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3
#293화 칼바람 둥지 (1)
-번개 폭풍, 같이 날아서 넘어갈 용자 구합니다.
-ㅋㅋㅋ 또 나왔다. 이미 망함. 이미 다 해봄.
-날아선 못 지나가지
-ㅇㅇ 중간에 탈것 죽음. 체력이 못 버티던데
-우리도 물약으로 못 버텨서 죽음. 지금 물약으로는 절대 못 지나감.
-땅으로 힘듬
-길이 엉망이라 가는 길에 다 죽음. 그리고 공중 탈것보다 느려서 절대 못 지나감.
-비공정 있어도 지나갈까 말까인데 탈것이라니. 풉.
-기승전 비공정인가
-비공정 어디서 얻는지 아시는 분
-기여도 엄청 쌓으면 가능하다고 들음 그래서 지금 블러디 가고일 지역 난리다.
-블러디 가고일이 기여도를 많이 주긴 하지.
-ㅋㅋ 지금 한 마리 잡는데 진짜 많이 달라붙어 있음. 눈치 싸움 장난 아님.
-처음에 몇몇 길드에서 통제한다고 깝치다가 이벤트 비공정문에 그것도 못 함.
-하여간 그런 놈들 어딜 가나 있다니까.
-그러면 오우거 로드는 그거 잡아도 기여도 많이 줄 것 같은데.
-안 그래도 오우거 로드 잡을 거라고 다들 벼르더라.
-오우거 로드가 근력 5짜리 벨트 주지
-ㅇㅇ 그것도 있고. 파워 글러브야 오우거가 많이 잡혀서 지금은 좀 흔한 편인데 벨트는 아니지. 부르는 게 값일걸
-거기도 통제한다고 난리야. 잡지도 못하면서.
-하여간 돈 되는 네임드 하나 보이면 매번 이 꼴이지.
-통제하는 애들 누가 싹 죽여줬음 좋겠다.
-근데 비공정 있어도 썬더볼트 때문에 못 넘어가잖아. 방송하던 본좌 개털 되는 거 못 봤음
-맞네. 진짜 주호 걔들은 대체 어떻게 넘어간 거야
-걔들은 더 좋은 비공정 타고 다니는 거 아님
-진짜 돈 많이 내도 좋으니까 태워서 넘어가 주기만 해도 좋겠다.
-나도 바로 돈 내고 넘어간다. 진짜 지나갈 수만 있으면 지금 통제한다고 깝치는 애들 단번에 뛰어넘을 수 있을 건데…….
칼바람 둥지 유적지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번개 폭풍 속을 날아가면서 게시판을 살폈다.
어차피 지금은 썬더볼트도 없고 우리를 위협할만한 그 어떤 존재도 없으니까.
라이덴 정도가 어느 정도 위협이 되겠지만…….
썬더볼트를 잡아낸 이상 라이덴 정도로는 위기감이 들지는 않았다.
게시판에는 대체로 관심사가 몇 가지로 압축되어 있었다.
로가슈 왕국, 폭풍 지대, 오우거 로드, 블러디 가고일, 비공정.
싸이클롭스는 아직인가
하르 무기에 대해서 따로 언급이 없는 것을 보면 누군가 입을 다물었거나 혹은 아예 모르거나 둘 중에 하나겠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나르샤 누나가 한쪽을 가리켰다.
“라이덴.”
역시 걸어 다니는 특급 레이더.
보이지 않는 먼 곳에 있는 라이덴을 바로 발견하고는 바로 알려주었다.
라이덴이 썬더볼트에게 당한 줄 알았는데 아니구나.
“주변에 다른 몹은 없어. 어떻게 할래 ”
나르샤 누나가 평온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잡을지, 죽일지 물어보는 거죠 ”
“응, 지금은 사정이 다르니까. 어때 할 수 있겠어 ”
“한번 해보죠. 오버된 것도 아니라 괜찮을 것 같아요.”
바로 베록의 끝으로 가서 소환했다.
【 썬더볼트! 】
그러자 우리가 상대했던 썬더볼트보다 꽤 작은 녀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정도면 괜찮네요.”
크기는 라이덴보다 약간 작으려나
소환수라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괜찮았다.
그대로 올라탔는데 체력의 소모가 거의 없었다.
라이덴조차 탑승하면 체력이 꽤 깎여서 심장이 없으면 장기간 운용이 힘들었는데 이건 최고의 효율이다.
이것도 되려나
【 라이덴 하트! 】
라이덴 하트를 발동시키자 역시 같은 방식으로 마력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형, 올라타요.”
내 신호에 재중이 형이 빠르게 올라탔다.
“으차! 그래, 가보자.”
아, 이건 맡기고 가야지.
이쁜소녀를 보면서 트리스탄을 맡겼다.
