핵을 구해오면 특별히 제작해 주지. 많은 양을 가지고 오면 로가슈 왕국에 큰 도움이 된다. 』

《 반복 퀘스트 : 하르핵을 찾아서. 》

- 퀘스트 보상

『 기여도 10만 』

『 로가슈 제식 하르 블레이드 (x1) 』

역시, 맞았다.

하르핵을 구해오면 하르 무기를 내주는 것이.

거기다 무기 제작 목록 창에 새로운 목차가 추가되었다.

『 로가슈 제식 하르 블레이드 / 출혈 15 타격 7

마력 +5 / 신성력 +5 』

미완성 하르 블레이드와 수치상 똑같은 아이템이다.

다만, 강화가 된다.

거기다 거래까지 되고.

재중이 형이 보더니 재밌다는 듯 웃기 시작했다.

“크큭, 이거 정말 재밌게 돌아가네. 이 템, 부르는 게 값이잖아.”

정말 재중이 형 말대로 부르는 게 값이다.

저 하르 무기가 없다면 정말 개고생을 하면서 사냥해야 한다.

“그리고 사실, 저도 필요해요. 이 템.”

양손에 하르 블레이드를 하나씩 들면?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지 않을까?

다른 사람들이 싫다고 해도 가야 할 이유가 생겼다.

사장님 역시 한껏 표정이 좋아지셨다.

“역시 너희하고 있으면 일이 쉬워지는구나. NPC에게 아무리 뇌물을 먹이고 말을 걸어 봐도 이 정도 정보는 안 주던데.”

“썬더볼트만 잡으면 돼요.”

“허허, 나중에. 그럼 가자꾸나. 위치는 북동쪽으로 한참 나가야 해.”

“아, 준비 좀 하고요.”

일단 내성부터 들려야 했다.

왕이 주는 퀘스트 보상 템이 필요하니까.

내성 입구에서 들어가려고 하자 경비병들이 사장님을 제지했다.

“아, 여긴 아직 못 들어가실 거예요. 다녀올게요.”

“여기 있으마.”

나중에 시간을 내어 사장님과 길드원들을 데리고 퀘스트를 깨던가 해야겠다.

내성을 들어가 성에 들어가자 왕이 그 자리에 그대로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 유적지의 활성화! 그대들이 진정 영웅이구나. 하르가 풍족해진다면 앞으로 마물들을 더 밀어내고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 』

《 보조 퀘스트 : 칼바람 둥지 유적지의 활성화 해결했습니다. 》

《 퀘스트 보상을 획득합니다. 》

『 기여도 200만. 』

『 정제 무기 강화석 (x5) 』

『 정제 방어구 강화석 (x10) 』

『 왕국 수호 창고 이용권 (x1) 』

『 로가슈 왕의 호감도 상승 』

순식간에 250만이 넘는 기여도를 쌓았다.

당분간 기여도는 부족하지 않겠네.

그리고 정제 강화석을 받고 난 뒤 왕국 수호 창고 이용권까지 얻어냈다.

그때, 왕의 옆에 서 있던 기사가 움직이더니 우리에게 따라오라는 신호를 줬다.

기사를 따라 성의 지하로 계속 내려갔더니 각각 다른 마법 문양으로 봉인된 커다란 철문들이 나왔다.

여기가 보고인가?

총 세 개의 문이라…….

그중 기사가 안내한 것은 동색의 마법진이 새겨진 문 앞이었다.

나머지 은색과 금색은 다른 방법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 같았다.

혹은 왕과 더 친해져야 한다든지.

일단 동색의 마법진이 봉인된 문 앞으로 발을 내딛자 자동으로 마법진이 사라지며 문이 옆으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들어가라는 거겠죠?”

“가보자.”

우리가 차례대로 들어가자 곧 다시 문이 닫히면서 보고 안이 환하게 변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각종 아이템의 향연.

끝이 보이지 않는 창고의 벽면을 따라 각각 하나씩 마법진 위에 아이템들이 봉인되어 있었다.

“우와. 아이템 엄청나게 많아요.”

이쁜소녀가 주변을 둘러보면서 외쳤는데 바로 메아리쳐서 목소리가 돌아왔다.

“이거 다 찾으려면 한참 걸리겠는걸.”

“일단 한 번 싹 돌아보죠.”

먼저 가장 가까이 있는 벽면으로 가서 제일 처음 있는 아이템들을 확인했다.

『 +0 파워글러브 / 방어력 6 / 근력+5 』

『 +0 오우거 벨트 / 방어력 6 / 근력+5 』

『 +0 윙 부츠 / 방어력 10 /  플라이 』

『 +0 윙 벨트 / 방어력 6 / 민첩 +3 』

『 +0 뇌전 장갑 / 방어력 6

라이트닝 웨폰 효과, 마력 소모 1/2 』

『 미스트 망토 / 안개화, 대미지 무효, 아군 인식 』

『 미스트 윙의 링 / 민첩+2, 마력+2 』

『 라이덴의 이어링 / 민첩+3, 마력+2 』

뭐?

이것들이 왜 여기에?

거기다 조금 더 걸어가니 또 다른 아이템들이 보였다.

『 케르베로스 바이올렛 봉인 수정 / 마력+5 』

『 미스트윙 봉인 수정 / 민첩 +7 』

『 라이덴 붉은 봉인 수정 / 크리티컬 증폭 +5 』

『 라이덴 푸른 봉인 수정 / 크리티컬 확률 +5 』

쭉 늘어진 가지각색의 수정.

심지어 아직 우리가 가지지 못한 라이덴 푸른 봉인 수정까지 있었다.

거기다.

그 뒤로는 너무나도 익숙한 아이템까지 전시되어 있었다.

『 미스트 윙 심장 (x1) 』

『 라미아 여왕의 심장 (x1) 』

『 오우거 로드의 심장 (x1) 』

『 라이덴의 심장 (x1) 』

결국 보다 못한 재중이 형의 입에서 한 마디가 나왔다.

“이거 미친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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