지금은 손이 없으니까.
전사 형은 베록을 몰아야 하고 나르샤 누나는 멀리서 여차하면 압축 하르포로 지원사격을 해야 한다.
트리스탄을 놀리긴 아깝지.
“네 ”
“지금 몰 사람이 없으니까. 부탁해 ”
“아! 저 제대로 못 타요…….”
“괜찮아. 뒤에 챠밍 태우고 옆에서 지원만 하면 돼.”
이쁜소녀가 뭔가 결심한 듯 두 손을 꼬옥 쥐더니 트리스탄을 소환했다.
“으음, 네. 해볼게요.”
“챠밍도 도와주고. 전에 해봤지 ”
“네, 걱정 말고 가요.”
썬더볼트에는 나와 재중이 형이.
트리스탄엔 이쁜소녀와 챠밍.
베록엔 전사 형과 나르샤 누나.
이렇게 진형을 잡고 멀리 있는 라이덴을 향해 썬더볼트를 띄웠다.
“일단 먼저 붙어보죠 ”
여차하면 뛰어들 생각이라 조종은 일단 재중이 형에게 맡겼다.
“그럼, 간다.”
재중이 형이 썬더볼트를 그대로 몰아 라이덴이 있는 장소에까지 날아갔다.
“으음, 여기 좋은 옵션도 있네.”
몇 가지 조작을 하더니 썬더볼트의 스킬창을 불러냈다.
“자, 한 방 때리고 시작하자.”
내장된 스킬을 시전하자 썬더볼트가 입을 크게 벌리며, 입안에서 강력한 전류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 차징된 썬더 캐논이 준비가 끝나자 강력한 한 방을 쏘아냈다.
【 썬더 캐논! 】
번개 폭풍을 가로지르면서 쏜살같이 튀어 나가는 하나의 푸른 번개의 궤적에 아무것도 모르고 날아다니던 라이덴이 맞으면서 순식간에 터져나갔다.
단 한 방에 라이덴이 몸의 제어를 잃으면서 그대로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오예! 빙고!”
확실히 다르구나.
이 정도의 스킬을 내장하고 있다니.
그대로 떨어져 내리는 라이덴을 쫓아가 목덜미를 강하게 믈었다.
순간, 덜컹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곧 썬더볼트가 라이덴을 씹어 들어 올렸다.
“이런 공격도 되네요 ”
“기본 공격이지. 그럼, 넌 할 거 해야지 ”
“네, 그럼 올라탑니다.”
여기서부턴 전과 똑같았다.
썬더볼트도 타봤는데 라이덴을 못 탈까
게다가 지금은 재중이 형이 조종하는 썬더볼트가 라이덴의 목덜미를 확실히 물고 있기에 라이덴이 멋대로 몸을 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썬더볼트 보다 난이도가 몇 배는 내려간 것 같은데
올라타서 완성된 하르 블레이드와 카스카라를 꺼내 들었다.
【 라이트 웨폰! 】
【 다크 웨폰! 】
【 다크 아머! 】
스킬을 모두 쓰고 난 뒤 바로 하르 블레이드와 카스카라로 라이덴의 등을 찍어 내렸다.
“전 됐어요!”
“오케이! 그럼, 이대로 간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라이덴이 경직에서 깨어나면서 몸을 뒤틀기 시작했다.
“크크, 이놈 봐라. 꽤 날뛰는데 ”
“진짜 날뛰는 걸 못 봐서 그래요.”
확실히 썬더볼트 보다 움직임이 월등하게 적어 자세를 유지하기 너무 쉬워졌다.
거기다 라이덴은 물리적으로 공격할 방법도 없었다.
버티다 안 되니까 사방으로 전기를 뿜어냈지만, 내게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재중이 형은 썬더볼트가 대미지를 거의 흡수해 주는 것 같았고.
거기다 남은 대미지를 썬더볼트 경갑 세트가 반절 넘게 줄여주고 있으니 재중이 형도 별문제는 없어 보였다.
일단, 베록과 트리스탄의 압축 하르포는 그대로 대기를 했다.
돈이 들어가는데 굳이 써가면서까지 테이밍을 할 필요는 없었으니까.
굳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지금은 충분히 여유가 있다.
특히 완성된 하르 블레이드의 대미지가 충분히 잘 들어가는지 등에 박아 넣고 얼마 지나지 않아 라이덴의 색깔이 변하기 시작했다.
“오, 벌써 ”
“대미지가 완전 잘 들어가는데요 ”
나도 놀랐고, 재중이 형도 놀랐다.
그냥 하르 블레이드를 두 개 들고 있는 쪽이 더 빠르게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라이덴의 마법 공격은 굳이 다크 아머가 필요하지 않았다.
이건 카스카라가 굳이 없더라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소리다.
해볼까
같은 속성이 얼마나 먹힐지는 모르겠다만.
카스카라를 바로 집어넣고 썬더볼트 블레이드를 꺼냈다.
【 라이트닝 웨폰! 】
그리고 그대로 다시 썬더볼트에 등에 박아 넣는데 손끝으로 라이덴의 몸 전체가 뻣뻣하게 굳는 것이 느껴졌다.
“같은 전기 대미지인데 상위 무기라 통하는 것 같은데요 얘 완전히 굳었어요.”
“그래 보여.”
심지어 퍼덕거리던 날개까지 서서히 느려지면서 축 처지기 시작하더니 썬더볼트가 억지로 라이덴을 들어 올리는 이상한 모양새가 나와 버렸다.
“너무 잘 먹혀도 문제네.”
재중이 형이 썬더볼트로 라이덴을 들어 올린다고 오히려 고생하고 있었다.
3강밖에 안 했는데도 이 정도라니.
물론 3강만 해도 9강 카스카라보다 출혈 대미지가 더 높았다.
대미지야 그렇다 치더라도 뇌전이라는 내장 스킬이 이렇게 크게 영향을 줄은 정말 몰랐다.
지금도 라이덴의 등 위로 뇌전이 튀면서 라이덴을 계속 경직시켰다.
정말 이래도 되나
썬더볼트 블레이드 하나만 있으면 어지간한 몹들은 그냥 저승행이다.
재중이 형이 그걸 보더니 낄낄 대면서 웃었다.
“크크, 진짜 남들은 라이덴만 봐도 벌벌 떨 건데.”
안다.
지금 하는 일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은.
애초에 라이덴의 등 뒤에 이렇게 편안하게 올라타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는 일일 것이다.
한참을 하르 블레이드와 썬더볼트 블레이드를 등에 박아 버티면서 기다리자 다시 한 번 페이즈가 변하면서 검붉은 색으로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한번 해보죠 ”
“그거 ”
“아끼면 뭐 해요. 실험해 봐야죠.”
내 말에 재중이 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3페이즈 정도쯤 오면 기존 공격이 잘 안 통할 때가 많았다.
그러면 가지고 있는 최강 기술 정도는 써줘야지.
<주호> 챠밍, 준비됐어
<챠밍> 네! 지금 쏴요
<주호> 우리 안 맞게 잘 좀 부탁해.
<챠밍> 지금 손이 떨려서 좀 빗나갈지도
<주호> 제발 살려주세요.
확실히 여유가 있으니까 이런 장난도 나오네.
<챠밍> 바로 앞에서 쏘는 건데 설마 빗나가겠어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꽉 잡고 있어요. 저도 처음이라.
전에 트리스탄에 썬더볼트 압축포를 달아놨었다.
확인한 결과 따로 돈을 쓰는 것은 아니었지만 재사용 시간이 꽤 길었다.
<챠밍> 정말 가요!
【 썬더볼트 압축포! 】
순간 눈이 멀 정도로 엄청난 빛이 트리스탄에서부터 터져 나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폭풍 소리마저 잠재울 엄청난 굉음이 사방에서 울려 퍼졌다.
트리스탄에서 터져 나온 빛줄기가 라이덴의 옆구리를 정확하게 관통하면서 오히려 반대편으로 뚫고 지나가 버렸다.
그에 따른 강력한 반동으로 내 몸이 확 튕겨 나가려는 것을 겨우 검을 잡고 버텨냈다.
재중이 형이 탄 썬더볼트 역시 위아래로 심하게 요동쳤고.
“너무 센데요 ”
설마하니 라이덴을 그대로 뚫어버릴 줄은…….
재사용 시간이 터무니없이 길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그때 시스템 음이 울렸다.
《 라이덴의 체력이 일정 일하로 떨어졌습니다. 》
《 라이덴의 테이밍 조건을 모두 달성했습니다. 테이밍에 성공했습니다. 회수하시겠습니까 》
한 방에 체력을 얼마나 깎은 거야
이건 생각 이상이다.
위력이 이 정도라면 베록도 그냥 한 방에 뚫어버릴지도…….
그렇게 썬더볼트 압축포의 반동을 이기지 못해 멀리 밀려 나간 트리스탄을 바라보고는 재중이 형이 주먹을 꽉 쥐었다.
“이 정도로 압도적인 위력이라.”
그리고 썬더볼트 압축포에 시선을 고정하더니 진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크크, 이거 앞으로 재밌겠네.”
이 형 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저렇게 웃는 것을 보면 적당히 끝낼 생각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그때 잊고 있던 한 가지가 생각나 버렸다.
“형, 이거…… 수정으로 만들어 볼 생각 없어요 ”